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음선원 본원 혼성합창단의 선법가 공연은 관객들에게 법열을 선사했다./사진=박재완 기자 |
선법가를 통해 모든 스님과 신도들이 하나된 한마음 선원(주지 혜원) ‘한마음 음악제’가 11월 12~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마음선원은 이번 합창제 수익금 전액을 한마음선원 후원기관인 사회통합위원회, 조계종 총무원, 서울특별시와 공동명의로 ‘더프라미스’와 ‘뷰티플마인드’를 통해 소외계층지원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연신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았다. 한 보살은 자리에서 일어나 계속해서 박수를 치며 앵콜을 연호했다. 손안식 중앙신도회 부회장은 공연장을 나서며 연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된 선법가는 한마음선원 선원장 대행 스님의 게송과 법문에 곡을 붙인 것으로 수행의 지침이 되고 근본이 되는 말씀들로 이뤄져 있다. 관객들은 합창단이 부르는 선법가가 마음을 울릴 때마다 합장을 하며 스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행 스님이 직접 세종문화회관을 찾아 대중과 함께 행사를 관람했다.
대행 스님은 12일 첫 공연을 관람한 리셉션에서 “공생 실천이 절실한 때에 그 뜻을 음악으로 전하니 그 울림이 더욱 감동적이었다”며 출연진과 관계자 그리고 동참대중에게 박수와 함께 “힘 모아 소원성취하십시요”라고 말했다.
한마음음악제 제1부는 선원스님들의 합창으로 문을 열었다. 스님들이 부른 ‘자유인의 한마음’과 ‘그 마음 그대로’은 청중에게 고요하면서도 웅장하게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무대 입장부터 퇴장까지 흐트러짐 없는 스님들의 움직임은 관객들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어 본원 혼성합창단이 노래했다. 이들은 ‘선법가는’과 ‘내가 무슨 걱정을 하랴’를 안정된 화음으로 소화해 혼성 합창만의 매력을 발휘했다. 지원 어머니연합합창단은 ‘한마음으로 돌아가네’와 ‘강 건너 봄이 오듯’을 불러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강 건너 봄이 오듯’에서는 소프라노 성채영 씨가 함께해 선법가의 깊이를 더 했다.
제1부 전반부가 선법가 특유의 고유하고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행 스님의 가르침을 전했다면 후반부는 다소 발랄하고 역동적인 무대로 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린이합창단은 율동과 함께 ‘한마음 어린이’를 합창했다. 어린이의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은 때 묻지 않은 부처님 말씀, 선법가의 가르침과도 일치했다. 어린이 합창단이 “우리는 한마음 주인공~”이라며 합창을 마칠 때는 객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한 참 동안 이어졌다.
▲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한 장면을 선보인 청년회는 이날 가장 역동적인 무대를 연출했다./사진=박재완 기자 |
푸른 눈, 금발 머리로 한복을 입고 노래한 독일지원의 공연도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이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노래하기 위해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찾았다. 독일 지원 신도들은 제법 유창한 한국말로 ‘푸르게 살라I’과 ‘아리랑 연곡’을 불렀다. 금발 머리와 푸른 눈의 독일신도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은 이색적이었지만 결코 어색하지 않았다. 특히 대행 스님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이해하고 선법가를 열창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할 정도였다.
제1부 행사의 마지막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모듬북 연주였다. 신명나고 경쾌한 연주는 청중들을 ‘한마음 음악제’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했다.
제2부는 대행 스님의 공명 실천 가르침에 뜻을 함께하는 각계 예술인들의 재능 기부 공연으로 구성됐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은 ‘침향무’로 제2부의 시작을 알렸다. 국악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창조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황병기 선생의 연주는 1만 관객의 숨소리마저 멈추게 만들었다.
이어 국내 최초의 대학 첼로 앙상블 ‘이화첼리’가 헝가리 무곡을 연주했다. 이화첼리는 2004년 창단 후 이웃과 나누고 베푸는 음악회를 여러 차례 진행해 온 따뜻한 마음을 사회에 실천해 온 팀이다. 소프라나 이춘혜와 테너 이승묵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넬라판타지아’를 불러 많은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각장애인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씨는 이화첼리와 함께 영화 시네마 천국 중 ‘러브’ 테마와 ‘리베르 탱고’를 연주했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가슴으로 음악을 느끼며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가 음악이고 예술이었다.
한마음선원 청년회는 이날 가장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음악제의 절정을 장식했다. 탭 댄스로 구성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서막’은 청년회가 그동안 이 무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짐작케 했다. 청년회원들의 공연은 그 어떤 브로드웨이 뮤지컬보다 강한 전율을 느끼게 했다. 청년회는 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열창해 관객의 흥을 불러일으켰다.
청년회가 역동적인 무대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오케스트라와 선원 스님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울리는 연주로 청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 스님들의 합창은 웅장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 사진제공 = 한마음저널 편집실 |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오케스트라가 전하는 ‘오버 더 레인보우’와 ‘공심 공체 둘 아닌 노래’는 잔잔하게 청중들의 가슴에 와 닿았다. 특히 하트시각장애인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무대 뒤에 있던 선원 스님들이 손에 연꽃등을 들고 등장했다. 스님들은 어두운 무대 위를 밝게 비추며 시각 장애인 연주자들 옆에 서서 그들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노래를 마친 뒤 함께 퇴장했다. 시각 장애인 연주자들은 연꽃등을 들고 있는 스님들의 인도에 따라 차분하게 무대를 벗어났다. 그 순간 객석에 있던 청중들은 모두 육체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던 대행 스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되새겼다.
이어서 모든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모난 것을 둥글게 쓸 줄 알아야 자유인이 된다’와 ‘너, 나 하나라네’, ‘돌장승 우는 소식’ 등을 열창했다.
모든 공연이 끝난 뒤 주지 혜원 스님이 무대에 올라 청중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혜원 스님은 “잘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이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고, 스님의 함축적인 인사로 음악회는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