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현 평론가 = 복수 방식은 학폭을 다루던 많은 콘텐츠와 비교하면 사이다 맛은 아니다. <돼지의 왕>(티빙)은 벼랑 끝까지 밀고 나가고, <약한 영웅>(웨이브), <3인칭 복수>(디즈니플러스)는 주먹은 주먹으로 다스리는 액션이 더해진다. <더 글로리> 파트1에서는 문동은이 가해자들한테 ‘저주의 말’을 내뱉는 정도다. 이런 장르를 많이 본 이들은 말로만 하는 복수가 답답할 수 있다.
남지은 기자 = 사실 문동은의 복수에는 답답한 점이 꽤 있다. 저게 가능해?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원하는 걸 다 얻어내기에는 너무 평범한 인물 아닌가. 시간도 없었는데 언제 치밀한 전략을 짰나. 10대 때는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검정고시 공부했고, 이후에는 수능을 쳤고, 20대는 복수 자금 마련하려고 과외하느라 바빴다고 직접 말했다. 임용 고시 두번 도전해 선생이 됐다. 그 ‘잘난’ 집안의 가해자들이 문동은 하나 어떻게 하지 못해 끌려다니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더 글로리>를 보게 만드는 힘은 분명 있다. 김은숙 작가는 학폭에 피해자의 연대를 더했다. 그 바탕에 빈부격차의 문제를 깔았다.
정덕현 평론가 =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을 다루지만, 밑바닥에 깔린 건 수저계급으로 나뉘는 양극화 문제다. 부자 부모를 둔 이들은 가해자가 되어도 처벌받지 않고, 가난한 이들은 피해자가 되어도 보호받지 못하는 신계급사회의 차별을 지목하는 것. 그래서 길바닥에 나앉은 문동은이 바둑 같은 복수 방식을 취하는 건 흥미롭다. 결국 바둑은 자기 집을 지키면서 상대의 집을 빼앗는 것. 하나하나 포석해야 하고 상대가 돌을 던질 수밖에 없는 벼랑 끝까지 몰아세워야 한다. 양극화 사회에서 ‘집’의 문제를 바둑이라는 은유를 가져오고 그 방식의 복수를 내세우고 있는 건, 김은숙 작가 특유의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서사가 투영된 느낌이다.
남지은 기자 = 여러 곳에서 ‘빈부’를 설정해놓고, 그 격차를 강조하는 상황을 자주 만든다. <더 글로리>에서 가해자들이 학폭을 저지르는 이유는 단 하나. “다섯 글자로 사회적 약자.” 국회의원 아들인데도 유약한 성격이어서 폭력에 내몰리는 등(<약한 영웅>) 다른 이유가 <더 글로리>에는 없다. 가해자들 중에서도 재력에 따라 계급이 나뉘어 갈등이 일어나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박연진과 이사라(김히어라)는 최혜정(차주영)이 가난하다는 걸 알고 친구면서도 모욕을 준다. 박연진이 그의 딸한테 비싼 것과 싼 것의 구분을 강조하는 대사도 자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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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은 기자 = 무엇보다 의미있는 대목은 학폭을 피해자 연대로 확장한 점이다. 가정 폭력 피해자 강현남(염혜란)과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일 것 같은 주여정(이도현)이 학폭 피해자 문동은을 돕는다. 강현남과 문동은의 때론 가족같기도 한 연대에서는 눈물이 핑 돈다. 주여정이 ‘같은 편 먹는’ 과정은 좀 어색하지만 그가 “왕자님”이 아니라 “함께 칼춤추는 망나니”가 되어준 건 다행이다. 주여정의 사연을 조금 더 빨리 드러내 긴장감을 조성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건 있다. 그도 어떤 목적을 갖고 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쓰임새를 모르겠더라. 잘 활용했다면 드라마를 더 잘 살렸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파트2에서 기대되는 캐릭터다.
정덕현 평론가 =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말맛 가득한 대사를 웃음기 빼고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송혜교의 연기도 주목할만하다. 그 변신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작품에 빠져들다 보면 서사의 재미와 사회를 꼬집는 은유적 장치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남지은 기자 = 송혜교 연기는 여러 의견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다. 호흡과 목소리 톤을 조절하는 게 느껴지더라. “연진아 신발은 벗어야지” 할 때 “신~발”하고 내뱉는 호흡이라든지. “브라보 박연진”을 외칠 때의 발성이라든지, 노력이 느껴졌다.
333 현실적인 복수라고 생각했긔 정신적, 지위적으로 성장한 문동은이 처음부터 담임선생님 위치에서부터 시작하는 복수극이 신선했긔 누군가를 미워해본 사람은 알거긔 정말 일상에서 매번 상대의 증오가 비집고 튀어나와 할퀴는거요. 그래서 증오하는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거요 이렇게 오래 복수를 위해 준비한다고? 라고들 하던데 전 당연히 오래걸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긔
7777 박연진 엄마가 자기가 나서서 처리해준다 했을때도 박연진이 얼굴팔린 직업이라 사회에 알려질까봐, 게다가 딸이 알게 될까봐 말리잖냐긔. 요즘 세상에 가능한 복수긔. 동은이가 과외하며 돈만 번게 아니라 학폭애들 배우자나 아이 학교 등 조사 꾸준히 해온걸로 나오고요. 문동은이 최후에 박연진 곁에 아무도 없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조금씩 그렇게 되고 있긔. 가해자끼리 배신때리게 만들고요
피해자 연대 맞긔. 그래서 여정동은은 도영동은하고 다른 색채로 그리는 것 같아요. 사실 남녀로 강렬하게 끌리는건(그게 도영의 일방적 감정일지라도) 도영동은이고 그래서 이쪽을 짜릿하고 아슬아슬 긴장감있게 연출하고, 도영동은은 꼭 현남(염혜란)과 같이 있을 때처럼 따뜻하게 연출하긔. 첫만남도 병원 침대.. 마주한 둘 손목 사이에 두고 결혼행진곡(연진 결혼) 울려퍼지고, 여정이 동은을 계속 첫 눈에 반한 연애상대로 간주하는듯이 그려지지만, 사실은 자신처럼 트라우마 지고 사는 사람임을 첫 눈에 알아보고 눈에 밟히는 것 같긔. 그래서 연출도 이들 사이는 짜릿하고 섹시한 뉘앙스 쫙 빼고 가나봐요..
저는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았다'는 그 나래이션이 계속 머리에 떠나지 않더라긔. 편지 방식으로 '보고싶은 연진아~' 하는것도요. 18년 동안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혼자 복수하기엔 현실적으로 힘에 부치는게 사실인데 그래서 피해자 연대라는 장치가 좋더라긔.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목적을 이루는거요.. 이런 복수 방식이라 김은숙의 복수물이 몰입이 잘되고 복수를 응원하게 되긔
첫댓글 그렇게 재밌긔..? 오늘 함 시작해볼까요... 궁금하내
복수극 좋아해서 재밌게봤는데 카타르시스가 부족하긴 하더라긔
빨리 나머지 풀어주라
송혜교 이런 메마르고 퍼석한 연기 이렇게 잘할 줄 몰랐긔. 우리 멜로 집어치우고 이런것만해요 너무 잘하잖아요ㅠㅠ
333 남자에게 사랑받는 로맨스 집어치워요 ㅠㅠㅠ건조하면서 사람 후벼파는 복수극역 너무 잘해요
444 왜 여태 로맨스 했어요? ㅠ
2화 보는 중인데, 김은숙 느낌 1도 안나네긔 다들 연기 살벌하긔.. 송혜교 연기 건조한게 아주 맘에들긔 그사세 이후로 인생작 된거같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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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성장한 문동은의 존재 자체가 저들한테는 충분한 위협거리라서 말로만하는 복수라는거엔 동의 못하겠긔, 요즘같은 세상에 동은이가 입만 뻥끗하면 다 작살나는거 아니긔?
333 현실적인 복수라고 생각했긔 정신적, 지위적으로 성장한 문동은이 처음부터 담임선생님 위치에서부터 시작하는 복수극이 신선했긔 누군가를 미워해본 사람은 알거긔 정말 일상에서 매번 상대의 증오가 비집고 튀어나와 할퀴는거요. 그래서 증오하는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거요 이렇게 오래 복수를 위해 준비한다고? 라고들 하던데 전 당연히 오래걸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긔
5 동은이가 티비에서 잘 보고 있다면서 게시판에 종종 글 올릴게- 할때 연진이 멈칫 하는 거 보라긔 요즘세상에 학폭 까발려지면 연진이만 아작 나는게 아니라 남편 회사에 색약인 딸 신상까지 퍼지는 건 일도 아니긔
66 동은이도 도박한번 걸어봤는데 로또 맞았다? 이 말의 뉘앙스가 박연진 얼굴알려진 기상캐스터에, 부잣집 남자랑 결혼하고 끔찍히 아끼는 딸까지 있는데 심지어… 그 애도….. 여튼 얼마나 잃을거 많긔? 동은이는 그거 다 손에 쥐고 폭로할수있는 위치에 직업까지 갔구요
7777 박연진 엄마가 자기가 나서서 처리해준다 했을때도 박연진이 얼굴팔린 직업이라 사회에 알려질까봐, 게다가 딸이 알게 될까봐 말리잖냐긔. 요즘 세상에 가능한 복수긔. 동은이가 과외하며 돈만 번게 아니라 학폭애들 배우자나 아이 학교 등 조사 꾸준히 해온걸로 나오고요. 문동은이 최후에 박연진 곁에 아무도 없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조금씩 그렇게 되고 있긔. 가해자끼리 배신때리게 만들고요
88 오히려 그냥 패고 그러는것보다는 저렇게 지옥속에서 하루하루 고통속에 불안감에 조여드는 삶을 살게 되는게 더 통쾌한 사이다 아니긔? 말로만 하는 복수라니 사이다가 아니라니 되게 1차원적이라고 생각하긔
9999999 극중에도 나오잖아요 눈눈이이는 페어플레이 아니라고요
후반부가 찐복수일거같아서 기대되긔 빨리 3월 제발요
너무 재밌긔
저는 그냥 조용히 천천히 진행되는 느낌이라 좋았긔 말로 조지는 것도 아직까진 맘에 들긔 약한영웅 재밌다 들었는데 영화프로 예고에 잔인한 장면 나오는 거 보고 볼려는 마음 접었거든요. 사람마다 카타르시스 느끼는 부분이 따로 있는 거 같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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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건조한 느낌에 너무 딱 문동은 같아요 배우는 배우긔
44 송혜교&김은숙 작품 안좋아했는데, 이 둘이 이렇게 잘하는지 몰랐긔
캐스팅은 연출하신 분 영향이 컸을까요? 뻔하지 않고 잘 모르던 배우들이 열연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극본도 극본이지만 연출도 좋았어요.
제작발표회때 보면 작가가 이도현, 임지연한테 하자고 한거같더라긔 다른드라마는 몰라도 여기선 작가영향이 큰거같긔
@운동하자운동 송혜교, 이도현, 임지현은 잘 알려진 배우들이라 놀랍지 않은데 다른 일진들 캐스팅이요. 그 재준이랑 사라, 혜정이나 그 임지연남편 배우도 그렇고 그외에 익숙치 않은 배우들이 나와서 정말 신선했어요.
피해자 연대 맞긔. 그래서 여정동은은 도영동은하고 다른 색채로 그리는 것 같아요. 사실 남녀로 강렬하게 끌리는건(그게 도영의 일방적 감정일지라도) 도영동은이고 그래서 이쪽을 짜릿하고 아슬아슬 긴장감있게 연출하고, 도영동은은 꼭 현남(염혜란)과 같이 있을 때처럼 따뜻하게 연출하긔. 첫만남도 병원 침대.. 마주한 둘 손목 사이에 두고 결혼행진곡(연진 결혼) 울려퍼지고, 여정이 동은을 계속 첫 눈에 반한 연애상대로 간주하는듯이 그려지지만, 사실은 자신처럼 트라우마 지고 사는 사람임을 첫 눈에 알아보고 눈에 밟히는 것 같긔. 그래서 연출도 이들 사이는 짜릿하고 섹시한 뉘앙스 쫙 빼고 가나봐요..
넘재밌어요 진짜 ㅠㅠㅠㅠ 나쁜놈들 다 파멸시켜줬으면...
죤나 재밌어요 김은숙 드라마 십년만에 첨보긔… 그동안 불호였어서 ㅠㅠㅋㅋㅋ 빨리 파트투 주세요
김은숙 드라마 스타일 진짜 싫어해서 한번도 본적없는데 이번드라마 너무너무 재밋더라긔ㅜㅜ 이런거만 해주세요 작가님ㅠㅠ
송혜교 이런 연기 할 수 있는 줄 몰랐긔
진짜 확실하게 권선징악이였으면 좋겠긔ㅠㅠㅠㅠ
기존 학폭 복수극도 그냥 남탕 물적폭력물이었을 뿐이쟈나여.. 말만으로 존재만으로 일상을 무너트리는 복수가 더 잔혹하고 리얼하긔. 줘패고 신체적으로 위협을 가해야만 복수는 아니잖아요.
2222222 전 그래서 다른 복수물보다 더 글로리 넘 재밌고 좋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숲2도 안길호감독였다면.. 아쉽긔
정말 믿고 보는 감독이긔
둘다 리스펙트합니다..
저는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았다'는 그 나래이션이 계속 머리에 떠나지 않더라긔. 편지 방식으로 '보고싶은 연진아~' 하는것도요. 18년 동안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혼자 복수하기엔 현실적으로 힘에 부치는게 사실인데 그래서 피해자 연대라는 장치가 좋더라긔.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목적을 이루는거요.. 이런 복수 방식이라 김은숙의 복수물이 몰입이 잘되고 복수를 응원하게 되긔
은숙쓰 복수극 기대안했는데 말이긔...
하나 더 해주시긔ㅜㅠㅠ
송혜교 드라마 안맞아서 풀하우스부터 태양의 후예까지 본 거 하나도 없는데긔 이번 드라마에서는 연기도 좋고 재밌더라긔
혜교쓰 다시봤긔,,,
진작 이런거 하지 아쉬울 정도로 저한텐 송혜교가 동은이었넴 ㅠㅠ짠해가지고 증말 남자친구랑 전작은 보다 말았는데 이번껀 앉은자리에서 다 봤어요!! 더더 발전하길 바라긔!!!로맨스 따위!ㅋㅋ
송혜교드라마중에 그사세 제일좋아하는데 넘 재밌냄...연기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