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죽도(해파랑길 41번) 걸어[G10] - 1
◈일시: 2017년 3월16일(목) 맑음 -1.1°~12.4° (강릉)
◈장소: 주문진-죽도(해파랑길 41번) 12.5km
◈참가자(7명): 운산회장, 요산대장,
공행, 달마종, 담현, 유정, 후묵
코스: 41번 주문진해변 - 향호 - 지경해변 - 남애항
- 남애슈퍼 - 광진해변 - 추억만들기 - 죽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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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5 동서울터미널
10:07 평창휴게소
11:11 주문진고속버스터미널
11:20 주문진해변
11:35 향호
12:10 한바퀴후 제자리
12:18강릉시청소년해양수련원
12:26지경리방풍림(휴식)
13:30~14:20 (남애창횟집, 점심)
14:47~52 남애항전망대
15:13 간식
15:52~16:12 휴휴암
16:38 죽도정
버스
17:20 하조대 하광정리(버스)
17:40 양양터미널(버스)
17:50~18:20 양양-속초
18:40~19:25 속초(석식)
19:40 고속버스(속초터미널)
22:10 동서울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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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전망대에서
동해안 해파랑길 770km 4월 시작: 운산/요산
동해에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의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통일전망대까지 10개구간 50개코스 770㎞에 이르는 해변, 숲, 마을, 해안도로를 말한다.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사)한국의길과문화와 각 지자체 및 지역 민간단체가 뜻을 모아 동해안을 따라 만든 것.
우리는 41-42코스(주문진에서 하조대, 22.1km)를 예정했으나 생각보다 주문진 도착이 늦어 41코스(주문진-죽도, 12.5km)만 점심시간 포함 4시간가량 걸었다. 해파랑길중 해안코스가 가장 많은 곳.
제철이 아닌데다 평일이라서 관광객이나 탐방객들이 거의 없어 한적하게 걸을 수 있었다. 태양이 내리쬐는 따스한 3월중순의 봄날 코발트빛 바다와 해변에 허옇게 부서지는 파도, 흰모래사장은 여유롭기 그지 없었다. 주문진에 있는 향호는 이렇게 걷기나 해야 가 볼 수 있는 한적한 호수였다.
남애항 창횟집에서 먹은 우럭매운탕에 다들 대만족이었다. 활어에 음식솜씨 좋은 주인 아주머니의 덕분이었다. 다들 명함 한 장씩 주머니에 넣었다.
운산회장과 요산대장은 4월 해파랑길 770km 대장정을 시작하겠다며 시간 되는데로 G10회원들에게 참여를 주문했다. 다들 구미가 땡기는 것 같았다.
속초에서 국밥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고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밤 10시10분. 2시간 30분만이다.
경기도 광주JCT에서 원주JCT까지 57km 구간이 영동제2고속도로로 2016년 11월 개통돼 강릉을 가는데 체증이 한층 덜해졌다고 한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중 동홍천-양양구간이 올 6월 개통 예정이어서 2018년 2월 9일~25일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중 교통소통이 원할해질 뿐 아니라 서울권 동해안 여행객들의 시간을 크게 단축해 주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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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8시 15분 주문진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어
7시 12분 목동에 사는 달마가 시청역이라며 7시40분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에정이란다. 따뜻한 태국에서 한달간 쉬고 온 담현은 2분 뒤 벌써 도착해 “지둘리고 있는데 넘어지면 큰일나니” 천천히 오란다. 필자도 10분뒤 개포동 지하철 출발을 알렸다.
요산대장은 지하철 속에서 8시15분 주문진행 티켓을 구매하란다. 16,700원.
예정대로 버스에 오르니 승객이라야 일행 7명 빼니 2~3명이다. 이른아침 주문진에 갈 사람이 많을 리가 없다.
올림픽대교를 지나 중부고속도로로 들어간다. 춘분을 나흘 앞둔 봄날이라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따스해보이기만 하다. 논과 밭은 촉촉하게 물을 머금어 더욱 포근해보인다.
제2영동고속도(광주JC-원주JC)를 처음 달려
광주JCT에서 제2영동고속도로로 들어간다. 지난해 11월 원주JCT까지 57km 인 새 고속도로를 처음 타보는 것이다. 한가하다. 다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느라 피곤했을 것이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원주JCT에서부터는 기존 영동고속도로다. 기사 아저씨는 장평지나 평창휴게소에서 버스를 세운다. 동서울 출발 1시간 50분. 하늘이 너무 맑다.
평창 휴게소 들렀다 찰떡 하나씩
화장실에 갔다 다시 버스를 탔다. 가지고 온 명품 찰떡을 하나씩 돌렸다. 많이 먹으면 맛이 반감돼 하나가 최적이다. 아마 맛이 있었을 것이다. 고속도로 옆 경사면에는 면양상(像)들이 곳곳에서 풀을 뜯는다. 풍력 바람개비도 보인다.
평창올림픽 예고면
버스는 강릉고속터미널에 들르기 위해 강릉신청사쪽으로 내려선다. 입구에는 2017IIHF 아이스하키 U-18 세계선수권대회(4월2일~8일), 2017년 강릉세계장애인아이스하키(4월11~20)의 사각홍보기둥이 높게 서 있다. 2018년 2월9~25일 열릴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란다. 10:49
강릉시청 정문
속초에서 10시 30분 주문진 도착한 유정
유정은 주문진터미널에 도착했다고 10시 31분에 카톡에 올렸다. 우리가 처음 약속한 시각이다. 계산 착오로 강릉터미널을 들러 주문진터미널에 도착하니 11:10. 당초 생각보다 40분 늦어진 것.
택시로 주문진해수욕장으로
우리는 택시 두 대에 나눠타고 주문진해수욕장으로 달렸다. 주문진은 17,6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강릉 최북단 읍.
자조섞인 주문진 택시 기사
택시 기사는 주문진에 관해 얘기 좀 하라니까 “아무것도 없다” 자조섞인 태도다. 아침에 집에서 나와 1시간만에 처음 태운 손님이 우리일행이란다.
바가지에 안사면 재수없다고 소금을 뿌린단다. 한 때 오징어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모든 해산물이 부산, 남해, 외국에서 들여와 비싸단다. 농공단지도 70%가 멈춰섰다고 한다.
어장 죽은 지 오래 돼
택시 기사에따르면 어장도 활성화가 되지 않는단다. 주문진에 수산업 연구소가 세곳이나 있어 치어를 생산해 방류하는데 어민들은 성어가 되기전에 다 잡아버린다는 것. 그래서 연구소 사람들이 볼멘소리란다. 어민들도 사정이 딱하긴 마찬가지. 먹고살게없어 다 자라지 않는 상태의 고기라도 잡아야 생계를 꾸릴 수 있단다. 언발에 오줌싸는 격. 그래서 오징어 한 마리에 5,000원. 서울보다 비싼 이유다.
농어촌 어느곳 하나 푸념 섞이지 않은 동네가 없다지면 정말 심각한 것 같다. 10분도 걸리지 않아 주문진해수욕장 주차장에 내려준다. 택시비 3,800원. 뒤차는 일행 한사람을 태우지 않고 오다 다시 찾아 태우고 오느라 택시비 4,900원인데 5,000원을 주었단다.
주문진읍 승격 60주년인 2000년 11월1일에 세워진 화강암탑
오징어탑만 옛날 말해주는 듯
한켠에 오징어탑이 서 있다. 잘 생긴 거시기처럼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12년전 세워진것.이쁜 관광객 아주머니에게 카메라를 건네면 단체 인증샷.
새천년이자 주문진읍 승격 60주년인 2000년 11월1일에 세워진 화강암탑도 있다. 주문진은 1995년 YS 정권 시절 시·군 통합에 의해 명주군이 강릉에 흡수 통합되어 그나마 명주군 수부였던 주문진의 위상이 여지없이 추락하고 말았단다. 통합 당시 주문진 인구는 2만8522명. 강릉에 편입되고 형편이 오히려 나빠졌다는게 택시기사의 얘기.
주문진 최고층 33층 주상복합 건립 예정
강릉 북부권의 중심지인 주문진 지역에 역대 최고층 아파트인 33층 규모의 ‘현진 에버빌 더뷰’가 건립된다니 이로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주문진읍 교항리 184의53번지 일원에 지상 33층 규모이며 아파트 306세대와 오피스텔 24실 등 모두 330세대가 들어선다고 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59~84㎡의 중소형 면적으로만 이뤄지고 오피스텔은 69㎡로 설계됐다.
특히 주문진 지역에 역대 최고층으로 건립돼 전 세대의 90% 이상이 동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탁트인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
주문진해수욕장 모래사장으로 나갔다. 보이는 사람이라고는 금방 카메라를 들고 승용차에서 내려 먼저 달려간 젊은 남녀 4명이 전부. 푸른 하늘과 코발트빛 바다 그리고 흰 백사장. 봄 미풍에 탁 트여 시원하다. 차량, 사륜 오토바이, 말들이 드나드는 모양이다. 금지한다는 플래카드가 깨끗한 천에 걸려있다. 달마가 스마트폰에 바다와 해변을 잡아넣는다. 다들 해변도로를 따라 발걸음이 빨라진다.
2.5km 석호인 향호(香湖) 둘레 걸어
다리가 나오자 왼쪽 향호방향으로 빠진다. 한쪽 공터에는 어부들이 그물수선하느라 바쁘다. 만이 바다로부터 떨어져나간 자연석호로 둘레 2.5km. 호수 이름은 하천의 계류와 동해안의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의 풍습에서 유래되었단다.
지하로 해수가 섞여 들어와 염분농도가 높은 담수호라서 프랑크톤이 풍부하여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버드나무에는 겨울눈이 갈라지며 보드라운 털꽃이 나온다. 벚나무도 꽃눈이 탱탱하다.
설악산(?), 점봉산(?)
호수 넘어 보이는 설산은 오대산 노인봉(1563m)일거는데 지도상으로 남쪽으로 나타난다. 점봉산(1424m)나 설악산인 것 같다. 수상데크를 해놓아 호수변만 걷는것과 다르다. 포즈도 취해본다. 철지난 갈대가 허옇다.
취적정(取適亭)
정자가 하나 있다. 취적정(取適亭). 글씨에 능한 이영부의 호로 낙향해 정자를 짓고 지냈는데 주춧돌만 남은 것을 2007년 복원한 것이란다. 옆에는 큰 금강송 세그루가 있는데 염역(염병), 토지, 성황당을 지키는 나무로 숭앙되어 신위까지 해놓았다. 그런데 염역의신위 옆 소나무는 고사했다. 호수에는 많은 청둥오리가 암수 짝을 지어 봄을 즐기고 있다. 산수유가 노란꽃을 뒤집어쓰고 있다.
주문징 무장공비침투사건
해변에는 군 철조망이 쳐져있다. 48년전 3월16일 새벽 이곳으로 공비가 침투해 공비의 침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1969년 3월16일 0시50분경.주문진항 앞바다는 칠흙 같은 어둠에 쌓여 있었다.통금을 넘긴 시간 고요한 정적만이 감도는 읍내를 칼빈총과 엠원총으로 무장한 대위 계급의 장교와 하사관 계급도 섞여 있어 영락없는 대한민국 국군이었다.
그들은 강릉경찰서주문진지서(현 북부지구대) 바로 건너편 강남여인숙에 들이 닥쳤다. 이어 각 방을 열고 투숙객을 검문했다. 공무원에게는 공무원증을 민간인에게는 주민등록증을 빼앗았다.
그들은 여인숙을 나와 당당하게 에둘러 주문진지서를 피해 눈길을 밟으며 선창가 인근에 위치한 수상경비소(오늘날 해양경찰파출소)에 들이 닥쳤다.
임검소에는 경찰관 2명과 사환 1명이 근무했다. 전장용 순경은 숙직실에서 교대를 위해 취침을 준비 중에 있었고 다른 경찰 이웅재 순경은 사무실에서 정복을 입은 채 사환 안영철과 함께 근무 중이었다.
그들은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다. 경찰들은 군복을 입은 사내들에게 항의를 했다. 취침하려고 자리에 누웠던 전 순경도 잠옷 차림으로 방문을 열고 이들에게 소속이 어디냐고 물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방첩대라고 했으나 나중에는 북조선에서 내려온 공작원이라고 신분을 밝혔다. 이들은 무장공비들이었던 것이다.
당시 이웅재 순경은 피를 흘리면서 용케 탈출에 성공하여 주문진지서에 위급 상황을 알렸다. 무장공비는 큰 방파제 입구 바다에서 비상용 9인용 보트를 이용하여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했으나 아군의 수색에 걸려 피아간에 총격전 끝에 모두 바다에서 수장(水葬)당했다. 아군의 피해는 전장용 순경 한명 뿐이었다. 지금으로부터 48년 전의 아득한 일이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대사건이었다. [3월20일자 강원도민일보]
강릉시청소년수련원
한바퀴 돌아 다시 해변길로 들어섰다. 강릉시청소년수련원이 들어서 있다. “이사부(異斯夫) 동해를 열다”라고 크게 화강암석에 쓰여있다. 강릉의 최북단이자 주문진의 북단이다.
송대장 간밤 식중독?
요산대장이 전날 저녁 성당에서 생일 파티를 해주어 먹은게 탈이 나 못 올건데 왔다며 내내 힘들어한다. 식중독인듯 싶다. 바로 위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 방풍림으로 들어갔다.
지경해변은 백사장 길이 500m, 수심 1m로 양양군의 남쪽 끝에 있다. 규모는 작지만, 경사가 낮고 백사장과 주변시설이 깨끗하다. 해변 뒤의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는 야영도 가능하다.
달마가 소주에 사과를 내놓는다. 운산은 초코렛을 내놓는다. 사과와초코렛을 안주로 한잔씩.
해변이 씻겨나가는 현상
다시 지경리 방풍림을 나왔다. 해변이 많이 씻겨나갔다. 화강암석을 많이 다져놓앗다. 12시 26분. 요산은 남애항에 가서 점심을 하자고 한다.
우리는 룰~~루~~랄~~라~~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한가롭게 걸어갔다. 한여름 주말에는 해수욕객이나 피서객들로 엄청 복잡할텐데 이른 봄 평일에는 이렇게 여유롭다.
우럭 매운탕 일품
원포해수욕장 북단 남애 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폐허같고 음식을 할 것 같지 않은데 정문에서 보니 멀쩡하다. 매운탕 잘하느냐고 물으니 퉁명스럽다. 아주머니는 활어로 하기 때문에 맛있단다. 4만원짜리(3명분) 하나, 5만원짜리(4명분) 하나.
우럭 매운탕이 끓여나온다. 국물을 한모금 먹어보니 따봉!!! 소주가 필요하다. 살아있는 것을 넣으면 이렇게 맛있는 것인가. 탁트인 바닷가만으로 대만족인데, 먹는것까지 더했으니 이렇게 좋을 수는 없다. 운산회장, 요산 대장 파이팅!!! 우리는 아주머니에게 카메라를 주고 인증샷을 만들었다. 11만원
남애전망대에서 망망대해를
다들 명함을 한 장씩 주머니에 넣고 나왔다. 포만감에 기분도 좋다. 남애항전망대로 올라갔다. 음식점을 나오기 전 주인아주머니에게 남애(南涯)가 무슨뜻이냐고 물었더니 퉁명스러웠다. 마침 옆에 있는 아주머니가 뜻을 물었다고 하니까 '남쪽언덕'이란다. 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는 봉우리를 두고 하는 말인가. 우리는 남애항에 도착했다.
남애는 강원도 3대 미항 중 하나로 항구 주변 곳곳에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에 방파제로 연결된 두 개의 섬이 있다. 그 섬에는 빨간색(입항)과 하얀색(출항) 등대가 서 있어 마치 쌍둥이 형제가 마주 보는 듯하다.
남애전망대에서 북서쪽으로 바라보니 정상에 명품소나무가 역시 보인다. 파도로 허연 해안선이 남북으로 펼쳐져있다. 유정은 서귀포 못지 않다고 한 마디.
다들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담고 그것도 모자라 마지막 보루 사진으로 담는다. 내려와 해변을 좀 걷다 보니 전망대가 참 잘 만들어졌다. 톡 뒤어나온 끝에 서 있다. 어떻게 찾지 않고 그냥 스치겠는가? 해변에는 짠물에 씻기고 씻긴 바위들이 모난 각을 다 버리고 부드럽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안욱하게 푹 들어간 천혜의 해수욕장.
후묵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