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월 사 일 산행지로 오봉산이 공지된 것을 보고 아녜스도 간다고 한다. 몇일 남지 않은 추석 밑이고 일정대로 소화해야하는 산악회 산행이 버거운 탓에 미심쩍어 하면서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몇 일 남겨놓고 갑자기 비가 온다고 핑계를 대며 안 간다고 한다. 그러면 비가 오면 가지 말고 안 오면 가자고 하니 아예 안 간다고 한다. 아마도, 섬진강 시인이라고 알려져 있는 김용택이 교편을 잡았던 운암초등학교 분교가 있는 낯익은 옥정호 주변이 그리운 탓에 선듯 간다고 했다가 체력이 버거운 것이 마음에 걸려 포기하고 만 것이리라!
합정에서 여섯 시 사십 분에 출발한 巨山은 양재를 들러 산님들을 태우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정안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호남고속도로를 바꿔 타더니 서전주 I.C를 빠져나와 49번 국도 고갯마루에 멈췄다. 완주군과 임실군의 경계인 작은불재이다. 불재의 고도는 약 320M, 오봉산의 고도가 513M이니 오늘 산행은 버스가 다 올려 주었다고 시건방을 떤다. 산행거리는 약 12Km, 소요시간은 점심 포함 여섯 시간, 네 시 삼십 분까지 하산하고 뒤풀이 후 다섯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며칠 전과는 다르게 하늘은 맑고 푸르다.
↘작은 불재
↘꽤나 센 오르막을 삼십 분동안 올랐다. 완전 된비알이다. 이름없는 야산을 오르는 줄 알았는데 봉도 아니고 박죽이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5봉을 향하는 길목을 수문장같이 자리잡고 있는 산이다. 바위 한 덩어리 없는 육산이다. 고도는 500M를 웃돈다. 그런데 5봉은 커녕 1봉도 안 보인다. 고도가 513M인 5봉이 시야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오산이다. 대장님이 깔아놓은 표지기는 산밑을 향하고 있다. 삼십 분을 빡쎄게 오른 박죽이산에서 십오 분만에 산밑으로 내려왔다. 아니 내려왔다기보다는 허망하게 산밑으로 떨어졌다가 맞는 표현이다.
↘염암고개에서 올려 본 박죽이산
↘모악산
↘박죽이산에서 내려와 다시 삼십 분을 오르니 2봉이다. 진행은 남쪽으로 3봉을 향하여야하나 1봉은 동쪽으로 1.1Km를 표시한다. 언제 다시 올까싶어 배낭을 내려놓고 1봉을 향한다. 전망바위도 멋지고 남쪽으로 옥정호, 서쪽으로 마이산도 시야에 들어온다.그런데 1봉방향에서 선두팀들이 되돌아오며 1봉이 없다고 한다. 멈칫하다가 없는 1봉을 확인하러 좀더 진행해보니 산 밑에 작은 봉이 보이나 확인할 길은 없고~~ 마이산과 옥정호를 댕겨잡고 2봉에 돌아오니 큼지막한 묘를 둘러싸고 후미팀들이 쉬고있다. 참으로 높은 곳에 위치한 묘이다. 배낭을 둘러매고 3봉을 향한다.
↘1봉을 향하다 만난 묘. 나름대로 관리가 잘 되어있다. 후손들이 먹고 살만 할 것이라 짐작이 된다.
↘옥정호
↘마이산
↘2봉
↘국사봉,5봉 삼거리. 배낭을 내려놓고 국사봉을 향한다. 왕복 2Km, 사십 분을 예상하고 발길을 재촉하는데 가파르게 내려간다. 돌아올 길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옥정호에서 붕어섬을 찾아본다.
↘붕어섬-여러장의 붕어섬 사진 중에서 가장 붕어처럼 보이는 그림
↘국사봉 올라가는 계단
↘국사봉에서 바라보는 옥정호
↘749번 국도와 옥정호
↘국사봉에서 땔겨보는 마이산
↘국사봉에서 땡긴 운암대교
↘짝
↘힘겹게 삼거리로 돌아오니 후미팀들이 반겨준다. 힘들어 보였는지 얼름물도 따라주고 포도도 건네준다. 국사봉 왕복 2Km는 당분간은 잊혀지지 않을 힘든 구간이었다. 상욱님과 나는 늦은 점심을 펼치고 바람대장님과 후미팀은 5봉을 거쳐 국사봉을 향한다.
↘5봉에서 바라보는 붕어섬이다.
↘1등급 대삼각점이다. 산에서 흔히 보는 삼각점은 3등급과 4등급인데 2등급과 1등급은 흔히 볼 수가 없다. 특히 대삼각점은 전국에 산재한 16000 여개의 삼각점 중 189개만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513M의 오봉산이 새롭게 보인다. 네 방향의 사진을 찍어와야 했는데....
↘참나무 꽃. 전문적인 용어로 충영이라 하는데 꽃이 필 수 없는 나무에서 곤충이나 진드기 따위의 기생이나 산란에 의한 자극으로 돌연변이로 발육한 것이라고 한다.
↘봉우리를 올랐다가 내려가기를 수차례 반복하니 지쳐오기 시작한다. 해발 513M를 우습게 알고 시작했는데 종아리가 풀렸다 땡겼다를 반복하니 아주 죽을 맛이다. 운암대교가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그눔의 바둑땜에 일주일만에 어거지로 오봉산 옥정호를 마무리한다.
첫댓글 옥정호풍광 멋져요 가시덩굴에 수고하셨읍니다
그나만 선두에서 길을 터주어서 운행할 만 하였습니다!
겨울 옥정호도 기대됩니다.
오봉산 후기가 지각했네요.평화스런 호반 풍경이 다시 떠오름니다.
그눔의 바둑땜시 요즘 많이 게을러졌습니다.
후미 챙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옥정호 사진 아름답습니다. 운암분교는 교장 선생님께서 잘 가르치셔서 타지에서 학생들이 많이 학교에
입학을해서 지금은 운암 분교가 아닌 전국 최초로 학교로 승진했다고 알고있는데요?
아! 그렇습니까? 저는 몰랐습니다.
처가가 그쪽이니~~~~그래서 남자는 장가를 잘 가야 하는가 봅니다.ㅋ
오봉산.......지각했네요.
사진이 안올라 내혼자 소설도 쓰고 궁굼했는데
한가위 보내시느랴 바쁘셨군요.잘보고 갑니다.
늘 수고하십니다.
사진이 부족한듯 했는데 즐감 했습니다
둘러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