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 이탈리아 피렌체

[gurum]

시차 때문에 잠이 잘 안오는 걸 억지로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새벽 세시.

자는 건지 깬 건지... 비몽사몽으로 밤을 새우고

6시 모닝콜이라고 했지만 5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한다.

식사는 말 그대로 빵과 음료 뿐... 아, 사진을 보니 소시지와 치즈가 있었구나.

나중에보니 이정도면 아주 훌륭한 조식이었던 것을 이때만해도 잘 몰랐다.

야채가 부족했던 것만 빼면 그럭저럭 잘 먹었다.

잠시 호텔 옥상에 올라가 보니 노천 카페같은 제법 예쁜 휴식 공간이 꾸며져 있었다.

나의 이탈리아의 첫날밤을 보낸 파크호텔 지네브라 안녕!

8시 출발!

피렌체까지 이동을 하는데 약 4시간이 걸린단다.

다들 새벽 일찍 눈이 떠진지라 이동 시간은 곧 휴식시간...

버스 중간 출입구 바로 뒤쪽으론 이런 테이블 좌석도 있었다.

두 분은 성당 교우 사이로 연세가 많은신 분이 대모님.

대모님은 우리와 같은 강동구민이시라고해서 반가웠다는...

예쁜 언니는 신도림에 사시는 멋쟁이~

약 두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처음 휴게소를 들려 화장실을 이용해본다.

화장실이 대부분 유료다보니 이후로도 이런 휴게소가 나오면 무조건 들르게 되더라.

매장이 제법 커서 뭔가 살게 있나 둘러봤지만 처음이라 뭐가뭔지 눈에 잘 들어오진 않는다.

피렌체가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가이드를 만났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 목소리도 나즈막하고 조용조용

공항에서 받은 개인 수신기를 처음으로 착용해 보았는데 목소리도 잘 들리고 좋네.

미켈란젤로 언덕위에는 발가벗은 다비드가 피렌체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 이탈리아 피렌체 (Firenze)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의 흔적이 잘 남아있는 도시로

로마 북서쪽 233km, 아르노강의 양안, 구릉과 선상지상에 있다. 

근교의 아르노강 연변의 저지는 신흥공업지대로 상공업의 중심을 이룬다. 

근대적인 대도시로서 아르노강 연변의 교통로와 아펜니노 산맥을 넘는 교통로의 요지이기도 하다.

주요 관광지 간 거리가 걸어서 5분~10분이기 때문에, 천천히 도보로 여행하기에 좋은 도시다. 

유럽에서 네 번째로 큰 성당인 두오모가 대표적인 건축물이며, 

우피치 미술관에서 보티첼리와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이드님이 사진찍기 좋은 위치에서 사진도 찍어주시고... 약간의 포토타임 후 시내로 이동.

피렌체의 젓줄... 아르노강

저런... 계속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더니 드디어 비가 내린다.

피렌체 시내를 우산을 쓰고 골목골목 걸어걸어 마침내 식당에 도착.

아마도 패키지 팀들은 대부분 이 식당을 이용하는 듯... 중국팀, 또 다른 한국팀 등. 

아무리 후하게 쳐도 맛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가 없는 맛이지만 그럭저럭 배를 채운다. 

두오모 성당까지 가는 길은 골목길을 제법 걷는다.

행여 일행들을 잃을세라 열심히 쫓아가면서도 골목길 풍경들을 담아본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무대였던 곳... 피렌체 

드디어 꽃의 성모마리아 성당이라고 일컫는 두오모 성당이 보이기 시작한다. 두근두근...

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 Fiore)

1296년부터 시작해 약140년에 걸쳐 완성되었다는 피렌체 두오모 성당

웅장함과 그 아름다움에 벌린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두 주인공이 만나기로했던 약속장소...

저 둥근 지붕 큐폴라는 브루넬레스키라는 건축가에 의해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직접 올라가 볼수도 있지만 미리 시간 예약도 해야하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시간과 체력소모등...

우리같은 패키지 팀으로서는 언감생심

마침내 내가 이곳에 서서 내 눈으로 직접 이 아름다운 성당을 보고 있구나...

높이 84m 조토의 종탑 역시 올라가 피렌체 시내를 조망할 수 있지만 우리는 패스~

조토가 제자인 피사노와 함께 14세기 말에 완성을 했다지.

피렌체의 성인 산 조반니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세례당

세개의 청동 부조 문이 유명하며 특히 기베르티가 조각한 저 문은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할 만큼 걸작이라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지나가며 걸작을 감상한다.

피렌체에서만 며칠 묵으며 천천히 대 작가들의 걸작들을 감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훨훨 날려버리고 부지런히 가이드를 좇아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한다.

다행히도 비가 잦아든다.

가는 길에 보이는 벽면의 낙서조차 예술로 보인다.

두오모 성당에서 약 5분거리에 단테의 생가가 있다.

단테의 '신곡'은 한참 神에 대한 생각을 하던 나이에 꽤 감명깊게 읽었더랬다. 

물론 다 읽지는 못했지만...

안에는 작은 박물관으로 꾸며져있는데 갈길 바쁜 우리는 이렇게 증명사진만 찍을 뿐이고.

사진 속의 주인공은 다혜와 세미자매. 

우리 아이들 나이라서 더욱 정이 가던 친구들인데

어쩜 그리 반듯하고 의젓한지... 너무 예쁘다.

신기하게도 바닥 돌 무늬 속에서 단테의 얼굴을 찾아내었다.

이것은 그 옛날 말들을 세워 놓았던 일종의 주차장.

다시 또 슬슬 걸어 시뇨리아 광장으로 이동.

중세 이후 지금까지 중요한 식전과 집회가 열리는 시뇨리아 광장은 명실공히 피렌체의 중심이라고.

조각상은 폴란드 출신의 조각가 잠 볼로냐[GIAMBOLOGNA]가 조각한 코시모 데 메디치 [Cosimo de' Medici]

베키오 궁전 앞을 지키고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복제품

원래 이곳에 있던 진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보관되어있단다.

재미있는 것은 인체의 비율이 안 맞아 많은 혹평을 들었는데 사실은 성당 위에 세울 줄 알고 

아래에서 바라 본 시선에 맞춘 비율이란다. 천재는 역시 다르구나~

카쿠스를 죽이는 헤라클래스 조각상

로마 군인에게 겁탈당하는 사비나족의 여인을 나타낸 지암보로나의 조각상

한 덩어리의 대리석을 깎아 만들어낸 작품이란다.

아들인 파트로클로스를 떠받치고 있는 메노이티오스의 조각상

부인을 납치하려던 반인반마(켄타우로스)를 죽이고 있는 헤라클레스의 조각상

피오페디의 아킬레스와 트로이 공주 폴뤽시나(Polyxena)의 강탈

벤베누토 첼리니의 메두사 머리를 벤 페르세우스 조각상

진품은 근처에 있는 바르젤로 미술관에 있단다.

그 외에도 몇가지 조각상이 더 있었지만 일일이 다 찍지는 못했다.

천천히 감상할 시간도 부족했지만

바르젤로 미술관이나 우피치 미술관을 바로 옆에 두고도 그냥 돌아서야 하다니.. ㅠㅠ

그대신 우리가 간 곳은 가죽으로 유명한 피렌체의 가죽공방 (쇼핑점)

하지만 가죽 제품들이 너무 비싸다보니 선뜻 손이 나가질 않는다.

순천에서 오신 부부팀이 가죽 자켓을 구입하는 걸로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는다.

차라리 여행사의 비하인드스토리를 모르면 마음이 편하련만...

인원도 적고 쇼핑도 거의 제로... 저 가이드 양반의 오늘 장사는 남는게 없겠다.

가이드의 저주일까? ^^;

버스로 돌아오는 길은 비가 장대처럼 쏟아져 우산을 썼음에도 모두가 홈빡 젖고 말았다.

이렇게 좋았지만 아쉬움이 더 컸던 피렌체를 뒤로하고 베네치아까지 가는 동안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든다.

중간 휴게소에서 잠 시 쉰 후 인솔자가 영화를 한편 보여주겠단다.

한국과 유럽은 DVD 사양이 달라 일반 CD를 넣으면 안되고 청계천에 나가 특별히 구입해 가져온 거란다.

그러고보니 예전 호주에서 친구 차에 무심코 한국에서 가져온 CD를 넣었다가 차 오디오를 망가뜨린적이 있었드랬지...

그렇지 않아도 피렌체를 떠나며 한국 들어가면 이 영화를 꼭 다시 보리라 생각했었는데... 

인솔자의 센스와 정성이 고맙다.

모두들 졸려운데도 영화에서 눈을 못떼고 재미있게 관람... 

워낙 오래전에 본 데다가 피렌체를 보고 영화를 보니 새롭게 다가온다.

[유리알]

피렌체 말만 들어도 가슴 떨리는곳~~
시뇨리아광장에선 주요 행사들도 자주 열리는데 내가 갔을 땐 가면무도회가 열려 환상적인 광경도 보고 동참도 했었는데~~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오신걸 환영합니다~~♡♡

[gurum]

아니, 새벽에 잠도 안 주무시고 뭐하세요? ^^
시뇨리아 광장은 일부 공사 중이어서 조금 심란하더라고요.
다시 한번 여유있게 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