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
현봉학 박사 / 라루 선장(마리너스 수사) / 맥아더 원수 / 흥남부두 / 배 안에서 태어난 김경필씨(김치5/수의사)
굳세어라 금순아
<1절>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 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2절>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 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이 노래는 1953년 박시춘(朴是春) 작곡, 현인(玄仁)의 노래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가요이다.
한국동란(6.25) 때인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한국군과 유엔(UN)군은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가 승리를 눈앞에 두게 되었고 이른바 ‘북진통일(北進統一)’을 눈앞에 두게 되었는데 10월 말, 갑자기 중공군이 개입하여 확전(擴戰)이 되면서 서부전선(西部戰線)에서 유엔군 미8군이 중공군에 대패를 당하게 되자 동부전선에서 북진 중이던 미 10군단에게 유엔에서 흥남(興南)으로 후퇴명령을 내린다.
유엔군 총사령관이던 맥아더 원수는 승리를 눈앞에 두었는데 후퇴명령을 하자 압록강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면 중공도 무릎을 꿇을 것이라고 건의하지만 유엔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밀 듯 밀고 내려오는 중공군에 의해 결국 12월, UN은 전군을 동해상으로 철수하는 명령을 내리는데 곧 ‘흥남철수작전’이다. 이때 미 해병대 군의관이던 현봉학 박사는 미 10군단장 알몬드 장군을 설득하여 군 수송선에 북한 피란민 1만 4천 명을 실어 남쪽으로 피난시키는데 성공한다.
이것으로 훗날 현봉학(玄鳳學) 박사를 ‘한국판 모세’라고 칭송했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도 했다.
미국 상선인 메레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는 군수물자와 군인들을 후송하는 배였지만 알몬드 장군은 현박사의 탄원을 받아들여 군수물자를 내려놓고 피란민들을 태웠는데 최대탑승인원이 2천 명 정도였지만 1만 4천명을 싣고 왔다니 믿기지 않는다. 12월 15일부터 24일까지 탈출한 함흥시민은 총 9만 8천명이나 되었는데 마지막으로 피란민을 태우고 온 배가 바로 이 빅토리호이다. 당시 35세였던 라루 선장은 흥남부두를 떠나며 망원경으로 흥남부두를 바라본 소감을 ‘단테의 지옥(Dante's Inforno)’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부산에 도착하기까지 3일이 걸렸는데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비좁은 배안에서 5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기도 했는데 라루(Leonard LaRue/ 1914~2001) 선장은 배려를 아끼지 않았고, 아이들에게 김치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한다(Kimchi 1~5). 라루 선장은 가톨릭 신자였는데 무사히 거제도에 도착한 후 한 말이
God's own hand was at the helm of my little ship'(내 작은 배의 키는 하나님의 손으로 움직였다.)
전쟁의 비참함과 인간의 사악한 마음에 크게 낙심한 탓이었을까 라루 선장은 1954년 미국으로 돌아가 가톨릭 수도자(修道者)가 된다. 미국 뉴저지주 성베네딕도(St. Benedictus)회 뉴튼수도원에서 종신서원(終身誓願)한 뒤 평생 수도원 밖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세례명은 마리너스/ Brother Marinus)
피란민을 태우고 온 날이 1950년 12월 24일이었으므로 훗날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말이 생겼다.
맥아더에 의해 인천상륙작전으로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上陸), 그리고 28일 서울수복(9,28 收復)이 성공하면서 UN군은 환호를 올렸지만 중공군 개입이후 참패를 거듭하자 후퇴를 거듭하다 마침내 1951년 1월 4일에는 서울에서 다시 후퇴하라는 지시가 떨어지니 바로 ‘1.4후퇴작전’이다.
이 후에도 1953년 7월, 휴전협정이 이루어지기까지 지루한 전쟁이 2년 여 더 계속된다.
1950년 6월 25일 공산주의자 김일성의 치밀한 계획으로 남침이 시작된 것이 6.25 전쟁(Korean War)인데 1953년 7월 28일에 휴전협정이 이루어졌으니 꼬박 3년 1개월 동안 벌어졌던 전쟁이 한국전쟁으로 너무나 아픈 우리나라 역사의 한 단편(短片)이다.
이들 피란민(3.8따라지)들의 애환을 가감 없이 표현한 노래가 ‘굳세어라 금순아’인데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민족의 수난이 담겨있는 너무나도 서글픈 노래라고 하겠다.
경남 거제에 흥남철수 기념비(당시의 배 모형과 흥남철수 기념비/위 사진)가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