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매입후 사이버머니 납세
이달 SSG머니 1259% 폭증
2021년 7월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인근 상품권 판매대에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재산세 납부 마감을 앞두고 절세를 위해 상품권을 구매해 세금을 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40)씨는 지난달 아파트 재산세 약 130만원을 납부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매입했다. “세금을 조금이라도 적게 내기 위해서”다.
권씨는 평소 중고 장터 등을 통해 상품권을 3~5%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특정 통신사 회원에게만 허용되는 ‘7% 할인 판매’ 시기에 사서 모아둔다. 이렇게 모은 상품권을 신세계그룹 사이버 머니인 ‘SSG머니’로 환전한 뒤 서울시 세금 납부 애플리케이션 ‘STAX’ 마일리지로 납부하는 것이다. 권씨는 “9월 2차 납부 때도 재산세 130만원을 내야 해 상품권을 또다시 모으는 중”이라고 했다.
최근 재산세 부담이 커지며 이 같은 ‘절세(節稅) 꿀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SSG머니를 이용한 세금 납부액은 전월 대비 1259% 폭증했다. 한 푼이라도 세금을 아껴보려는 절세족(族)이 늘며 인터넷상에는 이처럼 상품권을 이용한 절세 방법을 소개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선 재산세를 SSG머니나 엘포인트(롯데) 등으로 납부할 수 있다. 특히 SSG머니의 경우 백화점 상품권으로도 금액을 충전할 수 있다. 백화점 상품권은 통상 5~7%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상품권 사재기는 재산세 납부 기간인 7~9월 집중된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상품권 거래소를 운영하는 이모(55)씨는 “지난해 이맘때부터 30~40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상품권 구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의 59㎡ 아파트를 보유한 이모(39)씨는 “올해 총 220만원을 내야 하는데, 정확히 3년 만에 두 배로 오른 가격”이라며 “월급이야 뻔한데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상품권을 샀다”고 했다. 상품권 거래 업체들은 9월 2차 납부를 앞두고도 상품권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작년 9월의 SSG머니를 통한 서울시 세금 납부액은 전월 대비 1086%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