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시즌이 본격적으로 돌아왔어요.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시 받는 환급액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는 소위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비슷한 개념으로 대한민국에서 자동차를 소유한 분들이라면 누구나 일정 시기가 도래하면 환급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 첫차연구소에서는 여러분들께서 언젠가 자동차를 구매한 뒤 세월이 지나 까마득히 잊고 계셨던 이 미지의 미환급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는지 알려드리고자 해요.
💸 차만 샀을 뿐인데
채권을 갖고 있다구요?
대한민국 국민이 자치단체에 자동차를 등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채권이 있어요. 이는 여러분이 신차 등록은 물론 중고차를 이전등록하는 경우에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데요.
지역개발채권 혹은 도시철도채권이 바로 그 주인공이에요. 이 채권들은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채권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때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들어봤던 바로 그 ‘공채’랍니다. 공채매입은 지방공기업법 제19조, 도시철도법 제21조 등에 따라 법제화되었기 때문에 법적 의무사항이에요. 공공기관은 이 채권을 통해 지하철 공사, 도로 건설 및 유지보수, 상하수도, 주택개발사업 등에 활용하고 있죠.
자동차 구매 시 매입하여야 하는 공채는 지역에 따라 앞서 말씀드린 지역개발채권 및 도시철도채권으로 나눠지고 있어요.
서울, 부산, 대구에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도시철도채권을, 그 외 지역에서는 지역개발채권을 발행하고 있어요. 이 공채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차량가액에서 해당 자지단체의 조례로 정하고 있는 요율만금 의무적으로 매입하여야 하는데요. 지자체 안에서도 차량의 배기량별로 요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구매지역 및 차량종류에 따라 금액은 천지차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가 가격이 비쌀수록 매입액이 무한정 늘어나는 것은 아니에요. 요율은 차량가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어요.
이렇게 매입한 채권은 서울의 경우 7년, 그 외 지역의 경우 5년 뒤에 원리금에 이자를 더해 일시 상환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본인이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죠. 그리고 상환 개시일로부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 채권에 대한 권리가 아예 사라지는데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렇게 사라지는 채권만 연간 20억 원에 달한다고 해요.
게다가 채권의 표면금리는 1~1.05% 수준으로, 이를 만기까지 보유 시 고스란히 이자 손실까지 감당해야 했어요. 따라서 대다수는 이 채권을 매입하는 즉시 바로 되팔기도 했는데요. ‘공채할인’이 바로 그것이에요. 하지만 바로 판매하는 경우에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인 할인 매도를 해야 돼요. 한마디로 이러나저러나 조금씩 손해를 보는 상황인 거죠.
정부에서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 인지했는지, 작년부터 공채매입과 매도에 관해 개선해 나가고 있어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첫 번째는 채권 미환급금에 대한 내용이에요. 이전에는 만기 채권을 환급받기 위해서, 자치단체 금고은행에 직접 방문해야만 상환이 가능했는데요. 작년부터는 직접 방문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상환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어요. 구체적인 채권 상환 방법은 뒤에서 알려 드릴게요.
여기에, 작년 3월부터 신규로 채권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채권매입 당시 본인이 지정한 계좌로 자동 입금이 될 수 있도록 개선됐어요. 자동상환을 신청하면 별도의 조치 없이 만기일에 매입자가 지정한 계좌로 환급받을 수 있어 굳이 신경 쓸 필요도 없는 셈이죠. 다만, 그전에 이미 신차 혹은 중고차를 구매한 분들은 해당되지 않으니 채권 소멸시효가 경과되기 전 온라인으로 간단히 환급금을 조회한 뒤 상환하셔야 돼요.
두 번째는 채권 표면금리가 올해 1월 1일부로 인상됐다는 점이에요. 그전까지 채권의 표면금리는 서울 1%, 그 외 지역은 1.05%이었어요. 이는 시중은행은 물론,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3.5%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죠. 이를 개선하고자 전 지역에서 발행하는 채권의 표면 금리를 올해부터 2.5%로 일제히 인상하기로 결정됐어요. 덕분에 채권 만기 보유 시 발생하는 이자 손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채권의 표면금리가 높아지면 채권을 즉시 매도할 때 발생하는 할인율 또한 조정이 되는데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표면금리 인상에 따라 채권 할인율이 서울 20% → 12%, 그 외 지역의 경우 16% → 10% 수준으로 조정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요. 이제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공채매입에 대한 신경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자동차 공채매입
자세히 알아보자!
그럼 지금부터 예시를 들어 자동차 공채매입에 대해 위의 표를 보면서 자세히 알아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채권의 종류는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요. 서울, 부산, 대구에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도시철도채권을, 그 외 지역에서는 지역개발채권을 발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올해부터는 채권의 표면금리가 지역과 상관없이 모두 2.5%로 동일하다는 점 잊지 말고 참고해주세요. 상환일은 서울 7년, 그 외 지역은 5년이에요. 따라서 채권을 언제 상환받을 수 있을지 그 시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겠죠.
이 채권은 지자체 안에서도 차량의 배기량별로 요율이 상이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서울과 경기 지역을 예시로 든 위의 표를 함께 보시죠.
먼저 1,000cc미만의 경차는 채권 매입이 면제돼요. 그리고 그 이상부터는 매입이 필요한데요. 만약 차량 가액이 2,000만 원인 1,598cc급 자동차를 신규 등록하는 경우 서울에서는 180만 원, 경기도에서는 120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하는 셈이죠.
참고로 신규 구매의 경우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차량 가액을 기준으로 해요. 따라서 각종 세금을 포함한 차량 구입가격이 2,000만 원인 경우에는 실제 지불하는 채권 매입 금액이 앞선 예시 대비 다소 낮아지는 점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이전등록, 즉 중고차의 경우에는 취득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공채 금액이 계산돼요.
여기에 추가적으로 참고하면 좋은 내용이 있는데요. 바로 올해 3월부터는 1,600cc미만의 비영업용 승용차를 신규, 이전 등록할 경우 채권 의무매입을 면제할 예정이라는 점이에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를 위하여 오는 2월까지 시·도별 조례를 개정하여 3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동차를 구매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 더 숙지하면 좋겠네요.
그렇다면 별도의 배기량이 없는 전기차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바로 차량의 크기를 기준으로 소형, 중형, 대형 등 3가지로 분류하여 요율을 정하고 있어요. 도시철도채권의 경우 전기차에 대한 채권매입기준이 존재하는데요. 위 표는 그중 서울 지역의 예시예요.
다만 2024년 12월 31일까지 전기차, 수소차의 경우 250만 원까지 면제가 되므로 그 초과분에 해당되는 금액만 공채를 매입하면 돼요. 그 외 지역개발채권을 발행하는 타 지역의 경우에는 전기차에 대한 기준이 없어 전액 매입 면제된다고는 하나 추후 변경될 수도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알아볼 부분은 바로 채권의 표면금리 인상에 따른 즉시 할인 매도 시 손실액 절감이에요.
올해부터 채권의 표면금리가 2.5%로 상승했는데요. 행정안전부는 표면금리 인상에 따라 서울의 채권 할인율이 기존 20%에서 12% 정도로 조정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요.
이를 토대로 동일하게 서울시 주민이 신차 혹은 중고차를 구매함과 동시에 바로 공채를 할인매도 할 시 손실액을 계산해봤는데요. 차량 가액 3,000만 원의 1,999cc급 비영업용 승용차 기준으로 신규 구매 시 이전 대비 약 29만 원, 중고 구매 시 19만 원 정도의 손실액을 보전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물론 위 표는 예상 할인율을 가정하여 계산하였으므로 실제 손실 경감액은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점 유의해주세요.
📝 꺼진 채권도 다시보자
내 환급금 조회하기
이 포스팅을 읽고 계신다면 아무래도 ‘내가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나?’ 하고 궁금해하실 분들이 분명 있을 텐데요. 보통 자동차 구매 시 공채매입이 아닌 공채할인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명 매입을 선택한 분들도 있겠죠?
자신이 보유한 채권은 은행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어요. 다만 공채를 매입한 지역에 따라 상환은행이 상이하므로 이를 사전에 확인하셔야 하는데요. 여러분께서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첫차에서 위 표로 지역별로 정리해 두었으니 유용하게 활용해주세요.
미환급금 채권을 온라인으로 조회 후 상환을 신청하는 방법도 간단한데요. 지역에 맞는 은행에 접속하여 금융기관 공동인증서 로그인 또는 회원인증을 한 뒤 간단하게 조회가 가능해요. 서울 지역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신한 애플리케이션 앱(Sol)에 접속 후 전체메뉴 → 공과금 → 공공기관 채권 → 만기매도 채권 확인 → 만기매도신청을 클릭하면 진행할 수 있어요.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는 신한은행 기준 채권매도업무는 은행 영엽일에 09:00부터 ~ 18:00까지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따라서 영업일 시간 내에 조회하여 채권을 상환하시길 바래요.
📌 오늘의 세 줄 요약!
☝ 자동차를 구입하면 나라에 알려야 하고, 그때 '공채매입'이 필요한데요.
✌️ 이렇게 만들어진 자금으로 공공기관은 도로도 만들고, 도시를 발전시키는 데 사용해요.
👌 최근에는 1,600cc 이하 차량까지 의무 애입이 면제된 것으로 알려졌어요.
지금까지 자동차 등록 시 매입하는 채권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어요. 자동차를 이미 구매하신 분들이라면 앞서 알려드린 방법으로 온라인에서 간단하게 미환급금 채권이 있는지 꼭 확인하시고, 부디 ‘13월의 월급’과 함께 지갑을 빵빵하게 채울 수 있기를 바래요.
그리고 자동차를 구매를 앞둔 분들이라면, 23년 3월부터 시행예정인 1,600cc미만의 비영업용 승용차의 채권 의무매입 면제 내용을 한번 더 확인하시기를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