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란 좋게 말하면 인생의 동반자요. 나쁘게 말하면 도깨비 국물이다. 어떻게 보면 있어서도 안될 것이 생겨난 것이요. 또 어찌보면 이 메마른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생명수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아무튼 인생이란 술과 여자 그리고 노래와 춤이 잘 반죽 되어야만 사람 사는 맛이 제대로 난다. 그것이 빠지면 무심심한 삶이요. 무덤덤한 인생이다.
그러나 술이란 잘 먹으면 百藥之長(백약지장)이요. 잘 못먹으면 百害無益(백해무익)이다. 꼭 알맞게 먹어야 한다. 花發半開(화발반개) 酒飮微醉(주음미취)라 꽃도 반쯤 핀 봉오리가 아름답듯 술도 살짝 취해야 아름답다.
술.. 술.. 술이 웬수로다. 누구나 술을 마시게 되면 곧잘 솔직해진다. 어쩌면 우리는 그 솔직함이 좋아서 흰눈이 소록소록 내리는 날 밤 뒷골목 포장마차의 목로에 앉아 고기 굽는 희뿌연 연기를 어깨로 넘기며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지 모른다. 그들이야 말로 인생의 멋과 낭만을 아는 사람이 아닌가?
술이란 한낱 음식이요 배설물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한잔의 술에 박장대소하는 술자리에서 한나라의 흥망성쇠와 한개인의 출세와 영화를 누리는 걸 우린 지금껏 많이 보아왔다. 주객은 주유별장이라 술에 성공과 실패가 담겨있으니 술 보기를 간장같이 보아라!
노털카! 놓지도 말고.. 털지도 말고.. 카~ 소리도 내지 마라!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다. 술은 언제나 수심(愁心)이며, 수심(愁心)은 언제나 술이고, 술 마시고 난 후 수심인지, 수심난 뒤 술 인지 아마도 술 곧 없으면 수심 풀기 어려워라.
술에 취하면 1단계 신사 2단계 예술가 3단계 토사 4단계 개
1병은 이 선생! 2병은 이 형! 3병은 여보게! 4병은 어이! 5병은 야! 6병은 이새꺄! 7병은 병원!!!..
술에 취하는 형태는 초전 박살형 후전 박살형 전천후 요격기형. 삼배(三杯)이면 대도(大道)로 통하고 말술이면 자연에 합치된다. 애주가는 정서가 가장 귀중하다. 얼큰히 취하는 사람이 최상의 술꾼이다. 술은 최고의 음식이며 최고의 문화! 술은 비와 같다. 진흙 속에 내리면 진흙을 어지럽게 하나 옥토에 내리면 그곳에 꽃을 피우게 한다. 술잔의 마음은 항상 누룩선생에 있다. 술은 백약의 으뜸이요. 만병의 근원이다.
공짜 술만 얻어먹고 다니는 사람은 공작. 술만 마시면 얼굴이 희어지는 사람은 백작. 홀짝홀짝 혼자 술을 즐기는 사람은 자작. 술만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홍작.
혹자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세 가지는 술.. 돈.. 여자가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술이 없으면 낭만이 없고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사리를 분별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듯이 좋은 술이라 하여 과음은 삼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