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10 章 열리는 불사문
냉운은 눈을 번쩍 뜨며 기지개를 켰다.
"으음……."
몸이 활화산(活火山)이 되어 폭발하는 듯 힘이 불끈불끈 느껴졌다.
"내가 갑자기 건강해졌군. 옥지 덕분이겠지."
냉운은 자신이 십 수 일 간 잤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수 시진
정도 잔 것으로 여기며 몸을 일으켰다.
몸이 새털같이 가볍게 느껴진다.
"하하하……, 옥지 몇 개를 먹고 잤다가 일어나니 몸이 새가 되어 날
아가는 듯만 하구나."
냉운은 쾌활히 웃으며 석실의 맞은편 문을 향해 걸어갔다.
철문 하나인데 완전히 닫힌 채였다.
문 위, 금강지력으로 세 치 깊이 새긴 글씨가 보였다.
쇠붙이로 파 내려간 글씨가 아닌 금강지로 쓴 글씨, 그것도 한 자 한
자 끊어 쓴 게 아닌 일필휘지로 내려쓴 글씨였다.
<문을 열면 극락관(極樂關)에 이르게 된다. 부동지심(不動之心)을 갖
지 못한 자에게는 최후의 쾌락이 되리라.
불사검제.>
냉운은 글씨를 읽으며 문에 손바닥을 댔다. 멈칫한다거나 주저하는
동작은 전혀 없었다.
삐걱!
거대한 철문이 뜻밖에 쉽게 열려졌다.
안은 매우 어두웠다. 하나, 냉운은 천년옥지를 먹은 후 어둠을 뚫을
수 있는 안력을 갖게 되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능히 알 수 있었다.
"으음……."
냉운은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귀뿌리가 빨개짐을 느꼈다.
벌거벗은 여인들이 그를 바라보며 웃음 짓고 있기 때문이었다.
안력이 없었다면 그것을 보고도 모르는 채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하
나, 냉운은 나녀(裸女)들의 몸을 속속들이 볼 수 있었다.
도발적으로 솟아오른 젖봉우리.
매끈한 아랫배, 그 아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울울한 처녀림, 살이
통통하게 오른 허벅지…….
냉운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부끄러움이 없는 여인들이군.'
냉운은 선뜻 방 안으로 걸어들기를 주저했다.
이곳이 불사검제가 만든 관문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돌아 나왔을 것이
다.
냉운은 극락관이란 글귀를 떠올리며 성큼 안으로 발을 디뎠고, 육중
하던 철문이 스르르 닫혀 버렸다.
이상한 것은 좀 전에 보았던 나녀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운은 야릇함을 느끼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새 어디로 갔단 말인가?'
냉운은 호기심을 느끼며 사방을 두리번거렸고, 그 순간 천상의 음률
처럼 아름다운 비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띵! 띵!
애간장을 녹일 만한 소리였다. 너무도 아름다운 소리였기에 듣는 순
간 항홀경에 빠져 버리는.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까?"
냉운이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볼 때였다.
"오신다 하신 말은 거짓말이셨군요? 가시더니 소식이 없으시니……."
갑자기 고막을 때리는 노랫소리가 있었다.
― 달 기운 다락방에서 오경(五更)을 알리는 북 소리를 듣고…….
아! 꿈 속의 이별, 울음도 크게 울 수 없군요.
편지를 쓰려하는데 먹물이 진하지 않고…….
흐느끼는 듯한 노랫소리와 함께 냉운을 향해 다가서는 벌거벗은 여인
하나가 있었다.
매우 아름다운 소녀였다. 눈썹이 반달같이 휘어져 커다란 눈을 덮고
있고, 오똑 선 콧날에서 애교가 뚝뚝 떨어지는 얼굴이었다.
잘 다듬어진 몸매는 냉운의 눈을 아찔하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하늘을 향해 볼록 솟아오른 두개의 젖가슴, 기름이 응어리진 듯 윤기
가 흐르는 그 살덩이 위에 얹어진 두 개의 포도알.
한 손으로 거머쥘 정도로 가는 허리.
쭉 뻗은 다리는 살집이 오른 엉덩이를 떠받들고 있고, 그 깊고 깊은
여인의 신비경이란…….
냉운은 차마 여인을 바라볼 수 없었다.
"흐응, 이제야 저를 찾으시는군요?"
여인은 다가섰고, 암사슴처럼 부푼 엉덩이가 흔들릴 때마다 고봉으로
솟아오른 두 개의 젖가슴이 출렁거린다.
알싸하게 다가오는 여인의 방향은 독한 화주보다 그를 들뜨게 만들었
다.
"낭, 낭자가 여기 어인 일이시오?"
냉운은 귀뿌리를 발갛게 물들이며 뒷걸음질 쳤다.
다가서고 있는 나녀는 냉운과 남남지간이 아니었다.
냉운이 세 살 되던 해 정혼한 여인 염방채가 지금 벌거벗은 채 냉운
을 향해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상, 상공(相公)! 저를 두고 가지 마세요."
염방채가 벌거벗은 몸을 던져 냉운의 품안으로 파고들었다.
"으음……."
냉운은 몸이 화끈 달아오름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염방채를 왈칵 끌
어안았다.
"반, 반갑소! 이런 곳에서 낭자를 뵙게 되다니……."
냉운은 손을 뒤로하여 염방채의 펑퍼짐한 둔부를 더듬고 있었다.
부드러운 감촉이 손바닥을 녹이는 듯했다.
"흐응!"
염방채가 콧소리를 내며 냉운의 품안으로 더 파고들었다.
그녀의 섬섬옥수가 냉운의 허리를 꽉 조여 자신의 아랫도리와 냉운의
하체를 밀착시켜 갔다.
"상, 상공! 저는 외로웠어요."
염방채가 얼굴을 냉운의 가슴팍에 파묻었다.
냉운은 염방채에 대한 정을 숨길 수 없었다.
"낭, 낭자에게 박절히 대했으나 사실 낭자를 사랑하고 있었소. 낭자
께서 이런 곳에 와 계시다니 꿈만 같소."
"공자님을 따라왔습니다."
염방채가 뺨을 냉운의 얼굴에 비볐다.
그리고 녹아 버릴 듯 사근사근하게 말했다.
"저, 저를 버리시면 안 됩니다."
"내, 내 어찌 낭자를 버릴 수 있겠소? 낭자는 나의 아낙이 될 여인이
아니오?"
"정말이십니까?"
"물론이오."
"흐응! 그럼 저를 더 꼭 안으세요."
"알겠소."
냉운은 염방채가 하라는 대로 염방채를 더 바짝 끌어안았다.
춘풍(春風)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낭, 낭자……."
냉운은 끓어오르는 욕정을 참을 수 없어 염방채를 와락 끌어안으며
천천히 몸을 굽혔다.
염방채는 미끌미끌한 고기마냥 그의 품안에서 간질간질대며 요염한
콧소리를 흘릴 뿐 저항하지는 않았다. 그런 다소곳한 행동이 오히려
냉운의 욕정을 부채질했다.
냉운은 더욱 강하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흐윽!"
염방채는 두 팔을 뒤로 떨구며 고개를 비스듬히 돌렸다.
냉운에게 모든 것을 맡긴 듯, 이미 그대의 것이니 마음대로 하라는
듯.
그녀의 허리께가 냉운의 세워진 무릎에 걸려 있었다.
냉운은 염방채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자신의 숨김없는 정열을 발산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자 염방채의 얼굴이 희
열에 젖어갔다.
"흐응!"
몸을 비비꼬며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눈빛을 던지는 염방채는 전과 달
리 천부적 탕녀, 그대로였다.
냉운도 이전과 달리 색마(色魔)로 화해 있었다.
그는 얼굴을 내려 염방채의 가슴 부위를 입술로 더듬어가며 꿀을 빠
는 벌과 같이 한동안 도톰한 젖봉우리 위를 떠날 줄 몰랐다.
입 안에 뛰노는 한 개 포도알의 감촉.
"으음……."
냉운이 이빨을 드러내며 와락 깨물자 염방채가 흑, 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틀었다.
냉운은 염방채를 끌어안으며 함께 뒹굴기 시작했다. 격렬한 포옹으로
남녀의 청춘을 만족시킬 수 없는 듯했다.
냉운은 고삐 풀린 망아지같이 성나 행동했다.
"으흐흐흐……!"
염방채는 신음 소리를 흘리기까지 했다.
희열은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어느 순간, 냉운은 염방채를 두 다리 사이로 잡아 넣으려다가는 찬물
을 뒤집어쓴 듯한 충격을 맛보았다.
'염방채가 여기 있을 수 없는데…….'
찰나지간의 냉정한 마음이 지난 순간의 격정을 일순 유리성같이 박살
냈다. 흥분이 한순간에 얼음굴같이 식어 버렸다.
"엇?"
냉운은 제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서는
벼락 맞은 사람같이 놀라게 되었다.
혀를 깨물고 죽고 싶었다.
그는 두 손 가운데 한 개 백옥미인상(白玉美人像)을 와락 끌어안고
백옥미인상을 핥고 있는 중이었다.
염방채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가 염방채로 생각했던 것은 진짜 사람같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한
개 나녀상에 지나지 않았다.
얼굴 생김새도 염방채와는 완전히 다른 차가운 나녀상을 껴안고 뒹굴
었다는 것을 알게 된 냉운은 수치심을 이길 수 없었다.
"음욕에 빠지다니……."
냉운은 나녀상을 내던지고 얼른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냉운이 끌어안았던 나녀상과 거의 비슷한 나녀상 열
일곱 개가 일정한 진세를 이루고 서 있지 않는가!
나녀상은 모두 열여덟 개였다.
띵! 띵!
냉운이 처음 아름답게 여겼던 비파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것은 천장에 매달려 천천히 흔들리며 간간이 아름다운 소리를 퉁겨
내는 비파 하나에서 들려지는 소리였다.
"기문진이군."
냉운은 자신이 기문진의 변화에 끌려 미친 짓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
었다.
'정신을 되찾은 것은 천행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정혈이 고갈되어
죽었으리라.'
냉운은 자신이 하늘의 도움으로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갑자기 정신이 든 이유가 무엇일까?
냉운은 옷매무새를 가다듬다가 발밑에서 한 가지 기이한 것을 보게
되었다.
오리알 만한 철구(鐵球) 하나가 뒹굴고 있었다.
빛은 시커맸는데 표면에서 냉기(冷氣)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냉운은 나녀상을 부둥켜안고 구르다가 냉기를 발하는 쇳덩이를 밟게
되어 문득 잃었던 정신을 되찾은 셈이었다.
"이것이 무엇일까?"
냉운은 얼음덩이같이 차가운 쇳덩이를 손에 들어 보았다.
아주 묵직했고 심상치 않은 기분을 주는 물건이었다.
"이런 것이 굴러다니다니……."
냉운은 괴이함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십팔나녀상(十八裸女傷) 가운데 뒹굴고 있는 한 구 백골이 있었다.
냉운에게서 삼 장 떨어진 곳이었다.
"여기서 죽은 사람이 있군."
냉운은 쇳덩이를 쥔 채 백골 근처로 다가갔다.
살았을 때 기골이 장대했음에 틀림없는 홍의인(紅衣人)의 백골이었
다.
백골의 오른손 근처 돌바닥에 새겨진 글씨가 있었다.
<귀검마성(鬼劍魔聖)이 적는다!>
백골의 임자는 귀검마성이었다.
그 이름은 낯설지 않았다.
"탁자에 오만한 글을 남겼던 사람이군."
냉운은 귀검마성이란 사람이 탁자 위 세 번째 글을 남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다음 부분을 읽었다.
<노부는 분하게 죽어간다. 노부의 무공은 무림기인전을 세운 불사검
제보다 하수가 아니다. 노부가 여기서 죽는 이유는 무공이 모자라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노부가 호색(好色)한 영웅이기 때문이다.
노부는 극락전 안의 요사함에 정혈이 고갈되어 죽어 가는 것이다. 이
런 함정을 만든 불사검제를 저주하며 죽는다. 원통한 것은 천하제일
검법 귀검팔절식(鬼劍八絶式)이 노부 대에 이르러 실전된다는 사실이
다. 후일 이 글을 보게 되는 사람에게 귀검팔절식을 전수한다. 그것
은 노부의 품안에 있다. 그 외 귀검환(鬼劍環)도 주겠다.>
글은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 형편없는 필체로 적혀 있었다.
정혈이 고갈된 상태에서 적었기 때문이었다.
귀검마성은 천축혈마나 무영천존보다는 선대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요지천마나 천뢰상인(天雷上人)에 비하면 후대의 인물이었다.
그는 강호에서 천하제일마(天下第一魔)로 불리웠던 희대의 살성(煞星
)이었다.
그의 손에 죽은 사람의 수는 천에 달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그가 색마(色魔)였고, 부녀자 수백 명을 능욕
해 죽였다는 사실이었다.
귀검마성다운 최후였다.
그의 무공은 절세적이었으나 색마였는지라 나녀진에 의해 색심을 발
휘하게 되었고, 결국 정혈이 고갈되어 죽고 말았던 것이다.
냉운이 찾아든 쇳덩어리는 바로 귀검마성의 유물이었다.
그것은 진력(眞力)을 가할 경우 세 자 길이 보검으로 변화하는 검환(
劍環)이었다.
"자칫했으면 나도 이 꼴이 되었겠지!"
냉운은 귀검마성을 비웃지 못했다.
그도 극락전의 오묘함에 끌려 한동안 환락을 헤맨 후가 아니던가!
"하늘의 도움이 있어 살았다!"
냉운은 겸손한 마음가짐이 되어 백골의 품안을 뒤졌다.
얄팍한 비급 하나가 쥐어졌다.
꺼내 보니 팔 초 검식을 수록하고 있는 검보(劍譜)였다.
<귀검팔절식(鬼劍八絶式)>
천하제일의 살검이라 불리던 귀검마성의 무시무시한 검초가 그 검보
안에 수록되어 있었다.
냉운은 귀검팔절식 검보와 귀검환을 품안에 간직하고 화급히 극락전
을 빠져나갔다.
극락전 밖은 둥그런 모양을 한 석실이었다.
그릉 ― 그릉 ―.
석실은 기관으로 인해 조금씩 움직여지고 있었다.
"신기한 장소군."
냉운은 석실 중앙으로 걸어가다가 다시 한 구 해골을 보게 되었다.
정좌(正坐)한 채 죽은 사람의 해골이었다.
걸치고 있는 의복으로 보아 살아생전 도사(道士)였음에 틀림없는 해
골 앞에는 옥갑 하나가 놓여 있었다.
냉운은 도사 또한 탁자 위 글을 남긴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얼른
해골 앞으로 다가갔다.
"이분은 왜 돌아가셨을까?"
냉운은 그 사람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었다.
그는 해골 앞쪽을 살피다가 해골 바로 앞에 놓여져 있는 옥갑 뚜껑에
손톱으로 새겨 넣은 글씨를 보게 되었다.
<빈도 천뢰상인(天雷上人)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남긴다.>
천뢰상인이라면 오대불귀객 중 두 번째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닌가!
이백오십 년 전, 강호 제일고수로 불리던 사람이 천뢰상인이었다.
<빈도는 무림기인전의 일곱 개 관문 중 여섯 개를 돌파하는 데 성공
했다. 하나, 마지막 관문 불사지문(不死之門)은 뚫지 못했다. 불사검
제는 빈도보다 뛰어나신 분임에 틀림없다. 빈도는 여기 들어온 것을
후회한다. 빈도는 무당 제자이다. 빈도는 무당의 절학 중 절학 천뢰
신강(天雷神 )의 유일한 전수자였는데, 여기서 죽게 됨에 따라 무당
절학을 절전케 하는 대죄를 저지르게 되었다. 그것이 한 가지 유감
이다. 언제고 이 글을 보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취해 무당파
에 돌려주기 바란다.>
천뢰상인의 글은 그것으로 끝났다.
그는 왜 죽게 되는지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이분은 원래 무당 출신이셨군. 그렇다면 염 백부와도 관련이 있다
할 수 있지 않는가?"
냉운은 해골 앞에 앉아 옥갑을 열어 보았다.
경권 하나가 곱게 놓여 있었다.
<천뢰경(天雷經)>
그것은 천뢰상인이 백이십 살 사는 동안 터득한 모든 절기와 무당의
절학을 수록한 비급이었다. 수많은 절예가 수록되어 있고, 그 모두가
절학이라 불릴 만한 것이었다.
그 중 가장 무서운 위력을 갖고 있는 것은 천뢰신강이라는 도가선천
강기(道家先天 氣)였다.
무당 천 년 역사상 다섯 사람 미만만이 익혔다는 절기가 무당천뢰신
강이었다.
그것은 현재 무당에서 절전된 채였다.
천뢰신강의 전수자인 천뢰상인이 전인을 두지 않고 무림기인전 안으
로 들어와 죽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하……, 이제야 염 백부를 만나도 면목이 설 수 있겠군."
냉운은 염광천을 떠올리며 옥갑을 소중히 간직했다.
삼풍조사 이래 백도의 기둥이 된 무당파, 무당제일인이 천하제일인으
로 불린 시기는 천뢰신강의 주인이 나타난 때에만 국한되었다. 잃어
버린 천뢰신강이 무당으로 돌아간다면 무당은 머지않아 과거의 영화
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냉운이 불귀의 전설을 깨고 강호로 되돌아갈 때에는 그런 일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냉운은 야릇한 환각에 빠져 있었다.
위윙!
거친 소음과 함께 벽이 빙빙 돌아가고 있었다.
벽에는 기이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벽이 돌아감에
따라 환각이 일어나 눈을 어지럽혔다.
"내가 대체 어디로 들어왔을까?"
냉운은 자신이 어디로 들어왔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극락관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으음……."
냉운은 벽면이 돌아가는 것을 바라보며 벌레 씹은 표정이 되어갔다.
문은 아예 없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벽면,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눈을 어지럽히는 환각뿐이었다.
'천뢰상인은 결국 벽이 왜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시고 숨을 다하시지
않았을까? 여기는 거대한 기관의 심장부이리라.'
냉운상은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천장을 보게 되었다.
이 장 높은 천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천장 가운데 양각(陽刻)되어 있는 글씨가 있었다.
눈에 익은 불사검제의 글씨였다.
<그대는 드디어 불사지문(不死之門) 앞에 서 있다. 이곳에서 죽지 않
는다면 곧 노부 불사검제의 전인이 되는 것이다.>
이곳은 불사검제의 무림기인전의 일곱 관문이 되는 장소였다.
"내삼관(內三關)의 마지막이군."
냉운은 그제서야 자신이 여섯 개 관문을 거친 후라는 것을 깨닫게 되
었다.
고비고비를 겨우겨우 넘어 최후의 순간에 이른 셈이었다.
길은 두 개뿐이리라.
죽거나, 아니면 살아나 불사검제의 전인이 되거나.
한 가지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천뢰상인 이전, 무림기인전 안에 들
었던 요지천마의 해골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불사지문을 통과했을까?
불사지문을 통과한다 해도 불사검제의 비급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닐
까?
냉운은 이런 생각을 하다가 곧 떨어져 버렸다.
"지금 중요한 것은 불사검제의 비급이 아니다. 이곳을 벗어나는 일이
가장 급하다."
냉운은 중얼거리며 해골 바로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고 기관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냉운은 돌바닥에 뿌리를 내린 듯 한참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지극히 담담했다. 극락관에서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졌던
그의 마음은 원래대로 냉정을 유지한 채 현자스럽게 움직이고 있었
다.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 움직였고, 변화하지 않는 가운데 변화했다.
흐르는 물보다는 한 단계 위의 경지였다.
무형(無形)의 세(勢)라 할까?
웅! 웅!
벽면은 끊임없이 돌아갔다. 냉운은 그 움직임에 마비되어 버린 듯 수
시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시간이 흘렀다.
"으음……."
그의 얼굴에 표정의 변화가 생겨났다.
어떤 법칙도 없는 듯 보였던 벽면의 움직임에서 어떤 질서정연함을
발견했기 때문에 표정이 변하는 것이었다.
"너무도 오묘하구나!"
냉운은 입을 벌려 감탄의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 있을 때 읽은 책 중 천기권(天機卷)이라는 고서(古書)가 있었
지. 전국시대의 이인(異人)이 쓴 천지만상(天地萬象)의 운행(運行)에
관한 책이었지. 그 책의 내용이 여기서 재현되는군."
냉운은 불사지문이 오묘한 변화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일원(一元)이 변해 양의(兩義)가 되고, 그것이 나누어져 사상(四象)
이 된다. 사상이라 함은 태음(太陰), 태양(太陽), 소음(少陰), 소양(
少陽)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팔괘(八卦)로 분리되고 육십사효(六
十四爻)로 갈리어진다.
질서정연해 조금의 어긋남도 없는 천기의 변화가 그것이었다.
그것이 다 도는 것을 일주천(一周天)이라고 하지 않는가!
선기도(璇璣圖)라는 것이 그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던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말이었다.
하나, 그 오묘함을 알고 있는 사람은 희귀했다.
더 놀라운 것이 있다면 역천(逆天)의 변화였다. 사멸(死滅)해야 마땅
한 것이 소생(所生)하고, 노쇠해야 마땅한 것이 오히려 나날이 젊어
지는 것이다.
변화해야 하는 것이 정지하고, 정지해야 할 것이 변화했다.
천뢰상인이 죽은 이유는 역천지기(逆天之氣)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
이리라.
그것은 살기(煞氣)를 갖고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미약한 기운
이었다.
명주실같이 가느나 결코 끊어지지 않는 변화였다.
도는 방향이 결국 역천향(逆天向)이었다.
냉운은 밝은 표정을 하고 일어나 벽을 향해 걸어갔다.
"여섯 군데 점(點)이 있다. 그 부분이 바로 개문지점(開門之點)이다.
육합(六合)이 일시에 점령당한다는 것이 이것이리라!"
냉운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빙글빙글 돌아가는 벽면의 한 부분을
오른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딱!
무엇인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벽이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짐작대로군!"
냉운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으로 열을 헤아렸다.
직후.
"찻!"
냉운은 다시 한 번 주먹으로 벽을 강타했다.
딱!
다시 무엇인가 부러지며 벽이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냉운의 주먹에 의해 떨어져 나온 것은 조그만 돌부리였다.
그것이 바로 벽면을 움직이게 하는 기관의 열쇠였다.
끄르르릉 ―.
냉운은 벽멱이 더 빠르게 도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미 생각하고 있던 변화였기 때문이었다.
"세 번째다!"
냉운은 호통치며 다시 주먹을 후려쳤다.
폭음이 터져 나오며 벽면이 다시 거꾸로 돌아갔다. 냉운은 주먹이 으
스러지며 피가 흐르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의 주먹이 약간의 시간을
두고 다시 벽면을 강타했다.
끄르르르르릉 ―.
벽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하나, 냉운은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다가 다시 일정한 시간을 기다
려 주먹으로 벽면의 돌출부를 강타했다.
벽면이 최후의 발악을 하는 듯 미쳐 돌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이다!"
냉운은 피투성이가 된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천리준마가 달리는 속도
로 돌아가는 벽면의 한 부위를 가격했다.
펑!
유난히 큰 소리와 함께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빙글빙글 돌아가던 벽면이 냉운의 여섯 번째 주먹질이 끝남과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며 밑으로 내려가 버리는 것이었다.
우르르릉 ―!
뇌성벽력이 일어나는 듯했다.
냉운은 숭고한 표정을 하고 벽면이 사라짐에 따라 나타나는 거대한
대전(大殿) 하나를 살폈다.
백 평이 넘는 대전은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가운데 연화대(蓮花臺) 하나가 있었다.
연화대 위 화석(化石)이 되어 있는 금포노인(金袍老人) 하나의 시신
이 훼손되지 않은 채 냉운의 망막 안으로 들어왔다.
살아 있었을 때 팔 척 장신이었던 금포노인의 표정은 매우 위맹한 것
이었다. 백발이 치렁치렁했고 눈매는 아직 살아 있는 것같이 위엄 있
었다.
그는 보검 한 자루를 품에 안은 채 죽음에 들어 수백 년을 보내 전신
을 먼지로 뒤덮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금포노인이 앉아 있는 연화대 바로 밑에 백골 하나가 있
다는 사실이었다.
백골은 선 자세를 하고 있었다.
백골의 두 손은 연화대를 향해 펼쳐져 있었다.
연화대에 앉아 있는 노인을 향해 살수를 쓰려다가 급사한 시신임에
틀림없었다.
냉운은 화석이 되어 있는 금포노인과 금포노인을 향해 손을 들어올린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백골을 살핀 후, 금포노인 뒤쪽으로 보이는 편
액 하나를 보게 되었다.
<불사전(不死殿)>
금빛 글씨가 정신을 황홀하게 했다.
"여, 여기가 바로 무림기인전의 심장 부근이구나!"
냉운은 두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그는 얼른 금포노인 쪽을 향해 절을 했다.
"말학후진 냉운이 천행으로 여기 오게 되었습니다. 반가이 맞아 주십
시오!"
그때 눈 안으로 들어오는 글씨가 있었다.
돌바닥에 새겨져 있는 글씨가 그것이었다.
<그대는 노부 불사검제의 전인이 되었다. 절을 하지 않고 걸음을 옮
겼다면 바닥에 뿌려져 있는 오보단장산(五步斷腸散)에 의해 죽고 말
았으리라! 노부를 향해 절을 했으니 노부의 전인이 된 것이다. 똑바
로 걷지 말고 벽면을 따라 걸어라. 눈앞에 보이는 것은 사실 노부의
시신이 아니다. 노부의 시신은 다음 방 안에 있다. 벽면을 따라 불사
전의 뒤편으로 가면 문 하나를 보게 될 것이다. 그 문을 통해 들어가
게 되는 장소가 진짜 불사전이다.
불사검제.>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불사검제는 최후의 시험으로 이런 관문을 마련해 놓았던 것이다.
백골에 대한 의문이 일시에 풀렸다.
가짜 불사검제 앞에서 죽어 간 사람은 불사검제의 유해를 훼손시키고
자 하는 마음에서 무작정 걷다가 바닥에 뿌려져 있는 오보단장산의
독기에 의해 죽어 버렸던 것이다.
그는 요지천마(瑤池天魔)라는 사람이었다.
불사검제보다 오십 살이나 나이 많은 전설적 고수였다.
불사검제는 요지천마를 꺾음으로 인해 천하제일인으로 여겨졌다는 전
설이 있었다.
요지천마는 불사검제에게 패한 후 전설적 마공(魔功) 천마인(天魔刃)
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는 천마인으로 불사검제에게 패한 설욕을 하려 했다.
하나, 불사검제는 이미 죽은 후였다. 그는 너무도 분해 무림기인전
안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일곱 관문을 모조리 격파한 후, 최
후의 시험대에서 죽어 갔던 것이다.
냉운은 그런 일을 몰랐기에 백골이 한순간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 갔
음에 애석히 여기는 정도로 생각을 마무리하고 불사검제가 적은 대로
벽면을 따라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금포노인 뒤쪽으로 벽에 이르자 과연 문 하나가 보였다.
문은 닫혀 있었다.
냉운은 입 안이 바짝 타 들어감을 느끼며 문을 슬쩍 밀어 보였다.
그르르릉 ―.
바위들이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려졌다.
문 안에서 칠채(七彩)가 폭사해 나와 눈을 따갑게 했다.
그 안의 구조는 냉운이 서 있는 곳의 구조와 똑같았다. 다른 점이 있
다면 아주 화려히 장식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바닥에는 금빛 융단이
깔려 있고 사면 벽이 오색 휘장과 주렴으로 덮여 있는 화려의 극을
달리는 대전이었다.
그곳이 바로 무림인이 꿈에서조차 가고 싶어하는 무림기인전(武林奇
人殿)의 불사전이었다.
가짜 불사전에 만들어져 있는 것 같은 연화대 하나가 있고, 금포노인
의 시신이 화석이 되어 남아 있었다.
고금제일인이라 여겨지는 불사검제가 죽어서 백골이 되지 않고 단정
히 앉아 냉운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연화대 밑, 황금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뚜껑이 활짝 열려 있는 황금상자 안에는 수백 가지 보물이 가득 담겨
있고, 맨 위 뚜껑이 열린 홍옥합 하나가 놓여 있었다.
냉운은 진짜 불사검제를 향해 배사지례를 취한 후 연화대 밑에 있는
황금상자 안의 홍옥합을 손에 넣었다.
홍옥함 안에는 세 권의 비급(秘 )과 세 가지 빛과 크기가 다른 약병
, 그리고 한 통의 봉서가 담겨 있었다.
냉운은 무릎을 꿇고 앉아 봉서를 열어 보았다.
낯익은 불사검제의 글씨가 눈에 가득해졌다.
<이 글을 보게 되는 자는 제이대(第二代) 무림기인전주(武林奇人殿主
)이다. 그대에게 세 가지 비급을 전수하고 세 가지 영약(靈藥)을 전
수한다. 그것을 얻어 탕마지도(蕩魔之道)에 앞장서라. 부탁하고 싶은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노부 불사검제의 무공이 천하제일이라는 것
을 강호에 알리라는 것. 둘째, 그 누구와 싸워서도 패하지 말라는 것
. 셋째, 마도를 제압하라는 것이다.
불사전 뒤쪽에 연공실(煉功室)과 거실(居室), 서재가 있다. 그 안에
머물며 절기를 익혀라. 한 가지 말해 둘 것은, 앞으로 천 일(日) 후
에야 밖으로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불사검제가 적는다.>
냉운은 그제서야 자신이 기연(奇緣)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감루를 흘리며 세 권 비급을 살폈다.
<불사연공보(不死煉功譜)>
그 안에는 오묘한 내공 구결이 적혀 있었다.
천하에서 가장 오묘한 내공법, 그것을 익힌다면 제이의 불사검제로
화신하게 된다.
다음 것은 불사검보(不死劍譜)였다.
상승검도가 수록된 비급으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무적의 신화가 거
기 담겨 있었다.
셋째 것은 불사연단보(不死煉丹譜)였다.
단약을 만드는 방법이 수록되어 있는 책자로, 난해하고 심오한 연단
비술이 적혀 있었다.
세 가지 약병은 세 가지 영약을 담고 있었다.
푸른 옥병에는 만년삼왕(萬年蔘王)과 만년하수오(萬年何首烏)로 빚은
삼선단(蔘仙丹) 세 알이 들어 있었다.
누런 옥병에는 만년옥지액(萬年玉芝液)이 그득했고, 붉은 옥병에는
만년화구내단(萬年火龜內丹) 하나가 들어 있었다.
그 중 하나만 있어도 오음절맥을 치료할 수 있었다.
냉운은 불사검제의 전인이 되었다는 꿈 같은 사실에 오열을 금할 수
없었다.
"아버님!"
제일 먼저 냉엽문의 자상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를 죽이고 냉가장을 피로 씻은 자를 죽일 날이 머지않으리라.
그 외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주마등같이 스쳐 지나갔다.
냉운은 불사검제의 시신에 대고 다시 절을 한 후 불사검제가 지적한
대로 거실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아주 아늑한 침실 하나가 있고 수만 권 장진되어 있는 서재가 있었다
. 무공을 연마하기 적당한 지하 연공실 하나도 있고, 약고(藥庫)와
보고(寶庫)도 있었다.
불사검제는 사실 서장(西藏)의 밀국국왕(密國國王)이라는 신분을 갖
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권세보다 무공에 뜻을 두었고, 십 세가 되기 이전부터
절세적 절예를 익히게 되었다.
무수한 절예를 연구하기 백 년, 불사검제는 모든 무술이 검으로 통한
다는 것을 알고, 검법만을 연구하게 되었다.
육십 년 연구 후, 불사검제는 스스로를 검제(劍帝)라 칭하고 강호로
나와 우선 당시 천하제일고수라 불리우던 요지천마를 찾아 십 초만에
제압했다.
그 다음 그는 사대마두(四大魔頭)를 제압해 굴 안에 가두었고, 무림
각대문파 고수들을 연패시켰다.
그는 오 년 강호를 주유하며 삼천 고수를 불사검 아래 패자로 만들었
다.
놀라운 것은 단 한 사람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불사검제는 어느 누구도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매우 애
석하게 여기게 되었다. 더욱 억울한 것은 자신의 절기를 익힐 만한
기재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궁리하다가 무림기인전을 세우게 되었다.
그 목적은 세 가지였다.
첫째는 전인을 구한다는 뜻이었다.
둘째는 자신과 절기를 겨루고 싶은 사람에게 도전할 기회를 터 준다
는 뜻이었다.
셋째는 보물에 탐심을 일으키는 강호의 마두들을 무림기인전 안으로
끌어들여 죽게 한다는 것이다.
세 가지 뜻은 다 이루어진 셈이었다.
냉운은 천 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림기인전에 머물러야 하는 신세
가 되었다.
무림기인전은 한 번 봉해지면 천 일이 지나야 다시 열리게 되는 장소
였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천 일은 있어야 나의 절기를 얻으리라…….
불사검제는 이런 생각을 했음에 틀림없었다.
천 일이라면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한 명의 절세고수를 탄생케 하기에는…….
첫댓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