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귀여니
출처★┖▶풍경조㉵━♡(cafe.daum.net/LoveTS012)
그날밤.은규네 집 거실_.
맞은편에 나란히 앉은 소현 언니와 동남아족.
부득부득 우겨 이집에 침범한 나와.
막 연습실에서 돌아온 은규.
"응.도이는 언제까지 있다 갈꺼야..?"
소현언니가 동남아족에게 묻는다.
-_-.쳇.깐따삐아라는 이름 붙혀져도 과분할 판에
그런 신비스런 이름을 갖고 있다니-_-^
"한달이요_!!!"
-0-..뭐가 어째.?!
움찔하는 나를 꼬옥 붙드는 은규.
"야.니네 손 잡고 있지마_!!"
동남아족이 소리쳤다.-_-
"니가 뭔데 손잡고 있으라 마라야_..!"
"신은규_!얘 보내_!우리 셋이 파티하기로 했잖아_!!"
"싫어.내 애인이야"
ㅠ0ㅠ은규야...
아까 나의 방탕한 짓을 깨끗히 용서하고 날 감싸주다니.
난 조금 더 은규 옆에 찰싹 붙어버렸고-_-
대체 뭘 하자는건지.
다리를 처억 꼬며 까만 허벅지를 드러내는 동남아족
"신은규 너 까불래."
"메롱-_-"
"야 나 오면 구경 많이 시켜준대매_!!!이게 뭐야_!!"
뭐가 그리 즐거운지 머리엔 이상한 모자를 하나 둘러쓰고
키득키득 웃다가.
티브이를 키는 소현언니.
-0-..헉.
낯익은 vj 하나가 날 경악케 만들었다.
"네에_ y-pop _!이색 인터뷰_!오늘은 지하철 입구앞에 서서 다양한 사람
들의 인터뷰를 시도해보겠습니다_!!"
난 재빨리 티브이로 달려가 전원을 꺼버리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날 바라보는 언니.
"왜꺼.정원아.ㅇ.ㅇ"
"우리.수건돌리기 할까요-0-?!?"
"...어.?수건돌리기.?재광이도 부르자...^ㅇ^"
-_- 바로 옆 우리집에서.
재광이의 커다란 목소리가 이곳까지 쩌렁쩌렁 울려대고 있다.
"와_!!!!푸푸야_!!!!너랑 나 나왔다_!!!!저것봐_!!!!!!!!!!"
쿵쾅쿵쾅쿵쾅_*
-_- 오늘이 방송날이였던가.
난 식은땀을 주륵주륵 흘려대며 소현언니의 시선을 돌려야만했다.
행여나 저기 나와 강희원의 뒷모습이라도 찍혔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낭패가 아닌가.
놈이랑 대학로 갔던거 말 해야하는데-_-
은규를 조용히 불러내야겠다.
"..은규야.잠깐 할말 있는데..니방 올라가자"
먼저 일어난 날 올려다보고
따라 일어서는 은규
볼에는 치즈크림을 묻힌채.
예상대로 소현언니가 2조각 반을 먹고 놈은 반조각밖에 먹지 못했다-_-
"야.앉어.신은규_!!"
동남아족이 소리쳤다.
"야.내가 니 쫄병이냐?!앉으랜다고 앉게_!!"
"중학교때는 말도 잘 들어먹던게_!!아주 변했네_!이놈_!!"
"..그래.나 변했어..♬"
"내일은 나 니네 연습실 데려가_!내가 니 노래 얼마나 늘었는지
들어주께^ㅇ^"
.....
......
노래 얘기가 나오자 환하게 밝아지는 놈의 얼굴.
"응_!!"
"귀여운놈^ㅇ^이그.또 뭐 묻혔어_!!"
악-0- 할 틈새도 없이 놈에게 달려들어.
....혀로..-0-..
놈의 볼에 묻은 크림을 핥아버리는 동남아족.
난 경악을 금치 못한채 두손을 얼굴에 갖다댔고.
이런일은 언제나 익숙했다는듯 -_-
멀뚱멀뚱 날 바라보는 은규.
"너..너.미쳤냐..-0- 동남아.."
"은규야 니 애인 넘 오버한다.ㅇ_ㅇ.."
"..-0-..지금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네...신은규.너 빨랑 화내야될꺼
아냐_!!"
애꿏은 놈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뭐가..왜...ㅇ_ㅇ...?"
.-_-.
정말 아무것도 모른단듯.천진난만한 얼굴로 되묻는 놈.
이대로 있다간 무언가가 폭팔하여 동남아와 한판 붙어버릴지도 모른다.
..-_-..
난 비틀비틀 어질어질대는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놈의 집을 나와버렸다.
-_-..아무도 잡지 않는다.
안잡으면 안간다-_-..
대문을 잡고 삐그덕 열려는데.
..갑작스레 벌커덕 열리는 대문.
재광이놈이 손에 무언갈 들고서 신나게 은규집안으로 튀어들어가버렸다.
나참.기가 막혀라...
어떻게 여자친구가 옆에 있는데 그런짓을 할수 있는거야-0-?!
생각해보니까 참 열받네-0-?!
거기다 신은규 저놈은 아까까지만 해도 온갖 인상 다쓰고
똥폼 다 잡더니_!!
왜 저 동남아의 등장으로 갑자기 밝아진거지_??!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은규의 집을 찾아들었다.
... 어설프레 들리는 재광이의 목소리.
"잘봐_!이거 내가 녹화해온거니까 누나 이거 가보로 간직해야돼!
누나 이거 보면 나한테 진짜 뻑갈꺼야_"
설.....마.............
.....
........
난 신발 벗는것도 잊은채 헐레벌떡 놈의 거실안으로 뛰어들었고....
거실 정 중앙에 놓인 커다란 티브이.
그리고... 그날 보았던 발랄깜찍한 vj
역시.그날 보았던 재광이와 푸푸..
"어머.학생인거 같은데..고양이를 들고 가네요^-^몇살.?"
"18살인데요_!!"
그리고.......
그뒤로 보이는....강희원과 나의 머리 두개.....
꽈악 막혀버린 귀에는..더이상
티브이에서 흘러나오는 vj와 재광이의 목소리따윈 들리지 않는다.
하아.....하아.............하아.......
거친 나의 숨소리를 느낀듯..
동남아와 소현이 언니가 동시에 놀란눈으로 뒤돌아 나를 본다.
..재광이역시..벌떡 일어나... 믿을수 없단듯..
".뭐야..이런거 못봤는데..누나.아니지..?..아니지..?"
이내..희원이의 손을 질질 끌고 사라지는 나의 모습이
그대로 화면을 통해 우리의 눈에 비춰지고.
.....
........
꿈쩍않고..티브이만 바라보고 있는 은규의 뒷모습.
말 한마디 없이.
작은 움직임 하나 없이.....
그렇게..꿈쩍않고...
차라리..그냥 때리지..소리치지...다가와서..어떻게 된거였냐고 다그치
지...
"너 강희원이랑 뭐한거야_!!!!!!너 진짜 돌았어_!????"
재광이놈이 흥분해버렸다.
....은규야.은규야......
난..질끈..두눈을 감아버렸다..
....은규야.은규야......
난..질끈..두눈을 감아버렸다..
앞으로 성큼 다가온 재광이..
"너 돌았다.윤정원..어.?...완전히 미쳤다....하..
진짜 기가 막히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변명같은건 하고 싶지 않다...
사실이니까..사실일 뿐이니까...
"또 그새끼가 협박한거야....?..어.?그런거냐구....."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말없는 재광이...
"..너 왜그래 윤정원... 그새끼가 어떤새낀데....왜 바보같이 굴어..."
"나도..미치겠어...밉지가 않은데..어떡해...
그새끼 웃는거 보면 기분 좋아지는데..어떡해....
다시 친구 하고 싶은데...어떡하냐구..."
입술을 꾸욱 깨무는 재광이..
생소한 눈빛으로 나를 뚫어져라 내려다보더니..
빠르게 집을 나가버린다..
힘없이... 자리에 서서 은규를 보았다.
"....하..이젠..몇미터 멀어졌니..."
".........."
자리에서 뛰어올라 폴짝폴짝 내 곁으로 가까워오는 동남아.
"야.너 바람피다 걸린거냐_?!응?그런거야_?!?!"
"....미안해.은규야..너한테 말 안한거....변명 안할께..
또 거짓말 했어......"
"....앞으론..정말 그러지마...."
ㅇ_ㅇ....?
두귀를 의심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 리모콘으로 티브이를 꺼버리는 은규.
"..앞으로 희원이 만날때.. 같이가...."
"....어..?..."
"..전화오면 나한테 말하고..같이가라구.."
"..응...!!..용서 하는거야..?!"
후다닥 은규 옆으로 달려가 놈의 옷깃을 잡아당기는 동남아.
"야.신은규 미쳤냐.!바람피면 최소한 뺨따구는 몇대 갈기는게 정석이지!"
"...넌 그럼 남자밖에 안만나봤지...?"
"..뭐..-0-...?"
"...지켜줄 시간도 모자란데 때리긴 왜 때리냐...비켜..-_-.."
은규야 ㅠ-ㅠ
당장이라도 달려가 놈의 연한 볼따구에 뽀뽀를 퍼붓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고 또 참았다.
눈알이 빨개지도록 날 노려보는 동남아-_-
그날 은규놈에게 갖은 애교를 떨어대고 새벽 2시경 집으로 돌아와..
굳게 잠긴 재광이의 문을 하염없이 두드리다..
놈의 한마디에 조용히 방으로 돌아와 마음을 삭혀야 했다.
"너 이제 내 누나 하지마.나도 니 동생 안해"
...
정말 단단히 화가난 재광이.
이제 난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앞으로 희원이와 만나는걸 한번만 더 녀석이 보게 된다면.
그땐 어떤 반응을 보여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감기지도 않는 눈을 억척스럽게 붙여가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을 재빨리 없애버렸다.ㅠ-ㅠ
이젠 정말 거짓말 하지 말아야지...
어떤방식으로든 거짓말은 들통나게 되있는 법이다.
....
......
지이이잉..지이이이잉..
허벅지 부근에서 심한 진동이 느껴졌다.
이 시간에.. 정빈인가_?!
재빨리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고.번호를 확인할새도 없이 다짜고짜
뚜껑을 열어제꼈다.
"..누구세요_!!"
".........."
"..누구세요...."
중얼중얼.. 아주 작게 .. 음산스런 톤으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_-
...정빈이 이놈이 술먹었나..-_-..?
키톤을 최대로 높히고.핸드폰을 귓가에 바짝 들이댔다.
역시 중얼중얼중얼-_-
"정빈아ㅠ-ㅠ 왜그래.너.그땐 내가 말이 심했어.그러지마.미친놈
같잖아ㅠ_ㅠ"
......
...........
"..어떻게....나 이제 어떻게......나 이제 어떻게 살아......"
..
...
발끝에서부터..머리꼭지 까지..소름이 돋아버렸다..
공포영화에서나 들을수 있었던 다 죽어가는 남자의 목소리.
"뭐야.어떤놈이야_!장난칠래_?!엉.?!너 내가 전화국가서 알아보면
못알아낼꺼 같냐_!!!"
...나의 협박이 끝나기 무섭게.핸드폰 너머로.
유리 깨지는 소리가 귓가를 후벼판다.
이어..
쾅..쾅.. 타악_!!! 의자 던지는 소리. 전화기 부시는 소리.
(나름대로 추측했음-_-)
....
.........
...뚜...뚜........뚜..........뚜....
지 멋대로 끊겨버린 전화.
난 귓가에 양손을 갖다대고 난데없는 스릴러물의 한장면에 전신을
부르르 떨어야했고..
이내 침착..침착..
마음을 가다듬고 발신번호찾기를 위해 버튼을 눌러댔다..
....
.......
............
그리고..
발신번호를 확인한 그 순간.
핸드폰을 휙 집어던진채 용감무쌍하게도 대문을 박차고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꺅!!누구야!!!!!!"
..
.......
뒤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비명소리.
엄마 미안해....
많이 늦을지도 몰라요......
타닥 타닥 타닥
낯설기만 한 새벽거리.
빵빵..빵빵..자동차 클락션 소리가 이따금 들려올뿐.
기억을 더듬어.. 두발에 강하게 힘을 실어 걸음을 재촉했다.
왜..이번엔 또 뭐야..
이번엔 또 어떤거냐구....
그날의 기억이 빛바랜사진처럼 눈과 머리속을 헤매기 시작한다...
"왜그랬어!!!!왜그랬냐구!!!!!!!!!윤정원!!대답해!!대답하란말이야!!!"
"...제발..제발 믿어...정말 몰랐어..희원아..정말 몰랐어....
그렇게..울지만 말고..내말좀 들어...."
....
.....
한글자도 빠짐없이.그때 놈과 내가 했던 말들이 귀 안 깊숙히 쿡 박혀버
렸다..
고통스럽다...
왜..넌.. 또 아파...
이번에도..나야...?...
철컥.
가볍게 열리는 문.
이 넓은집에.. 설마 혼자 살고 있는건 아니겠지..
몇년만에 찾은 .
내겐 너무 반갑기만한 놈의 집..
집이..죽었어........
죽어버렸어...
.....
중소기업 사장에.. 고등학교 선생님..
그리고 그 사이에서 . 눈물이란건 모르고 자랐던 희원이..
..그 행복을 깨버린건..
..놈의 젤 친했던 친구 윤정원.
"..희..원아...."
우윽...으...으..으흑......흑.....
... 철렁... 아니길 바랬건만..
점점 깊게 와닿는 희원이의 울음소리..
툭..스위치에 손을 가져댔다.
손을 머리에 가져댄채.. 쓰러지듯 누워 흐느끼는 희원이의 모습이
환한 불빛 아래 나타나버렸다...
...
..... 익숙하지 않았다..
본적조차없다...희원이의 이런모습은...
흐트러진 거실..
"..너..왜이래..희원아...어..?왜이래......."
"...아..아아......아......"
"왜이래!!또 뭐야!!!!!!!왜!!!!!!!뭔데!!!!!!!!"
대답없이..
받쳐오르는 눈물에 숨쉬기도 힘든듯..
내 손목을 꽈악 부여잡는 희원이.
.. 내 무릎에 얼굴을 묻은채..
..어린아이처럼 악을 쓰기 시작하는 희원이.
한참후.. 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가..이상해..아빠..아빠..가..이상해.."
...
.......
...놈의 입에서 나온..아빠..라는 두글자에..
부릅뜬 두눈에서..참았던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아빠가..날 몰라...아빠가...날몰라..날 못알아봐...
내 이름도 몰라..아...아빠가.....
바보같은 말만 자꾸 해.......... 나오면..나오면...같이 살기로 했는
데...날 몰라...그날만 기다리는데....."
...
..........
"..그날만 기다리고 있는데.....나 어디 가야돼..나 어디가야돼....
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어..왜..내가..."
....
......
...
..
"미안해.....미안해..희원아..미안해..정말 미안해..
...미안해..미안해......"
희원이의 두 손을 꼬옥 부여잡고...
그렇게.. 아침해가 뜰때까지....
눈물과 함께..미안해란 말로 새벽을 지새웠다..
무릎에 누워..
탈진상태에 이르러 지쳐 잠든 희원인..
새벽내내..
아빠를 찾았다....
....
......
.........
".희원아..아침인데...일어..나봐...응..?"
꿈쩍않는 놈..
조심스레 팔을 흔들자.. 잠시 꿈틀해보이는듯 싶더니..
이내 다시 무릎에 얼굴을 묻어버린다...
핸드폰 진동소리와 함께.새벽경 미친듯 대문을 뛰쳐나온것이 생각나고
말았다.
집일꺼라는 예상을 깨고.
내 머리를 더욱 아프게 만든건..
핸드폰 액정에 뜨는 은규의 번호.
거짓말.안하기로 했으니까.
"여보세요..."
시끌벅적..은규의 목소리 대신 동남아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_-
"아침먹고가_!은규야!!은규!!!은규씨_!!!여보_!!"
-_-^..
"여보세요.."
"..너 대체 뭐야"
..이번엔 은규다-_-
굉장히 화가난듯.
"..학교가냐.."
"어디야.."
"...희원이네..집..."
"...희원이..바꿔봐..."
"지금.희원이 전화 못받어..."
"정원아...윤정원..."
".어.."
"..아니..기다려.."
뚜..뚜....뚜.......뚜..........
"희원아..은규 올꺼야...괜찮겠어..?"
은규라는 말에..
움찔하는 희원이..누운 상태에서..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올려다보곤..
힘겨운듯.천천히..몸을 일으킨다..
"....가..."
"..너 이러고 있는데 어떻게 가.."
"..제발..가.."
"나랑 은규가 도울께..그냥 옆에 둬..혼자 이러지마..."
"...지금 나한테 필요한건..친구가 아니라..가족이야"
"우리가 니 가족하면 되잖아!!!"
...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도 채 마르지 않은 얼굴로..
피식 웃어버리는 희원이.
"..하..미친년...."
"..미친년 할테니까.그냥 옆에 둬."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울고 있는..
묘한 얼굴을 한 희원이가..
심하게 떨려오는 목소리로...말을 잇기 시작한다.
"잘들어.어? 잘들어.윤정원.
하..아빠가.미쳤대...알지..너도.?.정신병자가 되버렸대.그래서..
날 모른대.엄마도 모른대.내가 지금 이상황에서..누굴 젤 원망할꺼라고
생각해......누가 젤 미울꺼라고 생각해_!!!!!"
볼수가 없네...울고있는 희원이 눈을 볼수가 없네...
너무 미안해서..미안하단 말도 할수가 없네...
진짜 나 어떡해야 하는건가.....
이럴때 나 어떡해야 하는건가..희원이 말대로 정말 눈앞에서 사라져야
되나..아니면...끝까지 매달려서 지켜줘야되나..
우린 친군데..
한순간도 미워해본적 없던 너무 소중한 친구였는데..
왜..그친구가 나때문에 울고 있는건가...
멍하니..허공을 응시하다..
울고있는 희원이와 눈을 마주했다...
..외면해버리는 희원이.
난 자리에서 일어나.. 힘없이 현관문을 향했고..
놈이.말한다..
"..잘지내....우는건 조금만 울고..웃는건 많이 웃어..그렇게 잘지내.."
".무슨..말이야...."
"..얼굴 보는건..이게 마지막이야..머리가 돌만큼 너 보고 싶어서..
내가 죽을만큼 싫은적도 많았어.. 복수..다했어..그러니까.. 말해..
그래서 말해...사랑해..잘가....잘지내...예쁘게 웃어...나..친구로
기억하지마..남자로 기억해.이건 내가 너한테 하는 마지막 부탁이야.."
"..무슨말이야..너.무슨뜻이야.왜 죽을것처럼 말해..왜 그렇게 말하는건
데.."
"......나중에 만나면...우리 눈물같은거 없이..우정하지말고...
끝까지 사랑하자....."
"희원아_!!무슨말이냐구_!!너 무슨말인데!!!!!!!!!!"
..... 천천히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희원이.
서둘러 신발을 벗고..쾅쾅쾅
방문을 주먹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강희원!!!나 안가!!너 두고 안갈래!!나 너 그렇게 안둘래!!!!!!!
내가..다시..너 웃게 만들래..그렇게..하면 안돼...?..어...?...
그렇게..하면..안돼......?...."
....
.......
........
............
"..병신아..나한테 기회줘야지..다시 너 웃게 만들수 있나 기회 줘야지
....나.믿어..강희원..한번만..나 믿어........."
...
.....
"....가..정원아...그냥가..나 또 변해버릴지도 몰라...빨리가.."
"..변해도 상관없어...그러니까.혼자 있지마.희원아.."
"..하..그럼..니가..내 가족해줄래...?..그럴래...?"
....
.....
방문고릴 잡았던 손을 힘없이 떨구어버렸다..
나도모르게...
"..가족..그게 무슨.뜻인데..."
"....내 옆에서..나만볼수있냐구....또 언제 너한테 소리 지를지 모르는
내옆에서..나만볼수 있냐구..."
"....아..아...."
뭐라고..말해야하는건가...
순간 내 눈과 머리를 아프게 만든건 웃고..웃는 은규의 얼굴..
망설이고 말았다..
또..상처 받았을 희원인 생각도 못하고..
말없이..문하나를 사이에 두고..
눈물섞인 숨소리만 주고받는 희원이와 나..
그때..
빠른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오고.
이내..찰칵_
문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희원아_!!!!!!!!정원아!!!"
..
...
"..은규왔어..희원아.."
...
.....
말이 없는 희원이..
"..하..아.......진짜.택시 안잡혀서 ..."
...송글송글..
머리와 이마에 땀방울을 잔뜩 달고서.
교복차림의 은규가..
씩씩대며 다가온다.
....
".왜..울어..용가리..."
멈칫하는 은규.난동이 된 거실을 둘러보고..
다시 내 얼굴을 보고..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와... 찬 손으로 얼굴에 번진 눈물들을
쓱쓱 닦아내준다..
나도..피식 웃으며..놈의 머리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거칠게 닦아냈다
"..병신..가방문 열고 왔어..너 가방에 있는거 다 떨어진거 아냐..?"
"어..진짜...!!"
울상이 된 얼굴로.
가방을 재빨리 확인하는 은규
"내 딱지_!!내 악보_!!!!내 사탕-!!!!!!!!우리 포토사진!!!"
".........^-^..."
"..희원인..희원인..어딨어..."
...
.....
꼭 잠귄 방문을 바라보았다.
환한 얼굴로 문을 보는 은규
"..야.강희원_!!문열어!!!이새끼!!전화도 안받고 찾아와도 문도 안열
어주더니..정원이만 열어주냐..!이 치사한새꺄..문열어!!
밴드 쫑나게 생겼어_!!애들 다 너 기다리잖아!!너 보구 싶어
미치겠대!!"
고요......
"..희원이..자..?"
..아직..상황을 모르는 은규는..
희원이가 자는줄만 아나보다...
고개를..끄덕여야했다...
희원이도 싫겠지..이런 모습..은규가 알게 되는건..
"..잔다구.?그럼 일어날때까지 기다려야지.."
털썩.식탁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버리는 은규.
"...학교가.넌.."
"..싫어.너나가"
"...희원이..늦게나 일어날꺼야..."
"..그럼 나도 늦게 갈꺼야.."
"..은규야..우리 시끄럽게 하지말자.희원이 그냥 두자..어..?"
"그럼 너도 학교가_!!왜 나만 가래!!"
"....난..."
"너만 희원이 친구 아냐.나도 희원이 친구야.."
아예 식탁에 엎드려버리는 은규.
그런놈을 1시간넘에 어루고 달래고 협박하고...
윽박지르고..
질질질 끌어내다시피 집밖으로 옮길수 있었다.
"..희원아.학교 끝나고 올께..어디 가면 안돼..약속했어.."
방문 사이로 다짐받듯 말을 건네고..
... 벅찬 마음으로 은규와 놈의동네를 벗어났다..
버스를 기다리며..
초조한듯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은규.
"...왜.희원이 올까봐..?"
"..희원이..어디 아퍼...?"
"..그런거 아냐..은규야."
"..응.."
"넌..나 없으면 못살지..?"
"..-_-..살순 있어.병신아"
...
....
퉁명스레 대꾸하곤 가방문이 닫혔는지 확인해보는 은규.
"..그래.넌 ..나없어도 살수 있구나.."
난..그렇게 못할꺼 같은데.....
"...죽으면 니 생각 못하니까..
안죽어..대신..웃는 얼굴 영영 잃어버리겠지..."
와락.놈의 몸을 덥썩 안아버렸다.
별 반항없이 순순히 안겨 내 머리를 만져주는 은규.
"..대회땜에.너 너무 심심하게 했지...
도이때문에..화도 많이 났을꺼야..너 제대로 웃겨준적도 없고..
제대로 이뻐해준적도 없어.."
내가...개냐-_-^..
"이번 대회 나가서 꼭 우승할꺼야^-^
쫌만 참어...그리고 그담부터.. 너만 이뻐해줄께_♬.."
"..응..고마워..고마워...나도 그럴께..앞으론 거짓말 절대 안할께..만약
에..아주 만약에 어쩔수 없이 떨어지게 된대도..마음속엔 너만 둘꺼다.."
"그런 재수 없는 소리 하지마!!-0-!!..
히^-^...용가리.태어나줘서.고마워..."
"......나도..."
"어_!우리 학교가는 뻐스다_!!"
앗.할 틈도 없이.나를 휘익 밀어내더니-_-
뒤뚱.균형을 잡는 사이에 콩콩 버스에 올라타는 은규.
미워할수 없는 너무도 밝은 얼굴을 창문밖으로 쑥 내밀곤.
싱글벙글 웃어주는 놈..
^-^......잘가.은규야.
잘갔다와.....
그날 학교에서.
..
윤아와 딱 세마디 나누었다.
"너 왜그래 윤정원 무슨일 있어_!?"
"아니.."
"무슨일 있네_!!!"
"아니라니까......"
"뭐야_!말해_!!왜 숨기려는건데에!!!!!"
"..제발..제발...너 진짜 왜그래에!!-0-!!!"
...삐져버린 윤아..-_-
미안해.윤아야...ㅠ_ㅠ
청소시간을 시작하는 종이 울리고
난 놀랄만한 스피드를 자랑하며 마구 계단을 뛰어내렸다.
지영이가 재빨리 내 손목을 잡는다.
"너 어디가_!오늘 우리 술먹는 날인거 알지?"
"다음주로 미뤄!!"
"야!!"
"내가 쏘께_!!"
"..그래..-_-"
헐레벌떡-0-
헐레헐레 -0-
"택시이_!!!!!!!!"
희원이네 집 주소를 단 2초만에 빠르게 읇고.
어서어서 아저씨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곁눈질로 계속 뭐라 투덜대는 아저씨-_-
단 십여분만에 택시가 희원이네 집앞에 멈추고
난 만원짜리를 통째로 기사아저씨 손에 던지는 미친짓을 해버렸다.
"희원아_!!!!!!!"
.....
.......
어이없게 활짝 열리는 문.
쿵쾅쿵쾅_
신발을 신은채로 이곳저곳을 마구 쑤셔보지만..
...그 어디에도 희원이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장식장위에 올려져있던..
희원이네 가족사진이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불안한 예감에...
입술을 덜덜덜 떨어가며.. 침착하게 생각을 짚어내기 시작했다..
..그 언젠가..희원이랑..이런말을 한적이 있었어....
..
희원아.들었어?옆반애네 큰오빠.약먹고 자살했대..
....걔 학교 안나왔겠네
응...얼마나 아펐을까.목에 약이 걸려서..우웩 ㅠ_ㅠ
.... 차라리.뛰어내리지....
-0-..야.뛰어내리면 머리 다 터지구..얼마나 아퍼!!
......단 1초면 끝나.그리고..그게 떨어지기 전에 심장마비로
죽어버린대..몇초동안은 하늘에 떠있을수 있잖아..기구나 줄없이...
-0- 뭐어_?이 싸이코 같은놈!!
...
.........
무모한 생각인거 알지만..
순간 내 머릿속을 스쳐간건 이 아파트의 옥상이였고..
심하게 떨리는 입술을 진정시키며..
계단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문과 가까워올수록..
머리와 가슴을 심하게 죄여오는 끔찍한 장면.
콰앙_!!!!!!!
"희원아!!!!!!!!!!!!"
하........
난간에 서있는 희원이의 뒷모습...
한쪽손엔 가족사진을 들고....
... 주체할수 없을만큼 떨리기 시작하는 팔과 다리..
"..희원아_!!!제발!!!안돼!!!!!!!
제발!!내려와......바보야..너 거기서 한발자국만 더 가면 죽어..
생각도 못해..이건 아니야....죽는거야..그거..죽는거야.희원아..
제발..내려와..."
...
.....
하늘을 향해 두팔을 들어보이는 희원이..
..안돼..너가면..나 죽어...
"강희원!!!!!이 병신새꺄!!!!... 내려와..내려와서 얘기해!!!
내가 너 다시 웃게 만들께...내가 니 옆에 있을께..나 죽는한 있어도
너 돌려놓을께..제발....나도 죽어.희원아....그러지마...가지마..."
...
.....
가까이 다가갈수가 없다.
이대로 손끝만 다아도...사라져버릴것만 같아서..
난..멈춰선 이 자리에서 놈을 바라볼수 밖에 없다..
"....넘기자..이번만 넘기자...니 옆에 나 있을꺼야...희원아..
나 봐..제발..제발......"
타악_..
난간 밑으로 뛰어내려..천천히 다가오는 희원이.
온몸을 지탱하고 있던 무언가가..
순식간에 녹아 없어져버렸다...
자리에 주저 앉아.
오열을 시작하는 나와...
그런 내 앞에 마주 앉아..
한쪽팔로 날 끌어안는 희원이..
눈보다..입이 먼저 울음을 터뜨려버린다.....
힘없이 사진을 떨구고..
이번엔 양손으로 힘껏 날 품에안는 희원이...
...
.....
시간이 얼마나 흐른걸까..
눈물을 비추던 해가... 달아나버리고...
어둑어둑한 하늘이 천천히 희원이의 얼굴을 가리워온다..
"..나.일주일만 시간줄래..은규한테..해준게 아무것도 없어..
웃게 만들어준일이..아무것도 없어.그래서....일주일만..일주일만 줄래
희원아..
......
....
은규야..
이게..너랑 나랑..
우리 예기 결말인가봐.....
.......그런건가봐...
\_ 다음날 아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탁탁.신발을 꺽어신고서 문을 향해 손을 뻗는데..
..신발장에서서 나를 노려보는 재광이놈이 눈에 거슬린다.
"..왜..왜그렇게 쳐다보냐..."
"강희원 만나.안만나"
"만나.."
"남자에 미친년..."
"뭐_?!?!"
..아무리 그래도
방금 이말은 충격이였어..-0-
스윽_부엌으로 가버리는 재광이.
..그래.내가 잘한게 뭐가 있단 말인가...
대문을 열어제끼자니.
심히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눈에 포착-_-
...은규의 티셔츠 하나를 달랑 입은 동남아가..
입에 칫솔을 문채 그의 가방끈을 붙들고 있었다.
"야_!야_!동남아!!"
"뭐?너 나 불렀냐.?!"
"너 그손 놓고 그 티 벗어-_-^"
"뭐래_?!"
울상을 짓고 날 바라보는 은규
"얘봐.미쳤나봐...지한테 뽀뽀하래.."
"뭐어_?!?!"
기가막힌 마음에 동남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넌 그걸 또 말하냐?!"
퍼억_ 은규의 뒷통수를 왼쪽 손바닥으로 강타하는 동남아.
저..저게..-0-..나보다 더 하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데..
삐걱.대문이 열리며 재광이 놈이 나온다.
역시 가방은 없다.-_-
오만가지 인상은 다 쓰고.신발은 꺾어신고.
교복 난방엔 고양이 털을 잔뜩 묻히고..-_-
외쌍커플 진눈에 잔뜩 힘을준채..
"와...야..쟤 교복입으니까 스타일 나온다..멋있는데?!"
동남아가 말했다.
"너 보라고 내가 멋있는주 아냐?-_-"
재광이가 말했다-_-
\ 학교_
일주일..일주일...일주일....일주일.........
"야.정원아.너 은규랑은 잘되가냐.."
"일주일.."
"뭐래...-_-..?"
"어..?아니야.."
..
"지영아.나 오늘 조퇴해야겠다_아프다 그럴까-0-!?"
"..조퇴를 왜해.그리고 전혀 아파보이지 않아-_-"
"..아니야.배아프다고 하면 될꺼야...
"너 요새 진짜 왜그래_!!!!!!!"
....
.....
벌떡 일어나버린 그녀-_-
멍한 표정의 선생님.
"저 조퇴좀 할께요!!"
이 기회를 틈타 가방을 짊어지고 재빨리 교실을 나와버린 나.
교실붕괴-_-
교무실로 쫓아가 오만가지 인상을 다 쓰고.
무모한 짓인건 알지만 저벅저벅 저벅저벅 은규놈의 학교를 찾고있었다.
10분가량이 흐르고..
쉬는시간종이 울리자.
안현고 정문 사이로 몇놈이 삐질삐질 나오기 시작했다.
잽싸게 핸드폰을 꺼내들어 은규의 전화번호를 누르려는데..
"넌 또 왜왔어!!"
"..."
불쾌한 이 목소리의 주인공.
"...어.김형팔.은규 어딨냐."
"은규 일찌감치 조퇴하고 연습실 갔다!왜!!이 오토바이 도둑년아!-0-!!"
"..뭐어_?!"
부쩍 살오른 얼굴을 배와 함께 들이미는 형팔이.
"내 오토바이 어떡할꺼냐!!너 빨랑 물어내!!"
"너 나 좋아하지 않았냐_?!어떻게 이렇게 돌변해!!-0-!!"
"하참..니 주둥이에서 잘도 그런말이 나온다!!!내 오토바이 찾아내!!"
"솔직히 잘된거지 뭘 그러냐.?!너 니가 그 오토바이랑 어울린다고 생각
해.?!"
"..-0-..나..참.할말없게 만드네..."
"너 그리고 도장에서 한번만 더 재광이 괴롭히면 죽어_!!상도 못받아
오는게..-_-^"
씩씩대며 두팔을 걷어붙이는 형팔이.
재빨리 놈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고 헐레벌레 교문과 멀어지기 시작했
다.-_-
내가 왜 이렇게 비굴해졌지..=_=
근데 이새낀 뭐 그렇게 중요한 대회라고 맨날 연습실로 박히는거야...
택시타고 도착한 연습실안.
과연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쩌렁쩌렁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왔다.
드럼소리.?
아.서현이 언니도 있나보다^ㅇ^
반가운 마음에 연습실 문을 향해 손을 뻗는데.
벌컥 열리는 문과 함께 나리가 쏟아져나온다.
"어.나리야.어디가."
"언니 남자친구 간수 잘좀해요!!진짜 저게 뭐야..!!"
잔뜩 심술난 얼굴을 푹 숙인채 입구를 향해 달려가는 나리.
"-0-너 근데 요즘들어 왜케 개기냐_!!!신나리!!!"
-_-나의 카리스마가 다 없어져버린걸까..?
아무 생각없이 무심코 문을 열어제꼈고
...
-_-...
노래부르는 은규와
그옆에 찰싹 붙어 종알종알대는 동남아가 보인다.
"어?정원이 왔네!!"
서현이 언니가 씽긋 웃어보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네..안녕하세요-_-"
"은규봐라?튀기랑 바람났다_♬"
"-_-..야.동남아..너 안떨어질래"
노래를 멈추지 않는 은규와 동남아.
성큼성큼 다가가서 억척스레 그들 가운데 끼어들어버리고.
나 너 떠난다 해도 동남아는 안돼.
내가 점찍어둔건 나리란 말이야 이 병아_!
슬쩍 고개를 돌려 날 보는 은규.
"너 왜 왔어.!!학교에 있어야되잖아_!!"
"조퇴했다_너볼라고!"
"너 미쳤냐_.!!이따 집에서 보면 되지!!"
"야.윤정원 뭐야.비켜!노래하잖아!!!"
어처구니 없게도 엉덩이로 나를 슬쩍 밀어내는 동남아.
힘에선 내가 딸릴지도 모른다=_=
그러나 버틴다=_=
"나가자.은규야.오늘 내가 쏜다"
처억.은규의 한쪽손을 꼬옥 붙들었다.
꿈쩍않는 은규.
"..가자니까.."
"..말했잖아.대회 끝나고 맨날 놀면 되지^-^
지금은 쫌만 참어 용가리.알았지..?연습해야돼.."
"맞어.너 좀 가라 제발" - 동남아-_-
"연습 내일해도 되니까 정원이랑 놀다와.너볼려고 조퇴까지 했대
잖어_!" - 서현언니.
고마워요 ㅠ_ㅠ 언니 ㅠ_ㅠ
제가 남자라면 언니를 찐하게 사랑했을꺼에요 ㅠ_ㅠ
"가자.신은규.제발.부탁이니까.."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 은규.
마이크를 꼬옥 붙드는 놈.
씨익 웃는 동남아.
"은규 안간대잖어_!!!빨랑 가 너.빨랑가!!!"
"..아..씨...진짜..신은규.너 나랑 있어야돼..그래야돼..."
심각해진 나의 목소리에..
스르륵 마이크를 놓는 은규.
"...있자..어.? 우리 같이 있는 시간 많이 만들자...제발...
1시간만이라도..같이 있어라....내가 너 많이 웃게 할께..
추억좀 만들자 은규야...."
조금씩 떨리는 내 목소리를 알아챈걸까...
서현언니가 말한다.
"은규야 가.너 지금 안가면 후회할꺼 같은데..?.정원이 애절하다..."
..
....
한참동안 마이크와 날 번갈아보다가..
내 손을 꼭 잡는 은규.
"가자"
"...응..^-^..."
발을 타악 구르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동남아-_-
"야!신은규!노래 들어준다며!!!!!"
"노래대신 정원이 소원 들어주고 오께_부르고 있어_♬"
이럼 안되는데..
이러면 자꾸자꾸 너 좋아지는데..
나한테 넌 얕아서도 안되고 깊어서도 안되는데......
은규 넌 끝없이 깊기만해..
힘없는 발걸음으로 연습실을 나섰다.
은규와 함께....
처음으로.
놈에게 팔짱을 껴보았다..
예상외로... 듬직하고 딱딱한 은규의 팔.
"우리.오락실 먼저 가자.같이 오락한적 없잖아!!"
"그래^ㅇ^"
"포토사진도 찍구.아이스크림두 먹구...니가 나 목걸이 줬으니까.
난 너 모자 사주께!!"
"난 모자 안쓰는데..."
"내가 사주는거니까 써..."
\ 지하 오락실
보글보글 중-_-
"야!!너 쳐먹을것만 먹지 말고 방울 터트려!!!!"
"난 바나나가 좋아_♬"
"이게..-0- 나만 계속 죽잖아!!!왕케익 먹지마!내가 먹을!!!.야아!!!!!!"
"왕케익도 좋아_♬"
-0-...
오락기에서 손을 타악 놓아버렸다.
전혀 개의치 않고 신나게 오락중인 놈.
"여기 나오는 보글이 용이네.?용가리...아싸아싸.왕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 오락기 화면에 뜨는 왕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꺄악꺄악 소리를 질러대는 은규놈-_-
"짜증나 너랑 오락 다신 안해!!"
오토바이 타기 게임 해야지..
자리에서 스르르 일어나 오토바이 타기를 찾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내 손목을 잡아버린다.
"뭐야 신은규 이런다고 내가 뭐......."
짜악_.!!!
.....
.....
은규와 나뿐이던 한산한 오락실.
멍.. 이 느낌밖엔 ..
정말 이 느낌밖엔 .....
정신을 차렸을땐.
희원이의 여자친구였던 기집애가 분노띤 얼굴로 날 올려다 보고있었다.
.. 얼얼하네..손 꽤 맵네 이기집애..
"..희원이 학교 왔냐..?"
"나쁜년..미친년.드러운년......"
...
이 기집애의 친구인듯한 년들 몇몇이 문가에 기대서서
비웃듯 날 바라보고있다.
그리고...
어느덧 내 뒤에 서있던 은규가 한치의 망설임없이 그 기집애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살짝 내려쳐버린다..
.....타격이 큰듯.. 한참동안 바닥을 내려다보고있는 여자..
"..왜 자꾸 애들이 너 건들이지..?.휴.빨개졌다..."
나의 붉어진 뺨을 어루만지며 은규가 말했다..
여자가 말한다...
"..하...너 강희원 친구 아니야 ?"
"희원이 내 친구 맞어"
"너도 참 불쌍하다..어.?나같은 애 또 있구나..?.하..기가막혀서.."
"너만 불쌍해.."
내 어깨를 감싸쥐고 여자를 지나치려는 은규.
그때.. 분에 받친듯 여자가 소리친다..
"넌 걔 안역겹냐??!니 친구 강희원이랑 눈맞아서 가증떠는데
안역겹냐구!!!!!!!!!!!!!!!"
...
......
"너 교회 안다니지..?"
뜬금없이 교회 얘기를 꺼내는 은규.
"......"
"오늘부터 다녀.그러면 믿음이라는거 가르켜줄꺼야..."
..
왜 끝까지..믿는다는 말로 나 못떠나게 만들어...
지금부터 준비해야되는데...
도저히..할수가 없잖아..
건물을 나오며..
차가운 손으로 연신 내 뺨을 어루어만지는 은규.
"..포토 찍으러 가자."
"..은규야.."
"응"
"...넌 왜 ..나 끝까지 믿어....?..몇미터 멀어졌어.몇미터 멀어졌어..
그런말 왜 안해....."
".... 천미터 넘게 멀어져도..
내 눈은 너 꼭 찾아내거든.그래서.그런건. 아무 소용없다는거 알았
어...."
....
....
"..최악의 상황에서도..넌 나 믿을꺼야...?..정말..내가..
못된짓 해도.미운짓 해도...?"
"..너도 나 믿잖아"
"...."
"그래서 나도 너 믿어.그거 우리 둘이 말없이 한 약속이잖아..^-^.."
고개를 떨구었다.
은규의 맑은 눈을 똑바로 올려볼수가 없다..
탁한 내눈으론..
은규의 눈을 볼수가 없다..
포토샵안..
반으로 나눈 포토사진은 그야말로 흑과백.-_-
어두침침한 내 얼굴과.
한없이 밝은 은규의 얼굴.
"어_!용가리 인형!!"
옷가게에서 놈의 모자를 고르고 있는데..
장식대에 진열된 인형 머리를 집어드는 은규.
주인 언니가 장식용이라 아무리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졸라대며 결국은 돈을 지불하고 인형을 손에 넣은 은규.
청 캡 모자를 푹 눌러쓴 은규와.
인형을 품에 꼭 안은 나와.
그렇게 꼬옥 붙어서..나란히 발걸음을 같이 했다..
그날밤..
은규는 늦은시각까지 연습때문에 동남아와 귀가할수 없었고..
여전히 날 외면하는 재광이를 꿋꿋히 견뎌내며..-_-
인형과 함께 조용히 자리에 누웠다.
이제...5일남았다..
5일.....
....
은규는 나를 믿는데.. 내가 아무리 미운짓해도 나 믿는다는데..
내가 놈에게 해줄수 있는건..
5일이라는 시간밖에 없다..
그것밖에..없다...
D _ day 5 일
다음날.학교가 파하고 난 당연하단듯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문앞에서 너무도 당당하게 들려오는 동남아의 목소리-_-
"은규야.아니.그부분 너무 오버했어.호소력 짙은것도 좋지만 니감정보다
오버되는건 듣는 사람이 버거워.."
난 너의 거무튀튀한 얼굴이 더 버거워-_-^
짜증스러운 마음에 벌컥 문을 열어제꼈다.
열심히 노래중인 은규.
대체 동남아가 뭐길래 매일 놈의 노래를 들어주는거야-0-!!!
나 참 이해할수가 없네-0-
"야!신은규!나가자!밥먹자!!"
..
....나의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멜로디를 흥얼대는 놈
잔뜩 화가난 얼굴의 나리도 보이고
곁눈질로 날 노려보는 동남아도 보이는데
나의 사랑 서현이 언니는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_-
"신은규!나가자!!나가자니까!!"
"나 노래하잖아_♬"
"노래 하는거 알어!!근데 나가자구.우리 그동안 안한거 너무 많다구 생각
안하냐..?!"
....
.....
투욱_.
은규의 손에 들려있던 악보가 땅에 흩어지고..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두걸음쯤 물러나야했다=_=
"너 왜그래.윤정원.대회 끝나고 많이 놀아!!!5일밖에 안남았어!!"
".......대회..날짜...5일 남았다구.....?"
"그래_!!우리 그때도 만날꺼잖아!왜 다신 안볼꺼처럼 말하냐구_!!"
은규목에서 딸랑이는 목걸이가.
울고있다...
나만의 착각일까..
ㅠ_ㅠ
"야 진짜 너 은규 애인맞냐?왜이렇게 철이 없어 기집애가??
너 좀 나가_!방해좀 하지마!!"
... 울컥 -_-^
"넌 뭔데_!!넌 은규 뭔데!!니가 왜 맨날 왜 은규 노래 들어주고
있는거야!!-0-!!!너 청주 안내려가냐?!?지금 노래듣는다 어쩐다해서
눌러붙어 있는거잖아_!!!"
"하.너 지금 뭔가 착각하고 있구나 나는.은규 노래 코치해주는 선생님
이지 너처럼 아무 영양가없이 은규한테 추근대는게 아니야_..알아듣겠
냐..?"
근데 저 기집애가 진짜.=0=..
"야.동남아 너 따라나와"
"누가 쫄주 아냐_!?!"
...
....
오늘에야말로 완벽한 기선제압을 하고 말리라 ㅡ.,ㅡ
그러나 나의 굳은 결심도 잠시.
"..너 혼자 나가 윤정원"
은규의 지친 음성..
무언가 굉장히 잘못 뒤섞여는 느낌이 자꾸든다.
"..은규야."
"..너 믿는데.넌 자꾸 왜그래...그만해 윤정원.
자꾸 나 흔들지마.. 나 노래 불러서 상금도 타고 싶고..
무대에서 신나게 노래하고 싶어.그러니까.. 자꾸 흔들지마.."
...
....그래....?
무대에서 신나게 노래하고 싶고..
상금도 타고 싶고 그렇단 말이지...?
아무것도 모르는게 ..
나한테 5일이란 시간이 얼마나 짧고..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그래.넌 상금이랑 노래랑 많이 많이 사랑해라..
난 혼자 5일동안 많이 많이 너 사랑할께...이래서 어긋나는구나 너랑나
..."
늘 주머니 한켠을 지키고 있는 칼을 꼬옥 쥐고서.
남은 한손으로 연습실 문을 열었다..
작게 터져나오는 동남아의 웃음소리..
"...넌 한번만 더 거슬려라..."
"뭐.?.윤정원.나한테 한말이냐...?"
콰앙_!!!!!!!!!!
급히 뒤를 따라나오는 나리.
"언니.언니 왜그래요.언니가 그러면 어떡해요!!
이번엔 언니가 잘못한거에요!은규 오빠 노래해야한다구요!
그 대회가 오빠한테 얼마나 중요한건데요!!
위로는 못해줄망정 왜 자꾸 오빠 힘들게만 해요 언닌.!!"
나리의 까만 두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렁그렁 눈물고인 나리의 눈..
...
마음 한쪽서부터 천천히 누그러지는 느낌..
"....이기적이라 그래.언니가..
은규 혼자 보고 싶어서.은규랑 더 있고 싶어서..
언니가 이기적이라 그래..후..나리야..부탁있어.나리한테"
"...이기적이면 안돼요.그럼 오빠 그 껌둥이 언니한테 오빠 뺏겨요!!
언니라서 허락한건데.왜 자꾸 모나게 행동해요...오빠좀 제발
행복하게 해주세요 ..."
"..언니 가면.나리가 해줘라.은규행복하게.."
"....네...?"
"..그래줘...은규 질투 많어서.딴남잔 만나면 안돼..
딸기 아이스크림 제일 좋아하구..먹을땐 입에 뭍히고 먹으니까 니가 손수
건 가지고 다니면서.."
"..무슨소리 하는거에요 언니..왜그래요.."
"아직은 아무말하지마.그냥 지금 믿을수 있는게 너밖에없어.
당분간은 너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꺼야.그래도 포기하면 안돼..
은규 외로움 많이 타서 혼자두면 안돼.
우정이랑..사랑이랑 한꺼번에 잃어버리면..
방황 많이 할꺼야..은규 밝은 노래 계속 부를수 있게.니가 도와..
말없이 나의 옷깃을 꼬옥 붙드는 나리.
굳게 닫힌 연습실 문 사이로..
은규의 슬프기만 한 목소리가 조용히 흘러나온다..
집에 돌아오는길_
오늘은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하루가 가버렸네.
너 웃게 만든다고 다짐해놓고..
이게 뭐냐..그치..?
=_=..
저 멀리서.
소현언니와 왠 남자 형상 하나가 눈에 뛴다.
..
..찌푸리고 다시 보니 재광이다-_-
.....
굉장한 시력을 갖고 있는 놈이
멀리 있는 나를 위아래로 흝어보더니_
오만가지 인상을 다 쓰며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_-^
관둬라 이놈아-0-!!나도 인젠 비굴하게 나가지 않을테다.
어깨를 꼿꼿히 펴고 눈을 부릅뜨려는 찰나
"..윤정원."
등뒤에서 들려오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이 목소리.
이러다가 내 심장은 얼마가지 않아 여러동강으로 갈래갈래 찣어지고
말것이다.
"강희원!!!!"
울그락 불그락 흥분한 재광이 놈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고
난 내 등뒤에 서있는 희원이의 손을 붙들고
걸음아 날살려라 골목 어귀를 향해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하아>_<
하아>_<
달려야 할 정확한 이유도 모른채 내 손에 이끌려 헐떡이기 시작하는
희원이
"야..하..윤정원..너 니 동생땜에 이래..?!아..진짜..미치겠네..
숨차!!"
"..-0-.."
빼꼼히 희원이 머리뒤로 전방을 살피자니
50미터 밖에서 미친듯이 나를 뒤쫓는 재광이가 보인다
맙소사.소매까지 걷었어-0-!!
"..하아..>_< 지금은 그냥 달려야돼>_<
너보다 어린놈한테 쫓기는거 쪽팔리겠지만>_<
너도 저놈 승질머리 알지..?하아...하아..."
"아_진짜!이게 뭐야!!!싫어!내가 왜 이래야돼!!!나 안달려!!"
손에 힘을실어 나를 자리에 멈추게 하려는 놈
-0- 나는 필사적으로 놈을 끌었고..
지도 남자라고 꼼짝 하지 않는다.
점점 가까워오는 재광이의 붉은 얼굴_!!!
안돼!!!!!!!
"달려!제발!희원아!아악!나 정말 이제 싸움이라면 지긋지긋하단
말이다!!-0-!!"
"..대신 오늘 새벽까지 같이 있어주기다."
"뭐-0-?!?!뭐라고?!?"
얘는 또 뭐라는거니-0-
악!재광아!!!!!! 그렇게 빨리 달려오지 않아도 괜찮다!!!!!!
발이 보이지 않는다-0-
"우리 누나한테 우어어_!손대지마!썅새꺄!!!!!!"
난 낚아채다시피 희원이의 손목아지를 잡고서
머리끈이 끈어지도록 마구 두발을 내딛기 시작했고
우리의 쫓고쫓기는 경주는 20여분간 계속되었다
갈고닦은 운동신경으로 바닥나지 않는 남매의 체력
어찌됐든 이젠 내가 희원이에게 끌려 가는 신세
재광이놈에겐 이 광경이 용서할수 없는 한컷이였나보다-0-
"너 이새꺄!우리 누나 손 안놔!?안놔!?!?!?야아!!!!!!
아오!!!아오!!!넌 잡히기만해!!!!!!아오오!!!!!!!!!!"
그렇게 한참을 달리는데
슈웅-0-
멍한 표정의 서현언니가 빠르게 지나치고-_-
그다음으로 슈웅-0-
동남아 년의 거무튀튀한 얼굴이 두번째 풍경으로 빠르게 지나친다.
그 뒤로 믿을수 없다는 표정의 나리얼굴
.....
.......
불안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하고_
그다음은 짜자잔
기타를 맨 은규의 얼굴
난 반사적으로 뒤돌아서 놈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우뚝_ 자리에 멈춰서서 밴드 일행들과 함께 멍하니 나와 희원일
응시하는 은규의 모습-_-
이내 빠르게 놈을 눈뒤로 넘겨야했다.
앞서서 달리던 희원이 놈이 헥헥대며 말한다
"이대로 달리면 끝도 없어...
하아..니동생 아직도 쫓아오냐..?!"
"응!ㅠ_ㅠ!!"
잠시 멈칫하는 희원이.
안돼-0- 이러면 잡히고 말아!!
난 놈의 한팔을 마구잡이로 흔들었고.
셔터가 반쯤 내려진 한 건물로 빠르게 눈을 돌리는 희원이
재빠른 동작으로 날 그 안으로 쑤셔넣더니
이내 자신도 쏙 건물안으로 들어와버린다
반쯤 열린 셔터 밑으로 슬그머니 밖을 내다보자니
한도끝도 없이 앞을 향해 달려가는 재광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진작 이럴것을...ㅡ.,ㅡ
땀으로 뒤범벅된 얼굴..
난 한손으로 쓱쓱 얼굴을 닦았고..
자리에 털썩 앉아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희원이가 있다
까맣게 빛나는 희원이의 두눈
"아까 쫓아오는거 봤냐_?!완전히 미친놈이야..아오.진짜..은규가 봤어.어
떡해.."
"...어차피 알게 될꺼잖아..."
"..어.?.어.."
어두운 이 좁은공간-_-
놈의 가쁜 숨소리가 잠시동안 건물안을 메우고...
뭐 이러냐-_-^
온통 시멘트 투성이라 그런지.. 으슬으슬 추워온다.
몸을 웅크리는 내게.
희원이의 잠바하나가 투욱 던져졌다.
"어..?괜찮은데.너 입어.."
"입고있어..."
...
민망한 침묵이 10여분간 흐르고.
"나가자.."
문밖으로 머릴 쑥 내미는 날.
터억 잡아버리는 놈.
30cm 정도의 거리로 가까워진 희원이의 얼굴
얘 눈이 .. 이렇게 맑았었나....
"되게..보고싶더라..."
"어..?..어..잠깐만.시원한거 사올께...!!"
도망치듯시피 건물을 나와.
벌개진 얼굴을 쓱싹대며 슈퍼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바로 옆옆 건물에 위치한 편의점
조심스럽게 안을 살피고.-_-
터벅터벅 들어가 초코우유를 집어들었다.
아..맞다.희원인 우유 안먹지.다시 초코 우유를 하나 내려놓으려는
찰나.
거칠고 음슴한 남자의 숨소리가 귓가에 강하게 와닿았다
"....초코우유를 좋아하나봐요...=_=^"
....독한놈....
"...내가졌어..-_-.."
분노에 가득찬 재광이의 얼굴.
바닥에 떨어진 초코우유.
웅성대는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난 비굴한 모습으로 재광이의 손에 질질 끌려가야했다.
잔뜩 골이 난 재광이=_=
놈이 잡은 손목은 빨갛게 부풀어오르기 시작하고..
정말 화가 단단히 난듯..
"..너 아까 쫓아오는데.진짜 무섭더라.근데 나 걱정한거 맞지..새끼.
누나 끌려갈까봐.근데 그런거 아냐.내가 희원이 붙들고 뛴건데 뭘.."
"은규형이 본건 아냐_!?!?!?"
"..응."
"넌 강희원 그새끼 죽어도 못만나!!!온세상 인간들 다 만나도
걔 하나는 절대 못만나!!내가 살아있는한!!알았어_!?!?"
"-0- 새꺄.알았는데 손좀 놔봐!!!!!!!!"
"또 토낄려구_!?!?너땜에 내 핸드폰 떨어트렸잖아!!!!!!!!!"
"희원이가..그렇게 싫으냐...?"
"소현이 애인보다 더더더 싫어_!!!됐지!!"
그래.알만하구나
쫍-_-
그나저나 희원이놈은 나 기다리고 있을터인데.
이일을 어쩌면 좋으나=_=
입고있는 희원이의 잠바를 한번 바라보고.
이내 내 손을 꽉 잡고있는 재광이놈 손을 바라보았다.
터덜터덜 걸음으로
집근처에 다와갈 무렵
"...."
대문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은규와 동남아가 눈에 들어온다.
대문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은규와 동남아가 눈에 들어온다.
죄진 사람 마냥 푸욱 고개를 수그려 버렸다-_-
이번엔 약속하고 만난거 아닌데
정말인데..=_=
은규와 나를 번갈아보더니
"정원이 죽지 않을만큼만 혼내주세요!!"
-_- 퉁명스레 이 한마디를 내뱉고는
콰앙_!!
대문안으로 들어가버리는 재광이
순간 푸푸년(여자임-_-)을 어떻게 요리해먹으면 좋을까
라는 생각들이 빠르게 머리를 섞어놓았다.
"..아.나는..그래..아.그래.난...
잡혀버렸다 재광이한테.."
이게 아닌데..=0=..
"..미안하구나.그런 모습 보여서.
하필 거기서 볼께 뭐냐.."
이것도 아닌데..=0=...
아..이런..
더듬더듬 ..-0-
빤히 날 올려다보는 은규.
피식피식 웃는 동남아년
은규의 잠바를 걸치고 있다.
저년이 올라올때 옷을 안갖고 왔나!!-0-!!!
그리고.돌발적인 일 하나가 벌어진다.
말없이 동남아가 입고있는 자신의 잠바를 홱 뱃겨버리는 은규
탑 하나를 입고있던 동남아가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고
"꺅 왜이래!신은규!!"
척척척_
앞으로 다가와
내가 걸치고 있던 희원이의 옷을 거칠게 벗겨버리는 은규.
그리곤..
자신의 잠바떼기를 빠르게 입혀주는 놈.
두려움에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는 나-_-
"왜입어_!니가 걔껄 왜 입냐구!!!!!!!"
"......-_-..미안해.."
말없이 쏘아보기 시작하는 놈-_-
자신의 차디찬 두손에 나의 손을 마구 비비기 시작한다.
"손은 됐고... 또 뭐했어"
"..암것도 안했어.."
"..희원이가 나랑 친구 안할꺼래.
이젠 내가 아니라 너 지킬꺼래."
"....어..그랬구나..."
"난 너 믿으니까 상관없어.5일뒤에 대회야..
너 나한테 올꺼잖아.그치.."
...
...제발..믿는다는 말좀 하지마라.
..그럼 정말 내가 할말이 없어진단 말이야..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나 5일뒤에 희원이한테 가야되는데..
그래야 되는데...
고개 더 깊이 숙여야된단 말이야..
땅밖에 못본단말이야..
"5일뒤에.올때.빨간옷 입고와.아니아니.
내가 얼룩말 무늬 모자 사줄테니까 그거 쓰고와.그래야 너 쉽게 알아보
니까.."
...
5일뒤..?
...휴..
그때 나 니옆에 없어 임마.
"5일동안 맹연습 들어가서.정말 얼굴보기 힘들꺼야.
대회 끝나면.새벽에도 맨날 붙어있자.알았지"
"............"
내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더니.
3초간 힘껏 나를 안아주고.
다시 몸을 떨군채 씨익 웃어보이더니.
희원이의 잠바를 안고서 집으로 들어가버리는 은규
옆에서 뭐라뭐라 쉴새없이 떽떽대는 동남아-_-
망할년
몸매 잘빠졌네-_-
씁쓸한 기분으로..
은규의 잠바를 꼬옥 동여매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_- 드르륵 문을 열자마자
의자에 덩그라니 앉아 나를 노려보는 푸푸년 ( 결코 노려본적 따위 없음)
"뭘봐 이년아-0-!!!!!"
"냐아옹!!-0-!!"
"이 못생긴게..눈 안깔어!!!-0-^!!"
"냐옹_냐옹!!"
-_-^ 성큼성큼 푸푸년에게 다가가려니
"윤정원!!!!!!!!"
재빨리 재광이의 품으로 쏙 안겨버리는 푸푸년.제기랄-_-^
후다다닥 방으로 뛰어들어와버렸다.
언제부터 내가 고양이보다 못한년이 됐단 말인가..
저 망할년
생선 까시 다신 주나 보자
그날밤
희원이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
"...왜 안왔어.."
"..어.!희원아!진짜 진짜 미안!!아까 재광이한테 끌려왔지 뭐야ㅠ_ㅠ
많이 기다렸었지...진짜 미안..진짜미안.."
"아냐.됐어..5일뒤에..보자..카페 통째로 빌렸다..너랑 나랑 파티할려구"
"...파티...?"
"..어.그날.우리 시작하는 날이잖아.그날부턴..매일매일 있어주는거다."
..
...슬픔이 가득 배인
희원이의 젖은 목소리.
"..희원아.그날 은규 공연날인데...
...그거..보고 갈께...그럴께..."
"...그날 우리 시작하는 날이고..
그런날 너 다른놈 옆에 있는거 싫어..오후 6시야.
우리 자주가던 카페로 오면돼..끊는다..잘자라.."
이제 은규는.
희원이에게 있어서..친한 친구가 아닌.
다른놈이 되어버렸다.
그후로 5일이란 시간이 야속하게만 흘러버리고.
우연히 은규랑 마주칠때마다.
놈은 말없이 씨익 웃어보이기만했다.
연습에 쫓긴 야윈 얼굴로.
말없이 손을 꼬옥 잡으며..씨익 웃어보이기만 했다.
★ D_DAY START
오후 4시경.
은규가 손에 쥐어준 얼룩말 무늬의 모자를 꼬옥 쥐고서
안절부절
모처럼 차려입은 정장차림으로
집안 이곳저곳을 헤매며 안절부절
아침에 마주친 은규
회상중_.
오늘 단 하루를 위해서 하얗게 탈색한 머리
눈썹과 귀엔 달과 별 모양의 피어싱악세서리가 주렁주렁
해골모양이 이리저리 박힌 까만 티에.
주먹만한 목걸이에.
뽀얗게 빛나는 얼굴에..
눈밑에 반짝이에..
나리한테 파란 렌즈를 빌린건지-_- 반짝반짝 빛나는 파란 눈알에.
여지껏 본것중에 제일 근사한 모습으로
이놈이 내꺼 맞나 라는 의구심히 절실히 드는 근사한 모습으로
거의 벗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남아와 함께
밝게 웃어주던 놈-_-
"이년은 뭐야-0-"
"난 베이스다 어쩔래 이년아-_-!!"
제기랄-_- 그래서 왔던거구만.
"..오늘 대회 잘해.."
... 힘없는 나의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얼룩무늬 모자를 씌어주던 놈
"너도 올꺼잖아!!이거 쓰고와.미리 와있어야돼 그래야 잘볼수있어!!
먼저 119에 신고해놓고 와.너 쓰러질지도 모르거든 히_"
"..나.있잖어.은규야.."
"간다_!!!이따보자!!!아!떨려_!이따 봐 용가리!!"
회상끝.
....
......
난......정말....
신발을 신고.대문을 미는데..
머리가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휴....
...가자..
마음을 굳게 먹고..
천천히 골목을 벗어난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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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소설]
도레미파솔라시도 61 ~ 70
베라★방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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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802
03.11.15 22:03
댓글 87
다음검색
은규,, 기억상실증에 걸리는데,,, 그 떄 가슴 너무 아프더라구요,ㅋ 근데 나중엔 잘 됩니다, 너무 슬퍼요ㅠ^ㅠ
기억상실증이 아니구요ㅠ-ㅠ 사고때문에, 바보가 되어버려요ㅠ_ㅠ ... 그래도 나중엔, 정원이가 돌려놔요 , 희원이- _-... 난 당신을 영원히 원망할껍니다- _-.
희원이미워잉~ㅜ0ㅡ 근더l 은규 불쌍하당..
은규 너무 불쌍하다...희원이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일부러 은규랑 떼어놀라구 그러는건데...나쁜놈이야> <
희원이도매력적이고 은규도 넘 조 아,,,, 어케ㅜㅜ 둘다 넘 멋 있어
이거 퍼갈거l요 >ㅁ<
우잉 희원이 말고 은규한테 잘해주지;; 근데 어뜩해 보면 희원히도 불쌍해ㅠ
................................................우정죽인다 ㅋ; 은규 조따불쌍해 ; 그러며언; 은규내꺼할래 > _ <
슬프다 ㅠ.ㅠ
어뜨케 어뜨케 ㅎㅎ
정원이 은규 희원이 다불쌍해 ㅠㅠ
책으로읽고 2번읽는건데, 아. 은규진짜 좋아해요,소설속인물들, 세상에서. 은규가 제일좋은걸요. 제가 왜 안읽냐면, 이거. 안읽었던이유가....... 은규중독증다시걸릴까봐.그런건데 아악. 은규진짜멋있어.
휴우,,은규는 정원이맘 모르고. 정원이는 은규맘 모르고. 엇갈렸다.ㅡ.ㅡ이거 읽다가 눈물 난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정말 어뜨케요..ㅜㅜ 은규랑 정원이랑 엇갈리고.. 다들 슬퍼할텐데........ ㅜㅜ 희원이가 포기 해주었으면 좋겠다..ㅜㅜ 아~~ 슬퍼라
희원이가 포기하면 조케따ㅜ 지금도 그 동남아가 나쁘거l 느껴진다..... 나 노나l 잘하는 사람이 좋던데..^^
=_= 희원이가 포 기 했 으 면 조케따 그리고 동남아 짜증난다 -_-
글게요.. 동남아 주제에 감히!!! 누굴 넘봐! 글구 희원이가 다시 좋은 친구 가 됬으면 좋겠다...ㅎ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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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는 진지한데 가슴이 타네요.ㅠ_ㅜ
희원이 왜 정원이를 좋아해서,, 나 같은 은규에게 갈 것 같은데,,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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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 나 은규 너무 좋아 내가 소설속 인물이엇으면 조켓어 ㅜㅜ 미칠것 같아 흑..ㅋ 좋아서 미칠것 같아요 ㅋ글구 희원이엿나?강희원 완전 주겨버리고 싶어
흐l원ㅇl가 정원ㅇl 배신하는거아냐???? 그럴거같어,,,ㅜㅠ 왠지 불길해 ,,크`~흠 ...그나저나 다 잘됬음 좋을텐ㄷ ㅔㅋㅋ동남아하구 희원이 잘 어울릴텐데 우키키
재미있어요..근데 희원이 아빠는 다시 원 상태로 못돌아오나요?
아~~~ 어떻게 희원이가 정원이를 좋아하고 은규도 정원이를 좋아하고 정원이도 은규를 좋아하는데 희원이 한테 가야하는데......... 은규가 불쌍해ㅠ_ㅠ 아아아아아아아앙~~
희원아......제발....... 은규랑잘되게해줘!!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난 희원이싫던데...은규♡정원
ㅠ.ㅠ
은규 기억상실증걸리고 바보 된데요 생각하니까 넘 슬프다ㅡㅜ
희원이가 너무 멋지당~!^_^
ㅋㅋㅋ재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