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mes Pearce
July 25, 2025 1:00 am GMT+9
아르네 슬롯은 자신의 데뷔 시즌이었던 2024-25 시즌에 리버풀을 프리미어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경기장 안팎에서 몇 가지 미묘한 변화를 주었다. 그리고 이번 프리시즌 투어 운영 방식도 새롭게 조정된 모습이다.
과거 위르겐 클롭 감독 시절에 진행된 아시아 투어에서는 현지 시차에 완전히 적응하기보다는 '투어 타임(tour time)'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었다. 시차로 인한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예를 들어 홍콩은 영국보다 7시간 빠르기 때문에, 선수들은 실제 현지 시각 대신 머지사이드 시간에 가깝게 3시간을 당긴 시간대에 시계를 맞춰 생활했다. 호텔 방과 공용 공간의 모든 시계들도 이 기준에 맞춰 조정되었고, 그 결과 아침 식사를 점심시간에 먹거나, 저녁을 밤늦게 먹는 진풍경도 종종 연출되었다.
그러나 슬롯 체제에서는 ‘투어 타임’이 폐지되었고, 이번 홍콩 투어 일정은 모두 현지 시각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스태프들의 입장에서도 두 개의 시간대를 오가며 일정을 다뤄야하는 수고가 없어졌고, 선수들 역시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화요일은 이 변화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현지 시각에 맞춰 훈련을 오전에 실시한 덕분에, 선수단은 오후 늦게 쏟아진 폭우를 피할 수 있었다. 이는 홍콩의 우기 특성상 이 시기에 흔한 현상이다. 비가 내릴 무렵에는 선수들이 스탠다드 차타드, 나이키, 칼스버그와 같은 스폰서 팬 미팅 행사들에 참여하고 있어 모두 실내에 머물러 있었다.
캠프의 분위기는 2017년 리버풀이 마지막으로 홍콩을 방문했을 때보다 훨씬 활기차다. 당시에는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몇 차례 훈련이 취소되었고, 클롭은 필리페 쿠티뉴가 바르셀로나 이적을 원하는 동안 어지럽힌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했다. 결국 쿠티뉴는 6개월 뒤 소원을 이루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 그런 불협화음은 보이지 않는다. 리버풀은 개폐식 지붕과 에어컨이 설치된 새로운 카이탁 스타디움을 유사시에 활용하는 예비 옵션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슬롯이 강도 높은 더블 훈련 세션을 진행한 수요일에는 스타디움 옆 스포츠 파크 내 보조구장에서 일정이 진행되었다.
루이스 디아스는 바이에른 뮌헨의 꾸준한 관심 속에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투어에서 그가 이적을 위해 몸을 사리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활기찬 모습을 보였고, 목요일 공개 훈련에서도 그의 헌신에 의심의 여지는 없었다.
디아스는 약 25,000명이 운집한 관중 앞에서 왼쪽 측면을 미친듯이 돌파하며 환호를 받았다. 한 번은 모하메드 살라와의 충돌 후 넘어지자 파울을 당했다고 외치기도 했는데, 슬롯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다이빙을 했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자 디아스는 웃으며 슬롯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이후 엔도 와타루의 뒤늦은 태클에 의해 디아스는 다시 한 번 넘어졌지만, 엔도가 사과하자 역시 웃으며 상황을 넘겼다.
코디 각포의 날카로운 마무리도 돋보였고, 신입생 플로리안 비르츠는 중앙에서 10번으로 나서 멋진 볼 터치를 보여주었다.
현 시점 슬롯 감독에게 유일한 걱정거리는, 공개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스타디움 잔디가 계속 손상되었다는 점 뿐이다. 같은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토요일 AC 밀란전은 5만 석 전석 매진이 확정되었다.
새로 영입된 스트라이커 위고 에키티케는 독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부터 £79m($107m)의 가격으로 이적을 완료한 후, 막 홍콩에 도착해 훈련을 지켜봤다.
훈련이 끝나자, 23세의 에키티케는 잔디 위로 걸어들어갔다. 슬롯 감독은 그를 포옹하며 환영했고, 이후 에키티케는 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뒤,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선수단과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았다.
에키티케는 당분간 임시 등번호로 54번을 달게 되었으며, 새 시즌의 공식 등번호는 다음 달 아디다스와의 새 유니폼 발표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홍콩 구룡반도의 멋진 해안가에 위치한 팀 호텔 외부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진을 치고 그들의 영웅들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주장 버질 반 다이크는 직접 팬들 앞으로 다가가 오랜 시간 사인을 해주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팬들 중 일부는 이번 달 스페인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디오구 조타를 추모하며 그의 등번호 20번 유니폼을 들고 있었다. 홍콩의 리버풀 서포터즈들은 토요일 경기 20분 즈음 조타의 응원가를 부를 계획이다.
당연하게도 이번 투어에서는 스폰서 및 미디어 일정이 다소 축소된 상태다. 많은 사랑을 받던 팀 동료이자 친구를 잃은 슬픔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스타스 치미카스는 조타를 기리는 의미로 왼쪽 손등 뒤에 “Wish you were here 20”이라는 문신을 새겼다.
리버풀은 계약상 이번 홍콩 투어와 다음 주 일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의 경기 전후로 각각 한 차례씩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 슬롯 감독은 이 기자회견들을 모두 경기 이후에 진행할 예정이다.
모하메드 살라는 지난 프리시즌 투어에서 열린 탁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그는 팀 호텔 내에서 열리는 탁구 대회에 불을 붙이고 있다. 카드 게임 우노(Uno)도 현재 선수단 내에서 인기있는 오락거리 중 하나다. 몇몇 선수들은 개인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져와 객실에 설치하기도 했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는 칼스버그 행사에서 광동어로 인사를 전해 현지인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는 '사랑해요', '건배' 같은 표현을 완벽한 발음으로 소화해냈다. 사회자가 직접 타고난 재능이라고 그를 칭찬할 정도였다.
그러나 맥 알리스터는 지난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 부상으로 인해 결장했었고, 여전히 리버풀로부터 신중하게 훈련량을 관리받고 있다. 이에 그는 목요일 공개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하루 전날 개인 세션을 진행했고, 목요일엔 벤치에 앉아서 훈련을 지켜봤다.
슬롯이 보유한 모든 핵심 선수들이 투어에 참여함에 따라, 많은 재능있는 유망주들이 머지사이드에 잔류하게 되었다. 그러나 투어 명단에 포함된 두 선수는 이곳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
미드필더 트레이 뇨니와 윙어 리오 은구모하는 기술적인 부분 뿐 아니라 태도나 적응력 측면에서도 스태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 선수 모두 1군 레벨이 요구하는 축구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피지컬적으로도 크게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뇨니는 지난달에 18세 생일을 맞아 개선된 조건의 새 계약을 체결했고, 은구모하는 다음 달 17세 생일에 맞춰 첫 프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은구모하는 LFCTV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세계 최고의 팀과 함께 훈련한다는 건 모든 아이들의 꿈일 겁니다. (당연하게도) 계속 밀어붙이는 수밖에요. 훈련은 강도 높고 힘들지만 매우 훌륭합니다.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혀 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하면서 감독님께 제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한편, 살라는 젊은 선수들에게 회복법과 식단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든든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아카데미 출신의 스트라이커 제이든 단스와 미드필더 제임스 맥코넬은 홍콩으로 함께 떠나지 않았다.
슬롯의 팀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 자원들을 고려할 때, 단스는 커크비에서 U-21팀과 훈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19세의 그는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기에 아직 체력을 회복하는 단계에 있다.
맥코넬 역시 가벼운 부상으로 투어에서 제외되었으며, 그는 임대를 떠날 수도 있다. 2부 리그인 챔피언십 클럽들이 그에 대해 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임대를 떠나기 전, 그는 새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Top photo: Nikki Dyer – Liverpool FC via Getty Images)
원문 출처
https://www.nytimes.com/athletic/6512317/2025/07/24/liverpool-tour-diary-hong-kong/
첫댓글 아 영상에서도 느껴지지만 분위기 너무 좋네요.
이런 분위기를 같이하는 은구모하랑 뇨니는 크게 인상을 받을거 같아요.
마카 적어도 개막전 맞춰서 핏 갖출 수 있길…
흐흐도 징계라 마카 안 나오면
엔도 / 소보 or 커존 / 비르츠
3미들로 나오겄는디요 ㅠ
마카 안보여서 걱정햇잖아....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