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진도의 봄맞이 바닷길 걷기 대향연(#11-12)
2023. 4. 9 (일) 날씨 : 맑음 기온 : 섭씨 3~17도
거리 : 20km 5시간 동행 : 귀연산꾼 19명
갈두선착장-하보전마을-보전호-대흥포방조제-쉬미항-수유마을-캠핑장
<최강의 정신력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
미국 작가 제인 로터는 '네가 걸어가는 길의 장애물은 장애물이 아니다. 그게 네 길이다.'
자신에게 해롭고 장애가 되는 대상을 반대로 기회로 만드는 사람이 최강의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들은 첫째, 사물을 객관적으로 본다.
세익스피어의 유명한 대사에서 '세상에서 좋고 나쁜 것은 다 생각하기 나름이다'라고 했다.
상황은 보기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다.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아야 한다.
둘째,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언제나 원하는 것을 다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삶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든 예상하지 못한 일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운명을 탓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셋째, 냉정하고 침착해야 한다.
멘탈이 강하다는 것은 언제나 행복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할리데이는 언제나 냉정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서적 안정과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큰 자산이다.
넷째, 행복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고 믿는 것은 결국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회피하려 하지 않는다.
긍정적, 부정적인 상반된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공전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강한 멘탈을 갖는 비결이다.
보전 선착장에서 본 주지도(손가락 섬)와 양덕도(발가락 섬)
다섯째, 현실적 낙천주의자들이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넘어지면 습관적으로 다시 일어난다. 짜증 내고 희망이 없다며 불평하고 포기하지 않는다.
낙천적인 희망과 현실적인 비관론을 견지하며 딛고 일어선다.
여섯째, 과거가 아닌 현재에 충실한다.
현재에 사는 것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게 도와준다.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만 바라보지 마라.
현재에 사는 것이 뇌 활동을 증진하고, 정서를 안정시키며, 스트레스를 줄여 준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일곱째, 꾸준히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인내심이 있다. 어떤 정신 건강학자는 성공에 관한 연구에서 투지와 기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투지를 갖는 것은 장기적 목표를 이뤄낼 수 있는 열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덟째, 놓아줄 때를 안다.
행동은 조절할 수 있지만, 행동의 결과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의 능력 밖에 있는 것은 과감하게 놓아준다. 조절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인지하고 포기할 때는 과감히 포기하라.
귀연산꾼 출발 인증 샷!
보전마을 언덕
선동산 유채꽃
<싱그러운 봄을 맞으러 진도에 간다>
일찍 찾아온 봄으로 벚꽃이 역대 두 번째로 빨리 피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모처럼 준비한 꽃 잔치 축제는 다 진 후 썰렁하게 진행되어 버렸다.
2주 전 진도는 벚꽃이 전혀 피지 않았는데 적당한 날씨가 오늘의 진풍경을 낳았다.
벚꽃도 보고 남도의 유채꽃도 만끽하는 행복한 하루의 여정이었다.
보전 항은 보길도가 태풍 피해를 많이 입어서인지 참전복을 양식하기 위한 사업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민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참전복이 많이 양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 생태연구센터가 있는 전망 건물 옥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일행들은 보전마을 언덕을 넘어 빼족산과 선동산 가운데로 난 고개를 넘는다.
해발 200~300m의 높지 않은 산들이지만 바닷가에서는 제법 높이를 뽐낸다.
새로 뚫린 신작로를 따라 선동산 자락에 핀 유채밭이 환하다.
진도의 유명한 대파밭을 바라보며 걷는 일행들의 발걸음이 느긋하다.
빼족산 자락을 넘으며 걷는 모습
하보전 마을
선동산과 하보전 마을
요즈음 운동을 등한시하여서인지 발걸음이 무겁다.
빨리 예전 정상의 날들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역시 인생에서 쉬운 것은 없다.
분홍빛 꽃들이 반기는 하보전 마을은 인적이 없다. 파란 지붕들이 가끔 보이는데 1614년경 해남윤씨가 처음 마을에 터를 닦았다는 마을 유래비를 읽어본다.
처음에는 보점(保店)으로 불리었으나 1896년 땅이 기름진 옥토라 하여 보전(寶田)으로 고쳐 불렀다고 적혀 있다.
동네에서 왼쪽 들판으로 들어서니 온통 유채밭이다.
언뜻 남미 여행 때 보았던 볼리비아가 생각나고 유투브에서 본 중국 서남부에 있는 윈난성(云南省) 뤄핑현(羅平縣) 유채밭 노란 물결로 일렁이는 모습이 생각난다.
물론 제주도와 윈난과 비교하기는 부족하지만, 오늘 만나는 이곳 진도의 유채꽃 단지의 크기도 대단하다.
벚꽃과 유채꽃의 장관
유채꽃 들판
빼족산과 선동산
보전호
진도 대파밭
<보전호와 대흥포 방조제>
들판을 지난 보전호로 가는 마을 벚꽃과 유채꽃 진풍경은 서해랑길 11코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보전호를 따라 걷는 내내 노랗고 하얀 꽃 잔치는 편안함과 풍요로움 그 자체를 만끽하는 트레킹의 진수다.
빼족산과 선동산이 분홍색과 녹색의 볼륨을 보여준다면 파란 하늘과 노란 유채꽃의 향연은 봄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자연의 잔치다.
1997년 보전방조제가 준공되면서 형성된 담수호가 보전호이다.
푸근함을 가득 담으며 진도의 대명사 대파들이 싱싱한 보전호 방파제 삼거리에서 편하게 점심을 들었다.
쏙 버무리 떡과 빵 그리고 갖가지 진수성찬 반찬들로 풍족한 점심이었다. 커피와 맛난 빵도 디저트로 너무 훌륭했다.
보전호 방파제
대흥포 방조제와 유채꽃
오늘 걸어야 할 여정은 20km 정도인데 대부분 바닷가와 들판 그리고 보정호와 대흥포 방조제를 따라 걷는다.
소포 방조제 동쪽의 내산 월리마을 가옥 지붕은 청색으로 통일되어 특이하다. 세계적으로 청색 지붕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대흥포 방조제
지산마을 유채꽃 단지
한가로운 서해랑길 여정
만개한 유채꽃
서포 방조제를 걸으며 맛보는 트레킹의 여유
서포 방조제를 걸으며 저만치 신월마을 고개가 보이는데 해창리 넘어 진도읍으로 가는 길이다.
2009년 2월에 당시 국토부(현 해양수산부)가 대흥포 방조제를 허물어 간척지인 112만㎥의 농경지에 바닷물을 다시 끌어들이는 갯벌 복원(역간척)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곳 대상지는 원래 갯벌이었던 곳으로, 농경지 조성을 위해 1963년에 시작해 1975년에 길이 590m의 방조제를 완공하였고, 현재 간척지 65ha가 벼농사를 짓는 논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도 주민들이 대흥포 방조제를 허물고 다시 바닷물이 들어오도록 하는 역간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쉬미항
방조제를 따라 도로변에는 늦게 핀 벚꽃이 한창이다.
건너편에 쉬미항이 보이는데 진도에서는 팽목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항구다. 진도의 북서쪽 섬들을 연결하는 포구이다.
가사군도를 운항하는 진도 관광 유람선은 쉬미항을 출항하여 저도-광대도-혈도-주지도-양덕도-방구도를 거쳐 쉬미항으로 되돌아온다고 한다.
서포 방조제와 벚꽃
내산월리와 신월마을 유채꽃
근처에 ‘경찰부대 상륙 기념비’가 있는데 한국전쟁 때인 1950년 9월 중순 국제연합(UN)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직후 진도 경찰은 외부의 지원 없이 자체 병력과 장비만으로 전국 최초로 단독 상륙작전을 펼쳐 성공시켰다.
같은 해 10월 5일 늦은 밤, 진도군 의신면 옥대리에 있는 당시 ‘돌’이라고 불린 창고에는 북한 인민군에 의해 우익인사로 분류된 경찰 가족과 주민 등 50여 명이 감금되어 총살당할 위기에 있었다.
그날 마침 극적으로 전개된 진도 경찰부대의 기습 상륙작전이 성공을 거둬 북한 인민군은 도주했고, 죽음의 문턱에 서 있었던 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당시 1소대장이었던 김상식(89세) 씨는 바다 위에서 전투를 준비하느라 부대원 전체가 하루 세끼를 배급받지 못해 굶어야 했다.
당시에 기습 상륙작전을 펼치지 않았다면 부인과 세 살 된 딸을 포함해 주민들 모두 북한 인민군에 의해 총살을 당해 죽었을 거라고 회상한다.
전쟁 중 북한 인민군은 약 한 달 정도 진도를 점령하면서 경찰과 그 가족, 군인, 우익인사, 지역주민 등 70여 명을 총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랑길 12코스 안내도
쉬미항 가사페리호
진도 바다 낙원길 조형물
바람이 머무는 곳이라는 등대 이니셜이 있는 전망대를 지나 새로 건물을 지으려 작업하는 곳을 지나니 멀리서 앰프와 색소폰 소리가 들린다.
진도 낙원 해안로가 수유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은 전망 포인트로 이름났는데 오래된 소나무와 서촌마을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HELLO JINDO!!!
서해랑길 12코스 수유마을 해변
망적산(284.1m)과 수유마을
개업한 카페
서해랑길 12코스는 이곳을 지나 백조 호수 공원이 있는 나리 방조제를 거쳐 건배산을 넘어 우수영으로 향한다.
시끌벅적한 마을 카페는 오늘이 개업인데 커피를 시켰더니 떡과 음식이 함께 나온다. 기념품으로 컵도 받고 호사를 누렸다.
오토캠프장에서 본 수유(서촌)마을 모습
서해랑 길은 해안가에 있는 청룡마을로 가지 않고 폐업한 섬사랑 캠프장 쪽으로 가야 한다.
망치산 아래 조망이 좋은 곳에 버스를 세워 놓고 많은 먹거리로 뒤풀이를 진행했다.
상추와 파, 양파, 마늘 그리고 고춧가루를 버무려 만든 묵무침이 풍요로웠다.
몇 순배의 맥주와 소주가 흥을 돋우는 데 가야 할 먼 길 때문에 서둘러 귀향한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피로가 쏟아져 잠을 청하는데 붐비는 고속도로는 차량이 넘쳐나 운전하기 힘들다.
근사한 남녘 진도를 한 바퀴 도는 11~12코스 여정도 좋은 날씨와 인정 넘치는 산꾼들 덕분에 화기애애한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정이 넘쳐 흘렀던 캠핑장 뒤풀이
첫댓글 이 곳에선 다 진 벛꽃을 남녁의 진도에서 볼 줄이야. 온통 꽃잔치인 진도길을 이야기 나누며 걷는 길, 기쁨 한 가득, 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청산님의 글, 가치 있고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많이들 참석하시어 이런 기쁨 같이 누려요.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과 하나가되어 걷는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건 역시 그 길을 공유한 사람들만이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것같습니다. 오늘도 글을 올려주신 청산님덕분에 좋은분들과 함께했던 여정을 복기하며 벌써 다음여정에 대한 기대를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