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이 사는 방
줄무늬 사이에 연한 줄무늬
사랑과 미움이 배에서부터 엉덩이까지 있다
서로 다른 줄의 무늬를 가지고 있어
몇 번 더 어둠에 닿는다
시각과 후각이 예민해
나는 곧 여러 사람이 될 것 같다
지진이 나서 정신이 없네
말을 타고 좁은 방을 돌아다니며 피를 흘린다
아픈 발로 서서 풀을 먹을 때
아름다운 세로 줄무늬가 나타나는 것처럼
긴 꼬리가 줄을 때릴 때
알 수 없는 것들이 달려서 오네
바람이 많은 곳에서 갈기가 자라고
걸으면서 닳아가는 발굽이 있고 한가한 주말이 있네
얼룩말은 얼룩말
천적은 사자와 표범 그리고
내일로부터 먼 기다란 다리
두 발을 뗄 때에는 날아가는 기분을 사랑했네
떨어지고 있는 그릇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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