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 모양처럼 휘감아 도는 육지 속 섬마을, 금산 방우리
![염재에서 바라본 금강.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admin.paper.findall.co.kr%2FUploadFiles%2FEssay%2F46437%2FD8675WVYMTHK%40namo.co.kr_%EC%97%BC%EC%9E%AC%EC%97%90%EC%84%9C%2520%EB%B0%94%EB%9D%BC%EB%B3%B8%2520%EA%B8%88%EA%B0%95.jpg)
▲염재에서 바라본 금강
물안개가 환상적인 물돌이 마을을 찾아서 충남 금산
육지 속의 섬마을인 방우리는 충남 금산, 전북 무주, 충북 영동이 만나는 곳에 방울처럼 매달려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지마을이다.
장수의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진안군에서 구량천과 진안천을 만나 서쪽으로 향해 흘러간다. 용담댐에 물을 가득 담은 강줄기는 무주의 부남을 지나 소이진에 이르러 갑자기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큰방우리(원방우리)를 스치며 ‘S’자 모양으로 흘러 육지 속의 섬마을인 앞섬을 거쳐 뒷섬까지 복주머니처럼 원을 그리며 휘감아 돌아 작은방우리(농원)까지 닿게 된다.
행정구역은 금산 부리면에 속하지만 험난한 지형 때문에 금산에서 연결되는 길은 없고 오로지 무주읍내에서 내도리를 거쳐 들어가야 한다. 충남이지만 전화는 전북 지역 번호를 쓰고 있으며, 아이들도 5㎞밖에 떨어지지 않는 무주로 통학한다.
방우리까지는 차로 접근할 수 있지만, 내도교부터 금강변 오솔길을 따라 걸어도 부담이 없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정표처럼 서 있는 촛대바위를 만나게 된다. 직진하면 큰방우리로 연결되고 우측 염재를 넘어가면 작은방우리에 이르게 된다.
큰방우리 마을 입구에는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푯말이 개근상장처럼 붙어 있다. 돌담이 운치 있고 강가에는 노거수가 서 있어 그림 같은 금강의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다.
다시 촛대바위로 돌아 나오면 농원 가는 벼랑길인 염재가 버티고 서 있다. 염재는 육지 속의 섬인 작은방우리로 가는 유일한 소통길로, 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길이 협소하고 경사가 급해 촛대바위 근처에 주차하고 차라리 걸어서 고개를 넘는 편이 낫다.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본 물돌이가 큰방우리를 거쳐 곡류를 이루며 흘러간다. 거울처럼 맑은 금강은 이불솜 같은 구름을 가득 담고 있으며, 그 뒤편으로 무주의 적상상과 덕유산이 아른거린다. 아슬아슬한 고개를 넘으면 강과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방우리가 손짓한다. 인삼·과일 농사로 살아가는 마을사람들은 한국전쟁 때 들어와 정착했다고 하는데, 불모지를 개간해 논밭을 일군 마을사람 이야기는 신상옥 감독의 영화 ‘쌀’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방우리습지.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admin.paper.findall.co.kr%2FUploadFiles%2FEssay%2F46437%2FSLBW1VWXHWM4%40namo.co.kr_%EB%B0%A9%EC%9A%B0%EB%A6%AC%EC%8A%B5%EC%A7%80.jpg)
▲ 방우리습지
방우리 습지는 멸종 위기의 수달, 수리부엉이, 퉁사리, 쉬리 등 생태 가치가 높은 동식물이 서식할 정도로 태고의 신비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작은 방우리부터 금강 따라 3㎞쯤 내려가면 수통리가 나오지만, 두 번의 도강과 험준한 절벽지대를 지나야 하기에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대신 무주읍내를 지나 39번 국도를 타고 금산쪽으로 가다가 부리읍내에서 안쪽 깊숙이 들어가면 수통리에 닿게 된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30m 높이의 붉은색 절벽인 ‘적벽’이 그림 같은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는데, 중국 양자강 상류에 있는 천하절경 적벽강과 흡사해서 이름 붙여졌다.
봄에는 춘화,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화가 푸른 물결과 함께 절경을 이뤄 드라마 ‘상도’와 ‘대장금’의 배경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어죽과 도리뱅뱅이.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admin.paper.findall.co.kr%2FUploadFiles%2FEssay%2F46437%2FDCLM4POIXMDM%40namo.co.kr_%EC%96%B4%EC%A3%BD%EA%B3%BC%2520%EB%8F%84%EB%A6%AC%EB%B1%85%EB%B1%85%EC%9D%B4.jpg)
▲ 어죽과 도리뱅뱅이
수통마을에서 곡류를 이룬 금강은 신촌리, 용화리, 천내리까지 물돌이를 그으며 영동까지 이어져 금강변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수통리, 용화리, 천내리는 어죽 거리가 형성돼 있다. 쏘가리, 빠가사리, 꺽지 등 1급수에서 사는 물고기를 재료로 하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지 않고 기름기가 적어 감칠맛이 난다. 거기다 인삼을 넣고 끓이기 때문에 여름철 보양식으로 최고다. 도리뱅뱅이는 프라이팬에 작은 생선을 둥그렇게 올려 놓고 양념 고추장을 듬뿍 발라 바짝 튀겨낸 별미로, 과자처럼 고소해 술안주로 그만이다. 방우리 들어가는 초입인 무주 내도리 근처에도 어죽 파는 집이 여럿 있다.
![금산인삼종합전시관.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admin.paper.findall.co.kr%2FUploadFiles%2FEssay%2F46437%2F223TJM9BSOBP%40namo.co.kr_%EA%B8%88%EC%82%B0%EC%9D%B8%EC%82%BC%EC%A2%85%ED%95%A9%EC%A0%84%EC%8B%9C%EA%B4%80.jpg)
▲ 금산인삼종합전시관
1500년의 인삼 재배 역사를 지닌 금산은 일교차가 크고 기후 여건이 인삼 재배에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몸체는 작지만 단단하고 순백색을 띠고 있으며 사포닌 성분이 뛰어나 대한민국 인삼을 대표하고 있다. 금산인삼종합전시관은 인삼 재배 과정을 비롯해 인삼의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다. 인근에 인삼약초의 거리가 형성돼 질 좋은 인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2·7일에 가면 인삼 오일장을 만나게 되며, 9월 3~12일에는 금산인삼관 광장과 인삼약초거리 일원에서 국내 최대의 인삼축제(041-750-2391)가 열린다.
칠백의총은 임진왜란 때 금산성 전투에서 의병장 조헌을 비롯해 영규대사 등 700여명의 의병이 왜군 1만5000명을 맞아 선전했으나 안타깝게도 전원이 전사했다. 이때 조헌의 제자들이 유해를 수습해 이들을 모두 한 무덤에 모신 것이 칠백의총이다. 박물관에서는 당시 유물과 전투 장면을 그린 그림을 볼 수 있다.
금산을 지키는 수호산인 진악산 자락의 보석사는 신라 때 창건한 고찰로, 절 앞산에서 금을 캐내어 불상을 주조했다는 데서 이름 지어졌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이 잘 어우러졌는데 특히 입구부터 시작되는 삼나무 숲과 천연기념물 제365호인 보석사 은행나무가 볼거리다. 나라의 변고가 있을 때마다 소리 내어 울었다고 전해지는 마을의 수호신이다.
<식당 정보>
- 강나루가든: 수통리/ 어죽, 매운탕/ 041-751-5577
- 마달피가든: 제원면 용화리/ 어죽, 매운탕/ 041-754-7123
- 원골식당: 제원면 천내리/ 인삼어죽, 도리뱅뱅이/ 041-752-2638
- 저곡식당: 제원면 저곡리/ 인삼어죽, 도리뱅뱅이/ 041-752-7350
- 삼원가든: 남일면 마장리/ 인삼정식/ 041-754-3121
자료 제공: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글·사진: 여행작가 이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