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또의 세계자전거여행-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자전거여행 총정리!

[엘레또~]

안녕하세요. 자전거로 세상에 발퀴자국(발자국+바퀴자국)을 남기고 있는 레또입니다.

그동안 올린 메콩강3국(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자전거여행기를 나라별로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여행기간 : 2011. 12. 12~2012. 3. 21. (총 101일)

2. 여행경로 : 몽카이 - 하노이 - 나메오 - 샘누아- 사바나켓 - 휴에 - 다낭 - 팍세 - 크라체 - 프놈펜 - 씨엠립 - 포이펫

3. 주행거리 : 4312km (총누적거리 9324km)

베트남

2011년 12월 12일, 여행시작 110일 만에 마오의 나라 중국을 넘어 호아저씨의 나라 베트남으로 넘어 왔습니다. 베트남 첫인상은 그냥 작은 중국 같더라고요.

하지만 여행 시작과 함께 중국과 전혀 나라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저 갑자기 커진 화폐단위에 잠시 동안이나마 졸부가 되었고....

마오쩌둥 초상화와 한자는 호치민 그림과 베트남 문자로 대체되었죠.

마지막으로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중국인들과 달리 베트남 사람들에서 삶에 대한 여유와 밝은 미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하면 하롱베이! 안타깝게도 날씨가 좋지 않아 황홀한 일몰 감상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황산부터 장가계 그리고 하롱베이까지 멋진 자연 경관을 보는 날에는 어김없이 먹구름과 비가 오고 있으니...아마 제 여행에 마(魔)가 낀 거 같습니다.

세계에서 인구대비 오토바이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베트남이라 익히 들어왔는데 하노이에 입성하는 순간 이 말이 뻥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웜샤워를 통해 만난 캐런(왼쪽에서 3번째 흑인여성) 덕분에 하노이에서 두 다리 편히 뻗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자전거여행자부터 한국인 국제학교선생님까지 캐런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쌓을 수 있었죠. 아직도밝고 따뜻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 준 캐런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네요.

다음으로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로 향했습니다. 높은 오르막, 갑자기 추워진 날씨, 강한 바람까지 처음에는 고생했지만 어느새 금방 적응 해 갔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산맥을 넘어 베트남내 소수민족인 화이트따이족이 거주하는 마이차우라는 작은 시골마을에 다다릅니다. 이곳에는 그동안 흘린 땀방울 수만큼이나 커다란 보답이 기다리고 있었죠. 마치 파도 물결 같이 일렁이는 환상적인 논을 시작으로...

멋진 시골풍경이 라오스국경까지 쭉 이어졌고

무엇보다 대나무 집에서 현지인과 함께 보낸 하룻밤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라오스 북부를 지나 베트남 중부지방으로 들어왔을 때 멋진 운해가 반겨주었습니다. 동남아라도 중북부 산악지역은 정말 춥더군요. 가지고 있는 옷을 모두 껴입고 달려도 조금 과장해 추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여행 시작 후 처음으로 추방(?)당하는 수모도 당했죠. 그동안 만났던 베트남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유난히 저를 의심했고 경계를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국경접경지대라 그러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트남에 다시 들어 왔을 때는 운 좋게도 베트남최대명절 텟(Tet)기간이었습니다. 베트남은 1000년 간 중국의 지배를 받으며 유교문화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우리 명절모습과 흡사하더군요.

텟기간 동안 여러 번 잔치에 초대 받을 수 있었고 명절 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며 베트남사람들이 전해주는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 마지막 황실이 존재했던 역사도시 휴에(Hue)를 거쳐

베트남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하이반 패스를 넘어

베트남, 중국, 일본, 유럽문화가 교차하며 만들어진 작은 도시 호이안에 도착했습니다. 다양한 문물이 교류하며 요란한 섞임 속에 어떤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졌는지 아담하지만 밀도 있는 국제도시 호이안에서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 중부지방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베트남 내륙 산악지방을 관통하는 호치민하이웨이였습니다. 계곡, 정글, 폭포로 점철된 이 길은 환상이더군요.

뿐만 아니라 소수민족 마을도 많아 아이들의 소박한 미소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부터 열탕같은 불볕더위가 시작됐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가 더위를 찾아 온 거죠.

라오스로 가는 마지막관문인 아시안 하이웨이는 마치 청룡열차를 방불케 했습니다. 경사 10도가 넘는 오르막 뒤로 바로 내리막, 그리고 다시 오르막....헉헉 라오스를 코앞에 두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곳을 끝으로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라오스 남부로 넘어왔습니다.

라오스

라오스에 대한 첫 번째 인상은 고요함, 그 자체였습니다. 중국의 번잡함, 베트남의 활기참은 이곳에서 찾아 볼 수 없었고 자연이 들려주는 조용한 속삭임만 들릴 뿐이었습니다.

관광객이 거의 찾지 않는 라오스 북동지방에서 저는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동네를 지날 때마다 항상 아이들이 주위에 모여들었고 얼굴에 함박웃음을 달고 사바이디~,사바이디~(안녕하세요) 인사를 해 왔습니다. 흔히들 라오스를 미소 천국이라 부르데,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라오스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라오스 북부 산악지대와 악전고투하며 여행 시작 후 처음으로 자전거를 내 던지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넓은 평지는 눈 뜨고 찾아 볼 수 없었고 끝없는 업앤다운이 이어졌습니다. 가끔식 힘들 때마다 아이들 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

덕분에 여행 시작 후 10kg나 빠진 몸무게도 확인 할 수 있었죠.

산도 산이었지만 식당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결국 염치 불구하고 마을사람들에게 밥을 청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마다 흔쾌히 곳간을 열어 식사를 대접해 주었습니다. 밥에 간단한 풀 반찬만으로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그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자전거를 끌고 산악지형을 통과하는 나 자신도 대단했지만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높은 고도에서 불구하고 구간구간 마을이 존재했고 아이들은 항상 밝은 미소로 맞아주었죠.

라오스 북부지방을 돌아 중부지방 왔을 때는 날씨도 사람들 사는 모습도 확연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특히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 함께 한 나까이남 국립공원 횡단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죠.

아름다운 호수를 지나

국립공원 안에는 밀렵이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야생동물이 남아나지 않을 거 같았습니다. 실제로 커다란 보랏빛 사슴이 사냥 당하는 장면도 목격했죠. 눈물을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던 커다란 사슴의 눈망울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라오스를 달리며 진정 행복한 여행길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라오스는 특별한 관광거리는 없었지만 현지 사람들과 잔잔한 만남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반갑게 인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침햇살처럼 해맑았습니다.

여행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이런 라오스 아이들의 환한 미소만큼은 잊지 말고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2005년 태국 자전거여행 이후로 정확히 6년 만에 메콩강과 다시 재회했습니다. 메콩강은 그 때나 지금이나 그 모양, 그대로 유유히 태국-라오스 영토를 나누며 잔잔히 흐르고 있더군요.

라오스 남부는 야생 호랑이가 살고 있을 정도로 깊은 정글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도로 옆으로 칠흑같이 어두운 열대우림이 사방에 깔려 있었고 가끔씩 야생동물 울음소리로 들을 수 있었죠.

특히 라오스 남부 정글 속에 숨겨진 장관, 카탐톡 폭포(Nam tok Katamtok)는 대단했죠. 벼락 치는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한동안 이곳에서 발을 뗄 수 없었습니다.

크메르 문명이 남겨 놓은 걸작, 왓푸 탐방을 마지막으로

라오스와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캄보디아

캄보디아 첫인상은 "아! 먹을 게 많다" 였습니다. 워낙에 라오스 시골에는 먹을 게 없었던지라 더 그래 보였나 봅니다. 시장에서 파는 곤충, 거미, 뱀까지....정말 보는 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ㅎㅎ

이후 메콩강을 따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까지 내려갔습니다. 특히 스퉁트렝-프놈펜 구간은 메콩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가까이서 지켜 볼 수 있었던 최고의 기회를 선사했습니다.

이슬람을 믿는 참파족 사람들도 캄보디아 곳곳에 집단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게 특이하더군요.

캄보디아 사람들 웃음과 환대 속에는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대학살과 전쟁의 그림자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들의 따뜻한 정과 인심 덕분에 그동안 쌓인 여행의 피로와 외로움을 지워 버릴 수 있었습니다.

프놈펜에는 크메르루즈가 저지른 대학살과 캄보디아 인구의 30%가 죽어나갔던 끔찍한 역사가 생생히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프놈펜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빠뜨로 덕분에 일반 여행자들이 가보기 쉽지 않은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며 캄보디아에 대해 더 깊이 배우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프놈펜을 출발해 씨엠립에 향하는 도중 우연히 결혼식에 초대받아 졸지에 결혼식 사진가로 데뷔하기도 했구요.

앙코르왓은 역시 이름값을 하더군요. 앙코르왓을 3일간 돌아보며 인생에서 가장 놀랍고 경이로운 순간을 맛보았습니다.

캄보디아를 끝으로 101일 간 메콩강 3국 자전거여행을 마치고 태국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태국 남부까지 왔네요.

눈을 감고 가만히 지난 101일을 추억해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갑니다.

하노이 교통지옥, 라오스 산악지대 악전고투, 캄보디아 찜통더위까지....왜 좋은 일보다 주로 힘든 시간들이 기억에 생생히 남는 걸까요?

앞으로 말레이반도(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지나 인도네시아를 마지막으로 동남아여행을 마칠 예정입니다.

그 후 비행기 타고 스리랑카로 넘어가 인도와 주변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사건, 사고 없이 무사히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 해도 정말 하느님께 감사드리고요.

무엇보다 많은 분들께서 부족한 제 여행기를 보시고 응원을 보내주신 덕택에 지금까지 무사히 여행을 할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달아주시는 많은 댓글은 여행기 쓰는데 있어서 커다란 힘이 돼주었고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여행한다는 든든한 마음을 심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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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꼴라이]

이 여행은 꼭 한 번 따라해 보고 싶네요.
멋진 곳입니다. 인도챠이나.

[화랑이]

힘듬이 많을수록 얻는것도 많겠죠?
계속 화이팅 하시고 건강하게 여행 마치시길 바랍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호또리아]

힘든 여행에 더욱 많은의미와 보람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대망예찬]

정말 떠나고 싶다...잘보고 있어요

[check]

이렇게 떠날수 있는 용기에 박수칩니다. 저도 정말 가고 싶네요. 자전거를 타고 갈 만한 체력도 용기도 없는 저는 단순히 버스, 기차를 이용해서 가고 싶은데, 사실 혼자여행이라는게 쉽게 내키지 않네요. 좋은 여행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