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주인의 허락도 없이 마당 모퉁이에다가 슬쩍 풀씨하나 던져놓고 갔다
잎이 풀갔지가 않아 뽑아내지 않았다 접시꽃 잎이다
어머니는 하얀 함박꽃은 약이 된다고 말씀하시던 생각이 난다
올해 유월은 빨리 더워서 일가 흘쩍 커버린 나무는 벌서 꽃 봉오리가 봉긋이 솟는다
무슨 색이 필지 궁금하고 흙먼지가 바람에 날려와 퇴적된 땅에 손님처럼 찾아와
커가는 접시꽃이 대견하여 눈길이 머문다
맑은 아침을 우리는 선물처럼 오늘이란 이름으로 받는다
하늘 속을 모르니 비도 받고 눈도 받으며 세월을 따라간다
바람에 살포시 부딪치는 순간의 만 남도 있고 눈뜨면 어우러져야 되는 사람이 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마음속 한치를 알 수가 없다
봉사란 단체를 꾸려나가는 소임을 수행해야 하는 책임과 회원들 관리는 늘 원만하지 않고
사람과의 유대는 나를 당황하게 할 때가 많다 서로 얼굴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니 융합이 이루어
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때 경청이다 내 의견보다 상대방 의견을 듣고 들어주고 실행할 수 있는 것 없는 것을 가릴 줄 아는
안목도 때론 필요하다
배가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사공이 많아도 안 된다
바람이 데려다준 데로 촉박한 환경에서도 곧게 커가는 접시꽃처럼
어느 곳에 서있어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