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시리즈 기획기사[스마트 폰, 세상을 바꾼다]

[고준환]

[1] 의료·군사 전문분야가 변화 先導
출처: http://review.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08/2010070800792.html

[스마트폰, 세상을 바꾼다] 병원의 '환자 처방전 앱(application)'에서 戰場의 '저격 전용 앱'까지 스마트폰 쓰는 美의사 95% 치료에 의학관련 앱 활용 환자가 현재 먹는 약이름도 색깔·모양만으로 찾아내 이인묵 기자 redsox@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박승혁 기자 patric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준혁 인턴기자(연세대 영어영문과 4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손정호 인턴기자(컬럼비아대 천체물리학과 1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손안에 들어온 인터넷'―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일반 샐러리맨의 회사 업무는 물론이고 의료·군사·미디어 같은 전문 분야에서도 스마트폰은 전대미문의 팜넷혁명(palm-net revolution)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 교실에서, 대·소형 쇼핑몰에서 그리고 배낭여행이나 스포츠 같은 여가생활에서도 스마트폰은 지구촌 인류문화의 풍경을 밑바닥부터 바꿔놓고 있다. 국제부 특별기획팀이 세계 각국의 현장을 점검하며 일상의 라이프 스타일에서부터 거대 산업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오고 있는지 연재한다.

◆전문직 업무 패턴 변화

스마트폰은 우선 전문직 업무 패턴을 바꾸고 있다. 의료·군사 같은 분야의 변화가 급격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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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타운 대학병원의 내과의사 스티븐 슈워츠(Schwartz)는 처음 진료하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마다 찜찜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복용해온 약의 정확한 명칭을 몰랐다. 이때 함부로 새 약을 처방했다간 작은 부작용에서 큰 의료사고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다. 환자들은 "고혈압이 있어 푸른색의 육각형 모양의 약을 먹어 왔다"는 식으로 말했고, 의사는 답답했다. 슈워츠씨는 올해 초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 고민을 벗었다. 이제 스마트폰을 꺼내 의약품 전문 애플리케이션(앱) '에포크라테스(Epo crates)'를 실행한다. '푸른색·육각형·고혈압' 등 검색어를 넣으면 이에 해당하는 약의 리스트가 사진과 함께 화면에 뜬다. 앞에 앉은 환자가 복용해온 약이 어떤 것인지 금세 짚어낼 수 있다. 추가 처방전이 그 약과 보완관계인지 또는 상극인지도 알려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환자에게 스마트폰으로 X레이·MRI 사진을 보여주고 질병에 대한 정보와 치료방법 등을 비주얼 자료로 설명해줄 수 있어 의사·환자 간 유대감과 이해가 높아진다고 조지타운 대학병원측은 말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마이크 매카티(McCarty) 박사는 "스마트폰은 이미 의사에게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 됐다"며 "이제 호출기, 노트북, 전화기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심지어 의학교육의 양상도 바꾸고 있다. 오하이오주립대 의과대학은 모든 의대생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있으며 조지타운 의과대학 역시 올해부터 1학년을 마친 의대생 모두에게 아이폰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등록금이 약간 오르지만 학생들은 "의학 공부와 실습에 큰 도움이 된다"며 반겼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변하고 있는 또 다른 첨단 분야는 군사(軍事)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군사용 앱스토어를 마련해 군사작전에 필요한 앱을 제공하고 있다. '불릿 플라이트'라는 앱은 저격수 전용이다. 저격수가 자리잡고 있는 위치에서 목표물까지 거리·풍속·온도·습도 등 변수를 계산해 저격 성공률을 높이도록 고안됐다. '브이 커뮤니케이터'라는 앱은 영어를 아랍어·쿠르드어·파슈툰어 등 미군의 주요 작전 지역에서 통용되는 언어로 번역해준다. 전장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 불필요한 마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주변 지역 아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기능도 등장했다.

◆불꽃 튀는 '앱' 경쟁

의료·군사 부문에서 스마트폰의 활용과 변화가 속도를 내는 것은 우후죽순처럼 개발되는 앱 때문이다. 지난 5월 워싱턴포스트(WP)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의사의 64%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95%는 의학 관련 앱을 다운받아 치료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앱스토어의 하나인 애플 아이튠즈에만 674개의 의료 관련 앱이 등록돼 있을 정도로 '메디컬 앱'의 수요와 개발 열기는 뜨겁다. 저명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의료저널'은 혈압을 재는 방법부터 복잡한 절개 수술 장면까지 다양한 참고용 의료 비디오를 스마트폰 앱으로 제공하고 있다.

환자들도 다양한 앱 덕분에 의사·병원과 새로운 관계를 갖게 됐다. 최신 메디컬 앱에 주기적으로 혈압, 심박수 등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하면 불필요한 재진료나 재입원 없이 단순 메시지나 영상으로 의사의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캐나다 맥길 대학병원은 간호사들이 스마트폰으로 만성질병 환자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해주고 있다.

미군도 스마트폰 앱의 다양한 활용도를 높이 평가하고 적극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미 육군은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제프리 소렌슨 중장의 책임 감독하에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75일간 군사 전용 앱 공모전 '육군을 위한 앱(Apps 4 Army)'을 실시했다. 상금 3만달러(약 3700만원)가 걸린 이 공모전에 군 각계에서 장교·병사·군무원 등이 50여종의 앱을 만들어 응모했다. 짧은 기간 동안 50종의 앱이 개발된 것은 군사 분야에서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미군은 자평하고 있다. 민간 군수업체 또한 어마어마한 군용 앱시장을 그냥 놔둘 리 없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개발로 유명한 레이시온과 총기업체 나이츠 아머먼트 등이 군 전용 스마트폰과 앱 개발에 한창이다.

스마트폰, 세상의 모든 트렌드를 바꾸다

입력 : 2010.07.08 03:04 / 수정 : 2010.07.08 03:23

[2] 선거운동·학교교실 완전 다른 모습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09/2010070900096.html

英·美 최근 선거에 위력 대리출석 막고 동영상강의… 학교 현장도 도입 앞다퉈

지난 1월 미국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에 당선된 스콧 브라운(Brown· 51·공화당)의 승리의 이면에는 스마트폰이 있었다.

브라운은 공화당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워킹 에지'를 적극 활용해 부동층과 무관심층의 표심을 이끌었다. 워킹 에지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주소를 구글맵에 표시, 캠프측이 직접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한번 방문한 유권자의 집은 업데이트돼 다른 선거운동원이 중복 방문하는 일을 덜었다. 이런 앱이 없는 민주당보다 공화당의 유세는 훨씬 효율적이었다. 브라운은 매사추세츠에서 민주당 케네디가(家)의 38년 아성을 무너뜨렸다.

◆민주주의의 새 역사 쓰는 스마트폰 혁명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양상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바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8년 '오바마08'이란 앱을 활용해 돌풍을 일으킨 지 2년 만에 스마트폰은 선거판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5월 영국 총선에서도 스마트폰은 위력을 발휘했다. 정당과 시민단체는 앞다퉈 공약·후보자 정보 등을 담은 앱을 자체 개발해 유권자들에게 배포했다. 위성방송 스카이(Sky)는 전국 선거구의 실시간 투표율과 개표 현황을 보여주는 앱을 선보였다. 실시간 투표율과 함께 지지 후보가 몇 표를 더 얻어야 당선이 확정되는지 정보를 제공,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 37%에 그쳤던 18~24세 젊은층의 투표율은 이번에 44%로 상승했다.

막판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바보들을 위한 선거 가이드' 앱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아이폰 유저에게 무상 제공된 이 앱은 여러 정치 이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입력하면 어떤 정당의 어떤 후보가 가장 적합한지 알려준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직접 투표를 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 동유럽 발트해 연안의 에스토니아는 2011년부터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 선거에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폰을 이용해 투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주민등록 정보가 입력된 특수 칩을 나라에서 발급받아 스마트폰에 삽입하고, 선관위에 등록만 하면 스마트폰으로 투표가 가능하다. 선거 당일 투표소에 직접 찾아가 길게 줄을 서는 수고를 더는 것이다. 오랫동안 'e-투표'를 지지해온 에스토니아 국회의원은 "몸이 불편하거나 외국에 나가 있는 국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변모는 선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한 시민단체는 주민청원을 위해 1만명의 서명을 모으고 있는데, 가가호호 돌아다니며 펜으로 서명을 받지 않는다. 대신 스마트폰의 '서명 앱'을 주민들에게 전송해 서명을 모으고 있다. 청원에 동의하는 주민은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에 손가락으로 서명해 재전송해주면 된다. 앱 개발자는 "사회를 바꾸려고 청원을 넣고 싶어도 주민 서명받으러 다닐 일이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이젠 다르다"고 했다.

◆스마트폰, 학교에 가다

교육 현장도 스마트폰으로 인한 변화의 기로에 있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은 시범 케이스로 피터 카(Carr) 교수의 '리더십' 수업을 듣는 학생 30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이 수업은 딱히 정해진 수업시간이 없다. 대신 학생들은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수업용 사이트에 접속해 동영상 강의를 보거나 자료를 다운받고, 게시판에 올라온 주제에 대해 답글을 달며 토론까지 벌인다. 교수가 과제를 올리면 곧바로 스마트폰으로 전달되고, 자료를 언제 다운받았는지 여부까지 알 수 있어 과제를 몰랐다는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

카 교수는 "일반 교실 수업보다 더 효과적인 학습 환경 같다"며 "학생들도 개인 시간을 맘껏 활용할 수 있어 만족해한다"고 했다.

미국 애빌린 크리스천 대학은 아예 2008년부터 입학생 전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있다.

최근의 평가에서 학교는 스마트폰 지급 후 결석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밝혔다. 모든 수업의 출석 체크가 폰으로 이뤄지는데 교수의 폰에 학생 얼굴 사진이 떠 대리출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석 학생에겐 자동으로 결석계를 제출하라는 이메일이 전송된다. 학생의 90%는 "스마트폰이 학업에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수업시간에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을 교수에게 직접 메시지로 묻거나 자투리 시간에 동영상 강의를 보는 등 유용하다는 것이다.

뉴욕의 '퀘스트투런(Quest 2 Learn)' 고등학교는 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SNS)·게임 등을 교육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사례다. 학내 SNS 사이트를 개설해 학생들이 서로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학교와 직접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가상공간 접속이 가능해져, 학생과 학교 사이 새로운 대화 방식을 터줬다고 평가받는다.

학교 커리큘럼 제작에 참여한 한국계 미국인 게임 개발업자 피터 리씨는 "대면 관계에서 수줍음을 타던 아이들도 인터넷 공간에서는 자유롭게 활동했다"고 말했다.

[3] 美·加 2만8000개 식당, '오늘의 싱싱한 재료' 찾아 주문 꾹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12/2010071200083.html

확 달라진 쇼핑·외식·여행의 일상
낯선도시 가도 구글맵 위치 확인, 배낭족 필수품 지도·책 사라져
파티서 친구 옷 맘에 들자 '꾹'… 인터넷 넘어 모바일 쇼핑몰 급증
음식성분·지방함유량 바로 떠 다이어트 앱 여성엔 인기 최고

미국 필라델피아의 웹프로그래머 제임스(34)는 퇴근길에 청바지를 한 벌 샀다. 도로변 대형광고판에 붙은 유명 브랜드 아르마니 익스체인지(A/X)의 청바지가 눈에 쏙 들어왔다. 그는 차 안에서 아이폰으로 주문했다. 작년까진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으로 접속했을 것이다. 제임스는 "집에 도착하면 잊어버릴까 봐 그 자리에서 사버렸다"고 말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어디서건 '느낌이 오는 순간 구매를 결정'하는데 스마트폰의 팜넷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m커머스' 쇼핑의 시대

'손안의 인터넷'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의료·군사·선거·교육 같은 전문분야뿐 아니라 쇼핑·외식·여행 등 자잘한 일상의 영역에서도 21세기형 비단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수억 스마트폰을 '독립 매장(賣場)'으로 삼는 'm커머스'는 온라인 쇼핑의 풍경을 일거에 바꾸고 있다. 미국 ABI리서치에 따르면 모바일 시장의 규모는 2008년 4억달러에서 2009년 12억달러, 그리고 올해 추정치 24억달러(약 2조8000억원)로 매년 100~200%씩 성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통계청이 집계한 인터넷 쇼핑의 성장 규모는 한자릿수다.

▲ 그래픽=유재일 기자 jae0903@chosun.com

소매상들은 이제 '인터넷 쇼핑몰'이 아닌 '모바일 전용 쇼핑몰' 개설에 열을 올린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매상의 약 30%가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m커머스 전용 웹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 동네 자그마한 꽃가게부터 홈디포(Home Depot) 같은 대형 유통업체까지 뛰어들었다. A/X의 할란 브래처 사장은 인터뷰에서 "6월 전체 온라인 판매고의 6%가 스마트폰으로 이뤄졌으며 트래픽은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쇼핑 업계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m커머스의 '충동적이고 즉각적인 성향'을 간파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 사이트는 인터넷 사이트에 비해 훨씬 인증이 쉽고 구매 절차가 간단하게 설계된다. 여성 의류업체 '릴리 퓰리처'의 미셸 켈리 부사장은 "파티에서 술에 취해 친구가 입은 드레스를 보고 '나도 저거 살래!'하고 충동을 느낀 여성까지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1600개 도시 2만8000개 레스토랑 혁명

스마트폰과 다양한 외식 관련 앱(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요식업계도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다. 그 핵심에 '스냅핑거(snapfinger)'란 앱이 있다. 레스토랑에 사전에 식사를 주문하고 계산까지 하게 해주는 스냅핑거는 바쁜 도시 직장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다. 스냅핑거로 주문하면 최대 25%까지 할인받을 뿐더러 점심때 길게 줄 설 필요없이 '테이크아웃'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별로 그날의 특별 요리, 할인 메뉴, 재료 입고 정보까지 제공된다. 미국과 캐나다 1600개 도시 2만8000여개의 체인 레스토랑이 앞다퉈 스냅핑거 서비스에 가입했다. 아웃백·캘리포니아 피자 키친·서브웨이 등 대형 국제 브랜드도 스냅핑거의 개발자 '쿠주(Kudzu) 인터랙티브'와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 사용자 공략에 나섰다. 쿠주의 제임스 개럿 사장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통했다"고 했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포스퀘어(foursquare)'도 인기다. 사용자가 특정 매장을 방문('체크인')할 때마다 GPS로 횟수를 인식, 일정 수를 채우면 무료 식사나 할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가입자가 전 세계에 50만명이 넘는다. 단순히 개인의 방문 횟수뿐만 아니라 친구를 몇명 데려오는지, 구매 금액이 얼마인지 등 여러 요소에 착안해 할인 폭도 달라진다. 포스퀘어는 또 임의로 특정 매장이나 특정 시간대를 선정, 사용자가 이에 맞춰 방문하면 무료 식사로 사례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게임을 제공한다. 국제적인 커피 체인 스타벅스도 지난 5월 포스퀘어 가맹점이 됐다. 미국 스타벅스 일부 지점에서는 포스퀘어 기능을 이용해 매달 가장 많이 방문하는 단골을 선정, 해당 지점의 '시장(市長)'으로 임명해 특별 메뉴를 제공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초 포스퀘어의 서비스에 대해 "놀랍도록 재미있고 중독성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밖에 음식의 칼로리와 지방 함유량, 칼로리 소모를 위해 얼마만큼의 운동이 필요한지까지 알려주는 다이어트 앱이 여성들에게 인기다. 장을 볼 때 또는 외식할 때 음식 정보만 입력하면 영양분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다이어트에 특히 효율적이란 것이다.

◆배낭여행도 데이트도 스마트폰으로

배낭여행의 양상도 달라졌다. '론리플래닛', '로드아틀라스' 등 여행 책과 지도를 펴들고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 고심하던 예전의 배낭족과 달리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면 해결된다. 미국 워싱턴 출신 스티브(23)는 지난달 난생처음 호주 시드니를 방문했지만 지도나 책 대신 아이폰을 챙겼다. 내비게이션 앱만 있으면 목적지인 오페라하우스까지 방향과 거리가 나올 뿐더러, 가는 길에 있는 '더 록스(the Rocks)' 등 시드니 명소들의 위치와 설명이 자세히 제공되기 때문이다.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별로 노선·출발시각·배차간격 등도 실시간으로 떠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가 적다. 스티브는 "떠나기 전 모든 루트와 정보를 검색하고 기록하던 복잡한 준비 과정이 훨씬 간편해졌다"고 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 간의 위치를 알려주는 '후즈히어(WhosHere)' 앱을 매개로 삼아 만나는 '스마트폰 번개팅'도 젊은이들의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4] 범죄예방 및 장애인 보조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13/2010071300097.html

손안의 방범망… 앱 누르면 눈앞 현장 찍어 경찰에 자동전송 신고
장애인의 도우미… 기억 상실증 앓는 환자 스마트폰이 뇌 역할
응급환자의 생명줄… 주변 응급실 현황 알려줘 증상 입력하면 질병 확인

미국 휴스턴시에 사는 트레이시 로드리게스씨는 종종 동네에 사는 성범죄자들 정보를 검색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서 '범죄자 위치 추적(Offender Locator)' 앱을 누르면 된다. 앱은 로드리게스씨 집을 중심으로 10마일(약 16㎞) 이내에 있는 성범죄 전과자의 집을 화면에 표시한다. 화면을 터치하면 이들의 주소, 얼굴, 전과 등이 뜬다. 손안의 스마트폰이 '손안의 범죄자 레이더'가 된다.

'범죄자 위치 추적' 앱은 지난해 6월 등록되자마자 전체 아이폰 앱 중 판매 3위를 기록했다. 한 달 새 100만명 이상이 앱을 내려받았다. 1년여가 지난 지금은 1000만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부가 기능도 생겼다. '마음의 안정 경보기(Peace of Mind Alert)' 앱을 추가로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갖고 성범죄자나 우범지대에 접근할 경우 경보가 울린다. 아이들이 무심결에 위험지대에 가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이 앱이 인기있는 것은 사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누구나 성범죄자가 주변에 있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성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 로드리게스씨는 "(스마트폰 덕분에) 성범죄자 정보를 더 쉽게 찾아보게 됐고, 더 안전해졌다"고 CNN에 말했다.

▲ 방금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진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캐나다 토론토의 제니퍼 웜슬리씨가 스마트폰에 적힌 내용을 들여다 보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의 녹음·달력·카메라 등 기능을 이용해 잊은 기억을 되살려 가며 생활한다. /내셔널포스트

◆스마트폰, '손안의 방범망'으로

'손안의 인터넷' 스마트폰은 일부 얼리어댑터(early adopter·신제품·신기술을 남보다 먼저 구입해 사용하는 사람)들의 장난감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이제는 생활과 밀접한 분야로도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범죄 예방 분야에서는 '범죄자 위치 추적'과 같이 기존에 있던 정보를 쉽게 쓰도록 하는 것부터, 예전에 없던 새로운 방범 시스템까지 출현했다.

'IcePics'는 스마트폰을 '손안의 CCTV(폐쇄회로 TV)'로 만든다. 화면에서 앱을 누르는 즉시 카메라가 작동한다. 눈앞의 현장을 찍자마자 미리 정해놓은 연락처로 현재의 위치가 전송된다. 버튼을 누른 뒤에는 스마트폰이 부숴지더라도 정보가 계속 전달된다. 경찰을 연락처로 넣어두면 범죄 신고용으로도 쓸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럭턴시 경찰은 스마트폰을 수배자 검거에 활용한다.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로 거리에 있는 용의자의 사진을 찍으면 사진은 경찰서에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자동 전송된다. 사진은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 수많은 범죄자 얼굴 정보와 대조된다. 얼마 후 사진 속 인물에 대한 범죄 정보와 수배 여부 등이 스마트폰에 뜬다.

윌리엄 콘론(Conlon) 브럭턴 경찰서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본부에 있는 것처럼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경찰들은 사진 촬영만으로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불심검문도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기억상실 메워 주고, 마음의 벽 뚫어주고

장애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생활의 불편을 덜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제니퍼 웜슬리(Walmsley)씨는 "스마트폰 없이는 못 산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급성 뇌동맥류를 겪었고, 후유증으로 '진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다. 과거는 잘 기억하지만 방금 일어난 일은 금세 잊는다.

웜슬리씨는 토론토 베이크레스트 신경의학센터에서 실험적으로 진행한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억력 회복 치료를 받았다. 스마트폰의 알람·달력·카메라·지도·녹음 등의 기능을 이용해 기억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었다. 달력과 알람으로 복약 시간을 챙긴다. 현재 위치와 방향은 GPS 지도로 확인한다. 사람 얼굴은 카메라로 찍어 저장하고, 대화는 녹음해 듣는다. 그는 "스마트폰이 내 뇌 역할을 한다. 이건 한낱 기계가 아니다. 기억상실증 환자의 생명선이다"라고 했다. 베이크레스트 병원은 웜슬리씨 외에도 환자 100여명을 스마트폰으로 치료했다. 외국 병원도 이 사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캐나다의 내셔널 포스트는 전했다.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의 앤드루 패티투치(Patitucci) 가족에게도 스마트폰이 생명줄이다. 앤드루는 '코넬리아 드 랑예 증후군(CdLS)'이라는 희귀병을 앓는다. 여덟 살이지만 발달장애 탓에 정신연령은 네 살에도 못 미친다. '배고프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 했다.

앤드루는 지난해 스마트폰 앱 '프롤로쿼2고(Proloquo2go)'를 만난 뒤 달라졌다. 그는 이 앱으로 가족들과 대화한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엄마·빵·화장실·놀이터·약 등 아이콘이 떠 있다. 필요한 것이 생기면 화면을 눌러 가족과 선생님에게 보여준다. 앤드루는 이제 "엄마 무릎에 앉고 싶어요" 같은 감정 표현도 한다. 어머니 배스는 "스마트폰이 앤드루와 우리 가족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했다.

◆응급 환자 목숨 구하기도

스마트폰은 긴박한 상황에서 환자의 목숨을 구하기도 한다. 'findER'은 환자 주변의 응급실 현황을 알려주는 앱이다. 응급실 혼잡도와 예상 대기 시간 등을 표시한다. 병원 사이를 왕복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뇌졸중처럼 환자 본인이 미리 감지하지 못하는 질병을 증상으로 확인해주는 앱도 있다. 'iTriage'는 증상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질병을 추정한다. 대처법과 함께 인근 의료기관도 표시한다. 'AED nearby'는 응급 상황에 빠진 타인을 돕기 위한 앱이다.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자동 심실제세동기(心室除細動器·불규칙한 심실수축 제거기) 위치를 알려줘 심장 이상에 빠진 환자를 도울 수 있게 한다.

[스마트폰, 세상을 바꾼다] [5·끝]… 주머니속 '서바이벌 키트'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14/2010071400074.html

통화 안돼도 SOS 척척… 지진현장 1등 구조요원

현장 사진·메시지 실시간 전송 응급처치·심폐소생술 앱도 유용
아이티 지진때 수많은 목숨 구해

반년 전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규모 7.0의 대지진이 발생해 23만명(아이티 정부 추산)이 목숨을 잃었다. 지진이 발생한 1월 12일 오후 미국인 웹 프로그래머 댄 울리(Woolley)는 진원지(震源地) 포르토프랭스의 몬태나 호텔에 있었다.

땅이 울리는 지진 발생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 발밑이 꺼진다는 느낌이 들었고, 깨어나 보니 사방이 어두웠다. 다리에선 피가 철철 나고 있었다. '이제 죽었구나'란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떠올렸다. 울리는 전화기를 꺼내 '응급처치와 심폐소생술(First Aid & CPR)' 앱을 실행시켰다. 그는 앱의 지시에 따라 찢어진 상처를 묶었다. 출혈이 멎었다. 쇼크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20분마다 벨이 울리도록 설정했다. 울리는 건물 잔해 밑에서 65시간을 버텼고 구조됐다. 스마트폰이 대재난 속에서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온 세상에 SOS 신호 발신

울리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해 직접 목숨을 구한 예는 드물다. 하지만 아이티 생존자 대부분은 스마트폰의 덕을 봤다. 스마트폰이 아이티의 고립을 막았기 때문이다. 지진 발생과 함께 포르토프랭스 대부분 지역의 전기 공급이 끊어졌다. 유선 전화는 불통이 됐다. 현장이 외부로부터 고립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지난 2월 칠레 지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콘셉시온시의 대피소에 모인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문자 메시지 등으로 외부에 소식을 전할 수 있어, 지진 등 대규모 재해 현장에서‘생명선’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AFP

이때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지진 현장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언론은 이들이 전한 소식을 바탕으로 현지 상황을 전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은 구호 작업에 나섰다. 스마트폰과 SNS가 결합해 온 세상을 향해 'SOS' 신호를 날린 셈이었다.

필리핀의 여배우 크리스틴 레예스(Reyes)는 지난해 9월 스마트폰이 'SOS 신호 발신기' 기능을 한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이달 26일 열대성 태풍 '켓사나(Ketsana)'가 필리핀 중부 지역을 강타했다. 태풍은 6시간 새 341㎜의 비를 뿌려 필리핀 전역에 홍수가 났다. 레예스는 마리키나시의 2층 집 지붕에 고립됐다. 곧 지붕까지 물에 잠길 상황이었지만 구조대는 그를 찾지 못했다. 레예스는 스마트폰으로 주변 사진을 찍어 SNS 사이트 페이스북에 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조대가 나타났다. 그가 올린 사진이 여동생의 스마트폰으로 전달됐고, 이 사진을 바탕으로 위치를 찾은 것이다. 그는 "큰 기대 없이 올린 사진이었다. 정말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2월 말 규모 8.8의 지진이 덮친 칠레 일부 지역에서는 스마트폰이 이산가족 찾기에 쓰였다. 음성 통화가 안 되는 곳이지만 스마트폰으로는 짧은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은 이들이 남기는 메시지를 저장해 다른 가족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재해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 흔해졌음을 반영한 것이다.

◆재해 현장의 스마트폰은 진화 중

재해 현장에서 스마트폰의 쓰임새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는 미래에 스마트폰이 재해 상황에서 어떻게 쓰일지를 보여준다.

유출 사고 초기,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유출 현장에 대한 기사를 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곧 기름 제거 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앱이 나왔다. '기름 리포터(Oil Reporter)'를 이용하면 현장 사진·오염 상태·조치 시급성 등을 자동으로 인터넷 지도에 표시할 수 있다. 다른 봉사자들에게 현장 상황을 전달해 특정 지역으로 몰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 앱에는 현장 상황을 지인들에게 보내는 기능도 있다. 자원 봉사를 권유하기 위한 것이다.

기름 유출이 길어지자 오염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앱도 나왔다. '유출 지도(Spill Map)'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오염 상태를 스스로 등록하도록 했다. 앱을 실행하면 기름 유출 지역, 소각 작업 지점, 조업 금지 지역 등 공식 발표된 정보 위에 개인들이 등록한 현재 상황이 촘촘히 표시된다. 공표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