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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리산기 스크랩 한신계곡의 봄
도레미 추천 0 조회 192 11.05.10 23:07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1. 산행일시: 2011-05-08    08:50 ~~ 16:50

2. 산행코스: 백무동 --> 세석산장 --> 백무동

3. 산행인원: 왕따님, 도레미, 파솔라

 

 

 

 

 

 

한신 계곡좀 가자고 했더니

다들 난리다

 

한마디로

우리 실력에 부친다는 의견인 모양이다

 

우리 실력으로   힘들기는 어디든 마찬가지!

에라, 한신 계곡으로 갈란다!

 

'지들은 왕년에 초보 아니었나?'

 

전날,

울산에서 오신 왕따님과 함께 전주에서 5시에 출발,

일출에서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한다

 

산악 구조 대원인 일출 사장님의 애환기를 들으니

입산 전에 "인격장애"검사라도  해야할 것 같다

 

일행이 낙오하면 구조대 불러놓고 지들끼리만 가는 사람

발아프다고 구조대원 불러서 가보면 그냥 내려가버린 사람

발목좀 삐긋했는데도 죽는 시늉하는사람...

 

무료 봉사라서 그러나?  벌금을 물려?

 

지난 겨울

영하 30도의 소백산 칼바람을 맞으며

들것 들고 올라가던 구조대원 모습이 떠오른다

 

그날, 소백산 겨울 칼바람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일출사장님이 주먹밥을 싸주시는데 6덩이나 된다

 

"너무 많심더"

"산에 가면 배고파요"

 

왕따님은  일출 사장님이 싸준 정성때문에

거절도 못하고 가방에 다 넣으신다

 

한신으로 가자고 박박우기는 나를 보고

무식하니 저리 설친다 싶었는지

왕따님이 나는 배낭을 메지말고 가라고 하고

파솔라와 왕따님이 나눠서 짐을 지신다

 

왕따님 배낭이

이제껏 본 배낭중 제일 불룩해졌다

 

왠만해서는 원점회귀 산행은 잘 안하는데

오늘은 차량지원도 없고,뭐, 아무것도 없어서

한신 계곡으로 올라서 한신 계곡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폭신한 산길이 걸을만 하다

우리의 우상,

왕따님과 오붓하게 산행을 하자니 실실 웃음이 난다

 

 

아직도 나는

새 잎만 보면 두릅으로 보인다...쩝!

 

 

다리아래로 맑디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와!  발담그면 시원하겠어요"

'갈길이 먼데 와이리 꾸물거리노~'

 

 

바위틈에 핀 수진달래가 계곡 물보라를 말꼼히 바라본다

저렇게 봄날은 가겠지...

 

 

어디서부터 굴러왔는지

어마어마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다

 

 

 

아기자기한 한신 계곡의 초입은

소풍나온 듯 가뿐하다

 

'갈만하구만!'

 

 

흔들 다리를 몇 개지나는 동안

점점 고도가 올라간다

 

 

초록 나비같은 잎새와

수정같은 물보라

여기는, 한신 계곡!

 

 

파솔라의 빈카메라 케이스만 달랑 메고

왕따님 뒤만 졸졸 따라 간다

 

왕따님은 부인과 매일 아침 산책을 하시면서

하루를 시작하신단다

 

함께 제주도 여행도 다녀오시고

그리스, 터키도 다녀오시고...

즐거운 노년 생활로 접어드신 것 같다

 

'우리도 은퇴하면 그래야지'

 

 

곳곳에 작은 폭포들이 즐비하다

 

 

"어째 땀 한방울도 안흘리세요?"

파솔라가 외경스런 눈빛으로 땀을 닦으며 묻는다

"뭘요"

 

식은땀 흘리는 우리가 안쓰러운지

왕따님이 비법을 가르쳐주신다

"내는요, 이래 합니다"

 

물론

비법이므로 내용은 비밀이다

 

혹 이담에

내가 지리산을 날아다니거든

왕따님 비법을 터득했거니...

 

 

1시쯤

세석에 도착한다

 

광속단 경기지부"라르고"가

5월28일과 29일 지리산 주능 종주를 한다

 

세석은 우리가 그때 자게 될 산장이 될 것이다

가능한 장터목까지 가서 자려고 하지만

내가 아직 왕따님 비법을 숙지하지 못한터라...

 

 

내가 언제

왕따님이랑 단 둘이 사진을 찍어 보겠는가!

도레미 횡제했다!!!

 

 

세석 평전은 아직 겨울이다

저 철쭉이 깨어나려면 6월이 되어야 한단다

혹 우리가 종주할 때 성질급한 놈 몇 놈은

고개를 디밀지도 모르겠다

 

 

배낭없이 산행하기는 처음인데

아주~좋다~

폼생폼사를 포기하니

아주~ 좋다~

 

 

사람들 많으데서 "왕따님!"부르려니 민망하다

 

"앞으로 계주 행님요! 할래요"

"그러세요, 여자들도 행님요 합니다"

행님이 흔쾌히 승낙하신다

 

나는 내내 "행님요, 행님요"하며

계주 행님 뒤를 따른다

 

 

 

잇몸 다 드러내놓고

무방비로 진달래가 웃는다

'야들아, 웃지마라, 정든다'

 

 

그래, 좀 함초롬하게...

 

 

그리고

좀 다소곳하게...

 

 

계곡 물 소리가

내내 우리와 동행한다

 

 

그런데도

거슬리지않는다

 

 

행님은 쉴 때도 배낭을 메고 계신다

나는 빈 카메라 케이스도  귀찮다

 

 

물살을 보니

거의 내려온 모양이다

 

지리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얼마나 큰 산인지 절감한다

 

마지막 2Km 표지판부터

숫자가 잘 안준다

 

계주행님은

작은세골 들머리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신다

 

"정말로 아름답심더"

 

지리산 아름다운 골자기 골자기

나도 다 가보고 싶은데

광속단원들은 벌써 다 가봐서

이제 안간다...쩝!

 

 

 

우리끼리 갈수있는 칠선 계곡에

한번 꼭 가봐야지

예약해서 간다니 체력만 기르면

길몰라 못가지는 않겠지

 

 

계곡물에 세수하고

바위에 누워 하늘보며 한 숨 돌리고...

여유롭게 하산하다보니 어느 덧 백무동 계곡

 

 

지난번 지리산 종주때

참샘으로 내려와서

이곳에서 세수한 기억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그날, 무척 감격스러웠었는데...

 

카메라메고 내 배낭짐 나눠메고

산행하느라 수고많은 파솔라 양반, 고맙수!

 

그리고

 

"계주 행님요~~ 고맙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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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5.10 23:59

    첫댓글 와~~ 역시 지리산은 너무나 이쁜것 같아요.. 5월 마지막 토욜이 기대됩니다..^^ 사진 글 모두모두 잘 봤습니다..
    왕따님도 사진으로라도 뵈니 반갑습니다^^

  • 11.05.11 10:28

    가정의달 및 선약등이 겹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오랫만에 3분 모습보니 반갑고 지리산을 보니 또 반갑습니다.
    그리고 대단하십니다. 그 팍팍한 길을 왕복하시다니.........

  • 11.05.11 15:57

    주능에 오른지가 언제인지....맛깔스런 글과 사진이 잘어울리는 산행기네요^^

  • 11.05.11 21:43

    도레미님의 글 솜씨 여전하시네요. 산행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오성가든에서의 이틀밤, 도레미님 가족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 11.05.11 22:09

    사진에 글 하나하나가 전부 시 입니다. 사진에 잘 어울리고 꼭 맞는 멋진 표현 넘넘 멋있고 구구절절 맞아맞아 라고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꽃들이 이를 드러내고 웃고, 수줍은 모습을 한 녀석도 있고.... 멋진 표현 입니다.~~~~생생한 표현에 산의 모든 녀석들이 막 살아나오려는것 같습니다.~~~ 산행기와 사진 잘 보았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산행에 즐거운 산행이었네요.~~~

  • 11.05.12 15:42

    산행기를 맛깔쓰럽게 잘 읽었습니다.
    세분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여 좋습니다.
    이제 발목이 좀 나아져서 가볍게 산행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함께 할 날이 있을것 같군요.
    건강하세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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