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발성개방각녹내장 환자의 백내장수술 중 나타난
악성녹내장 유사 현상 1예
이상엽1⋅박종운2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1,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2
목적: 원발성개방각녹내장 환자의 백내장수술 중에 악성녹내장과 유사한 현상을 경험하여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요약: 양안 원발성개방각녹내장으로 Latanoprost (Xalatan )를 점안 중인 74세의 남환은 양안 백내장을 진단받고 좌안부터 수술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후낭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기 위해 점탄물질을 주사하자 점탄물질이 각막의 이측 투명절개창으로 역류하며전방과 수정체 낭내 공간이 유지되지 않고 안압이 상승하는 소견이 관찰되었다.
결국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지 못하고 안압이 정상화되기를 기다렸으며, 안압 및 수정체 낭내 간이 유지되는 소견을 보이는 술 후 2일째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하였다.
결론: 본 증례의 악성녹내장 유사 현상은 작은 크기의 섬모체 소대 해리가 있는 곳을 통해 평형염액 혹은 점탄물질이 유리체 쪽으로흘러들어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유사한 증상이백내장수술 중 나타나는 경우 레이저시술이나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기 앞서 안압 및 전방이 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확인 한 후 인공수정체 삽입을 위한 수술을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악성 녹내장(malignant glaucoma)은 홍채 절개창이 개방되어 있으면서 얕거나 소실된 전방을 보이며 안압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1
이 질환의 발생 기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방수의 정상적인
유출경로에 이상이 생겨 유리체 쪽으로 역류되는 현상이주요 원인으로 생각되며 홍채 돌기, 수정체, 앞 유리체 사이의 해부학적인 상관관계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3
방수 유출을 위한 수술을 받은 급성 혹은 만성 전방각폐쇄녹내장 환자들 중 2~4%의 환자에서 상기 증상이 나타날수 있으며, 축동제 사용이나 레이저홍채절개술 시행 후, 혹은 백내장수술 후에도 발생할 수 있고 외상이나 염증, 특발성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5
본 저자들은 원발성개방각녹내장 환자에 있어 백내장수술 중 일시적으로 악성녹내장 유사 현상을 보인 환자에서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한 1예에 대해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례보고
본 74세 남환은 특이 전신질환 없이 양안 원발성개방각녹내장으로 Latanoprost (Xalatan?)을 점안하며 경과관찰중 양안 백내장을 진단받고 좌안부터 수술을 진행하기로하였다.
수술 전 검사상 좌안 나안시력은 0.4이고 안압은골드만 압평안압계로 15 mmHg이었으며, 안저검사상 범무늬 안저 소견 및 이측 망막에 탈색소 부위, 유두주변맹락망
막위축 소견 이외에는 특이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수정체아탈구 및 이탈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점안마취하에 수술이 진행되었다. 3.0 mm의 이측 투명각막 절개창을 만든 후 점탄물질(Hyaluronatesodium)을 전낭에 채워넣고 26 G 바늘을 이용하여 원형전낭절개를 시행하였다.
수력분리술과 수력윤곽술을 시행한후 LEGACY? Cataract system (Alcon, USA)으로 핵의 수
정체유화술과 피질흡입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기 위하여 전방 및 수정체 낭내에 점탄물질을 주입하였으나 주사한 점탄물질이 이측 각막절개창으로빠져 나오면서 전방 및 수정체 낭내 공간이 유지되지 않았다.
공간 확보를 위해 다시 점탄물질을 주사하였으나 전방만 약간 형성되었고 수정체 낭내 공간은 확보되지 않은 채후낭이 앞쪽으로 밀착되었다(Fig. 1).
충분한 전방공간의확보를 위해 점탄물질을 추가로 삽입하자 점탄물질이 각막절개창을 통하여 홍채와 함께 배출되었다. 후낭 파열에 의한 유리체 탈출을 의심하여 후낭 존재 유무를 확인하였으나 후낭 파열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하고 전방 및 수정체 낭내에주사했던 점탄물질을 제거한 후 평형염액(Balanced saltsolution, BSS?)으로 전방을 최대한 유지시킨 후 투명 각막절개창을 봉합하고 수술을 마쳤다.
환자에게는 Latanoprost
(Xalatan?) 이외에 Dorzolamide & Timolol (Cosopt?)과Brimonidine (Alphagan P?), 0.3% Gatifloxacin (Gatiflo?),1% Prednisolone (Pred Forte?)을 처방한 후, 술 후 1일째경과관찰을 하였다.
술 후 1일 째 좌안 나안시력은 0.01, 안압은 골드만 압평안압계로 10 mmHg 소견 보였고 전방은깊게 유지되었다.
안저 검사상도 특이소견을 보이지 않아다시 인공수정체 삽입을 시도하기로 하였다.
술 후 2일째시행된 인공수정체 삽입을 위한 재수술 시 투명각막 절개
창의 봉합사 일부를 제거한 후 다시 소량의 점탄물질을 천천히 주입하면서 안압 상승 정도, 전방및 수정체 낭내 공간 유지 여부를 관찰하였다.
전방은 잘 유지되었으며 수정채 낭내 공간 확보도 잘 되었고 안압 상승 소견도 보이지않았다(Fig. 2). 인공수정체로 MI60 (Bausch & Lomb,U.S.A)을 사용하여 수정체 낭내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하였다.
세척/ 흡입장치를 통해 점탄물질을 조심스럽게 제거하였으며 안압 상승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Fig. 3). 최종적으로 안구 긴장도는 평형 염액으로 유지하였고 투명 각막절개창을 봉합하였다.
수술 후 1일째 나안시력은 0.5, 안압은 골드만 압평안압계로 16 mmHg 소견 보였고 전방은 잘 유지되었으며, 안저검사상 특이소견 보이지 않았다.
수술 후 11일째 환자는 우안 수술을 위해 내원하였다. 양안 나안 시력은 우안 0.16,좌안 0.3, 최대 교정시력은 우안 0.5, 좌안 0.7이었다.
안압은 골드만 압평안압계로 우안과 좌안 모두 15 mmHg 소견을 보였다. 좌안의 전방은 잘 유지되고 있었으며 삽입한 인공수정체의 위치도 정상적이었다. 양안 안저 소견상 특이소견이 보이지 않았다.
우안 백내장 제거 및 인공수정체 삽입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악성녹내장은 전안부수술 시 드물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악성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 방수의 흐름이 유리체 내부 혹은 유리체 아래쪽으로 향하게 되어 수정체 안에서는수정체와 홍채의 전방이동을, 무수정체 안에서는 유리체와홍채의 전방이동을 래한다.6,7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방수흐름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바 없으나 유리체-섬모체 배치의 이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7
최근에는, 폐쇄각 녹내장과 연관된 생리적인 현상 중 하나인 맥락막 확장(choroidalexpansion)과유리체의 전도력 저하(poor conductivity)가 중요한 요소로생각되고 있다.8
Lynch et al9이나 Reed et al10은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눈에서 발생한 악성녹내장을 보고한 바 있고,Massicotte and Schuman11은 유리체 절제술 후 발생한 악성녹내장 유사 현상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Berger et al12은외상성 백내장수술 도중 후방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점탄물질로 사용한 sulfate-sodium hyaluronate(Viscoat?)의 유리체 쪽 역류로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는 악성녹내장 1예에 대해 보고한 적이 있다.
저자들은 작은 크기의 섬모체 소대 분리에 의해 sulfate–sodium hyaluronate가 유리체로 흘러들어갔을 경우를 가정하였고 백내장수술도중 만든 주변부 홍채절개술 부위로 앞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여 치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점탄물질은 안과수술 전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있고 점탄물질 사용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중 가장 흔히볼 수 있는 것은 안압의 상승이다.13 Hoffer14는 백내장수술시 점탄물질의 불완전한 제거로 인해 안압이 상승하는 현상에 대해 ‘Healon-block glaucoma’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점탄물질에 의한 안압 상승은 대부분 일시적이고 치료가 쉽지만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에 안압이 효과적으로조절되지 않는 경우 전방 내 남아있는 점탄물질을 제거해야 한다.15-17
점탄물질 제거에는 남겨진 점탄물질의 양, 점도, 분자량 등이 영향을 주게 된다.본 증례는 원발성개방각녹내장 이외에는 특이 과거력이없고 수술 전 검사에서도 구조적 이상을 발견할 수 없던
환자에서 수정체유화술과 피질흡입술 시행 후 악성녹내장과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여 안압이 승하고 전방 및 수정체낭내 공간이 유지되지 않아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하지 못한 경우로, Berger et al12이 보고한 증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작은 크기의 섬모체 소대 해리가 있었을 것으로생각되며, 이곳을 통해 유리체 쪽으로 점탄물질이 들어가 안압을 높이고 홍채를 전방이동시켜전방과 수정체 낭내 공간이 유지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수술 후 첫째 날부터 전방이 깊어진 것으로 보아 백내장수술 중에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평형 염액에 의한 전방 압력의 상승으로 평행 염액이 작은 섬모체 해리를 부위
를 통해 유리체 쪽으로 흘러들어가 악성녹내장 유사현상이발생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섬모체 맥락막 박리도 본 증례와 유사한 소견을 나타낼 수 있으나 임상적인 소견상 저안압이나 통증이 동반되지 않고, 수술 후 바로 증상이 소실된 것으로 보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생각다.
악성녹내장은 녹내장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18 아르곤 레이저로 주변부 채절제창을 통해섬모체 돌기를 광응고시키는 방법 및 야그 레이저를 통해후낭절개술 및 앞유리체막을 파열시키는 방법과 같은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평
면부 유리체절제술이 필요하다.18-21 본 증례의 경우 환자에게 홍채절개창이 없었기 때문에Chandler1 나 Shaffer andHoskins2가 정의한 악성녹내장의 정의에 정확하게 부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악성녹내장의 발생기전과 유사한 형태가 나타나면서 전방 및 수정체낭 내 공간의 유지가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고령, 거짓비늘 증후군, 과거 수술이나 외상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Marfan 증후군이나 호모시스틴뇨증, Weill-Marchesani 증후군과 같이 섬모체 소대가 약하거나 해리가 있는 환자에게 백내장수술을 시행하는경우 수술 시 사용하는 점탄물질로 드물지만본 증례와 같은 섬모체 차단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술 중 점탄물질에 의해 악성녹내장 유사현상이 나타날 경우, 기존의 레이저시술이나 홍채 개창을통한 앞유리체절제술 혹은 평면부 유리체절제술을 시행 하기보다는, 일단 백내장제거술을 시행한 후 안압 하강 정도를 관찰하여 안압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경우 손상되지 않은 수정체 낭 내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단계적 수술 진행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수술 중에 평형 염액에 의한 수력 증가나 수술 시간의 연장과 같은 안압 상승의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것도 본 증례와같은 상황의 발생을 막는 중요한 요소일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본 증례 발생 시 시도해 보지는 못했지만, 섬모체 차단 유사 현상이 나타날 경우 고삼투압제제를 정맥 주사하여 안압을 낮추고, 약효가 나타나는 1-2시간 이후에 수술을 재개하는 방법도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Chandler PA. Malignant glaucoma. Trans Am ophthalmol Soc
1950;48:128-43.
2) Shaffer RN, Hoskins HD Jr. Ciliary block (malignant) glaucoma.
Ophthalmology 1978;85:2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