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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수필 소개란 스크랩 변방을 울려 중심을 뒤흔든다는 것 ― 박철영 평론집 『층위의 시학』을 읽고/ 이승철/ 사람의 깊이 27집
박철영 추천 1 조회 172 23.12.28 05:08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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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3.12.28 05:13

    첫댓글 참고로 '층위의 시학'은 23년 6월 30일 출간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 드립니다.


    박철영

    1961년 전북 남원 식정리에서 태어나 한국방송대학교 국문과 졸업. 2002년 《현대시문학》으로 시, 2016년 《인간과문학》으로 평론 등단. 시집으로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월선리의 달』 『꽃을 전정하다』, 산문집으로 『식정리 1961』, 평론집으로 『해체와 순응의 시학』, 『층위의 시학』 등이 있다. ‘더좋은 문학상’ 수상. 순천작가회의 회장 역임. 현재 《시와사람》 편집위원, 『현대시문학』 부주간, 한국작가회의 회원, <숲속시> 동인. young200107@daum.net

  • 23.12.28 17:45

    시인이나 작가는 가슴 속에 쌓여 있으나,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을 글로써 표현하고픈 욕망을 지닌 사람이다.

    시인(작가)이란 존재는 ‘슬픈 사람’이어야 한다. 혹여 세상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은 사건과 존재에 대해 슬퍼할 줄 아는 영혼(마음)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

    문학은 ‘없는 사실’을 공연히 새롭게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풍경과 세계 속에 감추어지고, 은폐돼 있는 사실, 타자의 입장에서 말하고픈 존재의 염원, 거기에 감춰진 이면의 진실을 밝혀내는 게 중요하다.

    문학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이 없다”는 평등주의를 추구해야 마땅하다.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악마와 천사, 동물성과 인간성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 존재의 속성을 폭넓게 인식하고, ‘영원히 아름다운 그 무엇’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문학이다.

  • 23.12.28 17:45

    문학평론가 김현은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글에서 당신의 어머니께서 그에게 던져준 질문― “써먹지 못한 문학은 해서 무엇하느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토로한 바 있다.

    김현에 따르면 문학은 진즉부터 권력의 지름길이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써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그 써먹지 못한다는 것을 써먹고 있다. 문학을 함으로써 배고픈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며, 물론 출세하지도, 큰돈을 벌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고 김현은 주장했다. 인간에게 유용한 것은 대체로 그것이 유용하다는 것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고 있으며, 억압된 욕망은 그것이 강력하게 억압되면 될수록 더욱 강하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학은 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는 것, 억압하지 않는 문학은 억압하는 모든 것이 인간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은 문학을 통하여 억압하는 것과 억압당하는 것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 부정적 힘을 인지한다. 그 부정적 힘의 인식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계를 개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성을 느끼게 한다.

  • 23.12.28 17:49

    문학은 자신의 육신과 정신이 한 시대, 한 세월을 어떠한 방식으로 통과하고, 어떻게 견뎌냈는가의 기록이다. 이때 문학은 그 세월을 통과하면서 마모된 것들, 버려진 것들에게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고, 그 상처와 뼈아픈 고해성사를 아름답게 재현해 주는 것이다.

    글쓰기의 민주화는 모국어의 심각한 오염과 죽임의 언어를 양산하기도 한다. 악플이 선플을 구축하는 현실,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 말이 주는 상처는 상대에게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를 안겨준다. 또한 순수문학은 외면되고, 대중의 흥미만을 좇는 ‘장르소설’이 문학시장의 한복판에서 어엿하게 자리 잡고 있다.

    박철영의 평론은 시인들의 건강한 삶 속에서 건져 올린 시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시적 저의에 귀 기울임으로써 시 속에 내재된 문학적인 의미를 찾아내려고 한다. 또한 그는 이번 평론집에서 시적 기교보다는 시 속에서 발현된 시의(詩意)가 우리사회의 건강한 삶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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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구절이 많아 두 번 읽었습니다. 댓글로 써놓고 또 읽어봅니다.
    순천에도 <순천작가회의>가 있군요. 예전에 궁금해서 찾아본 기억이 납니다

  • 작성자 23.12.28 18:25

    긴 문장을 다 읽으셨네요
    감사합니다

  • 23.12.29 10:30

    한마디로 '박철영이 박철영했다'는 말이네요. 박철영평론가만 할 수 있는 개성을 보여줬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자기 목소리, 자기만의 문체, 새로운 창작으로의 업그레이드를 확실히 했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문학의 사각지대인 변방에 시선을 줄 수 있다는 것, 새로운 변방 발굴에 앞장선다는 것은 인생의 사각지대, 그곳의 아픔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작가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미래 문학에 꼭 필요한 첫번째 요건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에 대한, 그것에 대한 기대 또한 크게 부응해줄 작가가 분명하다, 로 정리해봅니다.

  • 작성자 23.12.29 11:56

    선생님
    글을 읽고 보니

    간단명료하게 정리를 잘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23.12.30 18:29

    <시골시인 K>를 쓴 시인님들도 같은 시각으로 말씀하시더군요.
    평소 가까이 하지 않았는데
    평론집을 읽어 보고 싶어집니다.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 23.12.31 11:07

    그리 말씀하신 분과 관심을 가져주신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여기 신공나라 카페에 오신 모든 분들께서도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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