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포천 평강식물원

[미루]

꽃보다 아름다운 ‘자연’이 숨쉰다 포천 평강식물원

고향에도 고향의 모습이 없다. 어릴 때 뛰놀던 숲과 들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 이제 고향에 가도 그리운 옛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암석원.

 포천시 영북면 우물목마을에 위치한 평강식물원. 이 곳에 가면 우리가 오래 전 잃어버린 고향의 자연이 고스란히 숨쉬고 있다. 과장스런 몸짓도, 화려한 포장도 없이 제모습 그대로 머물며, 깊어가며, 조락하는 자연이 그 곳에 있다.
 

고요와 안식을 주는 잔디광장.

 지난 5월 문을 연 동양 최대의 생태식물원인 평강식물원은 꽃보다 자연이 아름답다는 걸 한눈에 보여준다. 18만평의 드넓은 공간에 4,500여종의 식물들이 들판에, 연못에, 고지대에, 습지대에 맘껏 뿌리를 내리고 신명나는 대로 피고지고를 되풀이한다. 그야말로 식물들의 천국, 식물들의 고향이다.
 

연못정원.

 “어린 시절 뛰놀던 뒷동산이 그리워 식물원을 만들었다”는 평강식물원 이환용 원장은 7년여에 걸쳐 온갖 정성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철저하게 ‘식물의 입장에서’, ‘식물을 위한’ 생태식물원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백두산·한라산·히말라야·로키산맥·알프스지역에서 자생하는 희귀 고산식물까지도 이 곳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다. 

산책로.

 평강식물원은 처음 찾는 이들에게도 고향처럼 편안하고 익숙한 느낌을 준다. 해발 300m의 고원분지인 공간은 어머니 품속처럼 포근하다. 그 속을 찬찬히 살펴 보면 12개의 테마가든이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하며 멋을 간직하고 있다.
      

연밥이 익어가고….

 먼저 고지대 습한 땅에서 자라는 희귀식물들이 있는 고층습지와, 세계 각처의 진기한 습지식물이 모인 고산습원이 있다. 고향의 뒷동산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들꽃동산은 야생화들이 피고지고를 반복하면서 4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바위와 돌틈을 뚫고 자라나는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암석원에선 세계 각지에서 자생하는 희귀고산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크고 작은 연못을 조성해 물에서 피는 수생식물과 다양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연못정원은 한동안 발걸음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갯개미취.

 지금 이 곳에선 ‘구절초·들국화 축제’가 한창이다. 오는 10월말까지 한 달간 열리는 이 축제에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들국화와 구절초(九節草) 종류가 모두 수집, 전시된다. 구절초는 국화과 다년초로 관상용으로 재배되며 부인병, 성인병 등에 효과가 있어 약재로도 쓰인다. 특히 포천지역에는 한탄강과 운악산 등지에서 자생하는 포천구절초가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회는 10월14~15일 양일간 산정호수에서 펼쳐지는 명성산 억새꽃 축제와 함께 포천의 아름다움과 자연, 문화, 먹거리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산구절초.

 평강식물원은 10월말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한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이다. 031-531-7751

조밥나물.

 *맛있는 집

 포천에는 별미가 많다. 이동 갈비촌, 파주골 순두부촌, 신북 오리촌 등등 무엇을 먹어야 할 지 고민일 만큼 소문난 음식들이 줄을 잇는다. 평강식물원 내에 위치한 레스토랑 ‘엘름’에서는 어디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웰빙 건강식을 맛볼 수 있다. 식물원에서 재배한 채소와 식물을 사용한 약선비빔밥과 산채육개장, 평강약계탕 등을 선보인다. 특히 약계탕은 인삼에 버금가는 기를 보한다는 황기를 넣고 자양강장과 소갈에 좋은 맥문동, 혈액순환과 당뇨에 효과적인 상엽 등을 달인 물에 영계를 고아 오장(五臟)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연잎에 싸서 끓인 특별 보양식이다. 

엘름.

 *가는 요령

약계탕.

 동부간선도로가 가까운 경우 의정부 방향으로 진입하고, 장흥이 가깝다면 동두천 방향에서 들어가는 게 빠르다. 의정부에서 국도 43번을 타고 포천, 철원 방향으로 가다가 성동 3거리에서 직진해 운천 제1교차로 - 문암 3거리에서 우회전한다. 한화콘도와 산정호수 매표소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정수식당이 보인다. 식당을 끼고 우회전해 조금 가면 평강식물원 주차장이다. 혹은 성동 3거리에서 우회전하거나 국도 47번을 타고 수입교차로에서 산정호수·명성산 방향으로 접어든다. 산정호수 매표소를 지나 오른쪽으로는 명성산,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평강식물원이다. 

장초지 정식.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영이]

가까운 곳에도 좋은 곳이 많이 있군요...약계탕이 맛있어 보여요... 잔듸광장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