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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2010년 중국경제, 중국증시 >
2010년 중국경제-다시 9.7%대의 황금시대로?
2009년에 전세계는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신음했다. 그러나 중국은 GDP 8%의 성장을 늠름하게 달성하고 내년에는 9%의 성장을 달성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자신하고 있다.
중국은 2009년에 4조 위안(680조원)의 정부투자와 10조 위안(1,700조원)의 은행대출로 대대적인 토목공사와 건설공사를 통한 투자의 힘으로 8%의 성장을 이루었다. 중국은 미국이 1929년 대불황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불황을 탈출한 것처럼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불황탈출에 성공했다. 2009년 중국GDP 8%성장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명확하다. 투자가 7%, 소비4%, 수출-3%선이다.
주요 중국증권사와 외국계 IB 18개사의 2010년 중국 GDP성장률 예측치를 보면 평균치가 9.7%이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입만 열면 중국은 버블이고 곧 터질 거라던 미국계 IB들의 예측치가 평균보다도 높고, 절대치도 가장 높다. 반면 중국 IB들은 오히려 더 보수적이다.
2010년 각 IB들의 예측치가 맞아 떨어진다면 9.7%의 경제성장은 의미가 있다. 중국의 1978년 개혁개방이후 30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이 9.7%였다. 2010년의 9.7%성장은 중국이 금융위기의 충격을 딛고 과거 30년간 성장해 온 추세대로 회복한다는 뜻이다. 중국이 다시 “중국 판 황금시대(?)”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빨간 넥타이를 맨 진시황-2010년 중국
진시황은 죽었지만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진시황은 중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 주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부터 일반 관광객까지 중국을 찾는 모든 이들이 만리장성에 입장료를 내고 사진을 찍어 기념으로 간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에는 2200년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했던 진시황이 살아 돌아왔다. 진시황은 폭군으로도 유명하지만 중국의 독특한 통치시스템인 2000년간 지속된 “황제”제도를 처음 만들었다. 그리고 엄청난 토목공사를 벌려 만리장성을 쌓아 북방의 오랑캐를 막았다.
사회주의 국가들 중에서도 독특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라는 좀 긴 이름의 독특한 경제시스템을 만든 중국은 이번 금융위기 중에 제조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달러의 만리장성”을 쌓고 전국에 엄청난 토목과 건설공사를 벌렸다.
중국은 유래 없는 세계적인 금융공황에서 2조2천억 달러의 “달러로 쌓은 만리장성”과 대규모 토목,건설공사 덕분에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2010년에 중국경제는 토목공사에서 “흙 묻은 작업복”을 벗고 “붉은 넥타이”를 매고 말끔한 차림으로 세계 무대에 나설 것 같다.
중국은 이제는 돈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 G20회담이 시작되기 전 유럽 각국들이 미국을 대신해 중국 때리기를 시작했다. 중국은 상무부 장관을 단장으로 수백억불을 들고 가 유럽에서 대규모 상품구매를 해주었다. 중국에 대해 입빠른 소리 잘하는 프랑스는 빼고. 그랬더니 프랑스 수출업자들이 난리가 났다. 한방에 유럽의 거친 목소리를 잠재웠다. 수출이 아니라 “수입이 힘”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2010년 중국경제, “I”가 아니고 “C”를 주목하라
중국은 2010년부터 경제성장의 모델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죽어라 일해서 수출하면 최고라고 알았지만 알고 보니 더 힘이 쎈 놈은 수출업자가 아니라 “수입업자”라는 것을 안 것이다.
그리고 달러가 넘치는 중국은 이번에 “대국의 처세”가 어떤 것인지를 알았다. 그리고 달러처럼 인민폐의 국제화가 중요하고 수출보다는 수입대국이 되야 국제사회에서 힘을 쓴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했다.
그러나 그 전제는 내수시장이 커져야 가능한 일이다. 중국은 실제로 2개 나라다. 잘사는 6억 인구의 도시민과 못 사는 7억의 농민이 사는 나라다. 도시인구 6억중 상위 10%는 한국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이지만 7억 농민이 아직 냉장고,세탁기도 변변히 없는 상황에서 살고 있다. 중국은 이번에 농산품에 부과되는 세금을 없애 농촌의 구매력을 높였다. 그랬더니 처음으로 금년 4분기에 농촌의 소득증가율이 도시의 소득증가율을 넘어섰다.
2009년에 중국은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사면 세금을 감면해 주고 보조금을 주는 중국말로 “가전하향”, “자동차하향”정책을 썼더니 농촌의 가전제품 판매가 폭발했고 자동차는 판매대수에서 당장 미국을 넘어섰다. 중국은 내수부양정책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중국은 2010년에 내수확대를 위해 거주이전의 자유에 제한이 있는 户口(호적)문제도 중소도시는 풀어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금처럼 정부가 나서서 하는 투자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민간주도로 바꾸고 도시화촉진을 위해 부동산의 경기도 크게 과열되지만 않으면 부동산정책도 크게 손을 대지 않을 작정이다.
2010년의 중국경제의 큰 방향은 투자(Investment)가 아니라 소비(Consumption)이다. 2010년에 투자비중 만큼 소비의 기여도를 높이려는 것이 중국정부의 목표다. 2010년의 경제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12월초에 개최된 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도 경제정책의 핵심은 투자의 비중을 절반이하로 줄이고 대신 내수소비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내수 소비중심의 성장모델로 경제성장의 방향을 튼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투자의 우선순위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개혁개방이후 30년간 가져온 성장정책의 구조적인 변화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향후 한국의 중국관련 주식 투자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중국 10개 IB가 본 중국 2010년 증시- 3,060-4,350
중국의 10개 주요 증권사가 예상한 2010년 상해 A증시 지수범위의 평균치는 3,060-4,350이다. 지수 예상치의 최저는 2,600, 최고치는 5,000이다. 모 증권사의 경우는 유동성장세가 온다면 지수가 6,000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2010년에 중국 GDP성장률이 전기대비 20%내외 성장하고 기업이익은 20-30%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다. 현재 지수 3,073에서 GDP성장률의 증가속도 수준이면 상해 종합지수는 3,700, 기업이익 증가수준이면 4,000이다.
증시는 항상 기업이익이나 경제성장률의 상승 폭 보다는 더 가거나 하락 시에는 더 많이 하락한다. 내년이 강세 장이라고 보고 주가가 이익의 증가속도보다 10%정도 더 멀리 간다고 가정하면 상해종합지수는 4,400이고 20%라면 4,800이다.
바겐세일 헌팅은 끝났다.-내년 중국증시에서 반드시 체크 해야 할 세가지
중국 증시는 작년 10월 최저 점에서 110%의 상승을 했다. 소위 바겐세일 헌팅은 끝났다. 주가는 불황의 끝 자락에서 이미 절반이상 올라가고 경기가 턴 어라운드 하면 투자매력은 확 줄어든다. 그리고 그간의 경기회복을 위해 취했던 우대정책에 변화가 오면 증시에는 단기적인 쇼크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내년 중국증시에서 살펴 볼 점은
첫째 분기별 GDP의 꼭지점이 언제냐는 것이다
둘째는 CPI가 3-4%에 도달해 출구정책이 나오는 시점이다
셋째는 위안화 환율의 절상이 있으면 이것은 예의 주시해 봐야 한다.
이미 저점에서 110%오른 주가는 강한 이익의 증가가 받쳐주지 못하면 경기의 모멘텀이 꺾이면 조정의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내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금년대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분기별로 보면 왼쪽 끝이 높고 오른쪽이 아주 낮은 “비스듬하게 누운 U자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출구정책은 관건이 실업률과 물가이다. 중국의 물가는 11월에 이제 겨우 플러스로 반전했다 디플레에서 벗어난 수준이다. 중국이 적정하다고 보는 성장과 물가수준은 9%대의 성장이면 물가는 3-4%수준이다.
중국의 분기별GDP와 CPI의 컨센서스를 보면 GDP는 1분기피크, 2-3분기 조정, 4분기 약한 반등이다. CPI가 3-4%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은 4분기다. 그러면 출구전략은 잘해야 3분기정도다.
위안화가 절상이 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다. 그 정도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미국과의 관계, 내수확대,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소폭의 절상이 바람직하지만 위안화 국제화, 핫머니의 폭증, 수출업체의 도산과 채산성 악화, 어마어마한 보유외환의 평가손 등을 감안하면 위안화가 절상이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어찌 되었거나 여러 가지 희생을 치르고 지금까지 버텨온 위안화 가치가 비록 소폭일 망정 절상이 시작이 된다고 하면 그것은 중국정부의 큰 정책의 전환이 있다는 의미다. 증시에는 영향이 클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한마디로 단언할 수 없다. 위안화의 NDF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변화가 있으면 어떤 이유 때문인지를 바로 판단하고 액션을 해야 한다.
중국 내수확대의 수혜자?: IT와 자동차, 건자재는 중국을 주목하라
2010년 중국경제의 최대 화두는 소비를 통한 내수 확대이다. 내수확대의 핵심은 도시화의 촉진을 통한 내구소비재의 보급이다.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도시화를 가속화시키는 부동산투자와 가전과 자동차의 보급확대는 계속 이어진다.
중국은 자동차산업에 있어서 현재 1,600CC 이하의 자동차 뿐 만 아니라 만약 내수부진으로 더블 딥이 나올 가능성이 있으면 2,000CC까지도 보급확대 정책을 쓸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현재 소득수준은 중소형 자동차 보급의 폭발기에 들어가 있다. 80년대 후반 한국이 모토라이제이션(자동차대중화시기) 시대에 들어갈 때와 같은 상황이다.
중국의 가전제품 보급은 도시와 농촌의 갭이 크다. 농촌의 가전제품 보급정책은 예전에 한국이 새마을 운동하면서 정부보조금으로 지붕개량하고 다리를 놓은 것과 같다. 정치적인 정책효과도 만점이고 경제적 효과도 좋다. 중국정부가 지속 안 할 이유가 없다.
반도체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이 강세이고 반도체기업의 주가도 강세다. 중국은 7억대의 핸디폰과 3억대의 인터넷가입자가 있다. 대만이 만든 칩을 이용한 고성능 산자이(山寨:유사모조품)제품의 엄청난 유통이 관련 부품들의 수요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짝퉁이든 정품이든 엄청난 수요가 몰고 오는 수량효과로 중간제품 공급상들의 수혜는 계속 될 전망이다.
2010년에도 IT, 자동차, 건자재관련 수출 주들이 동향은 중국에 달려 있을 것 같다.
< II. 좀더 길게 본 중국경제, 중국증시 >
금융위기, 중국은 “+3”, 자본주의는 “-3”
중국은 참 운이 좋은 나라다. 금융업계의 뒤쳐진 국제화와 수준 때문에 이번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에서 무사했다. 영어가 약해서 파생상품이라는 것을 잘 몰랐던 덕분에 중국 금융기관들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G20의 거의 모든 은행들은 파생상품으로 인한 손실이 너무 커 신용창출기능을 상실했다. 중국은 신용창출기능이 살아 있는 은행을 통해 10조 위안, 1,700조원을 퍼부으면서 보란 듯이 8%성장을 달성하고 세계 넘버 2의 자리를 확실히 꿰어 찼다.
금융은 기본적으로 그 자체로는 불임 산업이다. 금융기관끼리 아무리 거래를 해봐야 거품만 만든다. 싱싱한 제조업의 생산과정에 돈이 들어가야 진정한 금융의 부가가치가 생겨난다. 이번 미국의 부동산파생상품은 근본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상품이었다.
국가가 중요한 시대에는 영토, 토지와 같은 부동산이 중요했지만 지금 같은 국제화시대에는 국가와 영토의 개념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부동산파생금융상품은 국제화시대에 잘못 태어난 기형아였다. 싱싱한 제조업이 넘치는 중국과, OECD국가 중에서 제조업이 주력인 한국이 불황의 수렁에서 가장 먼저 탈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번 금융위기로 자본주의 경제는 적어도 3년은 후퇴할 전망이고 아이러니 하게도 금융산업이 약하고(?), 국제화에서도 뒤진 중국은 금융 쓰나미에도 큰 상처를 입지 않아 중국은 3년을 벌었다.
달러가 아닌 “달러 인쇄기”가 중요하다
중국은 2조2천억 달러라는 “달러로 쌓은 만리장성” 덕분에 이번 금융위기에서는 웃을 수 있었다.
중국이 A-380비행기 한 대를 사려면 중국의 노동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8억 벌의 셔츠를 만들어 수출해야 한다. 전세계 신발공장이 모두 중국에 와 있지만 중국의 모든 신발공장의 이익을 합쳐도 “나이키” 한 개 회사의 이익을 못 따라간다. 茶의 본고장 중국은 6-7만개의 차 잎 가공공장이 있지만 티 백으로 유명한 “립톤”사, 1개회사의 이익에도 못 미친다.
이런 수준에서 구렁이 알 같은 돈, 2조2천억 달러를 모았으니 중국은 참 대단한 나라다.
그런데 이런 중국을 등쳐먹는 더 대단한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인쇄원가를 들여 종이에 푸른색 잉크로 링컨 대통령의 얼굴을 그리고 100달러라고 찍으면 바로 부가가치 99배, 9900%마진의 “돈 찍는 비즈니스(화폐주조차익권)”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거의 공짜로 중국 물건을 사서 소비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2조가 넘는 달러로 쌓은 만리장성은 유지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중국은 달러가치가 10%만 떨어지면 한방에 2천2백억 달러가 날아간다. 금융위기에 빠진 미국은 제조원가가 1달러에도 못 미치는 100달러지폐를 무한정 찍어 전세계에 뿌리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완전히 사기 당한 느낌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이 화폐를 종이처럼 뿌려대는 바람에 밤잠을 못 이룬다. 조 단위의 미국 국채가 발행될 때마다 미국의 최대 채권자인 중국은 미칠 지경이다.
중국은 달러가 아니라 “달러 찍는 기계(화폐주조차익:Seigniorage)”가 중요하다는 걸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확실히 알아 차렸다.
인민폐 국제화, 상해국제금융중심
국제통화의 사용량에서 본다면 실물거래는 금융거래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중국이 국제통화의 지위를 얻으려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인민폐가 유통되어야 한다. 밤 세워 일해 셔츠 8억 벌을 만드는 것보다 2조 달러를 미국처럼 30배, 60배 레버리지를 일으켜 전세계에 투자해 한번만 성공하면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는 최신기종 A-380 비행기를 수백 대를 살 수 있다.
중국은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돈 찍는 기계”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앞으로 10년 뒤인 2020년까지 4:3:3이 목표다. 즉 국제통화에서 달러4, 유로3, 인민폐 3의 반열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소리 소문 없이 중국의 모든 역량을 모아 “인민폐 국제화”와 “상해국제금융중심건설”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세계 무역 대국인 중국이 중국과 거래하는 모든 거래에서 결제통화를 인민폐로 하면 그 규모는 세계 교역량의 8%나 된다.
역사를 보면 “아시아를 먹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다”. 중국은 “돈 찍는 기계”를 만드는 작업을 2000년간 孔子를 수출해서 만든 같은 유교 문화권, 아시아에서 먼저 시작하고 있다.중국이 미국지배하의 세계구도에서 우선 하고 싶은 것은 “아시아의 지방은행”이다.
금융위기로 앞으로도 수조달러의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하는 미국 정부의 약점을 잡고 중국은 최대 채권자의 지위를 활용, 협상을 하고 있는데 승산이 있어 보인다. 금융위기 중에 중국은 2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담보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 통화스왑을 통해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주었다.미국만이 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만들어 준 것이다.
시간의 용광로에 모든 걸 녹이는 무서운 나라
중국 수천 년의 역사는 한족이 항상 외세에게 침략당하는 역사였다. 북방의 기마민족이 농경에 종사하는 한족을 침탈한 역사였다. 중국의 한족은 초식동물이 단거리 경주에서 육식동물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짧은 역사에서는 항상 졌다. 그러나 300년만 지나면 북방의 무섭고 날쌨던 기마민족은 한족의 용광로 안에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여진, 말갈, 돌궐, 만주, 선비족 등 역사의 수많은 중국을 침탈했던 민족들은 지금 모두 한족이라고 개명하고 있다.중국은 시간이라는 용광로에 세상의 모든 것을 녹여내는 무서운 나라다. 특히 단거리경주에 강한, 육식을 하는 기마민족은 항상 만만디 중국한족의 “밥”이었다.
지금 미국이 세계 최고이지만 세계의 패권국으로 역사는 불과 100년이다. 중국은 1600년대까지는 세계 1등이었고 근세 350년간 헤멘 것이다. 그러나 최근 50년간에는 “라인강의 기적”이나 “한강의 기적”은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무서운 속도로 “황하강의 기적”을 만들어 단숨에 세계 2위에 올라섰다. 2000년의 역사에서 350년은 짧은 시간이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이 아닌 금융전쟁을 시작했다. 오바마가 최근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정치도시 북경이 아닌 금융도시 상해를 첫 방문지로 잡았다. 북경대 학생들과 토론하는 게 아니라 금융중심지 상해의 푸단대학 학생들과 토론을 벌였다. 오바마가 왜 상해에 먼저 왔을까?
70년 전에 프랑스가 겁없이 잘 나가는 미국의 화폐가치에 토를 달다 미국이 달러의 금불태환 선언을 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지금 중국이 겁없이 미국의 달러가치 폭락에 반기를 들었다. 이번에 중국은 어떻게 할까? 중국이 프랑스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까?
패권전쟁, 통화전쟁 누가 이길까?
이번은 약간 다른 양상이다. 금융과 군사력으로 세계를 지배한 미국은 지금 “근육이 터져버린 거인”(?)이다. 월가의 불장난에 그간 200년 간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판이다. 미국이 우방이라고 믿었던 모든 나라가 이젠 미국을 못 믿겠다고 뒷구멍으로 달러자산을 내다 팔 궁리를 하고 있다.
군사력도 이젠 예전 같지 않다. 핵무기가 등장하면서 큰 것이 작은 것을 이긴다는 법칙이 적용되지 않게 되었다.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핵을 보유하면 함부로 다루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프간,중동,북한 등 부시가 벌려놓은 전선에 돈이 무한정 들어가 오바마는 정신이 없다. 지금 미국은 중국과 전쟁을 할 형편이 못 된다. 오히려 잘 협력해 이 난관을 넘기고 나서 그간 까불었던 나라를 손을 봐도 봐야 하는 형편이다.
그리고 미국은 후손들이 갚아야 할 빚을 너무 많이 당겨 썼고 그 채권자가 대부분 아시아다. 아시아에 대해 금리를 올려 달러가치를 또 한번 폭등 시켜 금융위기를 만들어 아시아의 돈을 터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아시아 채권자들이 채권을 내다팔면 월가가 먼저 무너진다. 이번 금융위기로 미국의 일방적 게임에서 용호상박의 게임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게임이 오래 지속되면 결국 지구력이 달리는 놈이 지게 되어 있다. 장기전에 이골이 난 중국이 이길지,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안해 내는데 능숙한 미국이 이길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빛보다 빠른 인터넷, 우주를 날아다니는 기술, 집을 담보로 60배씩 레버리지를 일으켜 돈을 버는 금융기술보다 더 반짝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미국에서 나올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한국의 중국투자, “이기는 싸움”을 해야
최근 3년간 한국의 해외투자의 최대 화두는 중국 펀드였다. 중국이 지수 2,000에서 6,000을 가는 동안 즐거웠지만 폭락하는 장에서 모두가 고통스러웠다. 중국펀드에서 우리가 고통 받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에 대한 공부와 리서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젠 한국은 중국투자를 멈추어야 한다. 세계의 넘버 2에 대한 투자를 멈추는 게 아니라 더 가속화해야 하지만 지금 같은 펀드에 대한 ‘장님투자”는 멈춰야 한다. 한국 개인 투자가들은 십년 전 벤처투자 하듯이 중국 펀드 투자를 했다. 내 중국펀드에 어떤 종목이 들어가 있는지, 펀드 매니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투자를 했다. 작은 아파트 전세를 얻어도 집주인부터 집안 곳곳을 꼼꼼이 살피는 우리가 수 천만원, 수 억원을 퍼 넣은 중국펀드에 대해서는 제대로 체크 한 게 없다.
펀드를 만들어 판 금융기관은 더 심하다. 외국계 IB들은 해외진출을 할 때 맨 먼저 그 나라 현지의 최고의 애널리스트들을 수억을 주고라도 스카우트해서 시장과 기업 리서치를 완벽하게 한다. 그 다음 IB상품을 만들고 상품 판매를 한다. 현지 국가와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분석 없이 투자상품을 만들거나 판매를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외국계 IB들이 한국시장에 들어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어떠했는가? 우리는 외국IB들과는 정반대로 했다. 상품부터 팔고 나중에 큰 일터지고 나서 조사하고 분석한다고 난리를 쳤지만 전문인력도 없고, 차는 지나갔고, 손님들은 큰 손실을 입고 떠나가 버렸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기관으로서는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兵書인 “孫子兵法’에는 이기는 싸움을 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이기는 싸움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다. 내가 중국펀드를 산 펀드운용회사와 증권사에게 전화해 확인해 보라. 당신네 회사 내에 중국시장을 조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중국 현지와 바로 연락해 대책을 세울 중국전문 인력이 몇이나 되는지를. 그리고 내가 산 펀드에 편입된 종목들의 기업분석 보고서를 좀 보내달라고 해보라.
그러면 왜 우리가 이길 수 없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면서 행운이 우리를 찾아 올 거라는 대박의 꿈을 꿈꾸었다.
한국투자가에게 중국은-“황금 10년”?
전세계에서 한국만큼 중국을 잘 아는 나라가 있을까? 중국과 서로 영토를 맞대고 치고 박고하면서 2천년을 살았고 중국에서는 공산주의로 인해 사라져버린 “孔子文化”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과거 50년간 중국은 줄을 잘못 서, 공산주의로 가는 바람에 쇠락의 길을 걸었다. 우리는 다행히 자본주의로 줄을 서 한국이 단군 이래로 처음으로 중국을 앞서가고 있다.
그런데 그랬던 중국이 이젠 10-20년 안에 다시 세계의 넘버 원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간 중국에 조공을 받치며 국가를 보존하고 단일민족의 피를 보존하며 살아왔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자본주의로 바뀌고 있다. 21세기의 조공은 무엇일까? 자본주의 세계에서 21세기 조공은 “배당과 이자다”.
삼성전자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40%는 외국투자가의 돈이다. 미국이 제조업에서는 망했어도 전세계에서 깔아놓은 주식, 채권에서 나오는 배당과 이자 그리고 시세차익을 합하면 무역수지 적자폭을 넘어선다.
현재와 같은 성장 추세라면 중국의 GDP는 구매력으로는 10년 내에, 명목상으로는 20년 내에 미국을 앞선다. 향후 10년은 한국이 8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중국에는 고성장시대가 지속되고 한국 투자가들에게는 투자하기 좋은 “황금 10년”이 온다.
중국펀드에 투자해서 망했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1인당 소득 3천불에서 1만불을 갈 때까지 한국증시는 어떤 변동성을 거쳤는지를 보자. 2009년 중국의 1인당 GDP는 3,500달러 2010년에 9.7%성장에 3%내외의 환율절상을 가정하면 중국의 1인당 GDP는 4,000달러에 안착한다. 이는 한국의 과거와 비교하면 한국이 잘 나가던 80년대후반 수준이다.
금융은 “살아온 삶의 지혜”만을 가지고 돈을 버는 산업이다. 선진국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장기 투자해 대박을 낸 것은 우리 보다 10-20년 앞서 산업과 기업의 변화를 경험한 때문이다.
중국증시에는 앞으로 10년간 한국이 경험한 것 보다 더 심한 주가변동성이 2-3번은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10년은 중국이 황금시대가 아니라 중국이 드라마틱한 경기변동을 겪을 때 이런 변동성을 4-5번 겪은 한국 투자가들이 중국투자를 해서 대박을 낼 수 있는 황금시대다.
작년에 증시가 폭락한 이후 최근 1년간 중국 증시에는 200-300%의 수익률을 낼 수 종목이 많았다. 중국펀드를 판 자산운용사들과 증권사들에 대해 비판과 비난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 운용사와 증권사들이 중국시장을 조사하고 분석을 철저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더라면 금년에 본전을 회복하고도 한 참 더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가능성은 여러 차례 있을 것 같다.
“21세기의 조공”은 “배당과 이자”다. 중국이 열심히 일해 초고성장을 한 성과를 배당과 이자로 가져오는 것이 2000년간 중국에 조공을 받치며 살아온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역사를 반전시키는 길이다. 1-2년에 100%가 아닌 10년에 100배를 먹는 방법을 한국의 사례를 연구해 중국투자에 활용해야 한다.
85년에 삼성전자를 5,000원에 사 보유하고 있다가 지금 판다면 24년 만에 150배를 벌 수 있었다. 중국처럼 변동성이 심한 나라에는 정보력에 자신이 있으면 중국은 더할 나위 없이 돈 먹기 좋은 시장이다. 그러나 정보 분석력이 강하지 않다면 중국 투자는 사막에서 낚시 하듯 오래 기다려 큰 고기를 잡는 방법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작은 변동을 같이 타서 단타로 벌기에는 중국은 리스크가 있다.
중국의 인민폐 국제화와 상해금융중심이 제대로 진행되면 10년 뒤 상해 푸동의 “루지아주이”거리가 “아시아의 월가”의 새 이름이다. 상하이가 “아시아의 뉴욕”이 된다. 지난 30년간 중국에서 가장 싼 것은 인건비였지만 이제는 아니다. 지금 중국은 넘치는 달러로 “돈의 값이 가장 싸다”. 중국은 미국 월가를 세 번을 구제할만한 돈을 가지고도 운용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제로 금리인 미국시장에 투자를 하고있다. 중국이 제조업에서 30년 벌어들인 돈을 투자하고 운영하는 시장을 중국에 만들고 있다.
아직은 우리보다 경쟁력이 떨어진 중국의 금융시장에 빨리 돈을 묻어야 한다. 3-4년 내에 지금” 6자”를 보이는 환율이 “4”자로 가면 환차익만해도 금리는 무조건 빠진다. 한국이 4대강에 수십 조원을 투자하지만 그 중 10조를 빼서 중국의 황하를 비롯한 중국의 4대강유역의 환경사업에 투자하면 10년 뒤에 수익이 얼마가 될까? 한국의 4대강을 서너 번은 더 개발할 만한 돈이 되지 않을까?
200년 전 전세계의 銀이 중국의 차와 도자기를 살려고 중국으로 몰렸고 중국이 가진 銀을 뺏앗으려고 영국이 아편을 팔아 아편전쟁이 일어났다. 중국은 싸움에서 패했고 청나라는 망했다. 서방세계의 산업혁명, 기술혁명의 최종수혜자가 아이러니 하게도 후발자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다. 제조업의 최종 종착지로 중국이 당첨되었다. 지금 전세계 달러가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21세기의 차와 도자기는 중국이 만드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고 銀은 ‘달러”다. 중국에서 이번에 미국과 패권전쟁, 화폐전쟁이 일어날 판이다. 중국은 아직 산업혁명,기술혁명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술 배끼기인 “산자이 혁명 (山寨革命)”수준에 있다. 한국 투자가와 IB들이 좀더 철저히 중국을 조사분석하고 인내력을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단합해서 투자한다면 중국투자는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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