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계절남매(四季節男妹) ※※
살짝 푸른 빛 도는 렌즈의 무테안경을 낀 한 소년 .
그 나이에 조금 맞진 않지만
개인서재인 듯 그 자리에 앚아 있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
나이는 10대후반쯤이나 되었을까 .
하지만 그 냉막한 표정은 분명 그가 그저 평범한 소년은 아님을 보여주는 듯 했다 .
" 후우 , 피곤하군 . 벌써 2시간이나 지난건가 ? "
소년은 가볍게 중얼거리며 , 보고 있던 서류를 내버려둔 채
의자 깊숙히 몸을 기댔다 .
그런 작은 동작 하나하나에서조차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 느껴진다 .
전형적인 '지배자' 타입이랄까 ?
" 아무래도 더 이상은 힘들겠군 "
소년은 이내 감았던 눈커플을 힘겹게 밀어올리며
의자위의 서류들을 정리해 한쪽으로 몰아놓곤
곧 서재를 나섰다 .
차갑고 냉정한 겉모습 속에 감춰진
따뜻한 가슴이 아름다운 남자 , 은 봄 .
* * *
서울의 어느 검도원 .
두 소년이 맹렬한 , 그러나 한 소년이 조금 더 우세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
잠시 후 , 좀 더 실력이 좋아보이던 소년의
깔끔한 한 방과 함께 ,
또 다른 소년은 바닥에 널부러지고 말았다 .
그가 헐떡이며 호구를 거칠게 벗어 내려놓는 것을 보며
대결에서 이긴 소년 역시 호구를 벗었다 .
동시에 드러나는 그의 수려한 외모 .
살짝 땀에 젖은 은발이 꽤나 잘 어울린다 .
" 제기랄 ! 31전 2무 29패라니 , 이딴 건 인정할 수 없어 ! "
" 쯧쯧 , 그러니까 형이 여자에게 사랑을 못 받는 거라구요 "
" 그게 여기서 또 왜 나오는거야 ! 망할 , 내일 여기서 또 다시 승부다 ! "
은발의 소년은 그저 픽 웃곤
대답없이 벗은 호구를 들고 몸을 돌렸다 .
그걸보던 '형'이라 불리었던 소년은 악다구를 썼다 .
무시당한 게 꽤나 열받은 모양이다 .
" 씨발 , 어딜가는거야 ? 대답은 하고 가야 될 거 아냐 ? "
" 미안하지만 , 예린이하고 선약이 있다구요 - 그러니 당연히 불가(不可).
그리고 , 지금은 뭐 오랜만에 동현이 좀 보러가는 길이랄까요 ? "
" 내 동생은 또 왜 ? "
" 형은 맘껏 조져놓을 수 없으니까요 . 그럼 나중에 뵈요 - "
" 야 , 이 개새끼야 !!!!!! 거기 못 서 ? "
하지만 은발의 소년은 여유롭게 손을 흔들며 나가버린 후였다 .
싸가지 없고 모든 걸 자신의 마음대로만 하려는 안하무인인 듯 하지만 ,
알고보면 은근히 신중하고 보이지 않게 해주는 배려가 멋진 남자 , 은 여름 .
* * *
" 미안해 , 은현아 . 흐윽 , 정말 미안해 "
" 하하하 ..... 정말 너무한다 , 김연하 . 더럽게 나쁘네 , 씨발 "
서울의 모 스튜디오 . 한참 촬영이 진행중이다 .
소년의 공허한 웃음 , 허탈한 목소리 , 그리고 너무나 아프게만 보이는 눈물 .
이 바닥에선 칭찬에 있어 꽤나 냉정하다고 알려진 감독조차도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
소년의 연기는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완벽했으니까 .
" 다시는 .....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마 . 다시 붙잡아 버릴지도 모르니까 .
머리는 비록 널 잊을지라도 , 몸은 널 붙잡아 버릴지도 모르니까 "
" 응 , 응 . 니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 다시는 .... 다시는 .... "
" 이제 가라 , 김연하 . 이제 우린 Good-BYE . 영원히 The END "
여자가 떠나버린 자리 .
소년의 눈물은 소리없이 계속됐고 ,
점차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
소년이 흠뻑 젖어갈 부렵 , 소년의 입술이 드디어 열렸다 .
" 그래 , 김연하랑 정은현은 끝 . "
" 컷 ! 좋았어 , 오늘 둘 다 연기력 좋은데 ? "
컷소리와 함께 소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드럽게 웃었다 .
그 사이 소년의 코디가 커다란 타올을 가져와 그의 몸을 덮었고 ,
재빠르게 그를 데리고 스튜디오 내의 샤워실로 쫓기듯 보내버렸다 .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인이자
부드럽고 친절하지만 , 은근히 사람관계에 선을 긋는 냉정함이 끌리는 남자 , 은 가을 .
* * *
꽤 , 아니 심하게 좋아보이는 컴퓨터 앞 .
한 소녀가 약간 심드렁한 얼굴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
" 이깟 게 뭐 어렵다고 지랄인지 , 원 "
좀 많이 귀여운 얼굴 . 그리고 그에 걸맞는 미성이건만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험하기 그지없다 .
한참 영문이 빽빽하게 쓰여진 모니터를 주시하며
여유롭게 그녀가 하고자 했던 것을 마저 마무리한 소녀는
쭉 -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
" 이제 해킹질도 지겹단 말이지 , 흐아아아암 "
마치 세상을 다 산 듯한 노인들이 보이는 눈빛을 이 작은 소녀는 지니고 있었다 .
당홍스러울 정도로 깊은 눈이지만 ,
그녀의 눈동자는 너무나 지루해보였다 .
그 어떤 것에도 관심없고 , 아무것도 흥미가 동하지 않는 다는 듯 .
이 세상을 산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겐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
" 한 몇 년 쯤 놀아주는 것도 지루하군 . 이제 착한 막내딸 노릇도 슬슬 끝을 봐야겠어 .
점점 짜증나버렸잖아 ? 흐음 , 어디 재밌는 일 없으려나 ~ "
짜증스럽게 머리를 쓸어넘기며 소녀는 책상앞에 가만히 앉아
리드미컬하게 책상을 톡 톡 두드렸다 .
무언갈 생각할 때면 흔히 나오는 버릇이다 .
그 때 , 소녀의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렸고 ,
소녀는 여전히 심드렁한 목소리로 전화받곤 일어났다 .
" 왜 사람을 오라가라야 ? 귀찮게 , 흥 "
가벼운 옷을 걸친 소녀는 곧 방을 나갔다 .
천의 얼굴이라 불릴만큼 연기에 뛰어나고 , 또 뛰어난 얼굴만큼 재주도 많지만 ,
이제 막 새장에서 벗어나는 어린 새같은 위태함이 지켜주고 싶은 여자 , 은 겨울 .
지금부터 사계절남매(四季節男妹) ST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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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예전에썼던건데요.^_^
슬금슬금다시한번손대봅니다;ㅁ;
반응좋았으면........좋겠어요....♥♥♥
2007.01.23. 구름낀날에 ,
K· 은소 씀 .
첫댓글 잼있겠어요!!!1
기대해주셔서감사합니다!이젠열심히해볼게요^_^
재미있겠는데요^^?기대할꼐요 ~
감사합니다!실망시켜드리지않고열심히할게요!
우와하. 기대되는 소설!
감사합니다!히힛.포기하지않을게요!
남매소설은 언제나 재밌죠. 오랜만에 보는 소재의 소설이라 기대가 되요. 두근두근! 저의 이 기대를 완결까지 안고 가주세요~
넹!꼭완결내도록노력해보겠습니다!감사합니다!
꺅 ~~~~~~~~ 재밌을 거 같애요 ㅠㅠ 근데염 글씨에 그냥 굴림체로 써주시면 안될까염 ㅠㅠ;작아서 보기가 좀.....
늦었지만글씨체바꿨답니다^_^!감사합니다!
재밋어요 은소님 다음엔 아는척 부탁해여 -_- <
아그래요;우린이제아는사이!ㄷㄷㄷ아무튼감사합니다^_^
멋져요 ㅜ0ㅜ
감사합니다;ㅁ;!