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체질에 따라 보약처럼 마시는 한방차
여름내 부쩍 허해진 기운을 느낀다면 음양과 신체의 기혈을 조화롭게 다스리는 한방차 한 잔에 주목하자. 체질에 맞는 한약재로 곱게 달여내는 한방차는 그 어떤 보약만큼이나 값진 효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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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이 무르익고 말마저 살이 찐다는 가을, 어찌 보면 가을의 이 풍요로움은 여름내 지친 몸의 기를 북돋워주라고 하늘이 선사한 계절이 아닐까. 그렇다고 거창한 보양식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우리 선조들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차를 끓여 허해진 기를 북돋웠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대인들 사이에서도 한방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음양과 신체의 기혈을 조화롭게 해주는 한방차는 자신의 체질에서 쉽게 동반될 수 있는 독성을 쉽게 제거해주어 다이어트와 피부를 위해서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보다 빠른 해독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알맞은 차를 선택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소음인에게 좋은 차
체격이 작고 땀이 적으며 몸이 차고 소화기 계통의 병이 많은 소음인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체질이다.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는 차나 소화를 돕는 차가 몸의 기를 북돋워준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데에는 생강차가 좋다. 한방에서는 건강(乾薑)이라 해서 뿌리줄기를 말려 약재로 사용하는데, 소화불량·설사·구토에 효과가 있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해열 작용을 하므로 감기에 걸렸을 때 달여 마셔도 좋다.
귤껍질을 말렸다가 물에 넣고 끓인 진피차를 마시면 소화가 잘 되고 체한 것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귤껍질에는 과육보다 비타민 C가 많아 감기 예방, 피로 해소에도 좋을 뿐 아니라 가래를 삭이는 효과도 있다.
기침을 하거나 목이 부었다면 유자차를 마시자. 유자차는 기침과 부은 편도선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유자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중풍이나 신경통 예방에도 좋다.
인삼차나 계피차, 쌍화차, 수정과는 기운이 없고 피로를 자주 느끼는 소음인에게 매우 좋은 차이지만,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인삼차는 황기를 함께 넣고 오래 달이는 것이 좋다.
태음인에게 좋은 차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체형이 크고 굵고 배가 나온 태음인 역시 흔한 체질이다. 땀이 많은 태음인에게는 땀을 흘리게 하는 차가 좋다. 태음인이 감기를 앓게 되거나 과음했다면 칡차를 마시도록 하자. 칡은 주독을 풀고, 땀을 나게 해 열을 내리고, 근육 경련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열 감기나 두통 해소에 좋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매일 한 잔씩 공복에 마시면 효과적이다. 두통에는 칡차 외에 국화차도 효과가 좋고, 이 밖에 율무차, 들깨차도 태음인에게 잘 맞는다.
태음인은 폐의 기능이 약해 기관지나 폐 질환에 걸리기 쉽다. 이 경우 폐 기능을 도와 순환이 잘 되게 함으로써 기침과 가래, 만성기관지염에 도움을 주는 오미자차가 효과적이다. 단 위산과다, 위궤양이 있으면 오미자차를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지방간이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결명자를 우린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결명자는 간의 열을 풀어주고 말 그대로 눈에도 좋다. 몸이 차거나 혈압이 낮은 사람이라면 결명자는 피하는 게 좋다.
소양인에게 좋은 차
가슴이 넓고 허리 밑은 늘씬하며 성격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은 소양인이다. 몸에 열이 많아 찬 음식을 좋아하며, 소변이 탁하거나 건망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시원한 성질의 차로 열을 내려주는 것이 좋다. 체질이 약해서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효과적인 산수유차는 간과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몸의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예부터 한방에서는 과육을 약용했는데, <동의보감><향약집성방> 등에 의하면 강음(强陰), 신정(腎精)과 신기(腎氣) 보강, 수렴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두통·이명(耳鳴)·해수병, 해열·월경과다 등에 약재로 쓰이며 식은땀· 야뇨증 등의 민간요법에도 사용된다. 차나 술로도 장복하며, 지한(止汗)· 보음(補陰) 등의 효과가 있다.
예부터 강정강장차(强精强壯茶)로 전해오는 구기자차는 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효능이 있다. 차의 재료는 잎·열매·근피 등 어느 것이나 좋지만 주로 많이 쓰이는 것은 열매이다. 잎은 살짝 볶아서 달이면 차의 향기가 좋고, 열매는 잘 말려서 뭉근한 불에 천천히 달이는 것이 좋다. 어느 것이나 설탕을 넣지 않고 그대로 마시는 것이 좋으며, 벌꿀을 타서 마시기도 한다. 또 보리차도 해열 기능과 함께 이뇨 작용을 하므로 열이 나는 경우 좋다.
태양인에게 좋은 차
키가 크고 수척하며 어깨가 넓고 허리가 약한 태양인은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는 비교적 드문 체질로 기가 위로 오르는 경향이 있어 하체가 약하다. 태양인이 감기를 앓거나 설사로 고생한다면 모과차가 효과적이다. 각기병에 효과가 있어 약재로 사용해온 모과는 태양인의 감기와 설사에 효과적이며 간을 편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급체 ·기관지염 ·토사 ·폐결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로 해소와 관절염, 근육통 등에는 오갈피차가 효과적이다. 오갈피나무의 잎과 근피(#根皮)를 살짝 데쳐 그늘에서 말려두었다가 달여 마시는 오갈피차는 예부터 강장강정차로 전해오고 있으며, 중풍·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오갈피는 가루로 만들어 술을 섞어 환(丸)으로 만들어 약용으로 쓰기도 한다. 최근에는 오갈피를 만병통치약 정도로 생각해 많이 먹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오갈피가 잘 맞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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