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아니 시작했다가 맞을 것이다. 지난 3월 강남 시니어 플라자 수강 신청 안내책자를 뒤적이다 발견한 '행복한 글쓰기' 처음엔 호기심이였다 어떻게 글을 쓰면 행복해지지? 글을 쓰는데 행복해진다고? 등록하러 달려갔다 워낙 인기 강좌들은 금새 마감되는 터라 조바심 마저 들었다 접수 시간전이라 1층에 있는 '마로니에' 카페에서 아.아.를 주문하고 여전히 안내책자를 뒤적이고 있으니 시니어 알바생이 궁금했던지 물었다 어느 강좌에 관심 있냐고 '행복한 글쓰기'라고 당당하게 외치듯 말했다 그분이 다시 글 잘 쓰시나봐요 하시는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잘 쓰면 뭐 배울 일이 있을까? 그냥 쓰면 되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우면되지 않겠어? 혹시 잘 쓰는 사람들이 모인 곳은 아니겠지? 아닐꺼야 나 처럼 초보들도 많이 있을꺼야' 겉으로는 살짝 여유로운 미소를 띠었지만 내심 살~짝 겁도 나기 시작했다 첫 수업날 새로 장만한 필기도구를 챙겨들고 호기심반 두려움반의 떨리는 마음으로 강의실에 들어가 중간쯤에 자리잡고 앉았다 과연 어떤 수업이 진행될까? 차분한 강의가 시작되었다 아직도 귀에 맴도는 첫 마디 '글쓰기는 사진 찍는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 말은 내가 글을 쓰는한 사진을 찍는한 늘 염두에 둘 포인트이다 뭔가 느낌이 '팍'하고 왔다 그리고 바로 드는 생각 '어? 나 사진 잘 찍는데? (나만의 혼자 생각임) 그럼 글도 잘 쓸 수 있겠구나' 근.자.감이 생겼다 강의는 계속되었다 그러자 무슨 일인지 숨어있던 나의 감각들이 세포들이 스물스물 꿈틀꿈틀 움직이는것을 느꼈다 설명을 겨속 들으니 우산이 그냥 우산으로 보이지 않았고 비가 그냥 비로 보이지 않았다 진달래 개나리 사람들이. . . . 순간 모든것을은 새롭게 보여지기 시작했다 우산도 비도 진달래도 개나리도 다양하게 포현될 수 있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그러한 감정들을 놓칠새라 메모도 시작하였다 주변의 사물들에 대한 감사는 덤으로 따라왔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신비롭고 형용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벅차오름을 잠시 가라앉이고 강사님의 프로필을 검색해 보았다 웬열 한국 수필가 협회 이사장 최 원현님? 수강생들의 대화중 "ㅇㅇㅇ님 자서전은요? 곧 나옵니다" 아~ 한분 정도 특출나신가보다라고 생각했다 같은날 나는 단톡방에 초대되어 들어갔다 또 다른분의 블로그가 올라왔다 어쩌다 한번 올렸겠지 아니였다 매일매일 새로운 글이 멋진 사진과함께 올라왔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 다음주엔 아주 품위있고 우아한 여성분이 수필집 2권을 건네주었다 그것중 한권은 본인의 수필집 이분은 또 2018년 한국 수필 신인상에 빛나는 문 민순 작가였다 세상에나 근데 이 수업을 왜?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잘못 들어뫘나? 호랑이굴? 정신줄 놓으면 안되는데. . . ? 정신 차려 정신 되돌리기엔 내가 너무 이 수업에 빠져있다 재미있다 기다려진다 첫사랑의 설레임과 첫 데이트의 가슴 떨림 즐거움 행복감이 있다 느껴진다 이 나이에. . . 아~ 이제야 왜 '행복한 글쓰기'인지 납득이 되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참 대단히 잘 지은 이름이라 느꼈다 조사 '은/는, 이/가' 의 중요성에 대한 수업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문장의 품격이 달라진다는 내용이였다 맞다 어느 조사를 쓰느냐에 따라 느낌이 분명히 다르다 '비는 내린다 비가 내린다 또 꽃이 핀다 꽃은 핀다' 분명 느낌이 다른데 설명은 내겐 아직 좀 어렵다 한글학회 회장 및 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김 승곤 교수는 '조사 이/가 와 은/는 연구'라는 책을 2018년에 발간했다 저자는 이들 조사가 문맥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고 문장의 짜임새에 따라 그 용법이 다양하여 한가지로 이렇다라고 꼬집어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라며 따라서 그 체계를 잡는데 후속 연구가 이어져야한다고 결론 내린바 있다 정 끝별 시인의 은는이가 라는 시도 있다 '당신은 당신 뒤에 '이(가)를 붙이기 좋아하고 나는 내뒤에 '은(는)'을 붙이기 좋아한다' 로 시작되는 그런 멋진 시이다 합평형태의 수업도 있다 각자 쓴 글을 같이 읽고 서로 돌아가면서 평하는데 이것이 이 수업의 핵심중 핵심 이며 하이라이트이다 강사님의 꼼꼼한 빨간펜식 첨삭 가르침이 꼭 개인수업 같다 정말 값진 시간이다 수필 제출자뿐 아니라 수강생 모두에게 도움이된다 적어도 나에게는 엄청난 수확이다 노다지다 큰 가르침이다 나도 얼른 다져져서 그런 귀한 경험을 해봐야 할 텐데 글을 제출하지 못하는 12가지 이유에 갇혀있다 아직은. . . 제일 큰 걸림돌은 쓰는 습관이 안되있다 가정주부로만 살아와서 글을 써 본 적이 없어서 (구차한 변명인줄 잘 안다) 컴퓨터도 프린터도 없고 등등 일단 남의 글을 많이 읽으라 하신다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매일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신다 매일 200자 정도 써보라신다 그런데 글쓰기는 커녕 책 읽기를 언제했던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갑자기 후회도되고 부끄럽다 애들한테는 읽고 쓰기를 얼마나 강조했었던가 지금이라고 정해진 시간에 쓰는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나의 첫 걸음을 위하여 언제쯤 글쓰기 첫 걸음을 시작 할 수 있을까? 걸음마 배우듯 자전거를 배우듯 스키를 배우듯 쉽게 생각하고 시작 하자 이들의 공통점은 많이 넘어질 수록 빨리 배운다는것이다 합평에 많이 참여하므로써 안넘어지고 넘어져도 덜 다치는 법을 습득하는 것이다 자~~~ 이제 첫 걸음 한번 떼어볼까? 이참에 필명도 하나 짓고 하하하 이번 기회에 행복한 글쓰기를 할 수 있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선배님들 선뜻 한국수필 5월호를 주시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는 총무님, 늘 밝은 미소로 먼저 반겨주시는 회장님, 본인의 수필집 포함 2권의 책을 주저없이 주신 문 작가님, 매일매일 새로운 내용의 블러그로 우리의 상식을 풍요롭게 update해주시는 카페지기님 그리고 누구보다 조용하지만 열정적으로 강의해 주시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정도로 글쓰면된다 남과 비교하지 마라'라며 안심시켜주신 최 원현 이사장님 그외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