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드레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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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결혼을 여섯 번이나 하고 그중 두 명의 부인을 참수형 시킨 영국의 또라이.....아, 아니 영국의 왕 헨리 8세의 적장녀 메리의 초상화긔(1544년 제작, 메리는 1516년에 태어났으므로 그녀 나이 28살 때의 모습이겠네요). 그림을 잘 살펴보면 메리는 네크라인이 사각형 모양으로 재단 된 드레스를 입고 있으며, 옷 소매는 걷어 올려 팔꿈치 근처에 고정 시켜놨긔. 드러난 안감은 붉은 벨벳 재질이고, 안쪽에는 레이스 장식이 화려한 소매 하나를 더 입고 있는 모습이긔. 허리에는 보석으로 장식된 허리띠를 두르고 있고, 머리에는 둥근 모양에 벨벳 천이 매달린 덮개를 머리카락이 살짝 드러나도록 하여 쓰고 있긔.
보기만 해도 무겁고 답답해보이는 이 드레스를 당대의 여성들은 어떻게 입었을까요?
헨리 8세의 마지막 왕비 캐서린 파와 그녀의 시종들이 옷 입는 모습을 구경하러 1540년대 잉글랜드로 가보자긔!!!
먼저 이곳은 왕비를 모시는 시종의 침실이긔. 이 당시의 시종들은 자신들이 모시는 왕족이나 귀족보다 일찍 일어나야 했는데, 상사가 꼰대라서 지보다 일찍 출근을 강요했기 때문...은 아니고 왕족들이 세수하고 옷 갈아 입고 하는 모든 과정을 시종들이 도맡아 해야 했기 때문이긔. 왕비 옷 갈아 입는 거 도와주러 가려면 본인부터 옷을 갈아입어야겠져?
암튼 린넨 소재의 내의를 입은 상태에서 스타킹 먼저 신어주긔
이 때의 스타킹은 보통 면, 린넨, 울, 실크 등으로 만들어졌긔. 나일론이 아니니까 당연히 탄성이 없었고, 그래서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 기다란 리본을 무릎 아래에서 둘둘 감아 묶어주어야 했긔. 이렇게 해도 걸어다니다 보면 흘러내리기는 했다네요.
리본 모양으로 매듭 짓고 마무리하긔
민소매 형태의 드레스를 입는데 앞이 벌어져 있긔. 때문에 옷 가장자리에 뚫린 구멍에 끈을 넣어 고정해 주어야 하긔.
양인들은 18세기까지 옷의 앞-뒤-위-아래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던 거 같긔...^^... 내의나 앞이 터져 있는 가운처럼 단순한 디자인의 옷은 가능했지만 조금만 복잡해지면 다 조각조각 낸 다음 옷핀이나 끈으로 이어서 입더라긔......^^...
이 시종도 옷의 소매(슬리브)를 착용해주긔. 말이 좋아 소매지 사실상 팔토시와 다름이 무엇이져?
드래스의 어깨 끈 부분과 소매의 어깨 부분을 끈으로 이어서 묶어주긔
리본 매듭으로 마무리하면 끝!
그 다음에는 파틀렛이라는 걸 착용해야 하는데요... 이 파틀렛이라는 게 뭐냐면요...........
이렇게 생긴 물건이긔. 넥카라가 달려 있는, 매우매우 짧은 민소매 조끼라고 생각하시면 되긔. 시대를 앞서나간 노출 패션처럼 보이지만 당연히 이것만 단독으로 입으려고 만든 옷은 아니긔(이것만 단독으로 입고 다니면 지금 시대라도 경차렝 잡혀가긔..^^;;).
당대의 드레스들은 하나같이 네크라인이 사각형 모양(스퀘어)으로 재단 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신체 노출을 피하고자+보온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착용했다고 하긔. 네크라인 위로 드러난 부분만 가리면 되기 때문에 옷의 길이는 보통 가슴 위로 올라오는 게 대부분이었고, 네크라인 부분에는 넥카라를 달았으며, 벌어진 앞부분은 후크로 고정했긔. 이 파틀렛은 남녀 모두 착용했으며, 옆선은 봉재되어 있지 않고 트여 있었기 때문에 옷을 입은 후 겨드랑이 아래에서 파틀렛 앞판과 뒷판에 달린 끈을 묶어 고정해주어야 했긔. 캡쳐에는 안 나왔지만 끈 묶어줄 사람이 없는 시종은 미리 묶어 놓은 상태에서 입더라긔.
파틀렛 다 입으면 요런 느낌!
짧은 린넨 재질의 숄을 어깨에 걸친 뒤 옷핀으로 고정하긔. 영상에는 숄을 왜 걸치는지 설명이 안 나왔으나 이런 경우 대부분 시종들은 일을 해야했으므로 옷감이 더러워지는 걸 막으려고 or 햇빛을 피하려고 or 추위 때문이더라긔.
린넨으로 된 앞치마도 둘러주긔
머리도 감아줘야죠? 위생은 중요하니까여^^!
대야에 물 받아 놓고 머리 묶은 부분만 적시는 게 머리 감는 거넴...............^^...........
린넨으로 된 리본 끈을 넣어서 머리를 땋아주고
리본의 남은 끈 부분을 들어 올리면 머리가 쌱 정리되긔
리본은 쉽게 풀어지지 않도록 한 바퀴 돌려 뒤통수 부분에서 묶어주긔
머리 안 풀리게 헤어밴드도 착용하고요
역시 린넨으로 된 헤어캡 써주긔
출근준비 완료
IT'S TIME TO KILL THE BOSS
이제 왕비님 옷 입을 시간이긔. 헨리 8세의 마지막 왕비였던 캐서린이 시종들의 시중을 받으며 옷을 입고 있긔.
이 시절, 왕비와 귀족들이 입는 옷은 화려하고 복잡해서 시종들의 시중이 필수적이었고, 이에 따라 옷 입는데 시중 받는 것=돈 많고 지체 높은 신분이라는 표식이 되었다고 하긔. 그래서 혼자 입을 수 있는 옷도 꼭 시종들의 시중을 받았다 하긔.
린넨으로 된 내의를 입은 왕비 역시 스타킹을 신는 것으로 옷입기를 시작하긔. 울스타킹을 신고 흘러내리지 않도록 리본으로 고정해주고요
신발을 신긔. 앞코가 사각형 모양으로 된 낮고 펑퍼짐한 신발이긔. 이런 신발을 곰발바닥(Bearpaw) 혹은 소의입(Cow's Mouth)이라고 불렀다고 하긔. 아무튼 까만 가죽 재질의 구두를 발등에서 벨트로 고정하고요
힙패드를 착용해주긔. 이걸 착용하면 치마가 펑퍼짐해 보이고 상대적으로 허리는 잘록해보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하긔.
이제 패티코트 입을 시간이긔! 빨간색 울 재질의 패티코트를 캐서린이 편히 입을 수 있도록 시종들이 머리 위에서부터 아래로 옷을 넣어주긔.
어깨에는 어깨끈이 달려 있어 치마가 흘러내리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긔.
앞 부분은 끈으로 묶어 고정해주긔. 보면 옷의 상의 부분 길이가 거의 명치에서 허리 길이 정도 밖에 안 될 정도로 짧은 게 보이시죠?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는데, 이 옷은 패티코트(치마)이지 원피스가 아니기 때문이긔! 가뜩이나 옷을 더 껴입을 건데 여러벌 입으면 불편하기도 하긔, 상체가 부해보일 수 있으니까요(허리는 잘록하고 치마는 펑퍼짐한 게 당시의 미의 기준이었으므로...)
그래서 상체는 몸에 닿는 부분이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짧긔
아무튼 양쪽으로 리본을 묶어 벌어지지 않도록 고정해주고
패티코트 한 벌 더입긔...ㅎ...
이 패티코트는 허리 옆라인이 터져 있긔. 그래서 시종들이 양 옆에서 옆라인을 끈으로 묶어 고정해주긔.
에이프런을 허리에 두르는데... 당연히 일 하기 위해 입는 에이프런(앞치마)는 아니구요, 장식적인 요소를 더해주기 위한 에이프런이긔! 그래서 옷감이 저렇게 화려하넴 ㅋㅋㅋ
캡쳐 보시면 알겠지만 옷 다 입으면 저 부분만 딱 겉으로 드러나는데, 그래서 저 부분에만 화려한 천을 대주는 거긔. 지금처럼 물자가 넘쳐나는 시대가 아니었으니 최소한의 천으로 딱 보이는 부분만 화려하게... 나름 머리 쓴거긔 ㅋㅋㅋ
에이프런이 떨어져 나가 덜렁거리지 않도록 치마에 옷핀으로 고정해주긔
이제 가운 입을 차례긔. 가운은 어깨 높이에서 바닥까지 떨어지는 길이에 네크라인은 사각형으로 재단 되어 있고, 어깨는 딱 맞도록 재단되어 있으며, 소매가 길고 넓은 형태긔.
앞섶 벌어진 거 보이시긔? 옷이 어두워서 잘 안보이네요 ㅠㅠ 잘 보시면 앞섶이 벌어져있고, 스토마커(가운을 입은 후 상체 앞 부분에 덧대는 장식물)가 책 표지처럼 옷에 달려 있긔. 벌어진 앞섶은 코르셋처럼 끈으로 꿰어 고정하고
스토마커는 가장자리를 핀으로 꽂아 고정하긔
아직 안 끝났긔... 소매 입을 차례넴^^;;; 가운 소매가 넓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값비싼 옷인데 소매 끝이 더러워지거나 해질 수 있으니까 가운 소매를 걷어 올리고, 따로 제작 된 팔토시처럼 생긴 소매를 착용해야하긔. 한복처럼 소매 끝동 달아서 끝동만 바꾸면 될 것을....ㅠㅠ
저 팔토시는 보통 팔꿈치까지 올라왔긔. 저 위에 시종이 어깨까지 올라오는 팔토시를 착용한 것과 대조적이쥬? 왕족은 부자라서 옷을 많이 껴입으니까 팔꿈치 정도 길이면 충분했던 것 같긔. 팔토시의 양쪽 끝은 커프스나 리본으로 고정해 주었으며, 이 역시 밖으로 드러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화려한 장식적 요소를 더해 입었긔.
그리고 가운 소매는 팔꿈치 위쪽으로 걷어 올려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옷핀으로 고정해 주었긔.
파틀렛도 얹어 주긔. 시종이 겨드랑이 아래쪽에서 트여 있는 옆면을 끈으로 묶어 고정 해주긔. 앞부분은 후크로 고정하긔.
허리에는 장식용 허리띠를 착용하고요
머리에는 헤어캡을 얹어주긔
그리고 프렌치 후드(french hood)라는 모자도 써주긔
프렌치 후드는 이렇게 생긴 물건이긔. 둥그런 머리 덮개에 뒤 쪽으로는 베일(베일은 주로 벨벳 재질을 많이 사용했다고 하긔)이 길게 늘어트려진 모습의 모자긔. 당시의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그래서 항상 모자를 쓰고 다녔다고 하긔.
참고로 잉글리쉬 후드(English hood)라는 것도 있었는데, 위의 사진에서처럼 각진 모양에 베일이 달린 모자를 잉글리쉬 후드라고 불렀다 하긔. 잉글리쉬 후드는 언더캡을 따로 착용하여 머리카락을 일체 노출시키지 않아 프렌치 후드보다 보수적인 형태의 모자였고, 각진 모양을 따라 베일을 한 줄씩 대다 보니 뒤에서 보면 위의 그림처럼 역삼각형 모양으로 보이는 게 특징이었다고 하긔.
아무튼 그렇게 왕비님도 출근준비 완료... 옷을 다 입은 모습은 이런 느낌이긔.
마치 헨리8세를 조지러 가는 느낌적인 느낌의 사진으로 끗!
https://youtu.be/_tMECKG3YK8
봐주셔서 감사하긔!!!
첫댓글 머리 감는거 무슨일이긬ㅋㅋㅋㅋㅋ 저 모자는 볼때마다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름 제대로 알고가긔 정성스런 게시물 감사하긔!
아니 저시대 사람들은 옷을 대체 왜 조각조각내 입었던걸까요 지금처럼 더우면 반팔이나 민소매로 입은 것도 아니었을거면서 ㅋㅋㅋ 정성스러운 게시물 넘넘 감사하긔!!!
엄청 복잡하네요 숙부는 고무줄 달린 수면잠옷 입고 있는데
껴입는 게 많으니 핀으로 고정해도 찔리거나 하는 일이 별로 없었던 건지 궁금하냄 덕분에 재밌게 잘 봤긔 감사해요!
너무 재밌긔 ㅋㅋㅋㅋ
겹겹이 입는 게 넘 신기해여 진짜 무거울 것 같읍니다
으악 속 터져 죽는줄!! 여름에는 어쩌란 말이긔 쪄 죽겠긔
다 입으면 옷무게만 적어도 20키로는 되겠긔;;;;
리본 못묶으면 살아남을수없네요… 곰손인데…
오마이갓 너무 불편하긔
반나절만 지나도 목이랑 어깨 엄청 아팠을것같긔 ㅠㅠ재밌고 흥미로웠긔 정성스런 캡쳐와 설명도 넘 감사드리긔
소드님 덕분에 너무 잘봤긔!
우와 신기하긔 베어파우가 저기서나온 말이군요
오 즐겁게 봤긔~~
감사합니다. 잘봤어요.
너무 재밌고 잘 봤긔 ㅋㅋㅋ
한복입을 때 보면 복잡한 것같은데 이런거 볼 때마다 한복은 비교적 간소한 편인 것같긬ㅋㅋㅋ 근데 여름옷도 이렇게 입을까여? 여름에도 저렇게 패티코트 두벌씩 입으면 더위먹을 것같은데여ㅋㅋㅋ
호우 조각조각 연결해서 입어야하니 진짜 도와주는 사람 꼭 있어야겠네요.. 옷입는 시간 진짜 길었겠긔ㅋㅋㅋ
존잼..... 설명을 넘 잘해주셔서 사진만 봐도 움직임이 그려졌어요! 영상도 잘 볼게요 감사해요!!
넘 재밌긔 감사하긔!! 근데 진짜 비생산적이긔 와...
와우~ 대박 재밌긔! 이런거 궁금했는데 감사하긔!
너무 재밌게봤긔 감사합니다
와 너무 재밌게봤긔 복식사는 늘 봐도봐도 재밌긔 시종은 작업복 입는 건데도 왜케 복잡하냐긔 ㅋㅋㅋㅋ
정성스런 글 감사하긔! 당시 사람들 답답해서 어찌 살았나 싶은데 또 당시에는 저게 익숙하고 당연한 거였겠죠?? ㅎㅎㅎ
재미있긔!!!감사하긔 !!!
와 넘 신기하긔 정성 가득하네요 감사하긔
ㅋㅋㅋㅋㅋ머리 안 감고 이것저것 쓰고 두르는거 매우 킹받긔ㅠㅜㅋㅋㅋㅋㅋ
숙부님 감사하긔 이런글 너무재밌냄 ㅠㅠㅠ 동영상보다 숙부님들이 이렇게 코멘트 정성스럽게 달아주시는 게시글이 넘좋긔!!!!
와 저렇게 입기 힘든데... 어떻게 막 온실에서 밀회... 무도회에서 충동적인... 그런걸 어찌 했을까요
숙부님 설명이 너무 재밌긔ㅠㅠㅠ ㅎ ㅏ…. 머리감는거 증말…^^
넘넘 재밌긔
잼있긔 ㅋㅋㅋㅋㅋ입는방법 엄청 복잡하네긔 ㅋㅋㅋ
입고 벗는게 일이었겠긔 ㅋㅋ
어후 저걸 어찌 또 벗고 화장실은 어찌가냐긔..
넘 재밌긔 감사하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