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과 바다가 만나는 전남 광양시 망덕포구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전어 어장 중 하나이지만 수온 상승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가을 전어를 잡기가 점점 어렵다고 어민들은 이구 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최근 전어잡이 배들이 하나둘 뭍으로 돌아왔지만, 만선의 꿈은 실망으로 귀결됬다. 한 어선이 3시간 동안
잡은 전어는 고작 20마리 정도로 가을 전어 축제를 맞아 수산업자들은 한숨을 쉬어야만 했다.
제철이 바뀌는 것은 가을 전어 뿐만이 아니였다. 과거와 달라진 기후는 가을의 기준 자체를 바꾸어 가고
있었다. 초가을에 해당하는 9월은 이미 가을이기보단 여름에 가까운 계 절로 변해가고 있었다.
기후 변화가 단순한 이상 기후를 넘어 새로운 기준인 '기후 뉴노멀'을 만들고 있다. 기상청에서 서울과 목포,
부산, 제주 등 7개 주요 도시의 계절 길이와 가을 시작일을 분석한 결 과 큰 변화가 있었다.
가을 시작일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진 후 다시 올라 가지 않은 첫날을 말한다. 최근 10년
(2011~ 2020 년)을 기준으로 7개 도시 중에서 남쪽에 있는 3곳은 10월 부터 가을이 시작됬다.
목포가 10월 1일, 부산이 10월 7일이고 가장 남쪽에 위치한 제주는 10월 10일에 가을이 찾아왔다. 서울의
경우 9월 29일부터 가을이 시작돼 100년전(1911~1920년)보다 17일이나 늦어졌다.
추석은 기후적으로는 여름에 더 가깝다. 최근 30년간 추석 당일의 서울 평균 기온을 분석 했더니 1990년대
까지는 19 .5도로 가을에 해당했지만, 이후부터는 20.3도와 21.1도로 여름에 더 가까웠다.
기후변화 전문가는 “9월에 낮 기온이 많이 떨어지지 않다 보니 추석에도 음식이 더 빨리 상하면서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고, 과일 수확 시기가 달라지면서 명절 물가 상승을 일 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기후변화는 농업과 수산업뿐 아니라 레저나 패션 같은 실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을을 대표하는 전어도 이제는 가을에 찾기 힘들어 ‘금(金)전어’가 됐다.
수온 상승으로 남해안의 전어 어장이 전보다 일찍 형성됐고 주 서식지도 남해안에서 서해안·동해안으로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고 기후 변화로 인해 수온에 민감한 전어의 어장 환경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에만 해도 남해안(전남+경남)의 전어 어획량은 가을이 여름보다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금어기가 풀리는 7월 중순~8월의 어획량이 가을철 어획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 가을에는 태풍 힌남노 등의 영향으로 조업일 수가 줄면서 전어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전어는 수조에서
오래 살 수 없기 때문에 어획량이 줄어들 때마다 자연산 전어의 시세도 급등할 수밖에 없다.
길어진 여름은 특히 바다에 치명적이다. 바다는 육지보다 열이 더 천천히 식기 때문에 수온에 민감한 해양
생물들의 생존에 위험하다. 올해는 64일간 역대 최장 기간의 ‘고수온 특보’가 발령이 났다.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아열대 바다로 변한 제주 앞바다는 미역과 감태 등 해조류 생태계가
초토화가 됬다. 해조류를 먹이 원으로 하는 소라·전복 등의 패류가 점점 자 취를 감추어 버렸다.
해녀들은 “할망 바다(수심이 얕고 물질하기 좋은 바다)가 다 죽었다”고 한탄했다. 가파도의 8월 평균
수온은 2018년도 까지만 해도 25도 밑이었는데 지난해 27.8도로 3년 만에 3도가 올랐다고 한다.
미역이나 감태 같은 해조류는 가을에 포자를 퍼트리고 번식 하는데 티핑포인트(임계점)인 25도 이상의
수온에 노출되면 녹아서 죽기 때문에 번식하지 못하고 결국 바다 숲이 없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기후변화가 김과 미역 등 양식업에 주는 피해도 점점 커지 는 추세다. 농작물과 달리 해조류는 가을에
채묘를 시작해 이듬해 봄에 수확을 한다. 채묘는 양식을 위해 씨(종자)를 망에 붙이는 작업이다.
해조류 종별로 채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온 범위에 도달하는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죽는 경우가 많아
졌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김 양식도 올해는 여전히 수온이 높아 작업을 시작도 못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발간한 ‘2022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서, 김은 적정 채묘 수온이 22도
이하 시기가 9월 초에서 9월 말 이후로, 미역은 9월 중순에서 10월 초순 이후로 늦어졌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양식업에 가장 큰 피해를 준 자연 재해는 ‘고수온(53%)’으로 피해액은 1241억원
이다. 지난해 김과 미역 양식 초기에 어린싹이 녹아 없어진 피해액만 50억5000만원이었다.
보고서는 “2100년 한반도 바다 온도는 4도 높아지면서 양식 김의 생산 가능 기간이 축소되고, 채묘 시기도
현재보다 지연돼 생산성 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해 근본적인 수산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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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만3천679 명으로 1주일 전 보다 4천985명, 2주일 전 보다는
2만1천 946명 적다. 일요일 중간집계 기준으로 확진자는 2주 연속 1만명대를 기록했다.
당분간 파란 가을 하늘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온 일교차가 10도 넘게 나고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서울 낮 기온 26도 예상되며 9월의 마지막 월요일은 긍정모드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