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베스트100

[쟁이]

눈물로 펼쳐보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베스트 100 김도광  입력 : 2014.03.25 18:02

원래는 다른 책을 사려고 했었다. 하지만 절판으로 인해 살 수가 없었기에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구입한 책이 바로 '김기덕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베스트 100'이다. 이 책에는 'MBC라디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대한민국 네티즌 186,673명이 선정한-'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제목처럼 팝송 100곡을 선정해서 가사와 의미를 수록한 책이다.

김기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두시의 데이트'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1973년부터 1995년까지 22년 동안 무려 7,500회를 이끌어 단일 프로그램 최장수 DJ로 기네스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기덕이 곧 '두시의 데이트'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시절보다 점잖아진 '골든디스크' 시절이 더 그립다. 어느 구립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접하고 당장 구매를 결정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리즈 시절이 있기 마련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화려했던 시절 말이다. 내게 있어 팝송은 80년대가 가장 찬란했던 시절이다. 누구는 이 시대를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Billie Jean)'으로 기억할 것이고, 누군가는 FR 데이비드의 '워즈(Words)'로 기억할 것이다. 여장 남자 보이 조지가 활동했던 컬쳐클럽이나 'Like a virgin'의 마돈나, 'She Bop'의 신디 로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겠다. 

올드 팝송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에는 단순히 가사만 들어있지 않다. 추억까지 들여다보게 해준다. 1위 아바의 'Dancing Queen'부터 100위 폴영의 'Everytime You Go Away'까지 순위가 매겨져 있지만, 순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편의상 나눈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가사는 들어있지 않지만 1,000위까지 제목을 수록하고 있으므로 제목만 보고도 지난날들의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1,000번째 곡은 배드보이즈블루의 'You're A Woman'이었다.

이 책의 발행일은 2002년으로 선호도 조사 기간은 2001년 12월 1일부터 2002년 6월 30일까지였다. 물론, 시류를 타지 않을 수 없으므로 '두시의 데이트'가 매년 집계했던 1981년부터 2001년까지 연도별 베스트 100 리스트도 공개하고 있다. 81년 'Woman in Love', 82년 'Hard To Say I'm Sorry', 83년 'Billie Jean', 84년 'She Bop', 85년 'Rock Me Amadeus', 86년 'Touch By Touch', 87년 (I Just) Died in Your Arms'등이 1위에 올랐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88년 'Hand in Hand'가 1위에 오르고 다음 해인 89년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 '유 콜 잇 러브'( L'Etudiante, The Student, 1988) 주제가 'You Call It Love' 이후에는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비틀즈의 Yesterday'가 1위를 독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가요시장의 급성장으로 팝시장이 위축되었던 영향으로 보인다.

가사에 앞서 해당 곡을 부른 아티스트에 대한 해설도 들어있는데 3위 곡인 'Love of My Life'의 퀸에 대한 내용을 잠시 옮기면 다음과 같다.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아름다운 기타 연주와 프레디 머큐리의 미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연가로, 끝나는 부분에 영롱하게 울려 퍼지는 하프 소리는 지금까지 어떤 록 발라드에서도 느낄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70년대 최고의 명반에 선정된 4집 앨범 'A Night at The Opera'에 수록된 노래로('Bohemian Rhapsody'도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음) 빌보드 싱글 차트..." (이하 생략)

악보 전문 출판사(삼호ETM)인 만큼 100곡의 노래 가사와 해설 뒤에는 알파벳 순으로 100곡의 악보가 들어있고 기타 코드도 표기되어 있다. 다만 기다 코드의 수준이 다소 높으므로 초보자에게는 힘겨울 수 있겠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옛날 생각에 눈시울이 불거지게 될런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아~ 옛날이여'다. 그리고 원래 사려고 했던 책의 제목은 '김기덕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 아티스트 100'이다.

[쿵이]

아니아니..듣게 해주셔야죠

[쟁이]

그거는 앙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