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가장 큰 변화는 저금리 현상이 일시적인 것을 넘어 장기화되면서 금융사 수익 기반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2016년에 이어 재차 1.25%로 떨어졌고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고 10년물 금리가 1%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국고10년물 금리가 2% 미만인 기간이 2016 년 이후의 42%를 넘어섰다. 국고 3개월-10년 스프레드는 50bp에 불과해 캐리수익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인데, 이러한 저금리 현상의 심화는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손보주들을 제외하면 금융주들의 이익과 주가의 상관성은 이미 깨졌다. 생보의 경우 이익이 이차마진이라는 펀더멘탈 악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은행의 경우 마진의 축소 및 고객 장악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익 수준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배당투자의 실익이 크지 않다. 최근 몇 년간의 경험을 보면 은행주의 경우 배당락 이후 주가 하락이 배당수익률을 거의 전부 상쇄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익의 주가 동행성이 여전히 작용하는 손보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은행의 경우에도 시장의 우려가 가장 큰 NIM 하락 영향이 덜 작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관련주에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은행의 NIM 하락은 불가피하다. 은행 경영진들이 이미 연중 5~7bp의 하락을 예상했는데, 2016년 기준금리가 1.25%였을 때의 마진 수준을 생각하면 예측이라고 보다 해설이다. 추가적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은데다 대출규제 환경에서 아직 지나치게 마진이 높은 일부 상품에 의존하고 있어 NIM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픈뱅킹을 통한 핀테크서비스와 카카오뱅크의 세확대는 장기적 이슈이므로, 일시적으로 은행주의 저평가 해소 계기 마련을 기대한다. 그냥 싼 주식보다는 뭔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신용카드 조달금리 하락과 비은행/해외부문 강점이 돋보이는 삼성카드와 신한지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보험의 경우 최대 이슈는 예정이율 인하이다. 중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조치이지만 당장에 회사 전체 이차마진에 줄 영향은 크지 않다. 오히려 예정이율 인하를 앞둔 절판마케팅과 이후 매출 감소가 손익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손보의 경우 어차피 매출증가율보다는 이익 레벨의 주가 영향이 더 큰 상황이므로, 보험가격 인상으로 인한 매출 위축과 이를 통한 이익개선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실손손해율 개선 시점은 아직 멀었으므로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실손보험 간편청구 및 심평원 위탁이 급물살을 탈 경우 새로운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손보주를 갖고 있는 편이 그나마 연말연초를 편하게 넘길 수 있게 해 줄 것같다.
DB금융 이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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