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3년 1월 22일 로마 미네르바 교회에 마련된 종교 재판소의 추기경 재판관들 앞에 무릎을 꿇은 갈릴레오는 그가 17년 동안에 걸쳐 연구한 천문학 이론인 지동설을 그들의 억압에 못 이겨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는 일이었으나 과학자 갈릴레오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지지하고 가르치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게 된 것이었다. 그는 지동설을 고집하다 맞아 죽는 것 보다는 그 주장을 철회하더라도 일단은 살아남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러나 추기경들 앞에서 선서를 마치고 나오면서 갈릴레오는 땅을 내려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그래도 역시 그것은 움직인다”라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것이란 바로 지구를 말한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지동설 이론은 346년만인 1979년 11월 10일 교황청의 비공식적인 사과를 받았다. 물론 공식적으로 지동설을 인정한 시기는 그로부터도 몇 십 년이 흐른 후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갈릴레오의 위대성은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교회의 성직자들에게 커다란 박해를 받았음을 우리는 숨길 수가 없다”고 분명히 말하였다.
기성 종교가 과학에 도전해서 번번이 패했으면서도 그들은 신앙이 과학보다 더 소중하다는 걸 밝히려고 악을 쓰다가 모두 패배하였다. 크게 보면 오늘 박해 받는 이론이나 주장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닐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오늘 비록 패배해도 내일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일단 감동하지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