임영준이도 부천에서 빨리 떠나길 종용했다.
날씨는 너무 좋아 가을햇살이 따가 왔다.
너무 빨리 도착한 승재와 나는 페널티킥으로 술내기를 했다.
다섯개씩 차기로 하고 하나를 더 주었고 나중엔 2개를 더 주었다.
결과는 이승재가 술을 사야했다.
또 한 사람 임영준이가 도전하겠다고 했다.
승부킥 이게 마음데로 되는게 아니다.
내가 다섯개 중 4개를 넣었다. 임영준이도 4개를 넣었다.
분위기 UP 된 임영준이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결과는 술내기에 졌고, 억울한 나머지 안주내기도 했다.
결과는 또 져서 안주까지 사야 했다.
우리는 족구 정도는 장년부(1회~26회까지)라 우승 할수 있을거라 확신했다.
사실상 결승전인 족구시합이었다.
수비수는 양재수, 이철산, 토스는 임영준, 공격은 내가 맡았다.
처음엔 24회가 헤매는 덕분에 3~4점을 리드하며 잘 나갔는데,
종반에 들어 24회가 전열을 가다듬자 범실이 없어졌다.
더구나 24회를 우습게 알고 장난삼아 하니 판세는 확 기울었다.
결국 막판에 뒤잡혀져 22 : 25로 지고 말았다.
분한 나머지 철산이와 임영준이는10만원 빵으로 다시 하자고 했는데
내기 좋아하는 내가 보기엔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그래서 내가 극구 말려 포기하고 말았다.
내기는 오기로 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하여튼 열받아 씩씩대고 있다가 25회끼리 장애자팀과 정상인들로나누어 만원빵으로
한 판 붙자고 누군가 제의했다.
장애자팀의 멤버는 정원모(정신지체:오락가락 함) 임영준(지체장애 5급) 이승재(지체장애 4급)
박정교(약간 애매한 정신지체)
저쪽 팀은 양재수, 이철산, 함성주, 김응선이었다.
중대장으로 군대에서 한가닥 한 철산이는 이승재를 우습게 봤다.
물론 우습게 봐도 될 정도긴 했다.
일부러 경기 분위기를 늦추었다,조였다 했다.
이기고 난 후 만원 만 주는 줄 알았는데, 개인별로 만원씩 걷어 4만원을 주는게 아닌가.
이게 웬 떡.
임영준이와 이승재가 어떻게 장애자팀 한테 지냐고 약 올리자,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철산이가 약이 바짝 올라 또 한 판 붙자고 했다.
거기다 늦게 온 김경만이는 신나서 난리였다.
우리는 이승재, 나, 임영준이었고
상대팀은 황찬홍, 김경만, 이철산이었다.
우리는 Loose하게 경기를 했다. 3판 양승 중 한판을 먼저 이긴 철산이는 좋아서
"그럼, 그렇치" 하며 자만의 미소가 흘렀다.
그 미소는 연번 두 번 지자 "이건 아니잖아"라는 표정으로 급변했고,
승부에 눈이 돌아 간 철산이는 엎어쓰기를 하자고 고집을 피웠다.
우리가 바라는 바 였다. 결과는 6만원을 다시 걷어서 우리에게 주어야 했다.
도합 10만원을 함성주회장에게 오늘 회식비용으로 보태라 했다.
철산이는 우리 보고 장애자를 가장한 꽃뱀팀이라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옛날엔 속초에서 변호사를 낀 사기족구단을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으나,
순진한 철산이에게 말할 수 없었다.
저녁 회식자리인 삼각지 대구탕집에서 철산이는 승재보고 일년만 기다리라고 엄포를 놓았다.
저녁 회식비는 양승렬이가 냈고, 2차 술값은 년봉 7천만원 받는 경만이가 냈고 3차 노래방비도
경만이가 냈다. 3살 짜리 딸을 데리고 온 진엽이의 노래 실력은
삼각지 주변의 들 뜬 사모님들 가슴을 적셔 주기에 충분 하였고,
시간은 11시로 치 달아, 일산으로 가야하기에 끝내 자리를 지키지 못 하고 일산으로 향했다.
그 외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들은 다음 편에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