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님이
커다란 짐을 세 뭉치나 보냈다
녹즙기, 두부기, 세족기, 도정기..
무슨 이삿짐이 들어오는 줄 알았다
건강을 잘 챙기라고 보낸 것 중에
두부만드는 기계가 눈을 끌어
두부만들기에 들어갔다
초,중 동창중에
국화빵과 두부를 만들어 파는 집이 있었다
물론 소소로운 물건을 파는 작은 송방이었다
공무원 아버지땜시 늘 노는 시간이 많았든 나는
그 집에 가서 국화빵도 구워보고
두부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동무는 일하는게 싫어 늘 짜증을 부렸다
콩을 갈고 자루에 넣어 짜내면
큰 가마솥에 넣고 불을 때어 두부물을 끓이고
간수를 넣고 틀에 넣어 짜내는 손두부
오늘 두부를 만드는데
콩물을 끓이면서 그때 동무집에서 맡았든 그 냄새를 맡았다
그래..
이 구수한 냄새가 났었지
요즘 공업용 간수는 사람 몸에 해롭다는데
빨리 굳게 하기 위하여 그 간수를 쓴다는 말을 들었는데
집사님께 오리지날 간수를 얻어 왔으니
그걸 한숟갈 두 숟갈 넣으면서 엉겨가는 두부알갱이를 보았다
작은 틀에 넣고 나머지 솥에 붙어 있는 것을
딱딱 긁어 먹는데
와우
이 맛이야 이 맛~~
두부 만들기를 성공하고
나머지 짜 놓은 건더기를 끓여서 보자기에 짜내고
콩국수를 해먹었다
일할 줄 모르니 연장 탓만 한다고
교회 주방에 설겆이 그릇이 높이 쌓였다
그래도 그 작은 두 모의 두부를 만들기 위하여
불리고 갈고 짜고 끓이고 또 틀에 붓고
오늘 하루 사람 사는 냄새가 퐁퐁 피어난다
도대체 너무 정성이 들어가
아까워서 두부를 어찌 먹을까?
자꾸만 하다보면 요령이 생겨
이렇게 많은 설겆이 그릇 내놓지 않아도 될거야
그리고 또 이렇게 감격하며 소리지르지 않고
아까운줄 모르고
덥썩 덥썩 두부를 깨물어 먹겠지
첫댓글 휘사모님 뭐을 한다고야 수술 앞두고 체력보강 안히고 못말려
ㅋㅋㅋ 산송장처럼 늘 노는게 얼마나 힘든줄 아슈?
ㅋㅋ 괜한 일거리만 많아지셨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