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 제104회에선 임종 직전 제갈량이 뒷일을 부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부탁 중의 한 가지가 바로 훗날 위연이 모반할 것을 예측하고 사후를 대비하는 내용이다. 제갈량은 마대와 양의를 불러 은밀히 위연을 참살할 계획을 지시한다. 뒤이어 제105회에서는 제갈량이 죽은 후의 사건이 전개된다. 위연과 사이가 좋지 않은 양의가 전군 지휘자가 되자 제갈량 사후에는 자신이 전군을 통솔할 것이라 여겼던 위연이 이에 불복한다. 두 사람은 제각기 성도에다 상대방이 모반했다는 보고를 하고 마침내 대진하여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른다.
이때 양의는 제갈량이 내린 금낭묘계(錦囊妙計)를 뜯어서 읽어보더니 위연을 향해 말한다. “네가 말 위에서 ‘누가 감히 나를 죽이겠느냐?’라고 연달아 세 번 외친다면 진정한 대장부라 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나는 곧바로 한중성을 들어 너에게 바칠 것이다.” 그러자 위연은 말 위에 앉은 채 “누가 감히 나를 죽이겠느냐?”라고 큰 소리로 외친다. 그러나 첫 번째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제갈량의 밀계를 받은 마대가 등 뒤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큰 소리로 외친다. “내가 감히 너를 죽이겠노라!” 손에 들고 있던 칼이 번쩍이는 곳에 위연의 목이 말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나 여기서 금낭묘계 운운하는 것은 순전히 『삼국지연의』에서 꾸며낸 이야기이다. 『삼국지ㆍ위연전』의 기록에 의하면, 제갈량이 죽은 뒤 양의의 감독에 불복한 위연은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충돌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위연은 자신의 아들들을 데리고 한중을 향해 달아났다. 이에 양의는 마대를 시켜 쫓아가서 죽이도록 명하니 위연은 결국 마대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렇게 추격하여 죽인 것이지, 제갈량의 계책으로 교묘하게 죽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더욱이 “누가 감히 나를 죽이겠느냐?” 하는 등의 희극성이 풍부한 상황은 아예 있지도 않았다. 줄거리를 변형시킨 까닭은 전기적 색채에 의한 흡인력의 증강으로 제갈량의 형상을 더욱 신격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즉 이미 죽은 제갈량이 사마의를 쫓았을 뿐만 아니라 기묘한 계책으로 모반한 장령(위연)까지 죽임으로써 신과 같은 제갈량의 예측력을 부각시킨 것이다.
역사 기록에 보이는 위연은 사사건건 양의와 뜻이 맞지 않아 ‘두 사람은 마치 물과 불 같은 사이였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비록 이런 식으로 양의에게 불복하고 화를 냈다고는 하지만 반란이라고 단정할 사건은 없었다. 만약 정말 모반을 획책했다면, 선봉으로 있다가 퇴군할 때 후방 차단의 임무를 맡았던 위연에게 있어서 아군에 대한 모반쯤은 손바닥을 뒤집듯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위연의 전기를 집필한 진수는, ‘위연의 본뜻은 북으로 위나라에 항복하는 것이 아니라 남쪽으로 돌아오는데 있었다. 다만 양의를 제거하려고 한 일 등, ······ 본래 이와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이지 배반을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삼국지연의』에서는 위연을 죽여야 될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위연이 마대에게 “우리 위에 투항 합시다.”라고 하는 말을 삽입시켰다. 이를 근거로 모반의 죄명을 덮어씌우고 나아가 제갈량의 정확한 예언과 교묘한 계책을 증명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가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내용들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위연과 대립한 양의의 성정이 지나치게 편협하였으므로 제갈량은 그가 재상의 직위를 이어받을 인물이 못된다고 여겼다. 아니나 다를까 위연의 수급을 본 그는 이리저리 마구 짓밟으며 평소에 쌓인 울분을 씻어내는 한편 위연의 삼족(三族)을 살해했다. 그런데 『삼국지연의』에서는 오히려 이런 일들에 관해서는 한 자도 쓰지 않았다. 이는 양의를 위해 사실을 숨긴 것이라기보다 양의를 이용하여 위연을 제거한 제갈량의 행위를 숨기기 위한 일로 보아야할 것이다.
훗날 양의는 자신이 승상의 직위를 이어받지 못하자 뜻밖에도 당초에 전군을 이끌고 위나라로 가지 않은 일을 후회한다는 말을 내뱉었다. 여기서 양의와 위연을 비교해볼 때, 누가 과연 모반할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 백일하에 드러나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나 『삼국지연의』에서는 양의와 위연을 어떻게 구분했는가? 양의를 제갈량이 바라는 올바른 형상에 내세우는 반면, 위연은 모반을 획책하는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하지 않았는가. 이 또한 역사적 본래 면목과는 부합되지 않는 내용인 것이다. 어쨌든 위연 피살은 촉한 인재의 궁핍현상을 더욱 심화시킨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위연 개인의 비극일 뿐만 아니라 촉한 정권의 몰락을 예고하는 징조임에 틀림없었다.
사천 한중성 북문 밖에는 호두교(虎頭橋)라는 지명이 있는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위연이 죽은 곳이라 한다. 이곳에는 일찍이 큰 돌비석이 하나 있었고, 거기엔 ‘한나라 마대가 위연의 목을 벤 곳(漢馬岱斬魏延處)’이란 표제어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이 비문의 숨은 뜻에는 당연히 『삼국지연의』에서 영향을 받은 위연 폄하 의도가 깔려있다. 그러나 오장원 북쪽의 고점진(高店鎭)은 당시 위연이 최전선을 지키며 인마를 주둔시킨 곳이라 한다. 후인들이 그곳을 위연성(魏延城)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위연에 대한 후인들의 그리움이 배인 곳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위연은 연전있어서 부동이랑 함께 좋아하는 장수임 ㅠㅠ 근데 충성 시망...
꿀잼 정사를 읽읍시다
정사한번 읽고 연의 다시보면 판타지소설보는거같음ㅋㅋㅋㅋㅋ
그래도 꾀많이 바로잡혀있는거같음 위연은
근데 위연도 시키는걸 도무지 듣지를않아서 끝이 좋을일은 없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