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 에세이
원동연
홈스테이는 필리핀 이동학습 중 아주 중요한 일정이다. 불편함을 느끼며 필리핀 사람들과 어울려 가족이 되는, 어디 가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이다. 홈스테이를 가기 전에 홈스테이와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걱정도 많았다. 파트너와 잘 지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였고, 가족, 음식,환경들도 걱정이였다. 홈스테이를 가기전 나에게 홈스테이는 걱정 덩어리였다.
우리는 홈스테이를 하기 전 짧은 반공연을 하고 홈스테이 가족과 인사를 나누었다. 솔직히 정신없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냥 10일이 빨리가면 좋겠다는 생각이였다. 홈스테이를 하기에는 아직 마음에 준비가 되어있지도 않았고 잘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파파와 함께 새로운 집에 도착했다. 마당에는 닭들이 있고, 주변에는 개들과 소도 많았다. 그 때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집 안쪽은 생각했던 것 과는 달랐다 .방에는 모기가 많고 침대가 딱딱해서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였다. 화장실도 신기했다. 변기 커버가 없고 변기 물을 내리는 방식도 우리가 편하게 쓰던 방법과는 달랐다. 씻을 때도 물을 펌프질해서 물을 통에 나르고 그 물로 몸을 씻으면 된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필리핀 기숙사에서마저 편하게 쓰던 것들이 여기서는 모든 게 불편했다. 홈스테이의 첫인상은 불편함이였다.
새벽쯤 되면 닭들이 울어대서 잠이 저절로 깬다. 일어나서 닭 먹이를 주고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남은 것 들은 강아지들이 먹고, 설거지를 할 때 밥알이 바닥에 떨어지면 닭들이 날아와 금세 해치운다. 가끔 내 발을 쪼기도 했다. 우리가 설거지하는 곳 위에는 닭들이 자는 곳이다. 그래서 밤일 때 설거지를 하면 설거지하는 곳이 똥 밭이 된다. 내 손 위에 닭똥이 떨어진 것도 있다. 짜증나고, 피곤하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내가 불평해 봤자 달라지는 게 없고 같은 환경에서도 필리핀 사람들은 행복했다. 부끄러웠다. 홈스테이 가족들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깨달음은 홈스테이 후반 쯤 이였다. 미리 깨달았으면 좋았을 것이 늦게 깨달은 게 아쉽다. 홈스테이 가족들에게는 주는 것보다 받은 것이 훨씬 많다. 물질 적인 것도 있지만 그분들의 마음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분들의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받으면서 지난날 나는 어땠는지 돌아도 봤다. 그분들 덕에 마음내는 법을 조금이나마 배운 것 같다.
홈스테이를 하는중에는 몰랐지만 우리집은 다른 친구들의 집 보다 좋은 집이였다. 샤워실이 없어서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샤워하는 친구도 있었고, 모기가 많아 얼굴이 만신창이가된 친구들도 있었다. 내가 그런집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우리집은 이모가 한국말도 조금 할 줄 아시고 밥도 한국음식이 나올 때가 있어서 필리핀 가정의 삶을 잘 체험을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막상 지낼 때는 편했지만 지금 보면 너무 편하게 살았나 싶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좋은 경험들이 많았던 홈스테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