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明)의 어원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주장이 있다.
하나는 창문을 뜻하는 경(*)과 달을 뜻하는 월(月)의 회의(會意)이고, 다른 하나는 일(日)과 월(月)의 회의(會意)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전자는 창문과 달을 대비함으로써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달빛의 밝음을 나타내려 한 것으로 마치 '침대 앞 밝은 달빛 땅위의 서리인가 하여[床前明月光, 疑是地上霜]'라는 이백(李白) 정야사(靜夜思)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후자는 해와 달의 밝음을 합친 이른바 일월동휘(日月同輝)로 이른 아침 해가 뜰 때 까지도 지지 않고 남아 있는 잔월(殘月)을 연상하면 얼른 이해가 된다.
전자건 후자건 명(明)의 본의는 '밝다'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비추다'[明, 照也]라고 했으나 훗날 단주(段注)에서 비추다[照]를 '밝다'로 재해석하였다[照, 明也].
'밝은 달이 소나무 사이를 비추고 맑은 샘물은 바위 위로 흐르네[明月松間照, 淸泉石上流]'. 당대(唐代) 시인 왕유(王維)는 산거추명(山居秋暝)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달이 밝다에서 '눈이 밝다'는 의미가 파생되어 가을 터럭을 살필 수 있을 만큼 눈이 밝다는 명찰추호(明察秋毫)라는 말은 맹자(孟子)에서 비롯되었고, 실명(失明)에서의 명(明)은 시력을 뜻한다.
눈이 밝다에서 다시 현명(賢明), 총명(聰明)하다는 뜻이 파생되었고, 사물의 이치나 사정이 명백(明白), 분명(分明)하다는 의미도 파생되어 명약관화(明若觀火)에서처럼 쓰인다.
맹자(孟子)에 의하면 현명한 군주는 백성들의 생업을 마련함에 있어 부모를 모시고 처자를 먹이기에 부족함이 없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경제살리기의 처방이 제각각이다.
눈과 귀가 넓게 열려 있어야 하나[目明耳聰] 혹시 그렇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김영기.동서대 외국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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