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캔버스 판매에만 올인, AS는 나몰라라?'
200만~300만원대의 고가 혼수품으로 자리잡은 디지털 TV가 잦은 고장으로 소비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차세대 TV로 각광받고 있는 LCD와 PDP 등 디지털 TV와 관련한 불만사항 상담건수는 2006년 기준으로 각각 338건, 357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2건꼴로 문제제기가 나타난 셈이다.
특히 LCD와 PDP TV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LG전자(대표 남용) 엑스캔버스와 관련한 상담건수가 상당수를 차지해, LG전자가 제품판매에만 골몰하고 AS(애프터 서비스)는 나몰라라 한다는 비난을 면키 힘든 상황이다. 고가의 특급 모델들을 캐스팅해 판촉을 위한 홍보와 마케팅에 올인하는데 비하면 AS가 소홀해 원성이 높다.
강원도 원주시 원동의 주부 장석준씨(45·여)는 3년전 240만원에 LG전자 엑스캔버스 42인치 LCD TV를 구매했다. 첫 이상이 나타난 것은 구매 한달 후부터. TV만 켜면 '뚝뚝'하는 알 수 없는 소리가 난 것. AS센터 측은 플라스틱 재질이라 온도차로 소리가 난다고 할뿐이었다.
장씨는 5일 "비싸게 주고 산 거라 참고 봤는데 지난해 11월에는 TV 시청 도중 타는 냄새가 나더니 TV 벽면이 시커멓게 그을려 버렸다. AS센터에서는 정전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전기 때문이라는 게 말이 되나. 자칫하면 화재가 날뻔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후 전원을 켜도 TV는 묵묵부답이었고, 고객센터 측에서는 "제품의 배선 문제인 것같다. 1년 무상수리 기간이 끝났으니 유상으로 수리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장씨는 "결국 3년동안 고장 3번에 수리비만 20만원이 들었다. 이제는 '뚝뚝' 소리가 나는데도 수리를 포기하고 그냥 보고있다"면서 "LG 로고만 봐도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각종 소비자단체에는 엑스캔버스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얇은 유리를 이용하는 액정이나 패널이 깨지는 경우에 대한 사항이 많다. 한국소비자보호원 게시판에는 "3개월전 LG전자 엑스캔버스 42인치 LCD TV를 구매했다. 화면에 손자국이 생겨 얼룩을 지우려고 닦는 순간 '뚝'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 정 중앙에 5cm 가량이 깨졌다(진승연씨)", "LG 42인치 PDP TV를 구입한 후 11살된 아들이 건드려 파손됐다. 유리의 강도가 제품하자라고 할 정도로 부실한데 패널을 전체 교체해야 한다며 88만원 제품가의 60%를 요구했다(이경우씨)"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이 같은 AS와 보증기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폭발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지난해부터 기업이 직접 나서서 소비자 불만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CCMS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AS에 최선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효실기자 ga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