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HL은 상하이 푸둥(浦東)공항에 DHL 동북아 허브를 건설하는 데 1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지금까지 DHL의 對 중국 투자 가운데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로 중국 시장에서 다국적 특송 업체의 각축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상하이나 광저우(廣州)의 ‘물류교두보’ 역할이 가시화되자 다국적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역 거점을 중국으로 설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각자 구체적인 서비스 방향은 달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동북아 허브의 전략적 요지
‘중국경영보(中國經營報)’ 보도에 따르면 11월 26일 그간 업계의 관심이 쏠렸던 독일의 세계적 물류업체 DHL의 동북아 허브 입지가 결정되었다.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던 인천공항을 제치고 상하이 푸둥공항이 최후 승자가 되었다. 이리하여 미국 UPS와 FedEx에 이어 DHL도 아태 물류 허브를 중국에 구축하는 대세에 합류했다.
허브(Hub)란 항공화물운송회사가 대량 화물을 중계 운송하는 중추 거점이다. 이를 통해 자체 항공수송 네트워크를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제고할 수 있다. DHL 동북아 허브 공정은 내년에 착공해 2010년 8월에 준공될 전망이다. 이 허브에 조업이 개시되면 시간당 최고 소포 2만 건과 서류 2만 건을 분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중국 화물 수용능력과 전 세계 파급력이 크게 증대될 것이다.
쉬커웨이(許克威) DHL 중화지역 총재는 “동북아 허브는 홍콩, 방콕, 인천, 싱가포르, 시드니의 허브를 집결해 아태지역에 분포한 50개 DHL 항구를 긴밀히 연결함으로써 아태지역을 관통하는 DHL의 전략판도를 형성하게 된다. 더욱 중요한 전략은 동북아 허브를 구축하면 독일을 허브로 한 유럽 네트워크와 미국을 허브로 한 북미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
DHL에 앞서 중국에 국제 허브를 구축한 양대 물류 업체가 있다. UPS는 DHL보다 7개월 앞서 상하이 공항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고 8월 9일 착공에 들어갔다. 부지는 DHL 허브인 8호 지구 바로 옆인 7호 지구이다.
뤄원핑(駱溫平) 상하이 해사대학(上海海事大學) 물류연구중심 부주임 겸 제3자 물류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화물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 허브항인 상하이에서 중국의 국제특송 약 40%가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리레이(李磊) 중신(中信)건설투자증권유한공사 애널리스트는 “과당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DHL은 유럽을 위주로 UPS는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제 각각의 업무 방향과 경쟁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실제로 4대 업체들은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므로 되도록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리쥔(李軍) 광다(光大)증권 애널리스트는 “허브 구축에서 국제특송업체의 중국 쟁탈 의지를 엿볼 수 있으며 갈수록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4대 다국적기업을 비롯한 외국계 특송회사가 중국 국제특급 운송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지금은 DHL이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앞으로는 지금의 점유율이 줄어들 것이며 UPS와 FedEx는 상승할 것이다. TNT는 육상운송에 주력하며 다른 업체와 다른 발전 노선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로컬 물류기업 압력 가중
리쥔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거두의 한층 차별화된 경쟁으로 중국 로컬 물류기업의 경쟁 열위가 두드러졌다. 국제특송 분야에서 우정(郵政) EMS 등 국유 물류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제한되어 있다. 민영 특송업체는 거의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지 않아 타격이 크지 않지만 중국 우정 및 일부 로컬 물류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우정업무가 위축된 주요인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체 화물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항공사의 항공기로 운송하고 외국에 도착한 후에는 타 업체의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국제 특송 업무가 제때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편 국제 화물 항공운수와 특송업에 종사하는 중국 항공사도 압박을 받고 있다. 리레이 애널리스트는 허브가 구축되어 가동에 들어가면 민항운수업이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2011년 항공화물운송시장을 미국에 완전히 개방하게 되면 중국 항공사의 자체 화물운수업 미래는 낙관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