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낙안 고기집소개(063-531-0800/1:정읍시 산외면 평사리 466-2)
음식 맛을 좌우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재료, 요리사의 솜씨, 음식을 먹는 분위기 등등이 그러하다. 그 중에서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가격이다. 음식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 먹는 사람의 만족감은 배가된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한다면 만족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칼국수가 만원이라면 아무리 맛이 있어도 상대적 만족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비슷한 환경을 가진 음식점에서 비싸게 받으려면 음식의 맛이 가격차이의 몇 배되지 않으면 손님이 꾸준하기 힘들다.
이러한 점에서 음식의 가격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답사를 다녀오면서 값이 음식 맛을 좌우할 정도로 저렴하게 소고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일인당 1만원 수준에서 소고기를 그것도 한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면 누군들 찾아가지 않겠는가. 게다가 고기의 수준도 괜찮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평사낙안(平沙落雁), 사전적의미로 펀펀한 모래톱에 날아와 앉는 기러기라는 뜻으로‘산세, 글씨의 잘 쓴 솜씨, 아름다운 여인의 맵시’ 따위를 비유하는 말이다. 이것이 이 집의 상호이기도 하다. 아취雅趣가 있는 이름만큼 건물이 아취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새로 지은 건물일 뿐이다. 어쨌든 이 집의 음식이 싼 것은 고기는 정육점에서 팔고 음식점에서는 숯불, 밑반찬, 밥 그리고 주류만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수산시장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육점은 음식점과 한 건물이기 때문에 고기를 사는 약간의 수고 만하면 된다. 고기를 직접 보고 사는 재미도 있어 실제는 수고라고 할 것도 없다. 어쨌든 약간의 수고가 음식값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고기값은 등심과 안심이 600g 한 근에 14000원, 생으로 먹는(이곳에서는 육사시미라고 불린다.) 우둔 역시 14000원, 그리고 육회가 12000원, 불고기용이 10000원에 팔고 있다. 이 곳에서 근 단위로 사가면 식당에서는 숯불과 상추 그리고 밑반찬을 근당 6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싸다고 밑반찬의 수준이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김치를 포함하여 예닐곱 가지가 제공되는 밑반찬은 지금까지 먹어본 웬만한 식당보다는 수준이 높다. 특히 남도 특유의 김치는 매우 수준이 높다. 또한 선지국도 나오니 밥 한 공기만 시키면 훌륭한 백반이 된다.
중요한 것은 고기의 수준인데 식당이 위치하고 있는 산외면이 한우특산단지로 지정되어 한우를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만큼 고기의 질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고기가 우리가 알고 있는 마블링이 많이 되어있지는 않기 때문에 약간 질긴데 고기의 씹는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상등품 수준의 고기이다.(마블링이 많이 되지 않은 것은 아마도 가두어 놓고 기르는 소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등심300g과 사시미300g을 주문하였는데 둘 다 만족할만한 수준의 고기였다. 특히 사시미는 우둔부위인데 쫄깃한 육질 그리고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다른 곳에서 먹어본 것에 비하여 결코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같이 간 잡지사의 사진기자와 둘이서 먹은 음식값은 고기가 등심 반 근, 사시미용 우둔 반 근, 합계 한 근으로 14000원, 밑반찬 값으로 6000원하여 모두 이 만원을 지불하였다. 고기가 600g이면 서울에서는 4인분이다. 요사이 웬만한 곳에서 등심이 2만5천 원을 넘으니 서울에서라면 10만원 이상, 비싼 곳이라면 12만원은 족히 들었을 것이다.
이 곳이 이렇게 싼 것은 주인의 전략이다. 직접 정육점을 경영하니 고기는 정육점 값으로 받고 기타의 것은 약간의 이윤을 더하여 받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이 통하였는지 평일 중에도 식사시간을 한참 넘은 오후 2시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한참 들어간 시골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다. 2팀은 버스로 온 단체 손님이었다. 하여간 싸고 푸짐하며 건물도 새로 지어 깨끗하였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최고인 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 신
가격은 앞서 말한 고기 외의 것은 사골이 130,000원, 우족 5만원, 등뼈 5만원, 곤자 5만원, 꼬리 5만원, 소머리 15만원이며 10만원 이상 주문 시는 택배도 가능하다고 한다. 택배는 진공포장하여 스치로폴박스에 얼음과 함께 포장하여 배달되므로 24시간 정도는 보존이 가능하다. 그리고 현지에서 살 때는 5만원 이상 구입 시에만 카드 결재가 가능하다. 점심을 먹은 후 등심과 우둔 사태를 포장해서 집에 와서 먹었는데 사시미로 먹은 우둔이 맛이 조금 신선하지 않은 것 외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경험상으로 보아 택배를 하여도 맛에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식당의 가격표는 구이는 근당 6000원이고, 사시미(소고기회)는 근당 5000원, 육회는 양념을 해야하기 때문에 근에 만원을 받는다. 이 외에 식사로는 순두부백반, 냉면, 된장찌개가 있는데 4000원이다. 기타 누룽지와 소면은 2000원을 받는다. 술은 서울과 같은 가격이다.
찾아가는 길은 고속도로 태인인터체인지에서 나와서 태인 읍내로 들어가 이정표를 따라 산외면으로 약 10km정도가서 산외면 소재지로 들어가면 된다. 기타 특수부위를 원할 때는 사전에 연락하여야 한다. 특히 사시미는 신선한 것이 생명이기 때문에 당일 한정분량만 판매하므로 사전에 연락하는 것이 좋다. (전화변호는 063-531-0800/ 011-757-2590)
마지막으로 이곳 바로 옆에는 전라북도에서 유명한 김동수가옥이라는 문화재로 지정되 한옥이 있다. 이미 소개한 곳인데 바로 옆이니 먹기 전 또는 먹은 후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첫댓글 전라북도쪽엘 가면 최성호님께서 말씀하신 요런 보물같은 음식점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더군요. 전 아버지따라서 몇번 가본 완주의 조그만 읍소재지에 있는 고깃집이 기억나더군요. 요집보다는 단가가 조금 쎈편이지만 사시미 400그램에 22,000원정도, 등심도 똑같구요. 희한하게 여기도 국물은 선지국물이 나오구요. 고기질은 서울에서 좀 한다는 고깃집질하고 비슷하구요... 전라도에서 번개한번 해야하는데...^^
벙개를..전라도에서..
예전에 전남 함평에서 육회와 육회 비빔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곳도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집도 선지국 나와여 글구 직접 만든 고추장은 완전 에술이었습니다. 이번에 하나 더 추가하면 되겠군요. 조은 정보 감사합니다. ^^ 참고) 대흥식당 061-322-3953
함평에도 역시 소고기회를 많이 먹습니다. 이러한 소고기회는 전라도에서는 일반적입니다. 예전 함평장터에서도 이러한 소고기회를 먹었습니다. 식당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함평에서는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