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리(里) 만경강 발원지 ‘밤샘’길을 걷다(feat. 대아저수지) 2021. 5. 12. 10:22
전라북도에는 높은 산 깊은 골짝에서 발원하여, 시냇물이 계곡물이 되고 계곡물이 강물이 되어 호남 평야 넓은 들과 크고 작은 마을 · 도시 곳곳을 고루 적시며 지나가는 4개의 강이 있습니다.
금강, 섬진강, 동진강, 만경강입니다. 금강은 장수군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진안 무주를 지나 충남북을 고루 적시고 강경, 웅포, 나포를 지나 서해로 흐르고, 섬진강은 진안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임실 순창을 지나 전남 구례 곡성을 지나 남해와 만납니다.
동진강은 정읍 산내면 여우치마을 빈시암에서 발원하여, 정읍 부안 넓은 들을 풍요롭게 적신 후 바다와 하나가 되고, 만경강은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밤샘에서 발원하여 고산, 삼례, 익산, 대야 등 광활한 만경지역을 적시고 서해바다로 빠져 나갑니다.
넓은 들 가운데로 흐른다는 뜻이 담긴 만경강은 이 강 하류지역에 만경현(萬頃縣)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고, 길이 81.75㎞의 비교적 짧은 강입니다.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밤샘 등지에서 발원한 만경강은 동상(東上)저수지, 대아저수지로 모여들었다가 고산에서 화평천과 합류하여 고산천이라 불립니다.
화평천을 만나 몸피를 불린 만경강은, 봉동에서 주치천, 용진에서 소양천, 전주에서 삼천과 하나가 된 전주천과 합류하여 비로소 강으로서의 면모를 갖춥니다.
삼례 비비정을 지난 만경강은 익산에서 익산천을 만나 몸피를 불린 후 김제 청하, 진봉, 심포항으로 흘러 새만금방조제 안으로 유입되었다가 서해바다로 빠져나갑니다.
만경강은 상류지역을 제외하고는 유속이 매우 느린 전형적인 곡류하천입니다. 밀물 때는 하천수위가 상승하여 새만금 방조제가 막히기 전까지는 익산시 춘포까지 크고 작은 배들이 드나들며 쌀을 실어내고 수산물을 실어오는 등 수로로 이용되었습니다.
바닷물을 따라 장어와 복어 등 바닷물과 민물을 오가는 어류들이 풍부하여 익산 춘포와 목천포 등 선착장이 있던 자리에는 지금까지도 장어맛집들이 남아있습니다.
만경강 발원지는 일반적으로 완주군 동상면과 소양면의 경계인 원등산(遠登山, 713m) 기슭, 동상면 사봉리 ‘밤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완주군과 진안군의 경계에 위치한 운장산(雲長山, 1,126m) 용연천 계곡이 발원지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밤샘에서 발원한 수원과 용연천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모두 만경강 젖줄의 실질적인 시작인 동상저수지로 모입니다.
이 물이 동상저수지에서 바로 이어지는 대아저수지를 모였다가 아래로 흘러 고산에서 경천저수지에서 흘러내려온 화평천과 합류합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운장산에서 발원되는 용연천도 만경강 발원지 중의 하나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경강 발원지 밤샘 찾기는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밤티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완주군 동상면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한민국 8대 오지’ 중의 한 곳으로 알려진 깊은 산골인데, 고종시 곶감이 많이 나는 곳입니다.
전주에서 밤티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순두부 마을로 유명한 꽃마음 花心(화심)에서 밤티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출처] 전북의 속살 27 만경강 발원지 '밤샘' 200리 첫걸음을 떼다.(feat. 대아저수지)|작성자 푸른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