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무죄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나옹선사 말씀)
사람들은 날보고 죄없이 살라 했는데..
이내몸은 무슨 죄가 그리 많아
남한산성 올라가 만산홍엽 바라보며
그리 한숨걱정이 그리 많은가?
시간의 덧없음을 탓하면 무엇하고,
세월의 무상함을 한탄한들 어이할꼬?
초록이 지쳐 단풍들고,단풍지면 낙옆 지거늘..
마나님의 마당쇠,
자식들의 금전출납기 역할이면 어떤가?
우리는
죽어도 사라지지 않을 우리들 친구들 아닌가?(회장님 어록중에서)
얘들아!
죄많은 친구들아!
단풍놀이 가잔다.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고
내 시름 만산홍엽에 감추옵고
오늘하루만큼은 단풍놀이 가잔다.
내 죄가 무엇인고?
내 그리 무슨죄를 그리 많이 졌는가?
울엄니 낳으시고
울아부지 날 키우시고
처자만나 멋진 가정 만들고
철모르는 시절부터
동고동락 한죄밖에 없는데..
세월은 왜 이리 우리들 마음을 허전하게 만드는가?
세상은 왜 이리 우리들 마음을 몰라주는가?
어이타 단풍은 왜이리도 빨리 피고 진단말인가?
단풍아!단풍아!
이왕 그렇다면 내 죄까지 빨갛게 물들여다오!
이왕 그렇다면 지난 내 청춘까지 갈색으로 물들여다오!
세월아!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 저 가을이 아름답지 아니한가?
청춘아!청춘아!
가버린 내청춘아!
지금 나는 아직도 너를 그리며 가을을 앓는구나!
단풍은 지난 세월의 끝이 아니라 낙옆으로 가기전의 꽃이라면
너의 두뺨에 입맞춤하고 싶구나.
얘들아!
단풍놀이 가잔다.
남한산성 올라 단풍놀이 가잔다.
그 옛날 원숭이가 뛰놀고 올빼미가 울던 깊은 산속
어즈버 병자호란때 나라 지키는 어수장대
수도 한양을 지키려 몸부리 치던 오욕의 역사속에
기와 구워 만든성아래 펼쳐진 대한민국의 장대한 도시들이 펼쳐진다.
아~세월이 흘러
우리가 만든세상!!
세상 어느곳보다도 웅대한 대한민국!!
아직도 우리들의 세상이 아니던가?
세월은 피고 지고..인생도 피고 지고..
남한산성!
무명의 애국병사들앞에 숙연히 고개숙인다.
단풍아!단풍아!
해마다 피고지는 단풍아!
피고지고 몇해를 피고 졌는가?
단풍놀이 열한번째..
첫번째 금수산에서 열한번째 남한산성까지 면면히 이어온 우리들의 합동산행
가을 바람 코끝을 스치니 다시금 생의 의지 샘솟고
지난 여름 아쉬워말고 슬퍼하지말자.
지난 청춘 미련같지말고
감미롭고 당당한 가을을 노래하자구나.
친구는 옛사람이요
한잔술은 아름다운 우정일세
남한산성 재너머 주막에 모여 막걸리잔 부딪치니
술잔속에 만산홍옆이 떨어져 천하의 제일맛이 그만일세
멋진 가을 친구들!
요산요수 친구들아!아니 그런한가?
술아!술아!
이세상에 태어난죄!
지금까지 살아온죄!
우리 만나 합동으로 단풍놀이 한죄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내잔한잔 받으려므나!
팔십팔명 술값이 이백만냥밖에 안된다면 너무 적게 먹은것 아니겠는가?
시간의 아쉬움에 쫓겨 부어라 마셔라 박장대소 먹은 술값이 왜이리 적게 나왔는가?
이십여년 모은 기금이 수천만냥 남았는데
언제 다 쓰려 하는고?
오래오래 친구들 아낌없이 먹을수있는 평생 막걸리값 아니겟는가?
친구들아 부디부디 구구팔팔 함세..(총 88명 참석)
단풍아!단풍아!
너는 알고 있지?
발길에 부딪히는 단풍길이
지난 삶이 결코 헛되지 않고
소슬 가을 바람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마나님 모습들이 결코 쓸쓸하지 않고
친구들 목소리가 정겨운 단풍소풍날
단풍은 떨어지는 낙옆이 아니라
세상의 참맛을 먹음고 다시 태어나는 가을의 동행길임을..
잊혀진 지난날 아름다운 추억들이
다시 되돌아와 우리들의 빈 가슴을 채워주는 인생의 동반자길임을..
단풍은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가 걸어온 소풍길이 얼마나 아름다웠는가를..
우리가 그날 바라본 단풍의 빛깔이 얼마나 찬란했는가를..
돌아오는 버스길...
차안에서 사회자 기왕슨상님이 노래를 하란다.
사랑 했어요!
그땐 몰랐지만..
단풍이 얼마나 아름다웠는가를~~주절주절..단풍 무죄끝^^.
첫댓글 단풍무죄...
친구유죄...
죄가 있다면 우리친구들에게 물으렸다~
역쉬 남작가...
염소농장 그만 키우고 이젠
수필농장 키워보소 ㅎㅎ
염소를 키우시는가?
염소말고 산양을 키우는 것이 어떠한가??
남작가가 죄있다면
죄없는 사람없는거지^^
단풍무죄! 나는유죄!
만산홍옆, 단풍놀이.... 좋았어.
노래가 절로나오는구나 ^^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는 느낌을 절로 절로 계속해서 이어져 읇는 넋두리같은 시조풍의 글 !
그대는 팔도유람하는 김삿갓같은 사람이네그려 ~~~~~~~! 삿갓 하나 깊이 눌러쓰고 전국을 팔도유람하는 것이 어떨까...
책한권 내보지?
한잔술에 구현이가 도연명(?)이 되었군!ㅎㅎㅎ
우렁아 단풍도 좋고 친구도 좋다고 술먹고 또 먹는 넘들두 모두 무죄여 그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