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텔레콤에서 통화요금에 따라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통화요금 1000원 당 최대 17마일"이라 하니,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런 류의 프로그램에는 단서 조항들이 숨어(?) 있기 때문에 관심 갖고 상세 내용을 들여다 보는 것이 좋다.
LGT의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최대'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항상 17마일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인데, 홈페이지를 보니 역시 이런 조건들이 달려 있었다.
데이터 이용료는 제외되며, 기본료와 국내통화료만으로 최소한 3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처럼 데이터 요금까지 포함해서 평균 사용료가 2만원을 간신히 웃도는 평균 이하(-_-;)의 사용자들은 아예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
내용대로라면 기본료와 통화료만 따져서 최소 기준액인 월 3만원 만큼 이용할 경우 300마일을 적립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적립률이 가장 높은 씨티카드(올해 말까지 1000원 당 2마일)로 15만원을 이용할 때 적립할 수 있는 수치이다.
여기서 살짝 궁금해지는 것이 있는데...
카드사를 비롯해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항공사에게 얼마 씩이나 지급하는 것일까? '마일리지 단가'라는 것을 참고하면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2004년 하반기에 마일리지 단가 인상이 이슈화되었더랬다. 당시의 기사를 찾아 보면, 대한항공은 1마일 당 13~15원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인상 전까지는 대한항공의 절반 수준을 받고 있다가 인상 후에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하니, 13~15원에 조금 못미치는 10~12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12원이라 가정할 때, 기본료&통화료 금액이 3만원인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1인 당 매출 원가는
300마일 * 12원 = 3600원이다.
LGT 입장에서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자 LGT의 가입자 당 평균 매출액(ARPU)이 궁금해진다. 홈페이지에서 IR 자료를 찾아 봤다.
2006년 9월 기준 ARPU는 39,209원이며 이 중 기본료&통화료가 25,667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이 프로그램의 최저 기준액이 왜 3만원으로 책정되었는 지 알 수 있겠다.
단순 평균 수치로 비교하는 것이 억지스럽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시행이 LGT에게 큰 원가 부담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 추정해 보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좀 더 정확히 하려면 급간 별 가입자 비율을 알아야 하겠지만, 그런 정보는 당연히 대외비이다.)
가입자들은 '평균적으로' 1000원 당 10마일 적립 혜택조차도 받기 힘들 것이므로, "17마일 적립"이라는 것은 결국 신규 가입자 유치와 ARPU 증대를 위한 향기로운 떡밥에 지나지 않는다.
추가 :
마일리지 프로그램 적용 대상이 되는 요금제마저 한정되어 있다.
무료 120/300/460/600/800/1000/1500분, 무료 11/16/21시간, 9원, 파워9원, 표준플러스, 커플사랑, 6인 지정할인, 인스페셜 생활인/실속인/활동인/열정인/자유인 패키지, 일반 12000, 기분존 일반/프리미엄, 낮시간 할인, 1분통화할인 요금제 가입자만 선택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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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TokyoRainbow 카페마스터님은 바꿀 필요 없지 않아요? ^^
자세하고 정확하게 분석을 해 주셨네요. 소비자 입장에서 그렇게 파격적인 프로그램 같지는 않습니다. 참신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하나의 마케팅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여지구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아직까지는 씨티카드가 (아시아나)마일리지 적립에 있어서는 가장 좋은 수단인 것 같네요.
ok캐쉬백포인트 20=1마일리지(대한항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