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특별기획] 2003 배구슈퍼리그 인기 회복방안과 경기방식
2002-12-19 12:01
찢어진 백구 … 배구 인기 "아 옛날이여!"
배구전문가 위기 분석
▶조영호 "특정팀 우승독식 문제"
▶신치용 "다른팀들 더욱 분발을"
▶류화석 "특출한 신인 발굴해야"
80년대 초반, 팬들은 배구장에 들어가기 위해 언제나 길게 줄을 늘어서야 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H.O.T콘서트장을 방불케하며 '강만수 장윤창'의 연호에 옆사람 얘기도 안들릴 지경이었다.
그런데 요즘 배구장은 썰렁 그자체. 스탠드를 메우기 위해 소속회사 직원들을 동원해야 하는 오늘의 현실을 생각하면 '아 옛날이여'다.
'그시절 배구인기'는 다시 올 수 없나. 오는 28일 개막되는 2003 한국배구슈퍼리그에 맞춰 인기 회복방안과 경기방식, 그리고 70~80년대 톱스타 트리오의 현주소 등을 알아본다.
한국 배구가 파멸의 위기를 맞았다.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해 이제는 배구경기가 언제 열리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생길 만큼 인기가 시들해 졌다.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는데다 판에 박힌 경기내용, 그리고 이에 따른 관중들의 외면이 그 이유다. 그렇다면 배구의 인기회복을 위한 방안은?. 이에 대한 배구인들의 견해는 다양하다.
▲조영호 배구협회 부회장.
"배구의 인기가 땅에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회생불능의 나락은 아니다. 실제로 경기의 내용이나 수준은 80년대나 90년대 초반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 다만 시즌이 바뀔때마다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인이 등장하지 않고, 남녀 모두 특정 팀이 오랫동안 우승을 독점해 결과가 뻔하다는 인식이 만연된 것이 문제다.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팬들을 다시 배구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남자실업 6연패)
"배구가 재미없어졌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삼성화재가 오랜 기간 강세를 지속해 팬들이 식상한 부분은 있겠지만 경기내용을 세심히 관찰하면 10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팀들도 새로운 훈련방법을 개발해 삼성화재를 이기면 될 것 아닌가. 삼성은 신진식과 김세진 이름만으로 배구를 하는 팀이 아니라 모두 피눈물나는 훈련을 통해 오늘의 명성을 이뤘다"
▲유화석 현대건설 감독.(여자실업 3연패)
"배구 인기가 떨어진 것은 같은 실내스포츠인 농구에 비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의 수준은 높아져 가고 있지만 이는 전문가들이 아니면 쉽게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다. 농구와 같이 매년 특출한 신인을 발굴해 팬들에게 가시적으로 배구가 발전하고 있다는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안에 프로화를 하는 것도 과제다"
돌아온 슈퍼리그 28일 첫서브
대전에서 오는 28일 개막될 2002~2003 삼성카드 배구슈퍼리그는 내년 3월5일까지 총 114게임을 치르는 대장정.
최대의 하일라이트인 남자 실업부. 이경수의 드래프트 결렬로 LG화재가 불참한 가운데 6년 연속 우승팀 삼성화재와 현대 캐피탈,대한항공, 한국전력, 상무, 서울시청 등 6개팀이 패권을 겨룬다.
1월26일까지 광주와 목포, 부산, 울산 등지를 돌며 풀리그로 1라운드를 치러 상위 4개팀을 가려낸뒤 다시 4개팀이 3차례의 풀리그를 벌인다. 여기서 1,2위에 오른 팀이 5전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벌여 패권을 가리는 방식.
4연패를 노리는 현대건설과 담배인삼공사, LG정유, 도로공사, 흥국생명 등 5개팀이 출전할 여자실업부는 경기방식이 조금 다르다.
5개팀이 1월26일까지 2번에 걸친 풀리그로 순위를 정하는게 1차 수순. 3,4,5위를 차지한 3개팀이 풀리그를 치러 상위 1개팀을 가려내고 이 팀과 1,2위팀 등 3팀이 다시 2차례의 풀리그를 갖는다. 여기서 1,2위에 오른 팀이 역시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대학부 출전팀은 작년도 우승팀 한양대를 비롯해 인하대와 경기대, 성균관대, 명지대, 경희대, 홍익대 등 7개.
'폭격기' 신진식 180km 팡! 팡!
최고 공격수
국내의 남자 배구선수가 내려치는 강타의 속도는 최고 시속 180㎞ 정도.
삼성화재의 김세진(28)과 신진식(27), 드래프트의 결렬로 코트에 나서지 못하게 된 이경수(LG화재), 그리고 '화교스타' 후인정(현대캐피탈)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같은 180㎞라도 상대 수비수들에게 주는 위협감에서는 차이가 있다. 구질과 무게에 따라 볼을 받을 때의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갈색폭격기'로 통하는 신진식의 공을 가장 무서워 한다. 신진식은 1m88, 80㎏으로 배구선수로서 작은 체구지만 하체와 허리의 힘을 어깨에 고스란히 실어 볼을 때리는 타법을 구사하고 있어 볼의 무게가 가장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m3의 이경수나 2m의 김세진은 스피드 자체만으로는 신진식과 비슷하지만 허리나 하체를 사용하지 않고 어깨와 팔목의 힘으로만 볼을 때리는 스타일이어서 수비수들로서는 신진식의 볼에 비해 심적인 부담감을 조금은 덜 갖는다.
현대 캐피탈의 주포인 후인정은 1m98, 89㎏의 체격으로 신진식과 같이 전신을 활용하는 타법을 구사하고 있지만 컨디션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기복이 심한 것이 약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