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백화점 올 추석선물세트 판매 예상 기상도
한우·건강식품 웃고 과일·수산물 울고
이른 추석·폭우 탓 과일값 폭등
기상 악화로 수산물값도 강세
올 추석 선물세트로 ‘한우’가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백화점 선물세트 중 한우정육과 과일선물세트, 수산물세트, 건강식품 등이 1~3위를 다퉈왔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는 과일세트가 각 백화점마다 가장 많이 팔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이른 추석’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많지 않은데다 최근 계속된 장마와 태풍으로 산지 작황이 불안해 과일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제역 이후 산지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한우가격도 메리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일·수산물값↑ vs 한우값↓= 롯데백화점이 지난 9일 발표한 ‘2011년 추석 선물세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사과와 배 선물세트 가격이, 이른 추석과 폭우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 20%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굴비와 선어 등 수산물도 기상 악화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한우는 지난해보다 5~15%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유럽과 칠레 등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으로 와인선물세트 가격은 전년 대비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원일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과일의 경우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 가격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작년에도 기상 악화로 가격이 10% 상승했는데 올해는 그 이상 오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역대 선물세트 판매 순위= 한우는 백화점의 자존심이다. 때문에 해마다 각 백화점마다 농가와 계약을 통해 고급 한우선물세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추세가 많이 바뀌었다.
통상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선물세트는 한우정육, 과일, 건강식품, 굴비, 멸치 등이다.
올해 설의 경우 도내 각 백화점에서 과일세트가 가장 많이 팔렸고, 건강식품이 뒤를 이었다. 한우선물세트는 3위로 떨어졌다. 구제역의 영향이 컸다. 구제역 여파로 한우를 꺼리면서 소비가 줄었고, 불안감으로 인해 건강식품 판매량이 많았다. 과일의 경우 가격이 비쌌지만 구제역 영향으로 판매량 베스트에 등극했다.
지난해 추석에는 한우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과일-한우-건강식품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지난해 설의 경우 건강식품이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홍삼과 흑마늘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올 추석선물세트 판도는?= 가격 경쟁력면에서 한우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과일 등 대체 수요도 있어 올 추석에 한우가 가장 많이 팔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추석보다 한우 물량을 40% 늘리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건강식품의 인기는 여전할 전망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홍삼과 흑마늘 등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과일과 수산물의 경우 높은 가격 때문에 부담이 커져 판매량이 많지 않을 전망이다. 단, 가격이 비싸진 만큼 중요한 사람에게 선물할 경우 오히려 비싼 과일이나 굴비 등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정성우 매니저는 “역시 한우정육과 건강식품이 대세가 될 것 같다”며 “12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추석 마케팅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경남신문 차상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