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간다(필리핀 해외 이동학습 에세이)
김아라찬
필리핀에 오기 전엔 마냥 떨리기만 했다. 엄마, 아빠, 집, 핸드폰도 없이 쌤 네분과 15기 친구들 끼리만 3달을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적이 었다.
1분기 초반에는 수업을 선택하고 영어 수업반을 나누기 위해 간단한 인터뷰와 시험을 봤다. 누가봐도 망해있었다 인터뷰에선 말이 안나와서(낮가림+영어 너무 오랜만에 씀;;) NO 아니면 YES밖에 안했고 시험은 너무 오랜만이라 60%는 “?”였다ㅋㅋㅋ 당연히! 초급반이 나왔다(첫 영어수업을 할때 느꼈다. 난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어떤친구는 엄마,아빠(mom,dad)도 못읽었다.) 집에 가고 싶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영어는 초급반이 나왔고 선택수업은 월요일 밴드 화요일 비즈공예 수요일 농구로 선택을 했다.
1분기 중반엔 필리핀에서 지내는게 나쁘지 않았다. 아직 영어에 자신감이 없긴 했지만 쌤들이랑 간단한 대화정돈 가능해서 할말이 있으면 조금씩 했고 필리핀생활에도 적응을 해서 조금은 편하게 살수있었다. 이때 당시에 조금 배운건데(?) 내가 평소에 가만히 있는걸 진짜 싫어해서 친구들과 맨날 붙어 다니는데 여기있으면서 혼자 있는법을 좀 기른 것 같다.
그리고 1분기 후반 이제 홈스테이라는 주제가 친구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하고 반정도만 더 살면 집에 갈수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어 실력은 그냥 비슷한데 꾸준히 늘는 것 같긴했다. 관계는 원래 엄청 친하지 않았던 친구와도 나쁘지 않게 친해졌고 싸움없이 잘 지내서 괜찮았다. 그리고 홈스테이에 가기 전에 홈메를 알려줬는데 난 휘동이와 준우였다. 난 솔직히 2인 1조가 되길 바랬는데 “설마 3명팀 걸리겠어?ㅋㅋ”라는 플레그를 세워둔게 효과가 있었는지 바로 냅다 짬처리 3인 1조가 됐다. 이때 사람 정신이 정상이 아니었는데 사람이 힘들때 성장한다고 이때 이후로 멘탈이 정말 강해졌다.
그리고 홈스테이! 나에게 깨달음을 가장 많이준 9박 10일 이었다. 친구와 사소한 다툼이 자주있었고 새로운 장소에 새로운 만남까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적응도 금방하고 관계도 금방금방 회복되었기 때문에 중반쯤 들어설때는 나름 안정돼있었다. 이때 난 우리 파파가 많은 도움이 됐는데 항상 좋은말 해주시고 콜라가 정말 맛있었다 바쁘신 와중에도 자주 와주셔서 도움 주시고 정말 감사했다. 파파가 우리에게 좋은 말을 자주해주셨는데 나한테는 “u always good boy”를 많이 말해주셨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와 별채(?)를 같이 쓰는 Jigs(직스)형이 가끔씩 말도 걸어주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어서 좋았다 . 그리고 우리가 일을 한 것 중에 제일 고생한건 개인적으론 파파의 밭에 자란 풀을 마체테로 자른거였는데 풀을 자르는것은 별로 힘들지 않았지만 밭근처에 불개미 집이 있었는지 불개미들이 우리의 발과 다리를 아주 따갑게 만들어주었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건데 필리핀엔 이런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 굉장히 대단해보였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우리 홈스테이 집은 일을 안시켜 주셔서 편하게 살긴했다. 집도 좋아서 집안에서 샤워도하고 창문도 있고(?) 엉클과 할머니를 제외한 모든 분들이 영어를 잘하셔서 우리가 영어를 아무리 못써도 잘 알아들으셨다. 아무튼 조금은 힘들었지만 여운남는 홈스테이가 끝났다.
2분기가 시작되었다. 1분기 초반과 같게 인터뷰는 안했고 간단한 시험만 봤다. 이번에도 망한 것 같았다. 저번처럼 물음표 테러를 한건 아닌데 한 페이지에 물음표가 3개 정돈 있었고 거기에 찍은 것 같은데 안찍은 문제는 50%정도 였다ㅋㅋㅋㅋ 이번엔 다행이 안망하고 고급반이 나오긴 했는데 이번엔 원래 중급반이 나와야 정상이지만 고의적으로 시험을 망친친구가 둘?정도 있어서 고급반이 나왔다 시험 점수를 교무실에서 봤는데 고급반 4명중에 내가 2번째로 잘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선택수업은 월요일은 똑같이 밴드 화요일은 요리 수요일은 탁구로 정했다. 화요일 수업을 바꾼이유는 그냥 단순히 요리 수업을 들어보고 싶어서 바꾼거고 수요일은 농구는 너무 힘들어서 탁구가 사람이 없길래 들어갔다. 밴드수업은 준우 대신 민경, 하연이 들어왔고 나 휘동 박앤 정성엽은 그대로 똑같이 진행했다. 난 개인적으론 곡을 많이 외우는 걸 싫어한다. 단기간에 2곡 이상 외우기 시작하면 사소한 잔실수 곡의 퀄리티가 떨어지는데 난 그런거 모르겠고 그냥 귀찮다. 근데 이번엔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악보 없이 쌤이 알려주셔서 외우기도 어렵고 그냥 기억력이 나빠서 내가 자주 실수를 했다. 페어웰 파티때는 마지막곡 빼곤 괜찮았다. 다른 수업들은 특별히 있었던 일은 없고 각자 수업에 맞게 잘 진행했다
2분기 중반과 후반엔 슬슬 지치고 점점 아픈곳이 늘어나서 아침에 눈도 안떠지고 좀 힘들긴 했지만 이젠 영어도 적당히 알아들을 만큼 하고 사는것도 여기 사는사람처럼 살아서 문제 될게 없었다.었어야 되는데 개인프로젝트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다. Love My Life를 끝까지 치고 마스터 하는게 목표였는데 내가 기억력이 생각이상으로 안좋아서 망했다ㅎ. 인트로랑 벌스2 까진 기억이 나는데 솔로 부분에서 기억이 초기화 됐다. PPT 발표는 잘했지만 기억이 안나서 원래는 페어웰파티때 하려했지만 아쉽게도 못했다. 일단 기타리스트는 장래희망에서 지워야겠다. 그래도 쌤한테 기타 테크닉은 많이 배워서 얻어간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페트릭 쌤이 내 멘토였는데 중간중간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이제 마지막인 페어웰파티 준비기간이다. 페어웰파티 준비 기간에는 필리핀컬쳐댄스와 필리핀 댄스 그리고 우리 반공연 정도를 열심히 준비 했는데 나는 무대꾸미기라서 춤을 추다가 쉬는 시간이 있으면 그때 중간중간 페인트로 색칠을 하거나 친구들이 쓴 물을 갈아두었다. 난 필리핀컬쳐댄스와 필리핀 댄스는 1개씩만 추면 돼서 좋긴했지만 코코넛끼고 돌아다니는 이상한 춤은 할때마다 현타가 너무 쎄게 왔다. 반공연은 싸이의 that that이었는데 할만했다. 페어웰 파티에서 내가 한건 밴드를 제외하곤 전부 반 전체가 하는거였는데 그래서 좀 덜 창피했다. 그리고 페어웰 파티때 파파가 오셔서 잡담을 조금 떨었는데 오랜만에 파파랑 대화도 나누고 좋았다. 그렇게 별탈없이 페어웰 파티가 끝났다.
필리핀에 다녀오기 전과 지금의 난 조금은 바뀐것같다. 다녀오기전보다 정신적인 면에서 조금 더 낙천적이게 바뀌었고 감정기복도 크게 줄어들고 멘탈이 진짜 좋아졌다. 영어실력도 나쁘지않게 늘었고 상황을 즐기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관계도 안친했던 친구와도 조금은 친해져서 좋았다. 나의 3개월 동안의 해외 이동학습은 힘들었지만 새로웠고 유익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