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목) 23. 딱정벌레가 사는 곳으로 가 보자
딱정벌레를 만날 수 있는 곳 (사전에 인터넷 검색하고 방문하세요) 01. 애벌레생태학교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두물머리 02. 강화곤충생태농원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국화리 산63-1 03. 국립서울과학관 : 서울특별시 종로구 와룡동 2 04. 구리시곤충생태관 :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89 구리시환경사업소 내 05. 서대문자연사박물관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3동 산 5-58번지 06.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대현동 11-1 07.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회기동 1 08. 서울대공원 곤충전시관 :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705-6 서울대공원 내 09. 곤충생태원과 곤충표본전시관 :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61 농업과학기술원 농업생물부 10. 국립중앙과학관 : 대전시 유성구 구성동 32-2 11. 무주반딧불축제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 반딧불축제 제전위원회 12. 한국곤충 :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수목리 446-2 13. 함평나비생태관 (함평나비축제) : 전라남도 함평군 가각리 곤충연구소 (구 농업기술센터) 14. 영양반딧불이생태학교 :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255-1 15.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 제주도 제주시 일도 2동 996-1 16. 나비생태원 : 대구광역시 동구 신임5동 36-1 봉무공원 내 17. 영남대학교 동식물표본전시관 : 경북 경산시 대동 214-1 영남대학교 제2과학관 자연사박물관 18. 한남대학교 자연사박물관 : 대전광역시 대덕구 오정동 133번지 19. 영월곤충박물관 : 강원도 영월군 북면 문곡리 604-1 20. 킨섹트곤충전시관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임초리 596 21. 양양곤충생태원 : 강원도 양양군 간현면 낙산사관광안내센터 2층 22.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 경기도 포천군 소홀읍 직동리 51-7 23. 홀로세생태학교 :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하대2리 새골 |
전시관을 방문하거나 축제와 같은 행사를 찾아다니면서 딱정벌레에 대한 최소한의 호기심이 생겼다면, 이제 그들에게 다가가 보자.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주변에 사는 딱정벌레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힘이 많이 들고 시행착오를 할 수도 있지만, 호기심을 가장 많이 충족시킬 수 있는 동시에 자연 속의 딱정벌레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딱정벌레 무리는 다양한 만큼 우리가 사는 대부분 공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즉 우리 주변의 공원, 풀밭, 경작지, 숲, 바닷가나 강가의 모래사장, 물웅덩이 등 다양한 공간에서 딱정벌레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초보자로서는 어디서 어떻게 관찰해야 할지 막연할 수 있다. 그럴 때 가장 가까운 마을 뒷산부터 시작해보자. 특히,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는 숲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숲의 안쪽과 마을의 연결부를 드나들며 그들을 찾아보자.
만일 혼자서는 못하겠거나 몇 번 해보았는데도 성과가 없어 실망스러울 경우, 환경단체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생태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여기서는 생태관찰에 대한 보다 자세한 교육과 현장 학습을 시행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 첫째, 꽃과 잎을 보자
딱정벌레 무리는 식물을 먹이 또는 삶터로 여기며 의지하는 종들이 가장 많다. 그러므로 가장 쉽게 딱정벌레들을 찾아보는 방법은 식물의 잎과 꽃을 뒤져보는 것이다. 풀이나 관목, 큰 나무 모두에서 그들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풀은 키가 작아서 거기에 사는 딱정벌레를 보려면 몸을 충분히 숙여 쪼그려 앉듯이 하여 눈높이를 조정해야 한다.
식물이 가장 잘 자라는 부분인 어린잎은 잎벌레, 검정풍뎅이, 거위벌레, 바구미를 비롯한 잎을 먹는 종류에는 좋은 삶터이다. 다만 잎살을 갉아먹는 종들은 잎의 윗면보다 아랫면의 부드러운 조직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들은 몸을 덥히기 위해 잎 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아침 시간을 빼고는 잎 아랫면에서 생활을 한다. 또 거위벌레가 잎을 반쯤 잘라 말면서 총알처럼 만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단풍나무 계통에서는 여러 개의 잎을 아 번에 붙여 놓은 경우도 있다. 잎에는 식물성 딱지벌레만 사는 것이 아니라 진딧물이나 깍지벌레를 잡아먹는 무당벌레 같은 포식성 딱정벌레들도 살고 있다.
아울러 꽃은 꽃가루뿐 아니라 꽃꿀이라는 질 좋은 영양물을 제공해 주므로 식물성을 먹는 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딱정벌레들이 모여든다. 특히, 꽃무지를 비롯해서 밑빠진벌레, 꽃하늘소, 하늘소붙이 등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들 말고도 수시렁이, 무당벌레, 병대벌레 따위도 즐겨 찾는다. 또한 풍뎅이와 잎벌레들이 꽃잎을 베어 먹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 둘째, 나무의 껍질을 자세히 보자
어떤 나무는 나무껍질이 매끄럽고 몸통과 단단히 붙어 있지만, 상처가 나서 나무껍질이 덜렁 들려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고, 아예 껍질이 벗겨진 나무도 있다. 이처럼 껍질이 들리는 곳을 살짝 들춰 보면, 홍날개와 개미붙이, 머리대장의 애벌레와 어른벌레를 가끔 볼 수 있다. 특리 느티나무의 나무껍질을 늦봄과 초여름에 잘 관찰하면 알에서 어른벌레까지 무당벌레의 생태를 관찰할 수도 있다. 그리고 죽은 나무가 있을 때는 껍질을 살짝 들춰 보면 몸통 쪽에 보물선 지도처럼 보이는 나무좀도의 갱도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날씨가 계속 습하면 나무껍질에는 다양한 곰팡이들이 피어난다. 그러면 눈에 쉽게 띠는 것이 버섯인데, 단단한 버섯에서는 반날개와 알벌레 버섯도 찾을 수 있고, 연한 버섯에서는 반날개와 알버섯벌레 등도 찾아볼 수 있다. 나무껍질 말고 낙엽층에도 다양한 약한 버섯이 나는데, 여기서는 반날개나 알버섯벌레, 밑빠진버섯벌레 등을 더 쉽게 만날 수 있다. 버섯은 사는 곳이나 단단함 등의 차이에 따라 모이는 딱정벌레들이 다르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
▣ 셋째, 통나무 밑이나 돌 밑을 살그머니 제쳐보자
죽은 통나무나 돌 밑에는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딱정벌레와 먼지벌레과 종들이 숨어 지낼 수 있다. 아주 살며시 돌을 들추면 순간적으로 몇 초 동안은 그들도 있던 자세를 유지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곧장 도망을 가 버린다. 대신에 한겨울에도 찾아보면, 그곳에서 겨울을 나는 종들을 볼 수 있는 데, 그때는 활동성이 떨어지므로 좀 더 오래 관찰할 수 있지만 추위로부터 딱정벌레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관찰찰한 다음에는 빨리 원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
실제로 죽은 통나무 속에는 나무의 목질부를 먹고 사는 하늘소, 거저리, 사슴벌레 등의 애벌레가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나무를 쪼개거나 부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사슴벌레 마니아들이 손도끼를 갖고 통나무를 부수어 이들의 애벌레와 어른벌레를 찾아낸다. 그러나 이렇게 쪼개고 나면 그곳은 딱정벌레 무리의 삶터로는 끝장이 나 우리의 아파트 단지가 폭격을 받아 파괴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단순한 호기심만으로 나무토막을 부수지 말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그렇게 하더라도 그 토막의 1/4이 넘지 않도록 한 곳만 쪼개서 나머지는 그들의 삶터로 남겨 두도록 하자.
▣ 넷째, 동물의 배설물 위와 그 아래의 토양을 뒤져 보자
이제는 소를 풀어놓고 키우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주변에서 동물의 똥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전에는 숲가나 강가의 풀밭에 소를 묶어 두었다. 만일 그런 모습을 보거나 방목장에 갈 기회가 있으면, 한번쯤 소똥을 뒤져 보면서 재미있는 종들을 찾아보자. 막 싸 놓은 소똥에는 성급한 반날개가 날아오고, 하루쯤 지난 신선한 똥에는 뿔소똥구리, 애기뿔소똥구리, 소똥풍뎅이 등이 찾아오는데, 똥 위에 뚫린 자국을 파 보거나 막대가 같은 것으로 똥덩이를 뒤집어 보면 황급히 도망가는 분식성 풍뎅이들과 포식자인 풍뎅이붙이 등을 발견할 수 있다.
깊은 숲에 싸 놓은 사람의 똥에도 다양한 종이 모인다. 특히, 보라금풍뎅이 계열이 잘 모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소똥에 비해 냄새가 많이 나지만, 딱정벌레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숨을 참고 뒤져보는 용기도 내 볼만하다. 자연에서 보라금풍뎅이를 만나기는 진짜 쉽지 않기 때문이다.
▣ 다섯째, 쥐, 물고기 등 동물의 사체와 그 아래의 흙을 뒤져 보자
물가 근처에 가면 가끔 죽은 물고기가 땅위에 올려져 있다. 냄새는 나지만 뒤집어보면 먼지벌레, 송장벌레, 풍뎅이붙이, 수시렁이처럼 썩어가는 동물질을 먹는 딱정벌레들이 모여 있다. 또한 숲가의 길옆에 놓여 있는 쥐나 지렁이 등 다른 동물의 사체에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쥐의 사체에서는 송장벌레들의 활동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지만, 그 같은 경우를 자연에서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좀 더 쉬운 방법은 등산로의 쓰레기장에 가 보는 것이다. 송장벌레 등 썩은 것을 먹는 종을 부육성 딱정벌레라고 하는데, 쓰레기장 안에는 버리고 간 고기나 통조림 캔 등이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용기를 내서 밤에 손전등을 가지고 가보면 더 다양하고 많은 수의 딱정벌레를 찾아볼 수 있다.
박해철. 딱정벌레. 다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