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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차 정기답사-경북 군위를 다녀와서
102차 정기답사지 경북 군위.
102차까지 오는 동안에 겹치는 곳은 3~4곳. 군위를 100차를 넘어 왔다는 것이 오히려 미안할 정도다. 하긴 이번 60명의 참가자들은 군위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태반이었다.
경주 석굴암보다 오래된 군위삼존불, 메주덩어리만큼 큼직한 돌을 쌓아 올린 한밤마을 돌담, 삼국유사의 집필 산실인 인각사, 대한민국 양심의 산증인 김수환 추기경을 배출한 곳이 군위다.
감각적인 볼거리가 없기에 사람들이 적은 것이 오히려 한적한 답사여정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정신적 유산이 많은 곳은 눈으로 스쳐가는 것보다 마음으로 곱씹어봐야 하는 곳이다.
다행스럽게도 군위군청 권창범님께서 풍성한 자료를 미리 보내줘 버스에서공부할 수 있었고, 또한 유미옥 문화해설사님의 해박한 설명은 여행 내내 행복하게 해주었다. 동서고금을 오가는 지식, 수많은 이름들, 연도까지 다 외우는데 일연, 김수환추기경 이후 또 한분의 인물을 만났다. 그녀가 불러준 노래와 시는 군위의 감동을 배가 시켜주었다.
답사는 한밤마을 숲부터 시작했다. 하늘을 3분의 1쯤 가로막은 남쪽 팔공산은 거대한 벽처럼 보여 답답하게 살아왔다.
대구와 붙어있음에도 팔공산 때문에 대구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산자락 조그만 땅덩어리에 의지해 평생 과부처럼 살았을 것이다. 산이 높다보니 해가 금방 넘어가 밤이 길었다. 원래 이름은 대야(大夜), 그것이 캄캄한 밤이란 의미가 좋지 않아 먹는 밤으로 바뀌어 대율(大栗)로 굳어진다. 마을에 밤나무가 그리 많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째든 해보다는 달과 더 친숙한 동네이기에 마을사람들은 팔공산 위로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을 보면서 하루하루 버티었다. 어쩌면 팔공산 한가운데 떠오른 보름달을 보면서 화투장의 삼팔광땡의 희망을 품었는지도 모른다.
돌솟대를 날리면서 달 한가운데 비상하는 오리를 상상했다. 점심에 먹은 오리가 맛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유리애 쓰여진 글씨. 장사는 하는지 모르겠다. 순박한 마음씨가 보인다.
겨울문턱에서 이렇게 빨간 산수유를 볼 줄은~~다.
산수유는 대학을 보내는 나무라고 하던데 돌담과 잘도 어울린다.
보물 제988호 대율동 석불입상. 공무원이 지어준 이름이 지극히 도식적이다. 볼수록 손발이 큰 이웃집 아저씨라고 보면 된다. 큼직한 왼손을 가슴에 얹은 모습이 누구나 기도하면 성심성의껏 다 들어줄 것만 같다. 자세히 보면 미남불상이다.
지난달에 보았던 익산 함라 돌담은 황토담으로 돌을 박아넣었는데 한밤마을 돌담은 산성을 쌓듯 큼직한 돌을 끼어 넣었다. 경상도 돌담답다. 이런 길이 무려 4km 나 이어졌다.
마을 한가운데 대청은 넉넉한 쉼터다.
마을의 연륜이 솔솔 피어난다.
상매댁의 안채.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칸의 분할이 참 맘에든다. 통풍을 위해 다락에 창을 냈다.
저 부재를 우미량이라고 하나. 둥근 곡선이 상매댁 주름을 닮았다.
상매댁의 안채다. 흥할 興자의 독특한 배치라는데
독립운동 군자금을 넣어던 돈궤짝
한여름 돌담 풍경은 이렇다.
대율이라고 해서 밤나무 한그루 찾아냈다.
능수화가 하늘하늘
상매댁
대율리 대청
고향같은 분위기 군내버스
점심은 오리주물럭과 해물파전. 거기다 막걸리. 바닥이 따뜻해서 일어서기가 싫었다.
정선 정암사모전탑/영양모전오층석탑/안동신세동오층석탑/의성탑리5층석탑/마지막이 바로 삼존석굴 모전석탑이 아닐까 싶다.
그 시원은 경주의 분황사탑 낙동정맥을 따라 북에서 남으로 전탑 지도가 그려진다.
군위삼존석굴이 없었다면 아마 군위를 찾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수직절벽속에 부처님이 숨어 있을 줄은 누가 알았을까? 1962년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자연암석에 새긴 마애불-천연석굴을 가공한 석굴-인공석굴 등 석굴사원의 계보를 잇고 있다.
경주석굴암의 본존불과 비슷한 석불이 가운데 앉아 계시고 두 협시보살이 45도 각도를 하고 본존불을 지키고 있다.
솟아 오른 육계가 유난히 높다. 귀는 어깨에 닿을 듯 길며, 입술은 두툼하다. 딱 멀어진 어깨는 다부지게 느껴질 정도다.
입술에는 희미한 미소까지 머금고 있다.
밝은 표정과 두광의 불꽃무늬가 굴을 환하게 비춘다. 왼쪽발은 힘을 빼고 다소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어 도식적인 자세에서 벗어났고 왼손은 감로병을 들고 있다.
오른손의 새끼손가락을 하나 세운 모습은 과연 무엇을 상징할까?
물방울다이아 같은 두광에는 당초문이 새겨져 있으며 바깥쪽으로 불꽃무늬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오른쪽 협시보살은 치렁치렁한 법의가 발아래까지 하늘거린다.
염원
솔숲 사이로 굴이 보인다.
모놀식구들과 한컷
군위에는 3개의 역이 있는데 화본역을 유일하게 직원이 근무한다. 1930년대의 역사가 고스란이 남아 있는데 네티즌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될 정도로 역사가 예쁘다.
아마 담쟁이덩굴로 둘러사인 급수탑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동화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분위기
내부는 이렇다. 증기가관차가 달리면서 수증기가 기화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물을 보충한다.
나훈아 복장의 머식이님
이곳에 온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는 역장님. 우리가 무척 반가운 손님인가보다.
뒷편 의자는 1930년대 당시의 것이란다.
만주땅에 가기 위해 역 대합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독립군 같네.
일연이 삼국유사를 썼다고하는 인각사. 이곳에 팔다리가 없고 몸만 달랑 하나 있는 미륵불이 하나 있다. 코가 뭉개져서 시멘트로 다시 코를 세웠다. 자시히보면 정말 미남이다.
볼은 후덕한 복.
보물 제 428호 보각국사탑
마지막 일정지는 김수환추기경이 어린시절을 보냈던 집
추기경이 4살무렵 가톨릭의 박해를 피해 아바지의 등에 업혀 이곳으로 이주해와서 소학교를 졸업했다.신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9년을 이곳ㅇ 군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신앙생활을 잘못하면 어머님이 저앞에 수양버들 가지를 꺾어 종아리를 내려쳤다고 한다. 저 앞이 아버지가 옹기를 구운 곳이라고 한다.
쪽마루에 앉으면 추기경님 성격처럼 둥굴둥글한 산세가 한눈에 잡힌다.
모놀식구들과 함께 ~
대구의 맨재기님과 서울의 김성숙님이 떡을 협찬해주셨습니다. 저도 콩시루떡을 준비했으니 이날 3가지 떡을 맛보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102차 군위 답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군위 어때? 라고 묻는다면 설레임이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설레임과 감동
-나이스관광 버스에 붙은 대명리조트 모델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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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ㅎㅎㅎ
마지막 사진은 무슨 한류스타 포스터 같아요.
함께 돌담길을 못 걸은게 무쟈게 아쉬워라~~~~
참새님 내도 . . . *^^*
밤새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가 이제는 말끔히 다 녹았습니다. 바야흐로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가려고 합니다. 저도 고향이 경북 고령인데, 군위는 그냥 기차 타고 지나치기만 했을 뿐, 오늘 처음으로 고향 간 마음으로 곳곳을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정신적인 유산을 품고 있는 군위!
대장님~ 정말 훌륭한 군위를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하세요. *^^*
다른 스케쥴이 잡혀 못가 본 군위...어느 곳이던 의미는 내가 부여하기 달린 것~~! 나도 미남부처님 옆과 돌담길에 서 있고 싶었어라~~! 대장님도 여인과 같은 계절의 옷차림이었으면...ㅎㅎ잘 보고 갑니다.^^
돌담 배경만 찾았지, 마지막 포스는 역시 대장님 답네여...ㅋㅋ(아쉬워라 나도 한컷 할 껄...) 집에서 쫒겨나면 충주로 오세요...*^^*
여름사진까지 곁들이니 더 깊은 느낌으로 그날이 다시 생각나네요, 대장님 애 많이 쓰셨어요.
확실히 모놀은 복받은거 같습니다. 서울은 눈도 오고 그랬었다는데 모놀이 간 군위는 약간의 비가 뿌려졌을뿐 날씨가 넘 좋았습니다.
군위는 다른곳 보다 더 뿌듯한 답사였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종원 대장님 류미옥해설사 님 배기사님 수고마나구요매초롬수니고향에 게신분 용문댁 만나 더없이 기뻤습니다
모두 항상 행복하시고 삼강하세요
네~ 저도 먼나뵈서 반가웠습니다. 자주 오세요.
네 저도 만나뵈어 반가웠어요...건강한 모습으로 담에도 또 담에도 뵈어요...*^^*
군위답사 모두 좋았어요, 상매댁 대청마루의 돈궤가 젤 좋았슴다. 저는요, 떡에 빛진자, 사과와 야콘즙에 빛진자 입니다.
모두모두 고맙슴다.
늘 그랬듯이 가보면 기대보다 더 좋은곳~~ 대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 노찾사의 광야에서...역사를 배우고 온 고장이라 그런지 더 어울리네요^^ 군위에 간다고 하니 거기 뭐 볼 게 있냐는 반응을 보였던 이들이 많았는데 모놀대장님의 안목은 역시 탁월했습니다~~
꼭 다녀와야 될것 같읍니다 .
사진으로나마 .....
대장님 단독샷도 잡아 주시고 군위 정말 좋았습니다. 오늘 울 집 이웃(미국인)에게 답사 야그 했더니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하네요. 미국인 이웃 데려갈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도 들어갑니다 ㅋㅋ
버스짝꿍으로 만나서 반가웠어요~^J^~
마지막 사진이 압권입니다. 언제 비키니 미녀 옆에서 나란히 서 보시겠어요..
버스짝꿍님 ㅋㅋ 저 사진 보러 또 왔다가 ㅋㅋ 티벳 여행기 재미있었어요. 또 뵈요
상매댁 대청마루, 군위삼존석불, 화본역, 모놀가족덕에 즐겁습니다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네요
빨간 산수유가 반기는 돌담길을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고,세계인들이 더욱 극찬하는 삼국유사를 쓰신 일연스님을 알게 되어 기뻤고
군위 삼존석불을 보며 군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 보람 있는 답사 였습니다
몰라서 안갔던 군위가 이렇게 푸근한 줄 이제 알았습니다. 언제 가게 되면 이 사진대로 함 보겠습니다.모놀 사진은 언제 보아도 작품입니다...^^
나훈아 닮았다고 해서 진짠줄 알았잖아요.....
아니구마는......
바지는 못내리드래도 아랫 입술이라도 깨무는건데.......ㅋㅋㅋ
사진 고맙습니다 , 대장님
참 좋습니다. 하루 빨리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길었더라면 하는 아쉬음이 남는 답사였어요. 훌륭한 답사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처음들었던 지명 군위에서 그저 국사시험문제로만 외웠던 삼국유사가 탄생한 사실에 다시금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새겨봅니다
정말 그렇게 위대한 가치가있는책인줄은 달달 외우기만했던 그시절엔 너무 무지했단걸 깨달았구요
정말 유익하고 행복한 하루였읍니다 대장! 와우 탁월한 선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