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버들의 삶은 부드럽다! 나무가 살아가는 모습을 가장 잘 설명하는 방법은 인간의 삶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왕버들은 버드나무 중에서 줄기가 굵고 오래 살아서 붙인 이름이다. 우리나라 버드나무 40여 종 가운데 이들만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왕'이란 칭호를 받을 만하다. 버드나무류의 강인한 생명력은 부드러움에서 나온다. 왕버들 역시 가지가 부드러워 잘 부러지지만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이다. 조선시대 예종 때 형조판서 강희맹은 곤장으로 사용하던 버드나무나 가죽나무를 사용하면 죄인이 아파하지 않아 죄를 실토하지 않아서 물푸레나무를 권장하기도 했다고 전해 진다. 의료기기도 알루미늄 재질이 나오기 전에는 응급처치용 부목을 버드나무로 사용하였다. 특징 중 하나는 물을 좋아한다. 대부분 버드나무 학명에 살릭스(Salix)는 '가깝다'를 의미하는 켈트어 ‘살(sal)’과 ‘물’을 의미하는 ‘리스(lis)’의 합성어다. 왕버들은 흔히 물가에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청송군 주산지의 것은 물속에서 산다. 이들이 물을 좋아한다지만 물속에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함이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한다. 그렇지만 성주군의 성밖숲은 왕버들이 가장 많은 숲으로 생육조건이 좋아서인지 건강해 보이며 59그루가 천연기념물이다. 왕버들은 나이가 많아지면 줄기가 썩어서 큰 구멍이 생기게 되며 목재 안의 인(Phosphorus) 성분 때문에 불빛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귀류(鬼柳)라 부르기도 한다. 어릴 적에는 ‘도깨비불’이라고 하여 밤이면 공포의 시간이었다. 250년 된 대전시 중구 유천동의 왕버들이 잘려 나간 사연을 들을 때면 인간의 무지함은 끝이 없으며 나무를 살리려는 노력이 너무도 절실함을 느낀다. 우포늪의 쓰러진 왕버들이 살기 위해 쓰러진 쪽의 언덕 사면에 줄기를 뻗어 제2의 자신을 복제하는 모습에서 더욱더 정을 느끼게 한다. 나무 강의 때 호랑버들과 왕버들의 생김이 너무도 비슷하여 학생들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어, ‘털이 많은 호랑버들 이는 산에서 살고, 털이 적은 왕버들 이는 물에서 사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람도 나이 들수록 부드러움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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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이가 들고 보니 부드러움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샘!
늘 고맙습니다.
왕버들의 의미를 처음으로 알았네요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