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팔았다.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그리고 살기 위해서
책을 팔수밖에 없었다면-
그래서 더 소중한가보다.
가장 어려웠던 시절
신학을 시작해야 했었고
책을 사야만 했었고
그 책을 팔아야만 했던 때가 있었으니
책은 나의 삶에 이모저모로
깊은 추억을 안겨준다.
중•고등 시절 교과서를 사지 못하고
몇 권 헌책을 빌려서-
옆 친구 것을 함께 보기도-
어느 과목은 아예 교과서도 없이-
그러나 몇 권의 책 때문에
오늘이 있지 않았나?!
신학을 시작하며
주석, 사전, 원서, 신학서적 등등
할부로, 외상으로, 현금으로
굶어가며 마련했던 책들
내 재산 최후의 보루
그러나 어느 날
봉고차에 가득 싣고
서울 청계천헌책방으로-
너무 헐값을 부르기에
어이없어 다시 싣고 집으로-
그러나 그나마 필요하여
다음 날 다시 싣고 가서
애원하여 오천 원을 더 받고 처분
교회를 개척하고 건축하던 시절
현금이 될 만한 한 것은
가족을 빼고 모두 팔았고
최후의 길목에서
장기매매를 시도 했으나 |
여의치 않았기에 마지막 책을-
피보다 소중한 책
그러나 공사를 중단할 수 없어서
당시 기백만 원에 장만한 것들
폐지값에 준한 이십오만오천 원에 넘겼다.
그 후 다시 마련한 책들
인도선교사로 출발하면서
컨테이너 박스에 가득 싣고 해외로-
얼마 후 되돌아오니 서재는 비고
인도에 있는 책들은
손이 짧아 꺼내볼 수 없었고
틈틈이 읽을거리 사서 보았으나
다시 다 구비하기는 역부족
그러나 믿음의 아버지께서 주신 책들
정통보수신학과 신앙의 옥서들
옛날 팔았던 주석, 사전, 참고서등
거의 다 다시 찾았고
유산으로 주신 것
손주보다 소중히 간직하며
혹이라도 장마습기에 상할까봐
서너 차례 위층, 아래층으로 옮기다가
새로 선반을 만들어 소장-
어깨가 빠지는 것 같고
몸은 천근만근-
이젠 장마에도 안심할 것 같다.
아버지의 유언 따라
성경 한권 들고 객지로 나온 철부지
말씀으로 험산준령을 넘었고
광풍의 바다를 건널 수 있었으며
성경으로 지혜의 문이 열렸고
현인들이 기록한 책들로
잔뼈가 굵어졌으니
이젠 책만은 팔지 않으려고 다짐-
25권 째 출판을 준비하며
책의 소중함을 되새겨 본다.
말씀을 묵상하며(에스겔47장)
김윤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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