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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어울리는 옷차림에 품격을 입자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졌다고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비싼 옷을 쫙 빼 입어서가 아니라 나이에 걸맞는 품위 있는 옷차림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남자 나이 사십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처럼, 중년을 넘긴 나이라면 자신의 옷차림에도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자신의 스타일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의복이 날개라지만, 중년의 남자가 이십대에나 어울릴만한 옷차림을 했다면 분명 볼썽사나운 모습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새 옷을 자꾸 사재기 보다는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만약 옷과 스타일링에 대해 배움이 부족하다면 이 책을 꼼꼼히 살펴 보자.
저자 황정선은 비즈니스 이미지 컨설턴트로 많은 기업의 섭외 1순위 강사이다. 소위 '전략적 이미지메이킹'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여 본인에게 잘 맞는 전략적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성공의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변신시키는 코칭을 담당한다. 이미 출간했던 <내 남자를 튜닝하라>에선 '기본에 충실하라'고 강조했다.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남자가 있다고 말한다. 슈트를 그냥 입는 남자와 슈트를 제대로 입는 남자. 슈트를 제대로 입는 남자가 되려면 착장법대로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나이에 맞게 입는 게 전제되어야 한다.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연출은 센스로 느껴질 수 있지만, 나잇값 못하게 보이면 진짜 없어 보이는 법이다.
이 책에는 77가지의 옷차림 아이템을 제시하고 있다.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비록 새롭고 창의적인 것은 없지만, 아이템들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무엇인지, 섬세한 디테일은 무엇을 나타내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남자의 물건은 스토리와 디테일이 품격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슈트, 재킷, 코트, 셔츠, 니트, 카디건, 베스트, 타이, 팬츠, 슈즈, 가방, 벨트, 포켓치프, 안경, 손수건, 머플러, 양말 등을 11개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77가지 아이템 모두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에도 쉽다. 서평에서 이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다. 몇몇 주요한 아이템을 요약하려고 한다.
그레이 슈트는 보는 이에게 신뢰감을 주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아이템이다. 평생 하나만 입어야 한다면 회색을 선택하자. 슈트의 색이 진하면 셔츠의 색과 대비가 강해진다. 대비가 강해진다는 말은 코디네이션이 어렵다는 말이다. 그레이와 블루는 매우 잘 어울리는 배색이다. 그레이 슈트가 나이 지긋한 비즈니스맨의 전유물이란 고정관념은 버리자.
슈트를 입고 허리 라인이 드러나지 않으면 뚱뚱해 보인다. 엉덩이를 푹 덮는 큰 사이즈의 재킷 길이는 다리를 짧아 보이게 한다. 바짓단이 주름진 데다가 바지통까지 넓으면 나이 들어 보이고 지루해 보인다. 허리 라인, 재킷 길이, 바짓단과 바지통, 이 세가지만 신경 써도 아저씨로 불리지 않을 수 있다.
슈트의 컬러는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비즈니스 자리에는 네이비 슈트가 제격이다.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또 '무늬'도 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다. 흔히 키가 크고 늘씬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스트라이프를 선호한다. 스트라이프는 줄무늬 간격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간격이 좁을수록 안정적이고 침착해 보이며, 넓을수록 젊고 화려해 보인다.
네이비 블레이저는 비즈니스 캐주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아이템이다. 정통 슈트 재킷보다 캐주얼하지만 결코 품위가 떨어지지 않는다. 블레이저의 유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1837년 영국 해군 군함 블레이저 호에 빅토리아 여왕이 열병閱兵했을 때, 함장이 승무원 전원에게 네이비블루에 놋쇠로 만든 단추를 단 재킷을 입게 한 것에서 시작됐다는 설이고, 또 다른 하나는 1877년 경 캠브리지와 옥스포드 대학의 보트 레이스 대항전 때 캠브리지 보트부가 입고 있던 붉은 색 유니폼이 불꽃같다고 하여 불리게 됐다는 설이다.
블레이저는 다양한 색상으로 나오지만 네이비 색상이 가장 전통적이다. 특히 네이비는 한국 남자들의 피부 톤에도 잘 어울린다. 또 어떤 컬러나 어떤 소재의 팬츠와도 잘 어울린다. 추천하고 싶은 것은 춘하春夏용 울 재킷 하나와 추동秋冬에 입을 수 있는 울 재킷이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품질이 좋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자. 적어도 5년은 입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이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오빠가 입었으면 하는 트위드 재킷은 해리스 트위드로 만든 회색 헤링본 무늬 재킷이야. 정식명은 헤링본 트윌, 즉 청어의 등뼈라는 의미인데 사선무늬 직물의 일종으로 트위드 패턴 중에서 가장 균형 잡힌 무늬이기도 해. 오빠의 겨울은 투박하면서도 클래식한 이 트위드 재킷과 함께 시작되길 바랄게.
트렌치코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비바람에 노출되어 있는 참호(트렌치)에서 몸을 지키기 위해 입던 우의우의를,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가 영국군의 승인을 받아 레인코트로 개발한 옷이다. 트렌치코트는 버버리코트로 불리기도 하는데, 군복에서 유래했기에 군사적 용도의 디테일이 아직까지 디자인 속에 남아 있다.
총이나 망원경을 걸기 위한 견장, 빗물에 총이 젖지 않게 하기 위한 가슴 덮개,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인 벨트 등 이 세 가지는 필수 요소다. 만약 이게 없다면 그냥 레인코트일 뿐이다. 트렌치코트를 멋스럽게 입고 싶다면 사이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절대로 크거나 작게 입으면 안된다. 슈트 위에 걸쳤을 때 적당하게 맞아야 세련되어 보인다. 벨트 매는 법은 벨트를 구멍에 넣지 말고 끈처럼 묶어야 느낌 있어 보인다.
영화 <카사블랑카>
남자의 옷장 속 아이템 중 단 한 가지만 입어야 한다면 단연 셔츠다. 계절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을 분만 아니라 비즈니스나 캐주얼 등 언제 아디서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 셔츠는 남자들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팔을 내리고 섰을 때 소맷부리에 흰색 커프스가 살짝 드러나면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깔끔해 보인다.
"남자의 패션은 화이트 셔츠로 시작해서 화이트 셔츠로 끝난다"
셔츠의 품은 너무 크지 않고 약간 슬림해야 하고, 길이는 움직일 때 셔츠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허리 아래로 15cm 정도 내려오는 것이 적당하다. 소매 단추는 소매를 말아 올리지 않을 땐 반드시 채워야 한다. 셔츠의 포켓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슈트 차림에 기본이 되는 셔츠 색상은 화이트와 옅은 스카이 블루다. 흰색 바탕에 연한 스트라이프 색이라면 세련이 보장된 셈이다.
니트로 가장 좋은 소재는 캐시미어다. 가볍고 따뜻하고 부드럽다. 다른 소재가 표현할 수 없는 품격이 있다. 캐시미어는 원래 인도 카슈미를 지방의 산양털로 만든 천으로 스웨터 한 장 만드는데 약 네 마리의 털이 들어간다. 귀한 만큼 관리와 보관에 공을 들여야 한다. 애인 다루듯 살살 다뤄야 한다. 적어도 하루는 걸러서 입는 게 좋다.
남자의 패션 아이템 중 여유로움을 상징하는 카디건, 이는 본디 환자복에서 유래되었다. 크림 전쟁의 명장名將으로 알려진 영국의 카디건 백작 7세는 부상병의 치료를 위해 환자가 입고 있던 브이넥 스웨터를 입고 벗기에 편하도록 앞을 열어 버튼으로 채우게 했다. 이것이 오늘날 카디건의 효시이다.
카디건은 단독으로 입을 수 없는 불완전한 옷이다. 반드시 셔츠를 매치해야 한다. 브이존의 깊이에 따라 이너 웨어로 어떤 것을 매치할지 결정된다. 실내복으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크루넥을 받쳐 입고, 외출용으로 멋을 내고 싶다면 드레스 샤츠나 버튼다운 셔츠를 받쳐 입으면 좋다. 넉넉한 사이즈의 여유있는 카디건을 입으면 배 튀어나온 아저씨처럼 보이기 쉽다.
타이는 슈트 스타일의 얼굴이라 할 수 잇는 브이존의 주역이다. 남색 바탕에 흰색이나 실버의 작은 물방울무늬 넥타이를 하나 장만하라. 내로 타이라 불리는 7cm의 폭의 타이라면 클래식 슈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타이의 폭은 유행을 따르기 보단 자신의 얼굴이나 체형의 크기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왜소한 남자가 폭넓은 타이를 매면 초라하게 보이고, 풍채 건장한 남자가 좁은 타이를 매면 더 거대하게 보인다.
스타일은 구두에서 완성된다
슈트 스타일링의 마침표는 어떤 구두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남자의 스타일을 완성해줄 첫 번째 구두는 검은색 스트레이트 팁이다. 출퇴근용이라면 갈색 스트레이트 팁을 선택하자. 클래식 스타일을 연출할 때 유일하게 매치할 수 있는 끈 없는 구두는 몽크 스트랩 슈즈이다. 구두끈 대신 스트랩을 더했으며 금속 버클 장식이 달려 있다. 몽크는 15세기 알프스지역의 수도승들이 발목을 고정시키는 버클이 달린 신발로부터 진화했다. 로퍼는 노르웨이 농부들이 신던 모카신에서 힌트를 얻어 신고 벗기에 편한 낮은 굽의 슈즈로 탄생했는데 페니 로퍼와 태슬 로퍼가 있다. 캐주얼한 옷에 더 잘 어울린다.
이젠 남자들도 시간, 장소, 상황에 맞춰 가방을 바꿔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남자의 가방은 무엇보다 살용성이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따져 보는 게 중요하다. 어떤 옷에 어떤 가방을 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가방이 옷차림을 망가뜨려선 안 된다. 슈트를 입었다면 손으로 드는 가방이 최선이다.
브리프케이스~ 질 좋은 가죽 소재는 전문직 남성을 떠올리게 한다
포트폴리오~ 손잡이가 없다. 젊고 능력 있는 비즈니스맨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토트백~ 캐주얼 스타일
손목시계는 남자의 취향과 스타일이 반영되는 패션 아이템이다. 과하게 번쩍거리는 것은 피하자. 너무 두껍거나 넓은 시계는 셔츠 커프스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시계 착용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슈트 스타일에 시계 착용은 암묵적 규칙이다. 포켓치프를 가슴 한 편에 꽂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자. 일단 흰색 리넨 소재의 포켓치프를 갖추자. 은근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안경은 시력 교정을 위한 도구이지만, 멋쟁이들은 이를 넘어 스타일링의 한 부분으로 활용한다. 착용하는 사람의 얼굴 형태와 피부색, 헤어스타일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자. 손수건은 바지 뒷주머니에 위치할지라도 항상 깨끗한 상태로 다림질해서 준비하자. 스카프가 패션을 위한것이라면 머플러는 덤으로 추위까지 막아주는 실용적인 액서서리다.
슈트를 잘 차려 입고도 잘못 고른 양말 때문에 스타일을 구길 수 있다. 양말은 구두가 아니라 바지의 컬러에 맞추어야 한다. 비즈니스 룩이라면 바지나 구두에 색을 맞추는 게 무난하다. 캐주얼 룩이라면 과감한 패턴이나 컬러를 사용해 스타일링에 감각을 더할 수 있다.
품격이란 노력 없이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저씨'가 되느냐, 아니면 '오빠'가 되느냐는 자신의 몫이다. 패션이란 배움을 통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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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쟁이 옵하~..
잘하고 다니십니다. ㅎㅎ
그냥 입으면 아저씨. 잘 입으면 오빠 된데요 ㅋ
옷이 날개입니다. 나를 표현하는 첫번째 방법
난 그냥 편한게 좋아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